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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提言 ⑨ ‘소통이 답이다: 대통령과 소통’

이동관 전 靑 홍보수석 “홍보 관점서 법무차관 등 불러 보고받는 文 대통령 사진 최악”

글 : 정호윤  기획위원ㆍ국정리더십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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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은 베이징에서 혼밥 했지만, MB는 대지진 난 쓰촨성 방문 中 투자 이끌어
⊙ 트럼프 가치와 이해를 동일시하는 트럼프 공화당원, 조국 지지집단과 닮아
⊙ 박근혜 대통령 탄핵도 본질은 소통 부족
⊙ 현 집권 세력, 조국 사태서 괴벨스 이론 따라
⊙ 청와대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누구도 ‘소통의 대통령’ 될 수 없어
⊙ 건강한 DNA 공유하는 집권 세력이 구축 안 되면 성공적인 국정운영 어려워

鄭皓尹
1979년생. 중앙대 법대 졸업 /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제1부속실 및 홍보수석실 행정관, 국회 정책보좌관,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연구위원, 여의도연구소 객원연구원 역임

※ 편집자 註
신년호에서는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아홉 번째 제언으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소통이 답이다: 대통령과 소통’ 강연 내용을 소개한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전 수석은 홍보전문가다. 기자 때부터 임팩트 있는 작명을 해왔다. ‘뉴라이트’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2007년 말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을 시작으로 2년7개월간 ‘이명박의 입’ 역할을 한 그는 뉴스의 흐름을 바꿔 여론에 영향을 끼치는 ‘스핀 닥터(정치홍보전문가)’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 전 대통령이 그를 신임한 이유다. 이 전 수석은 진정한 소통에 대해 “내부 소통부터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전근대적인 소통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강연 내용이 독자들에게도 국정운영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인 ‘소통’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소통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의 미국 정치나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는 진영논리 또는 편 가르기라고도 하는데 이른바 ‘트라이벌리즘(tribalism)’이라는 말이 있다. 요새 유럽이나 미국에서 화두다. 흔히 ‘종족주의’라고도 번역이 된다. 우리는 그걸 진영논리, 진영의 정치, 편 가르기라고 하지만, 지금 우리가 과거에 알고 있던 ‘국민’이라는 개념이 정치의 주체이자 객체인데, 많이 변화하고 있다.
 
  이미 국내 신문이나 외신을 통해 많이 봤지만, 가장 핵심적으로 지금 트럼프는 예전 같으면 탄핵당하고도 남을 사람인데, 왜 안 되고 있느냐는 문제가 《뉴욕타임스》를 보면 나온다. 그 핵심은 트라이벌리즘 때문이다.
 
  그게 무엇인가. ‘트럼프 공화당원’이라고 하는 미국 공화당 내 트럼프 지지 세력은 과거 전통적인 공화당원과는 다르다. 과거에는 작은 정부, 규제 철폐, 애국심, 도덕적 우월성 등 미국적 가치에 맞느냐, 보수의 가치를 존중하느냐 하는 문제가 기본이었다. 그러나 지금 트럼프 공화당원은 과거의 공화당원과 질적으로 다르다. 예를 들면, 이 사람들은 트럼프의 이해와 자기의 이해를 일치시킨다. ‘트럼프가 잘되면 우리도 잘되는 거고, 트럼프가 망하면 우리도 망한다’라는 인식이다. 가치와 이해를 동일시하는 집단이 된 것이다. 우리하고 닮지 않았나. 우리도 조국 사태 때 봤다.
 
