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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외교전쟁 1년, 다시 생각하는 韓日관계

일본에서 보는 韓日관계

쇄국 외교의 한국, 글로벌 플레이어 일본

글 : 유민호  퍼시픽21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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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일본과의 무역분쟁에서 승리한 것처럼 선전하는 사이에 아베의 일본은 외교 영역을 전 세계로 확장
⊙ 볼턴 회고록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은 김정은이지만, 아베는 트럼프의 친구이자 어드바이저
⊙ 美-이란 간 중재 나섰던 아베, 北核 문제 중재자로 나설 수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작년 12월 하산 로하니(왼쪽) 이란 대통령을 초청,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이란 간의 중재 역할을 시도했다. 사진=AP/뉴시스
  반도체 소재 독립, 자기 발등 찍은 사무라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 제소 진행, 삼성전자에 납품하려 일본 탈출한 일본 기업….
 
  지난 7월 초 한국 신문・방송을 뒤덮은 일본 관련 기사의 제목들이다. ‘일본산 대신 새로 개발된 국산제품만으로 문제없고, 손해 보는 쪽은 결국 일본이다’라는 것이 핵심이다.
 
  갑자기 왜 이렇게 많은 일본 관련 경제기사가 등장했을까? 한일(韓日) 무역분쟁이 그 배경이다. 일본 정부가 시행한 공업 소재 수출 규제 방침이 지난 7월 1일을 기해 1년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한국 뉴스의 대세는 ‘일본 없이도 우리끼리 잘하고 있다’로 모인다. 좋게 보면 자립(自立)이지만, 어쩐지 이웃(?)의 ‘주체경제론’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다. 이런 보도대로라면 삼성으로 대표되는 한국 반도체 산업은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는 반면, 수출 규제를 행한 일본 내 업자들의 피해는 심각한 셈이고, 일본은 이미 꼬리를 내리고 잘못했다고 빌었어야 한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의 반응은 어떨까? 일단 수출 규제 1년째에 즈음한 뉴스가 별로 없다. 가끔씩 흘러나온 뉴스를 종합해보면, 한일 모두 패자(敗者)라는 식의 분석이 대부분이다. 한국의 ‘승리론’과 달리, 한국・일본 ‘모두 손해’가 중론(衆論)이다.
 
  수출 규제 여부를 떠나 좀 더 근본적 차원의 한일 협력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이런 기사들의 결론이다. 여기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위안부 및 징용공 문제다. 두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수출 규제보다 더 큰 문제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본 내 전망이다.
 
  수출 규제 1년째를 맞은 한일 간 보도 흐름을 보면, 미래에 대한 입장이 정반대로 치닫는 느낌이다. 한국은 ‘일본 없이도 잘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낙관적 자세다. 시점상 현재에 주목한다. 일본발(發) 뉴스에서는 ‘한국 없이도 잘 먹고 잘살 수 있다’는 얘기가 없다. 누가 이기고 지고가 아니라, 둘 다 손해이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란 비관적인 분위기다. 대체로 미래를 염두에 둔 전망이다.
 
 
  “외교의 과제는 自尊自重”
 
  “앞으로 외교의 과제는 자존자중(自尊自重)에 있다. 그 누구도 모독하지 않고,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문명대국에 들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1893년 12월 무쓰 무네미쓰(陸奧宗光) 일본 외무대신이 일본 국회에서 행한 연설 중 일부다. 제2차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내각의 외상(外相)이었던 그는 취임 즉시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직전에 맺어진 외국과의 불평등 조약 개정에 매진했다. 관세・치외법권(治外法權)에 관한 불평등 조약을 개정, 서양 열강(列强)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서겠다는 것은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의 숙원(宿願)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 국회에서 발언하면서 무쓰 무네미쓰는 “청(淸)의 경우에서 보듯, 외국에 대해 겁을 내면서도 거꾸로 과장과 허세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무쓰가 지적한 청의 문제는 나중에 청일(淸日)전쟁(1894~1895) 과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청나라의 실력자였던 북양대신(北洋大臣) 이홍장(李鴻章)은 전력(戰力) 면에서 청이 일본보다 월등히 강하고, 서양 열강도 중국을 지지할 것이라 믿었다. ‘섬나라 일본쯤’란 생각 때문이었을까? 이홍장은 청나라가 조금만 힘을 보여줘도 일본은 겁을 먹고 굴복할 것으로 판단했다. 결과는 100전 100패였다. 전쟁 당시 동원된 병력은 청이 63만명, 일본이 24만명이었다. 9개월간 전쟁을 통해 청은 3만5000명의 사상자를 낸 반면, 일본은 3700명 정도에 그쳤다.
 
