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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입수

노무현재단 내부 문건을 보니…

노무현재단 부설 ‘미래연’, 文 대통령 선거조직이었다는 사실 자인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글 : 전혁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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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연, 노무현 遺旨 버리고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
⊙ 문재인 대통령 맹목적 지지층 반박 뒤집는 근거 등장
⊙ 대통령 선거 위한 정책조직으로 정책 개발에 중추적 역할(미래연 원장 직접 작성 문건 中)
⊙ 미래연은 비영리 사단법인, 법적으로 정치활동 금지
⊙ 노무현 사망 후 미래연 목적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바뀌어
⊙ 미래연이 문재인 정치조직이었다면 단체 자금은 어떤 용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후 “미래 한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소통과 연대, 대안과 희망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래서 2008년 친노(親盧) 인사들과 함께 설립한 단체가 ‘미래연’이라 불리는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었다.
 
  《월간조선》은 지난 7월호에 게재한 김하니씨(2009년 2월~2011년 12월 미래연에서 회계 업무) 단독 인터뷰를 통해 “미래연이 노무현 대통령 사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을 위한 정치, 선거조직으로 변질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김씨의 인터뷰는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소위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지지. 극성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김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미래연이 노 전 대통령의 유지(遺旨)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문재인 대통령 선거조직’으로 이용된 사실을 부정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 지지층의 맹목적 반박을 뒤집을 근거가 등장했다. 《월간조선》이 단독 입수한 노무현재단 정기이사회 문건이 바로 그것이다.
 
노무현재단이 2018년 11월 27일 이사회 때 내놓은 정기이사회 자료에는 2018년 11월 12일에 작성된 ‘한국미래발전연구원 현황 및 개편 추진 방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포함돼 있다. 해당 문건에는 미래연이 문재인 선거조직 역할을 했다는 自認이 담겼다. 사진=미래연 사이트 캡처
  노무현재단이 2018년 11월 27일 이사회 때 내놓은 정기이사회 자료에는 같은 해 11월 12일에 작성된 ‘한국미래발전연구원 현황 및 개편 추진 방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포함돼 있다. 이 문건은 당시 미래연 원장이던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문건이 그의 명의이기 때문이다. 해당 문건에는 미래연이 문재인 선거조직 역할을 했다는 자인(自認)이 담겼다.
 
  해당 내용이다.
 
  〈○조직
  -대통령 선거 이후 조직 복원되지 않음
  -그동안 대통령 선거를 위한 정책조직으로 역할
  -정책 개발자들이 대부분 정부 부처, 위원회로 진출
 
  ○선거지원 정책집단의 위상
  -2012년 선거부터 선거지원 시스템 가동
  -2017년 국민성장의 기초. 선거과정의 정책 개발에 중추적 역할〉
 
  미래연이 선거지원 시스템을 가동했다는 2012년에는 총선(4월)과 대선(12월)이 있었고, 선거과정의 정책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2017년에는 대선(5월)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4월 총선 때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그해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이례적으로 치러진 이른바 2017년 5월 장미 대선에서 4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미래연은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법적으로 정치활동이 금지돼 있다. 이를 어길 시 인가가 취소될 수 있다.
 
 
  미래연 목적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바뀌어

 
‘한국미래발전연구원 현황 및 개편 추진 방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진보적 대안정책 연구’라는 미래연의 목적이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바뀌었다는 내용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진보적 대안정책 연구’라는 미래연의 목적이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바뀐 사실도 확인됐다. 문건의 ‘비전’ 항목에는 “애초의 목적(노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와 진보의 가치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진보적 대안정책 연구)은 민주정부 탄생이라는 목표로 수정되었고 목표는 달성됨”이라고 나와 있다.
 
