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정밀분석

서울시 구청장 24명의 ‘제로페이’ 이용 실태

제로페이 사용률 50% 넘는 구청장은 24명 중 2명뿐… ‘제로’인 경우도 7명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한 달에 업무추진비로 수백만원씩 쓰는데 제로페이 결제는 ‘0건’인 경우 수두룩
⊙ 문재인의 특별 지시 있었는데도 여당 소속 구청장들에게 ‘외면’당한 제로페이
⊙ “제로페이 이용하라”고 선전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카드 ‘애용’한 구청장들
⊙ ‘박원순 측근’ 중랑구청장의 카드 결제는 1384만원… 제로페이는 7분의 1 수준인 198만원
⊙ ‘제로페이 챌린지’ 참여하며 ‘인증’했던 구청장들도 이용률 저조
⊙ 법인카드와 제로페이를 비슷하게 쓴 경우도 찾기 어려워
박원순 서울시장(왼쪽부터)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종학 당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3월 5일, 서울시 관악구 소재 신원시장에서 제로페이를 선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로페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페이’에서 출발한 결제 수단이다. 박 시장은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소상공인이 카드 수수료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식으로 주장하면서 서울페이를 제안했다.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정부의 지원에 따라 서울페이는 제로페이가 됐다.
 
  제로페이는 소비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QR 코드(바코드와 유사한 정보 저장 코드)를 인식하면, 연동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결제 방식이다. 신용카드 결제 과정처럼 카드사나 결제대행사를 거치는 게 아니므로, 이론상으로는 기존에 판매자가 부담해야 했던 결제 수수료가 없어지거나 대폭 줄게 된다.
 
  제로페이 수수료는 전년도 매출액 ‘8억원 이하’는 0%, ‘8억원 초과·12억원 이하’는 0.3%, ‘12억원 초과’는 0.5%다. 한마디로 연 매출 8억원 이하인 자영업자 대다수는 제로페이가 시행될 경우 카드 수수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제로페이는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사실상 ‘외면’받고 있다. 2018년 12월 20일 시범사업 실시 이후 지난 8월 16일까지 ‘결제 시장 현황’(출처: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보면, 제로페이 시장점유율은 0.01%다.
 
  제로페이가 시장에서 환영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은 이미 시범사업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서울시’, 더불어민주당은 제로페이를 시장에 안착시키려고 애썼다. 지난 3월 6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에게 “제로페이는 소상공인 자영업 핵심 정책인데 왜 이렇게 (사업 추진이) 더디냐”며 “일자리수석이 직접 챙기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서울시’는 제로페이에 예산을 100억원이나 썼다. 서울시 관내 자치구 단체장 상당수가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을 위한 ‘착한 결제 수단’”이란 식으로 선전하고 다녔다. 과연 이들은 제로페이를 많이 사용했을까.
 
  서울시 재무과에 따르면 서울시 관내 자치구에 법인용 제로페이인 소위 ‘제로페이 비즈’가 도입된 시점은 지난 7월 이후다. 이를 감안해 서울시 관내 구청장 24명의 업무추진비 지출 내역을 통해 그들의 제로페이 사용 실적을 분석했다. 참고로 서울시 관내 25개 구(區)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24개 구는 ‘제로페이 비즈’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 관내에서 유일한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조은희)이 있는 ‘서초구’는 “별다른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서 ‘제로페이 비즈’를 도입하지 않았다.
 
 
  제로페이에 ‘많은 관심’ 부탁한 종로구청장은 얼마나 썼나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시장과 그의 부인 강난희씨다. ‘박원순 서울시’가 주도하고, ‘문재인 정부’가 지원하는 ‘제로페이’ 사업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가 내놨던 ‘서울페이’에서 비롯됐다. 사진=뉴시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지난 2월 27일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로페이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면서 관내 재래시장과 지하쇼핑센터 등의 상인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김 구청장은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로페이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상인과 주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김 구청장은 3월 6일, 소위 ‘제로페이 챌린지’에 참여했다. ‘제로페이 챌린지’는 자영업자의 가맹률과 소비자의 이용률 제고를 목적으로 자신이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리는 걸 말한다.
 
  김 구청장은 ‘제로페이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제로페이를 이용하면 소상공인은 카드 결제 수수료를 줄이고, 소비자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로페이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구청장은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을 당부했으면서도 정작 업무추진비를 쓸 때는 제로페이보다 카드를 더 자주 사용했다. 7~8월, 김 구청장은 53회에 걸쳐 총 1121만원을 썼다. 이 중 법인카드 결제 금액은 전체 지출액의 67%인 754만원, 이용 횟수는 34회다. 제로페이로 결제한 경우는 ‘14회, 337만원’에 불과하다. 이 밖에 현금 지출은 대다수 경조사비 명목으로 썼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았다. 뒤에 기술할 다른 구청장들의 내역에서도 현금 지출 건은 생략한다.
 
