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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海警이 설립 밀어붙이는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의 실체

“2005년부터 ‘뚜렷한 명분’ 없이 ‘퇴직자 재취업’ 목적으로 공단 설립 계획 수립·추진”(2015년 감사원)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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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在寅 집권 이후 부활한 해경… 세월호 사고 이후 무산된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 추진’ 재개
⊙ 해경청장,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은 꼭 필요하다!”… 2월부터 전담팀 가동하고 연구용역 발주
⊙ ‘청부입법’ 의심되는 與黨 의원의 ‘수상레저안전법 개정안’… 해당 의원 측은 “자료 협조만 받았다”
⊙ 2016년 당시 2건에 불과했던 해경 본청의 수상사고 관련 보도자료는 2019년 17건으로 늘어
⊙ 동력수상기구 면허 보유자 7만4407명 늘어… 같은 기간 증가한 연간 수상사고 발생은 불과 ‘10건’(2014~2018년)
⊙ ‘국민 안전’ 내세워 설립 추진하지만, 설득력 부족한 논거들… 해경의 ‘진짜 속셈’은?
사진=뉴시스
  해양경찰(이하 해경)이 산하 공단을 설립하려고 한다.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또는 ‘수상안전관리공단’)이다. 이 공단이 설립되면 현재 해경이나 민간이 맡은 수상레저기구 등록, 안전검사, 안전인증 업무와 수상레저 관련 면허 취득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그간 업계 일각에서는 ▲수상레저 사고 증가 ▲동력수상레저 기구와 관련 면허 취득자 급증 등을 내세워 전담 전문기관 설립을 요구해왔다. 해경도 이와 같은 취지로 산하 기관 설립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서는 공단 설립 근거가 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해경은 2월부터 ‘수상안전관리공단 전담팀’을 꾸려 운영하며 공단 설립 필요성에 대한 논거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토론회도 개최했다. 수상사고 관련 보도자료도 지속적으로 배포해 해당 사안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나온 해경 또는 관계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공단이 신설되지 않을 경우 가까운 시일 안에 국민 안전이 크게 침해되는 상황에 직면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이와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해경 자료에 따르면, 수상사고는 사회적으로 우려할 만큼 증가하고 있지 않다. 후술하겠지만, 매년 동력수상레저 기구와 면허 취득자는 급증하는 데 비해 수상사고와 그에 따른 사상자 수는 사실상 큰 변화 없이 정체돼 있다. 한마디로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주요 논거는 설득력이 크다고 말하기 어렵다.
 
  더구나 과거 해경은 같은 업무를 수행하던 민간단체가 있었는데도 자신들이 관리하는 법정단체를 만들면서 지금과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렇게 설립된 ‘한국수상레저안전협회’(2011년~)의 임원진에는 퇴직 해경 간부들이 대거 포진했다. 이에 따라 해당 단체는 세월호 사고(2014년 4월 16일) 이후 ‘해경 낙하산’들의 ‘노후 보장 단체’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는 전력을 감안했을 때, 현재 해경의 산하 공단 설립 시도 이면에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 해경이 설립하려는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은 순전히 ‘국민 안전’을 위한 것일까. 정말로 시급하게 설립해야 할 필요가 있는 조직일까.
 
 
  14년 전부터 시작된 해경의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 작업
 
  해경은 과거에도 수상레저를 전담하는 공단을 설립하려고 했다. 해경의 가칭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 시도 작업은 2005년부터 시작됐다. 2015년 6월 16일, 감사원이 발표한 ‘한국수상레저안전협회 설립 운영 관여 및 면허시험 면제교육 등 사무 위탁 부적정’ 감사결과에 따르면 2005년 당시 이승재 해경청장에게 보고된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 추진 배경(필요성)’에는 ▲퇴직자의 노하우 활용 ▲조직의 역동성 제고 등이 적시돼 있었다. 또 해외 유사 사례로 주로 퇴직 관료로 구성된 일본의 해양레저안전진흥협회 등을 언급하고, 미국과 일본 해경의 재취업 가능 산하단체를 열거했다. 이미 14년 전부터 ‘퇴직자 재취업’을 목적으로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을 설립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얘기다. 해경은 공단의 모태 조직으로 활용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한국수상레저안전협회’(이하 협회)를 만들었다. 1999년에 설립된 ‘한국수상레저안전연합회’(이하 연합회)가 이미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상황에서 해경은 굳이 산하 법정단체를 설립하고 그 운영에 관여했다. 해경청장이 협회 임원 임명을 승인했고, 경감 2명을 파견해 협회 업무를 돕게 했다. 협회 지부를 모집할 때도 해경 홈페이지를 제공했다. 다음은 이와 관련한 감사원의 지적이다.
 