  문건이 이야기하는 ‘민주정부’는 문건 작성 시기(2018년 11월)상 문재인 정부다. 문건은 “(민주정부 탄생이라는)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고도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말할 때는 노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인권변호사의 길에 들어선 순간부터 시작된 ‘친구’ 노무현과의 인연은 노무현의 대통령 재임 시절은 물론 그의 사후(死後)에도 계속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데 ‘노무현 후광(後光)’이 작용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친문 세력은 노 전 대통령의 유지는 무시한 채 단물만 빼먹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래연 멤버들 문재인 정부서 승승장구
 
문건에는 “정책의 일관성, 정합성에 문제제기 형식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고, 정부의 용역 발주도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노무현재단의 부설연구원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미래연이 노 전 대통령의 유지를 뒤로한 채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열중해서였을까. 문건에는 “대부분의 정책 전문가들이 정부 부처, 연구원, 위원회 활동(하고 있다)”이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 미래연 출신 인사들은 문재인 정부 요직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래연 초대 이사장이었던 김우식 전 과학기술부총리(노무현 정부)는 카이스트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고, 미래연 초대 원장이었던 성경륭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싱크탱크 격인 경제인문사회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3대 원장이었던 김용익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들어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고, 4대 원장이었던 김수현 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5대 원장을 지낸 송재호 전 정부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은 21대 총선 제주갑 지역에 출마해 당선됐다.
 
  미래연 출신들이 문재인 정부 핵심 요직에서 활동하다 보니, 미래연은 문재인 정부 정책 비판을 ‘제 얼굴에 침 뱉기’로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건에는 “미래연 활동에는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도 포함한다”면서도 “정책의 일관성, 정합성에 문제제기 형식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고, 정부의 용역 발주도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노무현재단의 부설연구원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해당 부분이다.
 
  〈○민주정부와의 관계
  -연구원 활동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 포함
  ▲단기적인 활동은 정책 비판에 집중될 가능성 있음
  ▲정책의 일관성, 정합성에 문제제기 형식으로 보일 가능성 있음
  -정부의 용역 발주도 난항
  ▲적폐청산 과정에서 정부 용역 발주의 어려움 확인
  ▲정부 용역 발주는 갈수록 어려울 것으로 예상
 
  ○노무현재단의 부설연구원으로 재편
  -형식상 해산과 실질적 승계. 예산과 조직 문제 해결
  -노무현재단의 발전방향과 같이 하는 연구원
  -재단의 경우 연구원을 창설함으로써 재단 조직 완비〉
 
  종합하면 같은 편인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할 수도 없고, 비판할 경우 정부 용역 발주에 어려움이 있으니 차라리 노무현재단으로 들어가는 게 낫다는 내용이다.
 
 
  노무현재단 정기이사회 참석자 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2009년 5월 1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돌아와 버스에서 내려 변호인으로 함께 동행했던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맨 오른쪽)과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맨 왼쪽) 등 측근과 함께 사택으로 걸어 올라가고 있다.
  미래연이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정치기구 형태로 운영됐고, 목적을 달성한 만큼 노무현재단의 부설연구원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다룬 노무현재단 정기이사회(2018년 11월 27일 오후 4시)에는 유시민 이사장을 비롯해 윤태영, 이광재, 전해철, 정영애, 차성수, 천호선 이사가 참석했다.
 
  윤태영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글로 옮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참모로, 청와대 재직 시절 대통령의 비공식 독대에도 배석해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史官) 역할도 했다. 그는 수많은 ‘386’ 측근 중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속마음을 가장 잘 읽는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각별한 신임을 받은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연설문과 발언자료 등 대부분의 원고를 작성해 ‘노무현의 필사(筆士)’로 불려왔다.
 
  연세대 출신 386운동권으로 1988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들어온 윤 전 대변인은 2002년 당시 노무현 캠프 홍보팀 팀장을 맡았고, 이어 노무현 대통령 당선 후에는 취임사를 실무적으로 준비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청와대에서 세 차례 연설담당비서관을 했고, 대변인도 두 차례를 맡았다. 노 전 대통령은 윤 전 대변인이 집권 마지막 해인 2007년 3월 건강상 이유로 청와대를 떠나고 난 뒤에도 매주 관저로 부를 만큼 각별하게 아꼈다고 한다.
 