 
  美 상·하원 의원이 트럼프 비판 못 하는 이유
 
이동관 전 수석은 (사)국정리더십포럼 강연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치와 이해를 동일시하는 트럼프 공화당원과 ‘대깨문’이라고 하는 親文 집단이 닮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 환호에 답하는 모습.
  과거와 달리, 지금 트럼프를 상·하원 의원 중에서 공격하고 비판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야 하는데, 요즘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의 친노(親盧)랑 똑같다. 트럼프를 비판하면 지역에서 항의를 받고 비판받기 때문이다. 전화가 오고, 난리 치고, 시위하고, 다음에 떨어뜨린다고 한다. 실제로 떨어질 가능성도 많다. 이제는 의원들도 자기가 생각하는 게 있다. 미국적 가치, 정치학에서는 롤 퍼셉션(roll perception), 즉 나의 역할인지(認知), 나는 뭐 하는 사람인가, 국회의원으로서 당파를 떠나 대통령이 잘못하면 비판하는 것이 맞는데, 이게 작동을 안 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왜 트럼프는 러시아 스캔들, 우크라이나 스캔들에도 탄핵이 안 되나. 바로 트럼프 공화당,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종족주의적 특성이 미국 정치의 상당 부분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 같았으면 공화당의 중진 의원들이 다 찾아갔을 것이다. 매케인(John McCain) 등이 가서 “당신 이거 위험하다. 우리도 지지 못 한다. 탄핵 의결하기 전에 사임하라”고 했을 것이다. 닉슨도 그래서 사임한 것이다.
 
  종족주의라는 것은 우리말로 번역하기가 어려운데, 핵심은 종족의 대표는 정의로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자기 종족과 부족을 위해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러니까 조국은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것이다. 조국이 무너지면 정권이 흔들리고, 정권이 흔들리면, 나의 이해와 가치도 흔들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흔히 ‘대깨문’이라고 하는 친문(親文)뿐만 아니라 태극기 부대로 상징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세력’도 같다. 친박(親朴)에도 같은 정서가 있고, 그에 앞서 친노(親盧), 또 그 앞에 지역 패권주의이긴 하지만 DJ 때도 그리고 YS 때도 있었다. 전에는 그런 가운데에서도 비판적 지지도 많았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부족에 속해 있는 부족원들의 심리같이 되는 것이다. 거창하게 ‘팬덤 정치’라고 이야기하는데, 현대 정치를 관통하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먼저 상황 설명을 했다.
 
 
  실패담
 
  ‘소통’과 관련해서는 무엇부터 이야기할까 생각을 했는데, 실패담부터 이야기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내가 정권 초기에 겪었던 광우병 사태와 시위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그때 나도 신문사에서 논설위원까지 하고 참여를 했기 때문에, 그때만 해도 솔직히 고백을 하면 SNS의 위력에 대해 막연히 알고는 있었지만, 그 안의 플레이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나를 포함해서 청와대 안에 있던 사람들은 홍보가 아니라, 공보에 주력을 했다. 나도 거기서 일하면서 ‘아 이거구나’ 하고 조금씩 알았다. 뉴스의 전파, 요새 이야기하는 가짜뉴스가 어떻게 일반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어떻게 대중 동원에 이용되고, 결국 엄청난 시위로 확산하는지를 말이다.
 
  물론 우리의 정보로는 민주노총의 동원이 상당히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게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전광훈 목사나 정당이나 기독교 단체나 태극기만으로는 10·3 집회에 그런 인원이 모일 수가 없다. 대중의 공분이 어우러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지 않으면 5분의 1도 모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MB, 많은 성과 내고도 감성 전달 부분에서 실패
 
이 전 수석은 이명박 정부 당시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 소통에 있어서 공감 능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이것을 사실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은 가장 상징적인 예가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4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 가서 부시 대통령과 같이 카트 타고 상당히 큰 성과가 있었다. 그 연장선에서 방위비도 5년간 동결해준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화끈하게 해준 것이다.
 
