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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4·15 총선 ‘바닥 民心’ | 경기

몇몇 지역에선 ‘1與 1野(민주당ㆍ바른미래당)’ 지지세 뚜렷하나 한국당은…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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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甲: 검찰개혁에 관심 보여… 현역 이찬열 의원 지지세 强
⊙ 성남 중원: 與 비판 목소리 크지만 지지 정당·후보는 안 밝혀
⊙ 안양 동안乙: ‘1與 2野’ 단일화 여부에 촉각… 시민 관심은 ‘집값’
⊙ 의정부乙: ‘홍문종 피로감’ 뚜렷… “與, 민생과 안보 병행 공략해야”
⊙ 고양丁: ‘김현미 vs 김현아’ 빅매치 가능성… ‘3기 신도시’에 불만
⊙ 용인丁: ‘표창원’ 떠난 무주공산… 30~40대 與 지지층 이탈 조짐
재보궐 선거 전날인 2009년 10월 27일 수원 장안구 정자동에서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선대위원장 등이 가두 유세를 통해 이찬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인구 1322만8177명의 경기도는 국회의원 선거구가 총 60개로 광역단체 중 몸집이 가장 크다. 전체 지역구 총 의석의 약 23.7%에 달한다.
 
  경기도는 두 번째로 몸집이 큰 서울과 더불어 21대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불린다. 유권자의 정치 성향도 천차만별이고, 여론이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라 각 정당은 정확하고 다양한 전략을 통해 표심(票心)을 잡아야 한다. 여야(與野) 모두 경기도에서의 승리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다.
 
  2019년 11월 29일~12월 1일, 기자는 경기도 내 접전(接戰) 지역 여섯 군데를 돌며 지역 민심을 살펴봤다. 《경인일보》 《중부일보》 등 지역 언론이 ‘격전지’로 분류한 곳을 참고했는데, ▲수원시 갑(甲) ▲성남시 중원구 ▲안양시 동안구 을(乙) ▲의정부시 을(乙) ▲고양시 정(丁) ▲용인시 정(丁)이 그곳이다.
 
  선거가 아직 4개월 가까이 남아 있어 판세를 섣불리 일반화할 순 없다. 일단 취재를 바탕으로 여섯 곳의 민심을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지지세가 뚜렷한 곳은 더러 눈에 띄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지지세가 특별히 강한 곳은 찾기 힘들었다.
 
 
  수원시 갑
  이찬열이냐 아니냐
 
  수원갑은 ‘경기도 정치1번지’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이곳은 율천동을 제외한 장안구 일대를 포함하고 있는데, 선거 때마다 표심을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에는 보수 성향이 짙었지만 젊은 층이 대거 유입돼 표심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16대 한나라당 박종희, 17대 열린우리당 심재덕, 18대 한나라당 박종희 후보가 당선됐다.
 
  박종희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2009년 10월 28일 치른 보궐선거 때는 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를 꺾는 이변이 연출됐다. 지역에선 이를 ‘다윗(이찬열)이 골리앗(박찬숙)을 꺾었다’고 평가했다.
 
  이곳의 현역 의원은 3선의 이찬열(62) 바른미래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2007년 손학규 당시 경기도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에도 함께했고, 2016년 10월 손학규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할 때에도 손 대표와 같은 길을 걸었다. 두 사람의 인연이 얼마나 끈끈한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잦은 당적 변경에도 바닥 민심만큼은 탄탄히 다져와 21대 총선에서도 그의 공천은 확실하다는 게 당내 여론이다.
 
  이찬열 의원에 도전장을 내밀 채비를 하고 있는 이는 수원 제2부시장을 지낸 이재준(56)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문재인 청와대’에서 정무비서관실 행정관을 역임한 김승원(52)씨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이재준 위원장의 경우,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찬열 의원과 맞붙었으나 공천장을 거머쥐지 못했다. 이번엔 서로 다른 당적으로 본선에서 맞붙을 공산이 커졌다. 충남 연기군 출신인 이재준 위원장은 성균관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협성대 교수,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국토분과위원을 지냈다.
 
  김승원 전 청와대 행정관의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서울대를 졸업한 판사 출신의 김승원 전 행정관은 ‘친문(親文) 라인’이라는 점을 강조, 강한 여당 후보임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 수성고등학교와 관내(管內) 파장초등학교 출신인 김 전 비서관은 최근 동문을 비롯한 지역 내 인사들과 스킨십을 확대하며 조직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문재인 정부 초대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상곤(72) 전 경기도 교육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에서는 ‘경제전문가’를 자처하는 SK 임원 출신 이창성(61) 당협위원장이 눈에 띈다. 명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해, SK C&C 사업개발담당 이사를 역임하고 국내 ICT 산업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K-ICT 서포터스 이사장을 맡고 있다. 최근 북콘서트를 열고 ‘경제 활성화 방안 토론회’도 개최하는 등 보폭(步幅)을 넓히고 있다.
 