  군사력만이 아니라 외교력 면에서도 청은 일본의 상대가 못 됐다. 이홍장은 연전연패 끝에 서양 열강에 일본을 막아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열강은 청에서의 이권(利權) 확보를 위해 일본과 뒷거래를 하는 쪽을 택했다. 이홍장은 상대의 파워와 자신의 능력을 냉철히 판단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과장과 허세’를 통해 상황을 오판(誤判)한 인물이었다. 결국 이홍장은 일본과 굴욕적인 시모노세키(下關)조약을 맺고 일본에 엄청난 배상을 해야 했다.
 
  자기를 과장하기 위해 누구를 얕잡아보지도 않고, 반대로 무조건 상대를 무서워하면서 굴복하는 것도 아닌, 자존자중이야말로 문명대국으로 가는 첫발이란 것이 127년 전 무쓰 연설의 핵심이다.
 
 
  ‘韓日 2.0 외교’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가 내려진 후인 2019년 7월 30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앞에서는 ‘일본 수출규제 규탄대회’가 열렸다. 사진=조선DB
  7월 1일 ‘한일 무역분쟁 1주년’에 즈음한 한국 측 반응을 보면 21세기에 이홍장이 한국에서 부활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든다. 지피지기(知彼知己)에 근거한 상황판단과 거기에 맞춘 대안(代案)이 아니다.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겠지만, 이미 승리감에 도취해 있다. 일본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 애국이고 대세로 통한다. 약점을 보강하고, 강점을 키워나가는 식의 전략적 판단과는 전혀 무관하다. 윈-윈(win-win)이란 개념은 애초부터 없다. 당연하지만, 몰릴수록 목소리가 커진다. 이홍장이 그러했듯이, 행동도 과장과 허세로 치닫는다. 곳곳에 오판이 넘칠 수밖에 없다.
 
  무역분쟁 1년째에 접어든 2020년 여름, 한국 정부와 미디어의 화살은 ‘여전히’ 일본을 겨누고 있다. 한쪽에서는 ‘자립론·승리론’으로 축포(祝砲)를 터뜨리면서도, 다른 쪽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통해 수입 규제를 풀라고 말한다. 승리한 나라가 왜 규제를 풀라고 요구하는지 의아스러울 뿐이다.
 
  일본은 어떨까? 1년 전 수출 규제에 이어, 어떤 식으로 한국 문제를 대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을 겨눈 직접적인 대응은 거의 없다. 대신 한국을 넘어선 좀 더 큰 그림 속에서 한반도 전체에 대한 대응이 눈에 띈다. 수출 규제 문제 정도가 타깃이 아니다. 태평양·남중국해·인도양 나아가 대서양을 목표로 화살을 쏜다고나 할까?
 
  20세기에 보던 ‘한국 vs 일본’ 구도하의 양국 관계가 아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부터 본격화됐지만, 21세기 일본의 한국에 대한 자세는 ‘한국 vs 일본을 포함한 전(全) 세계’와의 구도로 나아가고 있다. 20세기 구도를 ‘한일 1.0 외교’라 할 때, 2020년 구도는 ‘한일 2.0 외교’라 부를 수 있다.
 
 
  특정기밀보호법 개정의 의미
 
  한국에서 ‘일본 없이 잘할 수 있다’는 식의 뉴스가 대세이던 7월 초 나온 도쿄발 뉴스 하나를 보자. 일본 정부가 개정한 특정기밀보호법에 관한 소식이다. 종래 일본에서 다뤄지던 군사기밀의 핵심은 미국 관련된 것에 국한됐다. 7월 초 개정된 법에 따르면, 미국만이 아닌 외국의 군사기밀 모두에 적용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외국과의 군사훈련이나 인적 교류, 무기 공동개발에 관련된 정보가 대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영국·프랑스·인도·호주에 관련된 군사기밀이 특정기밀보호법에 의해 제약된다고 한다.
 