  엄청난 성과를 얻고 돌아오면서 일본에 들르기 전에 조찬 간담회를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헤드테이블에서 “값싸고 질 좋은 소고기 수입하면 소비자한테도 좋은 일 아니냐. 문제가 있으면 안 먹으면 된다”고 했다. 논리적으로 들으면 문제가 될 게 없다. 그야말로 합리적인 소비자와 시장의 선택을 강조한 것이다. 광우병은 지난 7~8년간 3억명의 북미 사람 중 3명밖에 안 걸렸다. 그것도 다 유럽에서 먹고 온 사람들이다. 이미 국제기구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 나온 이야기가 “미국산 쇠고기 먹고 광우병 걸릴 확률은 로또에 당첨된 후 집에 가다가 벼락 맞을 확률”이라고 했다. 근데 문제는 그 말이 맞긴 맞지만, 가장(家長)이 돈을 잘 벌어오면 인정은 받겠지만, 반드시 사랑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가족 구성원의 고충도 이해해주고 캠핑도 같이 가고 추억도 쌓고 하는 것이 좋은 가장이다. 이제는 지도자도 이와 비슷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가정적으로는 잘할 것 같은데, 국가의 지도자로서는 국민에게 따뜻한 감성을 전하는 부분에서 부족함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많은 장점을 더 보강하고 업적을 배증(倍增)시킬 수 있는 일인데, 그게 당시 신자유주의에 걸려 있었고, 그늘에 있는 사람에 대한 감성을 다독거리는 데 충분하지 못했다.
 
  거기에 음모론을 더하면, 정권 교체 직후 300여 개의 좌파 시민단체가 모여서 결의했다는 정보도 있었다. 그런 정보가 있었을 정도로 동원이 있었던 것을 알지만, 우리도 접근 방식, 설득 방식에 부족함이 있었다.
 
  내가 대통령을 비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은 이 얘기가, 나도 이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 “당당하게 설득을 하자”고 해서 내가 풀려고 했다. 내가 헤드테이블의 얘기만 안 했어도 이런 일이 없었을 거다. 사실 그만큼 갭이 있었다. 그 뒤에 물론 견해에 따라 다른 소리 할 수도 있겠지만, ‘뇌 송송 구멍 탁’의 〈PD수첩〉 내용은 말도 안 되는 왜곡이고, 가짜뉴스다. 그러나 ‘단호하게 대처를 했느냐’와는 별개로 소통에 대해서는 공감 능력에 부족함이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
 
 
  MB의 지지율 회복 이유 세 가지
 
이 전 수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도 본질이 소통의 부족이라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여러 이유로 지지율을 회복했다.
 
  첫 번째는 업적이다.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진보 쪽에서도 업적을 인정했다. 눈부신 활약이다. 그러나 너무 빨리 극복을 해서, 제대로 평가를 못 받았다. 기업으로 생각하면, 기업의 홍보팀은 문제가 생기면, 심각해질 때까지 가만히 놔둔다. 그래야 홍보팀의 필요성을 느낀다. 일찍 해결을 하면 기업의 대표들이 고마워하지를 않는다. 저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빨리 전광석화처럼 극복하지 말고, 한 6개월 정도 놔뒀어야 업적이 더 빛이 났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었다.
 
  두 번째는 친(親)서민 중도 행보이다. 이것은 당시에도 그 뒤에도 ‘보수의 가치를 훼손했다.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가운데서 이념적 지향을 잃었다’는 비판을 들었다. 그러나 사실은 좌의 정책, 우의 정책을 가르지 않고 국민에게 실용적으로 경제회생에 필요한가, 아니면 금융위기 이후 양극화가 심해졌는데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까, 그러니까 친(親)기업 스탠스에서 이것을 클릭 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가지 서민정책을 내놓아서 실제로 중도 내지 서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래서 가운데로 전체적으로 약간 좌 클릭 했던 것이 주효했던 게 크다. 만약 그런 상황을 내버려뒀으면 임기 중후반에 양극화 지수가 심해졌을 것이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에 이르게 된 상황도 본질은 소통의 부족에 있다. 물론 왜곡된 뉴스도 많이 작용을 했지만, 법적으로 옳고 그르고, 정치적 탄핵심판이란 것을 다 떠나 국민의 80% 가까이 탄핵에 찬성한 것은 소통의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우리가 소통에 대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무엇이냐. 고건 전 총리가 딱 하나 얘기했다. “소통은 귀로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장 큰 착각은 소통을 입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들 자기가 떠들면 된다고 한다. 그건 꼰대의 특징이다. 바로 그 부분에서 ‘국민과의 대화’가 비판받는 것이다.
 