  2020년 총선에 임하는 수원갑 유권자들의 바닥 민심은 어떨까. 장안구 조원동에 위치한 조원시장은 1982년에 조성, 100여 개의 점포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 A씨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2016년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였던 이찬열 후보를 지지했다고 한다. 2020년에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 이유에 대해 A씨는 뜻밖에도 검찰개혁 얘기를 꺼냈다. A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 한번 제대로 해보려고 하는데, 번번이 방해하는 장애물이 검찰 아니냐”며 따지듯이 말했다. ‘이 정부 들어 민생이 좀 나아졌느냐’고 묻자 그는 “원래 경기(景氣)는 과거부터 계속 안 좋았다”며 “선한 마음을 가진 문 대통령이 제대로 기 좀 펴고 일할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B씨는 “이찬열 의원이 열심히 하더라”며 현역 의원을 계속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등에 대해 B씨는 “특별히 잘한다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민생(民生)에 손 놓고 있는 거 같진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이 조금 미흡한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장안구 파장동의 북수원시장(옛 파장시장)도 규모가 꽤 큰 전통시장이다. 이곳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C씨는 “여긴(수원갑) 이찬열이냐 아니냐로 굳어져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찬열 의원이 워낙 성실해 지역 주민들이 호감을 갖고 있다”며 “다른 당 후보가 이 의원을 꺾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물건을 사던 인근 주민 D씨도 “처음에 이찬열 의원이 당을 바꿨을 때에는 ‘왜 저러나’ 싶었는데 그게 다 의리(義理) 때문이었다고 하더라”며 거들었다. 이찬열 의원과 손학규 대표의 관계를 말하는 듯싶었다. D씨는 “선거가 본격화하면 관심을 갖고 다른 당 후보를 보겠지만 현재까지는 이찬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과 한국당은 양극단인 데 반해 바른미래당은 그나마 중도 아니냐”고도 했다.
 
 
  성남시 중원구
  기자 출신 ‘文의 남자들’ 野勢 꺾을까?
 
2015년 4월 25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4·29 재보선에 출마한 신상진 후보의 지원유세를 위해 성남시 남한산성 유원지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성남시 중원구는 이른바 진보세가 강한 곳이다. 옛 통합진보당의 주류인 경기동부연합의 근거지라는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하지만 실제 표심은 조금 다르다. 보수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분당구와 진보 성향이 강세를 띠는 수정구 사이에 위치해 여야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경합지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이곳에서 압도적인 표 차로 선택을 받았으며, 반면 총선에서는 신상진(65) 한국당 의원이 내리 4선을 하고 있는 다소 특이한 지역이다.
 
  이곳은 같은 성남시면서도 서울 강남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는 분당에 자극받아 ‘지역발전론’이 최대 관심사다. 1973년까지는 옛 광주군 중부면과 돌마면에 속해 있었고, 분당구가 1991년 분리되기 전까지는 같은 관할이었다. 도촌동과 여수동, 갈현동, 하대원동은 사실상 분당이란 의식이 강하다. 도촌지구와 여수지구는 구시가지가 아닌 분당신도시 쪽에 연계돼 개발됐다. 분당구 야탑3동과 면해 있는 도촌동에는 ‘도촌동을 분당구로 편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기도 하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오일장인 모란시장이 위치해 매달 끝자리가 4, 9일만 되면 3번 국도와 성남대로를 비롯한 이 지역의 교통이 매우 혼잡해져 주민의 불편이 크다. 교통 여건 개선에 대한 욕구가 여전히 큰 지역이다. 인구수는 20대 총선 기준 25만명이 넘고 선거인수는 21만명에 달한다.
 
  대한의사협회장을 역임한 신상진 의원은 17대부터 20대까지 밑바닥 선거로 연이어 4선 금배지를 달았다. 최근에는 21대 총선 후보자 공천 룰을 정하는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을 맡는 등 자유한국당의 실세로 부각되고 있다.
 