  이 뉴스를 접하는 순간, ‘이것은 한국·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동안 한국은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를 통해 미국만이 아니라 일본과 미국 외의 외국군에 관한 정보도 얻어낼 수 있었다. 미국을 통한 동맹관계라는 이유로 문의할 경우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소미아를 통해 미국과 일본에 관한 군사정보는 알 수 있지만, 미국과 관련이 없는 일본과 외국에 관련된 군사 문제에는 접근할 수 없게 된다. 지소미아에 따라 한·미·일 정보는 공유하지만, 일본과 영국·프랑스·인도·호주 사이의 군사정보에 대해서는 비밀로 처리된다. ‘일본과 미국 외 외국군이 벌이는 군사 문제에 대해 한국이 알 필요가 있느냐’고 되물을지 모르겠다. 일본 정부가 군사기밀로 묶은 구체적인 예들을 보면 그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차세대 기뢰탐지기술 공동개발 관련 정보
  호주: 일본·호주 간 전투기 공동훈련, 일본·호주·미국 3국 간 육상훈련 정보
  영국: 공대공(AAM)미사일 공동개발 정보
  인도: 2019년부터 정례화된 2+2(양국 간 외무 방위장관 회담) 관련 정보
 
  기뢰탐지는 한반도 유사시 벌어질, 일본의 최우선 군사대응 방안이다. 여기에는 기뢰탐지만이 아니라 공격적 의미의 기뢰 설치를 통한 해안봉쇄도 포함된다. 북한 주변 해상봉쇄를 위해 프랑스가 일본과 함께 참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 양국 간 이뤄지는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 강 건너 불이 될 수가 없다. 인도와의 군사협력체제를 서두르고 있는 일본의 21세기판 안보전선이 한반도의 군사이익과 상관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정기밀보호법은 2020년 일본이 벌이고 있는 동북아(東北亞) 질서 변화에 관한 작은 본보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파장은 앞으로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한국과 중국을 의식한 법이란 부분도 있지만, 4개 나라와 벌이는 군사협력 내용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와 중국의 영역 밖에서 이뤄지는 글로벌 차원의 협력이기 때문이다.
 
 
  나쁜 볼턴, 추한 아베, 괜찮은 트럼프?
 
  한국이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에 올인(all in)하는 동안, 일본은 한반도를 넘어선 글로벌 차원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 같은 변화를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 곳이 한국이다. 7월 초 들려온 ‘나쁜 볼턴, 추한 아베, 괜찮은 트럼프’란 말은 그 같은 증거 중 하나다. 언제부턴가 북쪽 이웃의 대변인처럼 활동하고 있는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발원지다. 존 볼턴 회고록 《그 일이 벌어진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을 읽고 난 뒤의 소감이라고 한다. 1966년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서부영화 〈착한 놈, 나쁜 놈, 추한 놈(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에서 가져온 패러디인 듯하다.
 
  그러나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소감은 책 속 한반도 문제 핵심 주인공이 누구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음치(音癡) 소감으로 비친다. 굳이 영화에서처럼 3개의 영역으로 나눈다면, ‘트럼프, 김정은, 문재인’이 주인공이다. ‘나쁘고, 추하고, 착한’ 평가의 영역에 들어갈 세 사람이다. 그러나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정작 김정은·문재인은 쏙 빼고, 무대 밖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비판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 타이틀처럼 만든다고 할 때, 김정은·문재인에 어울리는 수식어는 무엇일까? 평범한 한국인이라면, ‘나쁘고, 추하고, 착한’이라는 형용사만이 아니라 또 다른 ‘험악한’ 수식어들도 수없이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애국 만병통치약’인 반일(反日) 정서에 기대려는 꼼수로 보이지만, 장외(場外) 조연(助演)급인 아베에 붙인 ‘추한’이란 형용사가 눈에 들어온다. 접하는 순간, 과장과 허세, 나아가 오만이 느껴진다.
 
  1590년 벌어진 ‘역사의 재판(再版)’에 해당된다고나 할까? 당시 일본의 최고 실력자인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 대한 통신사(通信使) 김성일(金誠一)의 평이 떠오른다. 무려 1년 동안 일본 전역을 돌아본 뒤 김성일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도요토미는 생김새는 쥐 같고 원숭이처럼 작고 못생겨서 우리나라를 침략할 위인이 되지 못한다.”
 
  정확히 15개월 뒤, ‘원숭이 도요토미’는 조선을 침략한다. 임진왜란의 참화가 삼천리 방방곡곡 백성들에게 미친 것은 물론이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하게 되는 것이 검투사의 피다. ‘원숭이 도요토미’ ‘추한 아베’라 외칠수록 박수 소리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재앙이 닥칠 경우 그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먼저 국민에게 떨어진다.
 