  대통령이 힘이 떨어지면 시장에 간다. 시장에서는 대통령이 오는 것을 무조건 좋아한다. 거기 가면 대통령도 아이돌이 된다. 선거 때 안 찍은 사람도 좋아한다. 국민과의 대화, 그건 소통이 아니다. 소통은 뭐냐. 국민의 마음속 생각을 들어주고, 필요하면 공감해주고 국민 눈높이로 가는 것이다. 어린이들과 소통할 때 무릎 꿇고 눈을 맞춰주지 않는가. 이것과 똑같은 것이다. 그게 어렵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 때 친서민·중도행보라는 것은 바로 소통 확대의 일환이었다. 그래서 현장에 가고, 무릎 굽혀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내부 소통에 강했던 MB
 
  이명박 대통령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내부 소통을 굉장히 잘했다. 기업에서 임원과 참모 회의를 하고 중지(衆智)를 모으는 것에 훈련이 돼 있어서 그렇다. 예를 들면 국토부 장관이 4대강에 대해서 보고하러 오면 반드시 담당 과장도 따라오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나중에 국무회의할 때 장관, 수석 등이 참석하고 장관이 보고하지 않는가. 그러면 나중에 꼭 국장이나 실무자에게 물어본다. “당신보다 이 사람이 더 잘 알아”라고 하며 묻는다. 밖에 알려진 이미지와 큰 차이가 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외부의 소통이 바로 내부의 소통이라는 것이다. 결국 외부와 소통하려면 내부에서 소통돼야 하는데, 국민과 교감하려면 홍보의 힘, 연출의 힘, 스핀닥터의 힘이 필요하다. 소통이라는 것이 갖는 안팎의 소통 상관관계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친서민, 중도실용 행보 때 가장 상징적 사건 하나가 있다. 대서특필돼서 사진도 나오고 했다.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 새벽에 가서 야채 파는 할머니께 목도리를 둘러주고 껴안고 찍은 사진이다. 그것은 그 당시에 상징적이었다. 사진의 정치학으로 얘기할 수도 있는 건데, 이것은 연출한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직접 하신 것이다. 이것을 전달해서 이미지와 연결해서, 서민을 챙기는 노력의 이미지를 만든 것은 우리가 한 것이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는 공보라 할 수 있지만, 서민적 이미지를 연출해서 국민에게 다가가게 하는 것은 지지율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다.
 
 
  소통과 홍보는 국내에서도 중요하지만, 국제사회에서도 중요
 
  해외에서의 행보, 즉 공공외교라고 할 수 있는데 가장 상징적인 것 중 하나가 ‘2008년 5월 중국 방문’이다. 그때 쓰촨성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 정상회담 할 때는 굉장히 위험했던 때였다. 당시 외국인들은 쓰촨에 가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거기에 가겠다고 하니까, 당시 후진타오 주석이 깜짝 놀라면서 “우리도 안 가는데, 이 대통령이 왜 거길 가냐?”며 놀랐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그래도 나는 가보고 싶다”며 고집을 해서 간 것이다.
 
  양제츠 당시 외교부장에게 주선하라고 해서 갔다 왔다. 그래서 소통이란 것은 국내에서도 중요하지만, 국제사회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게 중국에서 다 보도가 됐다. 위험한 곳에 한국 대통령이 갔다고 해서 당시 하나은행이 중국 내 12개 지점이 있었는데, 1년 뒤에 하나은행 창구가 2배가 더 늘었다고 한다. 바로 이런 것이다. 대통령의 국내, 해외에서의 행보에서 소통과 홍보의 힘은 이렇게 대단하다.
 