  민주당은 신 의원을 꺾을 수 있는 본선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일단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윤영찬(57)씨가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전북 출신으로 《동아일보》 기자를 지낸 윤씨는 지역 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호남 유권자들을 파고들어 승기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성남시 호남향우회는 2019년 창립 50주년을 맞았으며, 전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호남 향우 조직으로 유명하다. 윤씨는 네이버 부사장을 지내고, 청와대 근무 시절 매스컴에도 자주 등장해 젊은 층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씨와 예선을 벌일 이는 부산 출신의 조신(58) 민주당 중원구 지역위원장이다. 한국외국어대 철학과를 졸업한 조신씨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은수미 성남시장과 후보 단일화를 한 뒤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조씨 역시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 제18대 대선 문재인 후보 비서실 정책팀장, 제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중앙선거대책위 정책기획단 부단장, 국가교육회의 상근위원을 지냈다. 윤영찬·조신 모두 기자 출신에 ‘문재인의 남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경기도의원을 지낸 정환석(63) 바른미래당 성남중원지역위원장도 지역 내에서 만만치 않은 입지를 다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출마한다면 신상진 의원과 세 번째 맞붙게 된다.
 
  정환석 위원장은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해산으로 현역이던 김미희 의원의 의원직이 상실된 뒤 치른 2015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했으나 신상진 의원에게 패했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다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역시 신상진 의원을 넘어뜨리지 못했다.
 
  이곳 민심은 다소 엇갈렸다. 중원구 하대원동에서 주유소를 경영하는 A씨는 “정치에 별 관심은 없지만 투표를 한다면 여당 후보”라고 말했다. 성남에서 나고 자란 A씨는 “동창 모임에 나가면 ‘바꾸자’는 목소리가 크다”며 “이번엔 참신한 후보에게 표를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중원구 성남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는 “이 동네(중원구)는 절묘한 선택을 한다”며 “특정 정당에 표를 몰아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B씨는 2020년 총선에서도 신상진 의원이 5선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60대 주부 C씨는 “최근 조국 사태,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C씨는 “그러한 반감(反感) 때문에 (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선전(善戰)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정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안양시 동안구 을
  ‘1與 2野’ 단일화 여부가 관건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평촌신도시’를 품에 안고 있는 안양시 동안을은 심재철(62) 한국당 의원이 6선을 노리는 지역이다. 동안을은 21대 총선 최대 관심 지역 중 하나다. 심재철 의원을 비롯한 현역 의원 4명이 이곳에서 단 1개의 의석을 놓고 맞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심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 이후 동안을에서 연거푸 5선을 했다. 2020년 총선에서 승리해 6선 고지(高地)에 오르면 심재철 의원은 차기 국회의장 후보가 된다. 그만큼 마지막 정치생명을 걸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지역의 연령대·계층대가 바뀌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호계동 일대가 안양 내 신흥 주거단지로 부상함에 따라 젊은 층의 유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문재인 정부가 실시한 분양가상한제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지정(2019년 11월 6일) 이후 3주(11월 4~25일) 동안 안양 지역 집값은 과천(0.9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0.82%)을 보였다. 따라서 집값 안정에 대한 해법이 이 지역 주요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민주당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이는 현역 비례대표인 이재정(45) 의원이다. 변호사 출신의 이재정 의원은 그간 ‘대야(對野) 공격수’로 높은 인지도를 얻었다. 최근 이 의원은 호계동 등 지역 생활 개선을 위한 ‘특별교부세 18억(원) 확보’ ‘대학생위원회 및 청년위원회 공동 발대식’ 등을 주도하며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세무 행정에 밝은 이정국(58) 민주당 안양시 동안을 지역위원장도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세무대를 졸업하고 9년간 세무공무원으로 일한 경험과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부각시켜 ‘4차 산업혁명 벤처기업 육성’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힌 상태다. 둘째 딸이 뇌성마비를 앓고 있어 장애인 복지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익산 출신으로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시절 당료로 정계에 발을 디딘 바른미래당 임재훈(53) 의원은 ‘선거전문가’다. 18~20대 총선과 2010년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경험,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정책특보를 지낸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임 의원도 2019년 9월 안양 경수대로 저소음포장공사를 위해 특별교부금 5억원을 교부받는 데 성공했다.
 
  추혜선(48) 정의당 의원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최근 《을편단심 추혜선》이란 책을 발간, ‘을(乙)의 입장에서 민생을 살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직능단체 조직원이 아닌 순수 동안구 주민 3800여 명을 정의당에 입당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 세(勢) 불리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안을의 최대 관심사는 심재철 의원을 제외한 ‘1여(與) 2야(野)’의 단일화 여부다. 거물 정치인인 심 의원을 꺾기 위해선 단일화 외에는 방도가 없다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들이 ‘각개격파’식으로 단독 출마한다면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진보 성향에 가까운 이들이 단일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동안을 주민들은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데 다소 주저하는 눈치였다. 평촌에서 만난 지역 주민들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오락가락하는 듯해 불안하다”는 취지의 말을 자주 했다. 한 주민은 “주택 보유자들이야 집값 상승에 쾌재를 부르겠지만 나 같은 세입자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집값을 안정시킬 정부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의정부시 을
  ‘원조 親朴’의 牙城, 무주공산의 주인은?
 