 
  아베는 글로벌 플레이어
 
  볼턴의 회고록을 읽으면, 일본이 이미 한반도를 넘어서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세계 전략에 나섰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한일 2.0 외교’의 실상도 파악할 수 있다. 추한 아베, 나쁜 아베, 착한 아베도 아닌, ‘세계를 향한 국제정치 플레이어(player)로 진화(進化)하는 아베’라는 것이 책을 읽은 뒤 내린 필자의 평가다.
 
  볼턴의 회고록은 전부 578쪽에 15개 장(章)으로 구성돼 있다. 서문인 1장과 후기(後記)인 15장을 빼면, 13개 장 전부가 본문에 해당된다. 비교적 두꺼운 책으로, 정독(精讀)할 경우 대략 꼬박 하루가 걸리는 분량이다. 한반도 관련 얘기는 전체 15개 장 가운데 2개 장에 걸쳐 집중적으로 등장한다. 책 전체를 통틀어 ‘Kim(김정은)’이란 단어는 무려 332번이나 등장한다. 문재인 대통령(Moon)은 164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Xi)는 92번, 아베 신조 일본 총리(Abe)는 125번 언급된다. 트럼프를 제외한, 책 속의 고유명사 출현 빈도 순위를 보면, 1위 김정은, 2위 문재인, 3위 아베, 4위 시진핑이다. 북핵(北核) 문제가 이 책의 중심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볼턴의 책에는 북핵 문제만이 아니라 전 세계 외교의 실상이 총망라돼 있다. 북핵 문제를 제외할 경우, 다른 지역에 관한 문제도 책의 7할 정도를 점한다. 백악관 내 얘기는 물론 아프가니스탄·유럽·남미·중국·대만에 관한 얘기들이다.
 
  책을 보면 아베는 트럼프와 더불어 글로벌 이슈 곳곳에 등장하는 국제정치의 플레이어로 행동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부터 이란을 비롯한 중동, G7을 통해 유럽의 경제 문제까지 관여하고 있다. 본문 13개 장 가운데 6개 장에 걸쳐 아베가 등장한다. 문 대통령은 물론 시진핑의 경우 자국과 주변만이 활동영역이다.
 
 
  트럼프의 친구이자 어드바이저
 
2017년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 주재 미국총영사관에서 만난 한·미·일 정상. 트럼프에게 한국은 별 존재감이 없는 반면, 아베는 친구이자 어드바이저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볼턴의 책을 보면, 아베는 국제무대에서 뭔가 하려는 ‘의지와 결의’가 남다른 지도자다.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단발 이벤트 쇼’가 아니다. 감정을 뺀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일본의 국익(國益)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주 바쁘게 움직이는 인물이다. 여기서 모든 전제는 ‘미국을 통한 국제무대로의 진출’이다. 구체적으로는 트럼프의 친구이자 정책 어드바이저로서의 아베다.
 
  한반도는 아베의 역할을 입증시켜준 최적의 본보기다. 2017년 9월 17일 아베는 일본 총리로서의 의견(Opinion)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북한 위협에 맞선 연대(Solidarity Against the North Korean Threat)’라는 타이틀의 기고문이었다. ‘북핵 대응 출사표(出師表)’에 해당하는 이 기고문에서 아베는 “대륙간탄도탄(ICBM) 개발에 나서는 북한에 맞서야 한다”면서 “미국 측이 내릴 모든 선택을 지지한다(I fully support the United States position that all options are on the table.)”고 공언했다.
 
  당시 한국 신문·방송에서는 기고문에 등장한 ‘막다른 길(dead end)’이라는 표현에만 주목했다. 이는 ‘북한과의 대화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기고문의 진짜 핵심은 ‘(미국이 북한에 행할) 모든 선택에 대한 (일본의) 전폭적인 지지’라는 표현에 있었다. 외교적으로 에둘러 말했을 뿐,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동맹국인 일본도 함께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가 실린 말이었다.
 
  이 기고문은 2017년 8월 9일 트럼프가 공언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 직후에 등장했다. 한반도 전체가 비상상황에 들어갔던 시기에 아베는 ‘일본은 미국과 함께 북한과 싸우겠다’는 ‘의지와 결의’를 밝힌 것이다. 아베는 이후 트럼프와 만날 때마다 미국에 대한 일본의 전폭적인 지지를 거듭 강조했다.
 