  “사단법인 한국수상레저안전(연합회)은 1999년 1월 13일 수상레저 활동의 안전 관리와 사고 예방 및 건전한 수상레저 발전 등을 목적으로 민간 자율로 결성되어 수상레저 안전교육, 조종면허시험, 안전검사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따라서 위 관서(해양경찰청)에서는 한국수상레저안전 등 기존 민간단체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고, 수상레저 관련 사업자나 단체 동호회 등이 자율적으로 비영리 민간단체를 설립 운영할 경우 주무관청으로서 민간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관계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인허가나 재정 지원 등 적정 수준의 지도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위 관서에서는 뚜렷한 명분 없이 퇴직자 재취업 등을 목적으로 2006년경부터 경찰청 산하의 도로교통공단과 같은 공공기관(가칭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을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후 우선 그 모태가 되는 민간단체의 설립을 추진하였다. 이후 ‘수상레저안전법’ 개정(2011년 6월 15일 개정 시행)으로 수상레저안전협회의 설립근거가 마련되자, 2011년 4월 19일 해양경찰청장이 설립준비위원(10명)을 위촉하는 등 위 관서 주도로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사무국 개설, 단체별 출연 규모 등 예산 확보, 정관 작성 등 설립 준비 상황을 위 관서 경비안전국장이 직접 보고받으면서 수상레저안전협회 설립을 주관하였다. 그 과정에 위 관서에서 수상레저안전협회 ‘정관’ 제19조에 해양경찰청장이 수상레저안전협회 협회장, 이사 및 감사 등 임원의 임명을 승인하도록 규정하였다.”
 
 
  ‘공단 모태’ 한국수상레저안전협회는 ‘해경 퇴직자’들이 장악
 
2014년 5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담화를 통해 ‘해양경찰 해체’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사진=뉴시스
  2013년 9월, 당시 김석균(金錫均) 해경청장은 협회 창립 2주년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해당 단체가 국가보조금을 더 많이 받고, ‘공단’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저희 해양경찰은 수상레저 관련 민간단체에 위탁관리해오던 면허시험, 안전검사 등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여 2011년 9월 28일 한국수상레저안전협회를 창립하였습니다. (중략) 우리나라도 국민소득이 증가하여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여가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수상레저를 즐기고 있으며, 머잖아 그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관리체계를 갖추고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기반 조성이 시급하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수상레저의 전문기관으로서 한국수상레저안전협회의 역할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금일 이 자리에서 해양경찰청 주관 ‘협회 역할 재정립을 위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갖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양경찰청에서도 협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 보조금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협회가 ‘공단’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퇴직자 재취업’이란 목적은 협회 설립 이후 곧바로 실현됐다. 협회의 초대 회장은 전 해경 경비안전국장(치안감), 이사 2명은 경정, 사무국장은 경위, 감사는 총경 등 주요 직위를 해경 퇴직자들이 차지했다. 2013년, 초기 경영진이 물러난 뒤에는 해경청 차장(치안정감)을 지낸 인사가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와 함께 사무총장은 경정, 사업본부장은 경사, 감사는 총경 출신 인사가 맡았다.
 
  이처럼 해경의 ‘숙원’인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은 애초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다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란 ‘암초’를 만났다. 박근혜(朴槿惠) 정부는 세월호 사고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경을 해체한 뒤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재편성했다. 이에 따라 해경의 산하 공단 설립 작업은 무산되고 말았다. 해경 퇴직자들의 협회 재취업도 전면 차단됐다. 협회는 2015년 3월, 인사혁신처가 “세월호 사고 이후 제기된 민관유착 관행을 근절하겠다”며 발표한 취업 제한 기관 1447개에 포함됐다.
 