2012년 4·11 총선을 10여 일 앞둔 3월 31일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이 홍문종(맨 오른쪽) 후보 지원을 위해 유세 차량에 올라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한국당에서 전격 탈당한 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4선의 홍문종(64) 의원이 일단 비례대표 출마를 시사함에 따라 이 지역을 누가 거머쥘지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민철(52) 의정부시을지역위원회 위원장과 임근재(53)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 경제 부문 상임이사 등이 출사표를 낸 상태다.
 
  김민철 위원장은 의정부 거물 정치인 문희상 국회의장의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문 의장이 청와대비서실장으로 있을 때부터 그를 보좌했다. 의정부를 기반으로 한 문 의장 덕분에 김민철 위원장 역시 지역 현안을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양대 법대를 졸업한 임근재 상임이사는 고(故) 김근태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이후 경기도 북부균형발전 전문관을 역임하며 의정부와 연을 맺었다. 특히 의정부 경전철(輕電鐵)의 손실 보전 방안을 마련해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김두관 경상남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총괄간사, 경상남도청 정책특별보좌관 등을 지냈다.
 
  의정부 토박이 출신이자 변호사인 한국당 이형섭(40) 의정부을 당협위원장은 3군단 법무참모 등 군 법무관으로 오래 활동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홍문종 대표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주목을 받았다. 정가에서는 이형섭 위원장이 홍 대표를 견제하는 동시에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2019년 11월 5일 의정부시 장암동에서 열린 ‘2019 평화통일 국제포럼’에 참석, 통일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최대 현안은 의정부소각장 이전 여부다. 의정부시가 수명(壽命)이 다한 장암동 소각장을 자일동으로 이전하려 했지만,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 평가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지역 언론은 소각장 이전이 1년 이상 늦춰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 소속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김민철 위원장은 주민 의견 수렴 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 여론은 어떨까. 우선 ‘홍문종 피로감’이 두드러져 보였다. 장암 주공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홍문종씨가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니까 손절하고 나간 것 같다”며 “정치자금 위반 혐의를 받아 불구속 기소되는 등 망신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A씨는 “아직 누구를 지지할지는 모르겠다. 이번엔 인물을 보고 뽑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B씨도 “사학(私學) 등의 기반을 가진 홍 의원이 열심히 뛰기는 했는데 마지막은 썩 좋지 못했다”며 “‘이번엔 바꿔보자’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B씨는 “경기 북부 지역은 보수 성향이 강해 여당이 당선되려면 꽤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민생과 안보를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 상가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C씨는 “이번엔 젊은 사람을 지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C씨는 “의정부 하면 구닥다리 냄새가 난다고 하는 친지들이 꽤 있는데 그런 이미지를 바꿀 후보를 뽑고 싶다”며 “정당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도 했다. 또 다른 점주 D씨는 “소각장 이전 문제가 최대 관심사”라며 “소각장을 그대로 두면 집값이 영향을 받을 것 같고, 대놓고 옮겨달라고 하면 지역 이기주의로 비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양시 정
  ‘신도시 전도사’냐 ‘對與 공격수’냐?
 
2018년 3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고양정 지역은 3기 신도시 정책을 추진한 김현미(57)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한국당 김현아(50) 비례대표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다. 2019년 9월 한 언론이 김현미 장관이 ‘2020년 총선에 불출마할 것’이라고 보도해 김 장관의 불출마가 한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김 장관 보좌진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힘에 따라 ‘김현미 대 김현아’라는 ‘여성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북 정읍 출신으로 3선인 김현미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책임지고 추진해왔다. 신규 ‘신도시 개발’ ‘분양가상한제’ 등 집값 안정에 주력해온 김 장관이지만, 그에 따른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특히 고양정이 속해 있는 일산 주민들이 신규 신도시 개발에 대한 반발이 아주 큰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주도한 덕분에 김 장관 인지도는 많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장관이 이번 총선을 통해 4선 고지에 오르면, 당내 기반 역시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 정치”라며 김현미 장관을 겨냥해 독설(毒舌)을 퍼부은 김현아 의원은 도시계획·부동산 전문가임을 자처한다. 경원대 도시계획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을 지내 부동산 전문가로 불린다. 김 의원은 일산 주민들을 상대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반(反)민주당’ 정서를 확산시키고 있다. 한국당은 한동안 진보 성향의 정당이 석권해온 이 지역을 탈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치열한 선거전이 치러질 지역으로 꼽힌다.
 