 
  美日동맹을 ‘피의 동맹’으로 발전시킨 아베
 
  21세기 국제무대에서 통하는 친구의 개념은 ‘행동을 함께하는 나라’로 압축될 수 있다. 20세기처럼 이념이나 19세기처럼 군주들 간의 친교나 외교 때문에 친구가 되지는 않는다. ‘비상시 함께 싸울 나라’가 진짜 친구다. 결국 ‘피(血)’라는 말이다.
 
  아베는 그 같은 자세로 트럼프에게 접근한다. 원래 일본은 ‘피’가 아닌 ‘돈’으로 미일(美日)동맹을 지켜왔다. 그러나 아베를 기점(起點)으로 ‘돈’만이 아닌 ‘피’가 미일동맹의 상수(常數)로 등장한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간과하기 쉽지만 아베 이후 정립된 미일동맹의 출발점이 바로 ‘피’다. 북핵은 미국만이 아닌 일본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미 방위비 분담 문제에 이어 미일 방위비 분담 관련 회담이 곧 시작될 것이다. 볼턴의 책에서는 일본의 방위비 분담금이 80억 달러로 잡혀 있다고 하지만, 아베가 ‘피’를 제공할 뜻을 비친 이상 한국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발전될 것이다.
 
  반면에 이미 ‘피’를 제공할 동맹국에서 멀어지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아베가 북핵 문제 어드바이저로서, 국제무대에서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것은 ‘피’를 매개로 한・미・일 동맹이 배경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뭔가 말할 자격이 생긴다. 아베는 북핵에 대해서는 입이 아니라 무력(武力)이나 경제적 제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수차례’ 트럼프에게 강조했다. ‘영변 핵 하나로 북핵 문제 전부가 해결될 순 없다’는 조언도 연발했다. 이것이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아베를 ‘추한 아베’로 규정한 이유일 것이다. 아베는 트럼프에게 “김정은을 대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낙관적 전망을 믿지 말라”는 뜻도 전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도 입이 아니라 실력으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는 어드바이저에 그치지 않았다. 트럼프의 요청을 받고 이란 문제 중재에도 나선 것이다. 볼턴에 따르면 아베의 이란 중재는 실패로 끝났다.
 
  볼턴은 핵 문제에 관해서는 북한과 이란을 일란성(一卵性) 쌍둥이로 본다. 그러나 아베는 북한과 달리 이란에 대해서는 유화책을 구사한다. 볼턴은 북한과 이란을 다르게 대하는 아베의 이중적 가치관을 지적하면서, 그의 중재는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아베의 ‘중재 시도’는 실패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미국-이란의 합의를 이끌어낼 만한 성공이 아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북핵에 대한 반면교사(反面敎師)로서의 경험이었다는 점에서 완전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아시아 정치가로 세계 무대의 플레이어가 된 인물은 아베가 유일무이(唯一無二)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자국(自國) 문제에 관해 움직일 뿐, 제3자의 입장에서 단독으로 국제무대에 나선 적이 없다. 아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정치의 단독 중재자로 나선 인물이 아베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둘째, 북핵 문제에 대한 일본의 중재 가능성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겠지만, 언젠가 일본이 북핵 문제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 무시하고 일본이 전권을 갖고 북핵 문제에 대응하라고 미국이 위임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베가 미국을 대신해 이란 핵 문제 중재에도 나서는 판에, 미국을 대신해 북핵 중재에 나서지 말라는 법은 없다. 미국이 중국은 물론 한국도 불신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리인으로 일본만 한 나라도 없다. 이란에서의 경험과 교훈은 실패로 끝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닐 수도 있다.
 
  어드바이저는 귀에 달콤한 말만이 아니라 쓴소리도 할 수 있다.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란 의미다. 지난 6월 1일 《요미우리(讀賣)신문》의 기사는 그 증거다. ‘한국·호주가 포함되는 G7 확대에 반대하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라는 보도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G7 확대 반대와 더불어 미국이 추진하려는 반중(反中)전선 구축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G7 확대 반대를 위해 반중 문제를 협상도구로 활용한다는 의미다. 미국이 구상하는 세계 구도에 대해 ‘노(NO)라고 말하기 시작한 일본’이 되는 셈이다.
 