  이번 21대 총선을 통해 12년 만에 다시 국회에 입성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원 원주시 갑)은 노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1980년대 후반부터 보좌진을 맡았으며, 2002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2003년 국정상황실장을 맡기도 한 그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좌(左) 희정 우(右) 광재’로 불리며 참여정부 핵심 실세로 통했다. 2004년 17대 총선 때 강원도 태백·정선·영월·평창에서 당선돼 원내에 입성했으며, 18대 총선에서도 재선했다. 그러나 2009년 3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의원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보석으로 풀려난 뒤 박연차 사건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소외된 강원도의 운명을 바꾸겠다”며 강원도지사에 도전해 당선됐다. 하지만 2011년 1월 대법원에서 박연차 사건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피선거권 10년 제한 등의 원심이 확정됐다. 그는 2019년 12월 30일 특별 사면을 받았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 전 대통령과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1992년 세운 법무법인 ‘해마루’에 1993년 함께 몸담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2002년 대선 때는 노 전 대통령 선대위 법률지원단 간사로 참여했고, 대선 후 안희정씨가 연루된 나라종금 사건의 변호인을 맡았다. 노무현 정부에서 민정비서관, 민정수석을 역임했다. 그는 제19~21대 총선에서 안산 상록갑에 출마하여 연속 당선, 3선 고지에 올랐다.
 
  노무현 당선인 인수위원회 사회문화여성분과에서 일했던 정영애 이사는 여성학 박사 1호 출신이다. 여성노동과 관련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며 충북도 여성정책관으로 일하다가 노무현 정부 균형인사비서관을 지냈다.
 
  차성수 이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부터 2008년 초까지 대통령비서실에서 사회조정1비서관과 시민사회비서관, 시민사회수석을 역임했다. 이후 2010년부터 8년간 서울시 금천구청장을 지냈으며, 2015년부터 노무현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천호선 이사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마지막 대변인이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10개월간 청와대 대변인으로 일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엔 국민장 장의위원회에서 대변인 역할을 맡았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국정상황실장,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으며 유시민 이사장과 함께 국민참여당을 창당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주가 훨씬 상승한 노무현재단
 
  이처럼 친노 핵심들이 모인 노무현재단은 2009년 9월 23일 설립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꼭 4개월 만이었다. 초대 이사장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정치권에서는 노무현재단을 중요한 ‘정치조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친노·친문 세력의 결집체인데다가 재단을 모태 삼아 새로운 단위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노무현재단의 주가가 훨씬 상승한 상태라 더욱 그렇다. 결국 미래연이 노무현재단에 부설연구원으로 들어간 것은 제약 없는 공간에서 문재인 정부를 위한, 더 나아가 좌파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정치활동을 대놓고 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미래연이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조직이었다는 사실을 자인함에 따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단체의 기획실장 재직 시절 만든 차명계좌와 기존 법인계좌에 모인 자금의 실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미래연이 문 대통령의 선거조직 역할을 한 만큼 이 자금도 문 대통령이 정치활동하는 과정에서 쓰였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의원이 ‘미지급 인건비’ 명목으로 미래연 차명계좌와 법인계좌에서 받은 돈은 총 3300여만원(차명계좌 2400여만원, 법인계좌 930여만원)이다. 이 중 2000만원 상당을 2011년 12월에서 2012년 3월 사이에 받았다.
 
 
  미래연이 문재인 선거조직이었다면 이 단체 자금 용도는?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총선 때 부산 사상 출마를 선언(2011년 12월 26일)하고, ‘문이 열린 캠프’란 이름의 총선 선거사무소를 개소해 한창 선거운동(2012년 2~3월)을 한 시기와 겹친다. 특히 윤 의원이 미래연 법인계좌에서 500만원을 수령한 2012년 1월 12일은 문재인 대통령의 총선캠프인 ‘문이 열린 캠프’가 문을 연 날이다.
 
  윤 의원은 2011년 3월부터 12월까지 미래연에서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다가, 2012년 1월 초 문재인 대통령(당시 19대 총선 부산 사상 국회의원 후보) 선거캠프의 ‘선거사무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사상구 괘법동의 한 빌딩 6층(66m2·20평)에 선거캠프를 마련했는데, 문을 여는 날 “별도의 개소식은 없고, 화환과 화분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윤 의원이 문재인 후보 총선 사무실이 문을 연 2012년 1월 12일 수령한 자금의 경우 사무실 잔금을 치르는 데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월간조선》은 지난 7월호 ‘윤건영, 미래연 차명계좌 통해 조성한 자금 文 총선 출마 때 사용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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