  바른미래당은 안갯속이다. 원래 이 지역을 맡고 있던 길종성(59) 위원장이 이언주 의원의 신당(新黨)에 참여하기 위해 바른미래당을 탈당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이 이 지역에 누굴 공천할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다. 정의당에선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민노총 사무총장 출신의 이홍후(61) 지역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미약한 지역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해 본선에서 승기를 거머쥐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역 민심은 민주당이 다소 주춤하는 듯 보인다. 탄현동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3기 신도시 계획이 발표됐을 때 이곳 주민들은 ‘새치기 신도시’라고 비판했었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가 기존의 일산 신도시와 서울 사이인 고양 창릉지구로 선정돼 이 같은 말이 나왔다. 그로 인해 일산의 이미지가 ‘후미(後尾) 신도시’로 전락해 집값이 하락했다는 지적이다. A씨는 “김현미 장관이 의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주엽동에 거주하는 B씨는 “정부 부동산 정책에 속 끓이는 주민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지역 이기주의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3기 신도시는 기습적이었고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A씨와 B씨는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할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용인시 정
  ‘표창원’ 떠난 자리 누가 차지할지 관심
 
2019년 3월 13일 서울시청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화영 경기도 부지사(맨 왼쪽), 허종식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이 미세먼지 대응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법사위에서의 하루하루는 지옥 같았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키즈 1호’ 표창원 의원의 정계 은퇴로 무주공산이 된 용인정은 또 하나의 관심 지역이다.
 
  표 의원이 떠난 자리엔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화영(59)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화영 부지사는 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상수 전 의원 비서관 출신으로, 서울 중랑갑에서 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평소 통일 문제에 관심을 보인 그이지만, 최근엔 부지사로서 경제 행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부지사는 2019년 5월 21일 용인시·경기도·SK하이닉스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맺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양해각서 체결식에 모습을 보였다.
 
  같은 해 5월 27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용인·평택·안성시의 단체장들이 참석한 ‘평택~부발 철도건설 조기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 자리에도 얼굴을 보였다. 그는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힘을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에선 김범수(49) 용인정 당협위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장을 역임하고 보수 우익 진영의 원로로 활약해온 고 김상철 변호사의 사위인 김범수 위원장은 서울대 행정학과를 나와 하버드·예일·펜실베이니아 대학 등 이른바 ‘아이비리그’ 3개 대학에서 수학(修學)했다. 평소 북한인권운동에 관심을 가져 사단법인 ‘세이브엔케이’ 상임이사로 활동하는 한편, 보수 성향의 격주간지 《미래한국》 사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 용인정 지역의 최대 현안 중 하나는 옛 경찰대 부지 개발 사업이다. 당초 LH공사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이곳에 산업단지와 문화·복지 인프라가 함께 구축되는 자족도시를 건설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수지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당초 계획을 변경, 공공지역 민간 임대주택 공급 촉진 지구로 지정했다. 향후 6200가구가량의 공공임대 주택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에 교통 대책이 미흡해 이 지역 교통난이 가중될 것으로 용인 주민은 우려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교통 대책도 없이 아파트를 지어 사람들을 밀어 넣고 불 보듯 뻔한 교통대란에 대해서 ‘나 몰라라’ 하는 게 바로 난개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죽전동 주민 A씨는 “인근에 단국대가 이전해왔을 때에도 교통난에 대비해 대책을 세웠었다”며 “하물며 6000가구가 넘는 대단위 아파트를 짓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A씨는 “아파트 공급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뚜렷한 대책을 세우고 난 뒤에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같은 지역 주민 B씨는 표창원 의원의 정계 은퇴에 대해 “참신한 이미지였는데 아쉽다”며 “재선(再選)까지는 도전하는 게 지역 주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마북동 주민 C씨는 “인근에 단국대학, 마북연구단지 등이 있어 고급 인력이 밀집해 있다”며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C씨는 “고급 인력 대다수가 30~40대 젊은 층인데 최근 조국 사태 등으로 인해 현 정부 지지 대열에서 많이 이탈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C씨는 “표창원 의원에 준하는 지명도 있는 인물이 나오지 않는 한 여당이 고전(苦戰)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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