 
  韓·美·日 모두 선거 일정
 
  꽉 막힌 한일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 한국은 ‘일본 없이도 잘살 수 있다’는 주체론·자립론으로 나아갈 듯하다.
 
  추측건대, 75주년을 맞는 2020년 광복절도 반일 성토로 도배를 할 듯하다. 한국 법원의 일제 강제징용공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재산 매각도 강행될 전망이다. 일본은 한국이 강제 매각을 강행할 경우에 대비한 보복안(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두 나라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고, 앞으로 개선될 조짐도 없다.
 
  이 같은 척박한 현실은 결국 양국 국민 개개인에게 확산되는 형세다. 한일 간 무(無)비자 입국 문제도 그중 하나다. 전염병 때문에 막혔다고는 하지만 한일 간 무비자 입국도 당분간 시행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양국의 정치일정도 국민들의 이동을 막는 요인이다. 일본은 7월 들어 10월 총선 분위기로 나아가고 있다. 아베 내각의 잇따른 스캔들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민적 불안과 불만을 잠재울 ‘새로운 판’에 대한 구상이 일본 정가(政街)에 퍼져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일단 아베가 선두에 서겠지만 아베의 뒤를 이을 후계자도 총선을 통해 데뷔할 전망이다.
 
  선거가 치러진다면, 11월 미국 대선(大選) 당선자에 상응하는 지도체제 개편도 이뤄질 것이다. 자민당이 승리한다는 가정하에 아베가 재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에 하나 아베가 아니라 해도 아베의 정책을 잇는 ‘아베 아바타’가 뒤를 이을 것은 분명하다.
 
 
  세대교체
 
  한국에서는 아베가 끝나면 한일 간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한층 더 구체적이고 각론적 차원의 한일갈등이 벌어질 것이다. 항상 강조하지만, 세대가 변했다. 과거사에 대해 용서를 구하던 단카이(團塊)세대는 이제 70대를 넘겨 80대가 되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한글세대인 586세대가 주류(主流)이듯이 식민지배 및 태평양전쟁과 무관한 전후(戰後) 세대가 일본의 허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엇박자 한일관계는 이런 세대교체의 결과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일 대타협이 없는 한 한일 간 최대 현안인 무비자 입국 문제 해결도 10월 총선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 규제 문제는 말할 것도 없다.
 
  과거처럼 미국이 한일 간 중재에 나서는 식의 외교도 끝났다. 볼턴 책에도 나오는 얘기지만 트럼프는 한일 간의 역사와 무역분쟁에 대해 관심이 없다. 트럼프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도 머지않았다. 빠르면 올해 말부터 대통령 선거에 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반일을 통한 세(勢)몰이는 대통령 선거의 ‘핫 이벤트(hot event)’로 활용될 것이다. 일본은 이 같은 한국의 행보에 정면대결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11월에 당선될 미국 대통령을 통해 갈등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일본의 대안 중 하나다. 앞서 말했듯이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를 목표로 화살을 쏘는 ‘한일 2.0 외교’ 구도다.
 
 
  ‘쇄국’이라는 DNA
 
무쓰 무네미쓰
  일본 외교관의 필독서이자 동아시아 외교사의 기본이 되는 《건건록(蹇蹇錄)》이라는 책이 있다. 앞서 언급한 일본 외상 무쓰 무네미쓰의 회고록으로서 청일전쟁 당시 일본·조선·중국, 나아가 서양 열강과의 외교 전반에 관한 기록이다. 동학(東學) 봉기에서 시작된 조선의 불안과 이후 청과 일본의 출병(出兵), 전쟁 돌입과 진행, 종전(終戰)을 위한 협상 과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전직 고관의 자화자찬(自畵自讚)용 책이 아니다. 일본의 운명을 건 전쟁을 치르던 시기의 외상이 자신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게 교훈으로 전하려는 목적으로 기술한 책이다. 외교 비사(秘史)가 많기 때문에 당초에는 기밀문서로 분류되었다가 1929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이 책은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일방적으로 당하면서도 존재 자체가 무시당하는 부끄럽고도 비참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감정을 빼고 제3자의 눈으로 접근해보면 일본과 중국이 어떤 식으로 서로를 대하고 서양 열강은 어떤 눈으로 한반도를 평가하는지 알 수 있는 기록이다. 이 책은 19세기 말 꽉 막혔던 조선의 세계관이 21세기인 지금까지도 DNA처럼 면면히 유전(遺傳)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해준다.
 