 
  사진은 홍보상 ‘최악의 사진’
 
  홍보 차원에서 대통령이 가운데 서서 지시하는 것, 그런 면에서 보면 법무차관 등 3명 불러서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받아쓰게 하는 것은 최악의 사진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이 아니다. 김정은의 사진이다. 나는 그 사진을 보고, 이 사람들이 선전 홍보는 열심히 하는지 모르지만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물론 다른 의도로 내보냈겠지만, 그것이 많은 국민에게 ‘어떻게 비쳤을까?’ 하는 섬세함이 부족하다. 어찌 됐건 우리는 백악관처럼 하기 위해서, 그때 2000장이 넘는 사진을 모 기획사에 분석을 요청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대통령 사진을 국민에게 효율적으로 다가가도록 연출을 할까 하고 말이다.
 
  대통령 행사 사진을 잘 보면 국회의원, 장관 이런 사람들 얼굴이 많이 나온다. 오바마 사진은 어떤가. 오바마 대통령은 뒤통수만 나온 사진도 있다. 어떤 때는 대통령 팔만 나온 사진도 있다. 메시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뒤통수만 나와도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이야기할 때 뒤에서 공감하는 ‘청중의 표정’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우리도 바꿔봐야겠다’ 해서, 수석부터 행정관까지 모이는 내부 소통의 토론장에서 우리의 선전 홍보에 대해 분석해서 서로 토론을 했다. 그중 첫 번째가 가방 들고 다니는 수행원들이 대통령 옆에 항상 있고 경호처장과 대변인도 옆에 있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부터 우선 빠지기로 했다. 또한 경호처장과 경호인력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장차관 행사에서 얼굴 안 나오게 하자고 했다. 사진의 효과가 그만큼 중요하다. 이후로 1년 동안을 그렇게 했다. 내가 2010년 7월에 그만뒀는데, 그만두고 나니 한 달 만에 원상복구되더라. 이게 참 문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홍보와 소통이라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다.
 
 
  ‘조국 사태’서 정부 여당은 괴벨스 이론 따라
 
이 전 수석은 “조국 전 장관 사태서 현 청와대와 여당은 괴벨스의 이론을 따라가며 혼란을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2019년 10월 9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야당 규탄 조국수호를 위한 ‘우리가 조국이다’ 시민참여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한 ‘국민과의 대화’도 ‘전근대적인 소통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탁현민도 반대한 것이다. 사실은 어쩌다 돌봐주고, 평소에 가족한테 살갑게 안 하던 사람이 오늘은 기념일이니까 63빌딩에 데려가서 외식하는 것은 소통도 아니고 사랑받는 가장의 자세도 아니다. 물론 리더십의 확립이라는 차원에서 효율적이냐, 바람직하냐 하는 차원에서는 별개의 문제이다.
 
  소통이나 다가가는 경청의 행보라는 것은 갖고 있는 업적과 본원적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맹탕에서 이미지를 가짜로 만드는 것은 소통이 아니고, 선전 선동일 뿐이다. 그게 바로 괴벨스의 ‘대중은 작은 거짓말보다도 큰 거짓말을 잘 믿는다’는 것이다.
 
  그간 조국 사태의 과정에서 보면, 청와대와 여당 사람들이 괴벨스 이론을 따라갔다. 거짓말도 세 번 하면 진실이 된다. 계속 조국이 문제가 없는데, 검찰이 들쑤시고 있다고 하니까 솔직히 우리도 혼란스럽더라.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끝까지 계속 부인하다가 국민과의 대화에서 처음 사과했다. 그리고 혼란을 조성했다. 히틀러는 혼란을 조성하기 위해 국회 방화사건도 조작했지 않나. 그것과 유사한 혼란 조성 행위가 뭔가. 나는 ‘검찰 개혁’이라 생각한다. 검찰 개혁이 지금 이 시점에서 왜 공정과 가치의 상징이 됐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나는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청와대라는 구조 자체가 소통을 가로막는 공간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나는 1997년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1년에 청와대를 출입했다. 당시에는 신문·방송의 공식 출입기자가 12명밖에 안 됐다.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막혀서 불가능하게 됐지만,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는 출입기자들이 벽이 없어서 비서실장의 방도 왔다 갔다 했다. 청와대 내부 움직임에 대해, 특히 마지막 1년이라는 하산 길의 청와대를 잘 볼 수 있었다.
 