  상대적으로 제로페이와 관련해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은 서양호 중구청장은 같은 기간, 총 73회에 걸쳐 884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썼다. 그중 카드 결제 건수는 61회, 금액은 전체의 85%에 해당하는 755만원이다. 제로페이는 두 달 동안 3회 사용했다. 결제 금액은 34만원이다.
 
 
  용산구청장, “활성화에 최선 다하겠다”면서 이용률은 ‘0%’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에서 제로페이를 홍보하며 결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2월 19일에 관내 카페를 찾아 제로페이로 결제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제로페이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 구청장이 총괄하는 용산구는 제로페이 사용률을 올리기 위해 ‘제로 드림(Zero Dream)’ 캠페인을 벌였다. 구민 또는 구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로페이 사용을 독려하거나 ‘직원 전통시장 가는 날’ 행사에 가두 선전도 진행했다. 매월 넷째 주 수요일에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제로페이 데이’를 지정해 직원들이 점심 때 제로페이 가맹점을 먼저 이용하도록 했다.
 
  또 3월 19일 성 구청장은 “지역 내 제로페이 가맹점이 3400곳을 넘어섰다”며 “누구나 편리하게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 활성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제로페이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던 성 구청장은 정작 업무추진비를 쓸 때는 제로페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7~8월, 성 구청장은 총 1245만원을 76회에 걸쳐 쓰면서 법인카드만 67회 썼다. 그 금액은 전체 지출액의 96%에 해당하는 1195만원이었다. 반면 성 구청장의 제로페이 사용률은 ‘제로’였다.
 
  서울시 성동구는 1월 31일 ‘제로페이 홍보와 가맹점 모집 등을 담당할 기간제 근로자 10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당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제로페이는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혜택이 큰 정책”이라며 “해당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주민 홍보와 장려를 담당할 전담 직원을 모집하니 많은 구민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2월 12일, 관내 소상공인 관련 16개 단체와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 자리에서 정 구청장은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보탬이 되고, 소비자는 소득공제 등 혜택도 누릴 수 있는 제로페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소상공인 관련 단체의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의 성동구는 “제로페이 확산 목적으로 민간보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제로페이 사용계획을 추가로 접수해 심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구청장은 총 91회에 걸쳐 938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썼다. 이 중 카드 결제 건수와 금액은 59회, 588만원이다. 전체의 62%에 해당한다. 제로페이 결제 실적은 카드의 절반 수준인 ‘28회, 303만원(32%)’이었다.
 
 
  ‘박원순 측근’조차 제로페이보다 카드 8배 더 써(금액 기준)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2월 25일, 관내 커피점에서 커피값을 제로페이로 내면서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혜택을 높이는 선순환 공유 플랫폼 제로페이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많은 구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때 공언과 달리 지난 7~8월 김 구청장은 총 1888만원을 쓰면서 카드로는 38회에 걸쳐 업무추진비 지출액의 83%가량인 1571만원을 결제했다. 제로페이 사용 실적은 ‘17회, 317만원(17%)’에 그쳤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같은 기간 664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썼다. 이 중 카드 결제 실적은 ‘46회, 503만원(75%)’이었다. 제로페이는 9회 이용했다. 결제 금액은 지출액의 19%인 125만원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박원순 시장이 2011년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서울시정’을 총괄한 이후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그는 박 시장 취임 직후 ‘서울시 대변인’을 맡았다. 이어 서울시 행정국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차관급인 행정1부시장(2015년 7월~2017년 12월)을 역임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박 시장이 류 구청장의 선거 유세를 지원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류 구청장은 ‘박원순의 측근’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인사인 셈이다. 그래서였을까. 류 구청장은 일각에서 ‘박원순의 대권페이’라고 의심하는 제로페이를 알리는 데 힘썼다.
 
  류 구청장은 1월 30일, 관내 재래시장인 면목시장을 찾아 온누리상품권과 제로페이를 이용해 고기, 과일, 떡 등 설 먹을거리를 샀다. 또 직접 제로페이 결제를 시연하면서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제로페이 도입 취지와 사용법, 사용 시 혜택 등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이용을 당부했다.
 
  3월 14일에는 ‘제로페이 전도사’를 자처하는 박원순 시장과 함께 관내 우림시장을 찾아 제로페이를 선전했다. 이날 류 구청장은 제로페이로 물건을 사고, 상인들의 의견도 들었다. 시장을 찾은 주민들에게 홍보 전단을 나눠주기도 했다. 당시 류 구청장은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한 제로페이의 조기 정착으로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제로페이를 선전하는 데 열심이던 ‘박원순 측근’, 류 구청장은 7~8월 업무추진비로 67회에 걸쳐 1647만원을 썼다. 이 중 제로페이로 결제한 경우는 6건에 불과하다. 그 금액도 전체의 12%에 지나지 않는 198만원이다. 이와 달리 류 구청장은 카드로는 총액의 84%에 해당하는 1384만원(53건)을 결제했다.
 