  한국인 입장에서 볼 때 《건건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러나 단 하나를 택하라면 주저하지 않고 떠올릴 수 있는 키워드가 하나 있다. 바로 ‘쇄국(鎖國)’이다. 20세기 이후 ‘주체론·자립론·민족론’으로 한층 더 고상하게 진화된 ‘쇄국’이란 단어가 《건건록》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여기서 ‘쇄국’이란 세상의 중심을 한국이라고 보고, 밖을 볼 생각도 없고, 보지도 않으려는 세계관이다.
 
  조선은 동학으로 어수선해지자 청에 원병(援兵)을 청했다. 일본이 청을 몰아내자 다음은 러시아로 달려가 매달렸다. 곧이어 미국에도 호소하고, 네덜란드 헤이그까지 밀사(密使)를 보내지만 조선을 지지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 그 결과 조선은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건건록》이 주는 교훈
 
  조선과 달리 세계와 교류하면서 큰 판 속에서의 정세를 판단한 나라가 일본이다. 호시탐탐(虎視耽耽) 조선을 노리던 일본이, 조선이 동학 봉기 진압을 위한 출병을 청에 요청하자 이를 빌미로 군대를 파견해 청일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이 한국 역사가들의 해석이다.
 
  여기에 중요한 핵심이 하나 빠져 있다. 일본이 조선에 출병한 날은 정확히 1894년 7월 25일이다. 출병 9일 전인 7월 16일 일본은 꿈에 그리던 개국(開國) 이래의 소원 하나를 달성한다. 영일(英日)통상항해조약이다. 앞서 언급한 무쓰 무네미쓰 외상의 업적이다.
 
  일본 육군은 원래 조선 출병에 반신반의(半信半疑)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째, 국제사회가 일본의 출병을 용납할지에 대한 불안이었다. 아직 서양 열강에 맞설 만한 군사력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하면 열강이 일본을 공격하는 사태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둘째, 일본군의 승산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일통상조약이 맺어지는 순간 분위기는 급변했다. 영국이 일본과 평등한 통상조약을 맺은 이상 나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일본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란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일본 수뇌부는 서양 열강은 결국 조선이나 중국이 아니라 돈이 될 일본을 지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여기서 영일통상조약이 조금이라도 늦게 체결됐거나 아예 없었다면 청일전쟁도 없었을 것이고 이후의 역사도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가설(假說)이 가능하다.
 
  《건건록》은 청일전쟁에 대한 책이지만 전쟁에 관한 얘기는 별로 없다. 전쟁을 둘러싼 서양 열강에 대한 일본의 외교와 중국의 허세와 과장이 적나라하게 기록돼 있을 뿐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국제정세를 냉철히 지켜보면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건건록》이 주는 교훈이다. 《건건록》은 19세기 말에 나온 책이지만, 아베와 아베 후계자가 시행할 ‘한일 2.0 외교’의 원형(原型)을 보여주고 있다.
 
 
  눈을 들어 세계를 보라
 
  글을 마치려는 순간, ‘북이 원망하는 문 대통령의 조언’이란 기사가 눈에 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경우 미국이 대북(對北)경제제재를 풀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그 같은 생각을 전하며 트럼프와 만나도록 추진했지만, ‘영변+α’가 미국의 의도였다는 것이다.
 
  이 기사의 핵심은 일본은 영변만으로는 트럼프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부분이다. ‘추한 아베’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베가 고자질해서 트럼프의 마음을 변하게 했다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필자는 그와는 정반대로 생각한다. 일본은 트럼프를 비롯한 미국 수뇌부가 그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미리 파악한 상태에서 미국을 측면 지원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미국의 목을 겨눌 수 있는 핵 문제에 대해 아무리 아베라고 해도 달리 생각할 트럼프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측의 철저한 오판이 미북회담 실패의 발단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이 북한에 대한 짝사랑을 아무리 넘치게 표현한다고 해도 앞으로 과연 김정은이 한국 측 판단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본의 ‘한일 2.0 외교’는 앞으로 점점 더 면밀하게 발전할 것이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한국은 앞으로도 그에 대해 과장과 허세, 오판으로 대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연히 반일 슬로건을 앞세우는 이벤트도 폭증할 것이다. 이기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적어도 지지 않으려면 눈을 들어 세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쇄국의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이미 20세기 전반에 피와 눈물로 겪을 만큼 겪었고, 당할 만큼 당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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