 
  해경, 법안 발의 전에 ‘공단 설립’ 논거 마련하는 용역 진행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9월 13일, ‘제64회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해경은 문 대통령 취임 후 국민안전처 산하 본부에서 해양수산부 독립 외청으로 부활했다. 사진=뉴시스
  2017년 7월,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이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는 ‘해양경찰청’으로 부활했다. 그와 함께 해경의 ‘숙원’인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 작업도 재개됐다. 2018년 10월 29일,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의 해경 국정감사 당시 “수상레저 교육 및 관리감독 조직 설립을 검토하겠느냐?”는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조현배(趙顯培) 해경청장은 “꼭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조 청장은 지난 3월에도 기자들과 만나 소위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에 대해 “레저기구의 안전검사와 면허관리 등 수상레저 전반에 대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며 “공단이 설립되면 동력수상레저기구 안전검사와 등록번호판 제작교부, 수상레저 발전을 위한 연구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해경의 ‘해양경찰청 및 소속기관 수상레저 안전 관련 보도자료 배포 현황’에 따르면 2016년 당시 관련 보도자료 배포 건수는 2건에 불과했던 반면 2018년에는 10건, 2019년에는 17건으로 늘었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해경이 수상사고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신설을 추진하려 했다고 해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설립 근거가 되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전에 해경은 이미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에 관한 논거 축적 목적으로 보이는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사실 해경은 조 청장의 공개 발언 이전에 이미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을 준비하고 있었다. 해경은 지난 2월부터 ‘수상안전관리공단 전담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었다. 해경 구조안전국 수상레저과는 2월 26일, ‘수상안전관리공단(가칭)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동아대 산학협력단에 발주했다. 연구용역의 개요는 ‘수상안전관리공단(가칭) 설립 필요성’과 ‘외국 사례 비교 연구’ 등이다. 계약 방식은 ‘수의계약’, 계약금액은 2100만원이다.
 
  해당 용역은 지난 5월 27일 완료됐다. 그 결과가 담긴 용역 결과 보고서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필요성 및 역할제고 방안 연구〉의 분량은 98쪽이다. 해당 보고서에서 이동규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 등 연구팀은 다음과 같이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가칭) 설립 논의의 시작은 현재의 해양경찰청의 조직과 인력만으로는 급증하는 수상레저 안전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첫째, 실제 2000년 ‘수상레저안전법’ 시행 이후에 2018년 현재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 취득자 수는 22만7966명으로 31.9배(2000년 6966명)나 증가했다. 둘째, 최근 5년간 사고 발생 건수는 3050건으로 이 중 인명사고는 209건에 달하며, 사고 발생 시 사망률은 해양사고(9.25%)보다 수상레저 사고(14.1%)가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경찰청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하여 수상레저안전법에 근거를 두고 구성된 수상레저안전협회 또한 민간단체의 성격이 강하다. 또한 예산지원 등이 미비하여 처음에 기대되었던 바의 기능을 충분히 행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수상레저 안전의 수요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공공성이 강한 특수법인을 설립하여 이를 통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수상레저 활동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려고 하는 데에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가칭)의 설립 취지가 있다. (중략) 급증하는 레저 안전 환경에 대응하고, 신종 레저기구들에 대한 신속한 안전관리를 위하여 공단 설립이 필요하다.〉
 
 
  ‘공단 설립’에 대한 여당 의원과 해경의 ‘교감’
 
2019년 2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상안전관리공단’(가칭) 설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서삼석(오른쪽) 의원이 조현배 해양경찰청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경의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은 서삼석(徐參錫)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법률 개정안 발의 이후 활발해졌다.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서 의원은 지난 3월 13일,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을 규정한 ‘수상레저안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서 의원은 ‘제안 이유’로 “여가문화 확산에 따라 수상활동 수요와 안전에 대한 기대치는 상승했지만, 수상안전에 대한 관리 및 예방체계는 미흡하고, 안전관리 수요와 인명피해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의식은 선진국에 못 미치고 있어 사회적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수상안전관리공단을 설립해 수상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실효적으로 해소하려 한다”고 밝혔다.
 
  해당 의안에 따르면 신설될 공단의 운영과 사업 자금은 정부 등의 보조금 등으로 조달되며, 해경청장은 공단의 사업 수행을 지도·감독하게 된다.
 
  해당 의안 발의에 대한 서 의원과 조현배 청장의 ‘교감’은 이전부터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의안을 발의하기에 앞서 서 의원은 지난 2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수상안전관리공단 설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서 의원은 “수상안전관리공단의 설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자 국민의 수상레저 안전을 위한 중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당시 같은 자리에 있던 조 청장은 “수상안전관리공단의 설립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서 “공단이 설립되면 국민의 수상레저 안전에 대한 정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동조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보면 서 의원의 의안 발의는 해경의 소위 ‘청부입법’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청부입법’이란, 국회의원이 아닌 정부가 법률안을 만든 다음 의원 명의를 빌려 법률안을 제출하는 행위다. ‘정부 입법’의 경우 관계부처와의 협의 등을 거치고, 최종적으로는 대통령 명의로 국회에 제출되는 등 절차가 복잡한 반면, ‘의원 입법’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소관 상임위로 접수할 수 있다. 특히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기관 설립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의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정부 부처가 ‘의원 입법’을 ‘청탁’하는 일이 잦다. 해당 의원은 법안 발의 실적을 올려서 좋고, 소관 상임위 역시 피감기관이 늘어나야 자신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때문에 엄격한 심사를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서 의원 측은 “국정감사 때 공단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고, 그에 따라 의안 발의를 하며 해경의 협조(근거 자료 등)를 받았을 뿐 ‘청부입법’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조직과 인력만으로는 향후 급증할 수상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담 조직 신설의 필요성을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설득력 부족한 ‘공단 신설’ 주장의 논거들
 