  청와대 구조라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퇴근길에 시장에 들러서 술 한잔하는 ‘광화문 대통령을 하겠다’고 했는데, 처음부터 안 된다고 생각을 했다.
 
  첫째는 경호경비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북한과 대치하는 곳이라 현실적으로도 안 된다.
 
  그리고 청와대 한 번 들어가면 나오게 되지 않는다. 청와대의 담이 얼마나 높은가 하면, 내가 2년 반을 수석을 하다가 나와서 6개월 정도 지나서 특보를 하게 되면서 창성동에 있는 곳, 청와대에서 1km 떨어진 별관에서 근무했다. 박형준 상근 특보와 그때도 2주에 한 번 정도는 대통령을 만나서 정국 이슈에 대해 1시간 반 정도 대화를 했다. 대통령 시간을 한 시간, 두 시간씩 쓴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나와 보니 청와대 담장이 높더라. 급할 때는 급하게 연락하려고 해도 그게 안 된다. 문고리를 잡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다시 느끼게 됐다.
 
 
  청와대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누구도 ‘소통’ 대통령 될 수 없어
 
  지금 청와대 직원이 500명이라고 하는데, 다 정제된 정보만 올라오고 사람과의 접촉과 소통이 다 막힌다. 오죽하면 2주에 한 번씩 가서 만나는 나도 그렇게 느꼈겠나.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민심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소통의 공간이 아니다. 즉 청와대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대통령도 소통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의도적으로 노력해도 쉽지가 않다.
 
  예를 들면, 대통령이 사람을 만나는 공간과 시간이라는 것은 공식적으로는 국무회의나 수석회의 등 많이 있지만, 거의 제한적이다. 삼청동 안가에서 사람을 불러서 만날 수도 있지만,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거의 수시로 업무시간 외에 알던 사람한테 전화해서 “요새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나?” “너는 조국을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점점 멀어지게 돼 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아무도 대통령한테 먼저 전화를 할 수가 없다. 특보 하던 나도 긴요한 일이 아니면 대통령이 꼭 알아야 하는 거 아니면 전화를 못 했다. 내가 전화해도 부속실에서 ‘무슨 일이냐’고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겠나.
 
 
  문재인, 마이웨이 의사 결정 왜?
 
이 전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혼밥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대지진 난 쓰촨성을 방문해 중국 투자를 이끌었다”며 국제사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위쪽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2월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인근의 한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이고, 아래쪽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5월 30일 중국 쓰촨성 두장옌을 방문한 사진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본질적 문제 중 하나가 소통과 공감 역량의 부족이었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도 외국 가서 혼밥 먹고 하는 것을 건너 듣는다. 청와대 안에서 일어나는 일의 전부는 모르지만, 청와대 안에서 격의 없이 밥 먹고 나왔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만큼 그런 의사 결정은 결국 마이웨이의 의사 결정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열심히 노력을 해도 올라오는 보고가 천일염이 아니라, 정제소금처럼 다 가공된 것이다. 모든 것이 한 목적으로 잘 되어 있는 보고를 받게 되어 있다. 그것을 스스로 깨닫고, 깨려고 하지 않으면 내·외부 소통이 불가능하다. 자꾸 외부 소통과 내부 소통을 얘기하는 것은 뭐냐 하면, 외부 소통은 연출로 가릴 수 있지만, 본질을 감출 순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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