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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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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5총선에서 압승한 여당이 5・18이나 4・3사건, 그 밖의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자기들과 다른 의견을 내면 ‘명예훼손’이나 ‘역사왜곡’으로 처벌하겠다고 나섰다. 7년 이하의 징역 혹은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겠다고 하니, 장난이 아니다. 북한의 김여정이 대북(對北)전단 문제로 공갈협박을 해대자 이번에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도 만들겠다고 한다.
 
  5・18에 대한 명예훼손이건, 대북전단 금지건 간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는 점에서 공통된다. 정부와 여당은 헌법 제37조 ②항에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그 바로 뒤에 나오는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대목이나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한 헌법 제10조의 규정에 대해서는 짐짓 모른 체한다.
 
  이런 행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 서서히 몰려오는 전체주의의 먹구름을 보는 듯해 섬뜩해지곤 한다. 대부분의 국민에게 이런 상황들은 남의 일처럼 보일 것이다. 나치에 저항했던 마르틴 니묄러(1892~1984) 목사는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詩)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에.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기에.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에.
  그 다음에 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니묄러를 위해 말해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강제수용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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