2015년 5월, 감사원은 “해경이 2005년부터 ‘뚜렷한 명분’ 없이 ‘퇴직자 재취업’ 목적으로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 설립을 계획했다”고 지적했다. 출처=감사원
  그렇다면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거는 설득력이 있을까. 《월간조선》이 입수한 해경 자료에 따르면 그렇다고 얘기하기 쉽지 않다. 특히 ▲인명 피해 증가 ▲사회적 비용 발생 ▲수상 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감 등 상기 법안에서 언급한 ‘제안 이유’는 더욱 그렇다.
 
  해경이 작성한 ‘2014~2019년 (수상) 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4년 사고 발생 건수는 36건이다. 이후 현황은 ▲2015년 24건 ▲2016년 25건 ▲2017년 36건 ▲2018년 45건 ▲2019년 28건(~10월 21일) 등이다. 즉 최근 6년 동안의 수상사고 발생 건수는 194건에 불과하다. 해경 자료에 따르면 최근 6개년간의 수상사고 발생 건수는 앞서 언급한 해경의 연구용역 보고서상 3050건의 6.4%에 불과하다.
 
  국민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수상레저안전관리공단을 세워야 할 정도로 수상사고가 자주 발생하지도 않는다. 해경 작성 자료에 따른 연도별 수상사고 사상자 발생 현황은 ▲2014년 사망 4명/실종 0명/부상 37명 ▲2015년 사망 2명/실종 0명/부상 25명 ▲2016년 사망 2명/실종 0명/부상 26명 ▲2017년 사망 10명/실종 0명/부상 54명 ▲2018년 사망 3명/실종 0명/부상 46명 ▲2019년 사망 1명/실종 1명/부상 42명 등이다.
 
해경이 2011년 당시 강하게 밀어붙여 설립된 산하 법정단체 ‘한국수상레저안전협회’는 해경의 퇴직 간부들이 임원진으로 들어갔고, 해경은 이를 지원하며 그 운영에 관여했다. 출처=감사원
  2018년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 면허 보유자는 2014년의 15만3559명에서 7만4407명이 늘어 22만7966명이 됐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증가한 수상사고 발생 건은 ‘10건’에 불과했다. 사상자 수도 2014년 당시 41명에서 8명 늘었을 뿐이다. 이 같은 수치를 근거로 한 번 설립되면 ‘대못’처럼 박혀 좀처럼 해체하기 쉽지 않은 공공기관, 더구나 4년 전 감사원이 “‘뚜렷한 명분’ 없이 ‘퇴직자 재취업’의 목적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지적한 바 있는 조직을 신설하는 게 과연 타당한 것일까.
 
  지금까지 살핀 내용과 관련해서 해경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기자 註: ‘청부입법’ 여부 관련 질의에 대해) 수상레저 수요와 비례한 사고 증가로 국민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18년 국정감사 시 전문단체(공단) 설립 필요성에 대해 질의를 김정재・오영훈 의원이 했습니다. 이에 해양경찰청에서는 전문단체 설립에 대해 연구용역을 진행했습니다. 서삼석 의원실에서도 전문단체 필요성에 대해 국회, 학계 및 수상레저 관련 단체 등이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수상레저안전법을 대표발의한 것입니다. (수상사고 관련 보도자료 배포 건수 증가 건에 대해) 반드시 알려야 하는 정책·법률·제도 변경사항 및 예방 차원의 단속 계획 등을 알린 것으로 일상적인 국민들과의 소통 과정입니다. (공단 설립 필요성에 대해) 레저 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수상레저사고가 점점 증가되고 있고, 최근 신·변종 레저기구가 급증하고 있어, 현재의 제도와 부족한 인력으로는 수상레저 안전 업무 대응 한계가 있어 전문단체 설립이 필요합니다. (퇴직자 재취업 목적이냐는 질의에 대해) 공직자윤리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퇴직 후(3~5년)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취업제한 기관에는 원칙적으로 취업할 수 없습니다. 공단의 직원은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채용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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