 
  은평구청장도 제로페이 결제 ‘0건’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7~8월에 1183만원을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쓰면서 카드로 1007만원(85%)을 결제했다. 제로페이를 이용한 결제 횟수와 금액은 각각 ‘16회, 176만원(15%)’이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제로페이 시범사업 실시 전부터 홍보활동을 활발하게 했다. 그는 2018년 11월 19일, 제로페이 시범사업을 앞두고 가맹점 모집 당시 “서울페이(제로페이)는 지역경제 생태계에도 도움이 된다”며 “많은 사업주가 가입해 수수료 면제 혜택을 누리기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3월 4일엔 강북구청 근처 카페를 찾아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북구가 제로페이 가맹점을 확인할 수 있는 ‘강북구 제로페이 맵’을 구축했다고 선전한 8월 12일에는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와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의 경우에는 앞서 살핀, 또 뒤에 얘기할 구청장들보다 상대적으로 제로페이를 자주 사용했다. 박 구청장은 같은 기간, 업무추진비로 1242만원을 썼다. 이 중 제로페이 결제 실적은 ‘39회, 723만원’이었다. 카드의 경우에는 ‘55회, 485만원’이었다. 카드와 제로페이 결제액이 총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9%, 58%다.
 
  박겸수 구청장과 마찬가지로 이동진 도봉구청장도 제로페이 홍보에 앞장선 인물이다. 이 구청장은 3월 5일에 소위 ‘제로페이 챌린지’에 참여했다. 당시 그는 “제로페이 사용이 널리 확산되고 일반화돼 높은 수수료 등으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4월 30일에는 “제로페이는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으로 앞으로는 주변의 많은 분이 사용하고 저변 확대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를 부탁한다”고 했다. 7월 19일에는 도봉구가 진행한 ‘함께해요-제로페이 영상 공모전’과 관련해서 “제로페이를 주제로 한 영상공모전을 통해 더 많은 주민이 착한 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 참여에 동참하게 되길 바란다”면서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분담하고 사회적 책임을 나누는 제로페이 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그렇다면 이 구청장은 ‘착한 결제’를 얼마나 했을까.
 
  7~8월, 이 구청장의 업무추진비 지출 건수는 58회다. 그는 969만원을 쓰면서 카드로 519만원(29회), 제로페이로는 380만원(20회)을 결제했다. 이에 따르면 이 구청장은 ‘착한 결제 시스템’ 제로페이보다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하는 ‘카드’를 더 자주 사용했다는 얘기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1002만원(35회)을 쓰면서 카드로는 25회에 걸쳐 748만원(75%), 제로페이로는 5건, 203만원(20%)을 결제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업무추진비로 1229만원을 지출하면서 모두 카드로 결제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1139만원(108건) 중 카드 결제 실적이 ‘99회, 1067만원’이었다. 지출액의 94%를 카드로 처리했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제로페이는 단 두 차례 사용하면서 37만원(3%)을 결제했다.
 
 
  ‘제로페이 챌린지’ 최초 제안한 마포구청장도 카드 결제 더 많이 해
 
2월 15일, ‘제로페이 챌린지’에 참여하고 이를 ‘인증’한 박원순 시장의 페이스북 글이다. ‘제로페이 챌린지’를 최초로 제안한 유동균 마포구청장의 업무추진비 지출 중 제로페이 결제 비중은 28%에 불과하다. 사진=박원순 페이스북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1월 30일, “마포구는 매월 1회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한 관련 부서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지역 내 상점과 기업, 시설 등 공공과 민간에 전방위적인 홍보를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영세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을 덜고 소비자에게 전에 없던 추가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제도이니만큼 제로페이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월 14일에는 앞서 말한 소위 ‘제로페이 챌린지’ 홍보 방식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당시 유 구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마포가 먼저 팔을 걷어붙인다”면서 ‘제로페이 챌린지’를 시작했다. 3월 25일에는 박원순 시장과 함께 관내를 돌면서 제로페이 이용을 독려했다. 당시 그는 “주변에 제로페이를 세 번 써보고 불편하면 얘기하라고 한다”며 “불편한 걸 편리하다고는 할 수 없는데 세 번만 해보면 대부분 제로페이로 결제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7~8월 업무추진비로 1097만원을 쓰면서 카드로 16건, 407만원을 결제했다. 제로페이는 15회, 308만원 사용했다. ‘제로페이 챌린지’를 처음으로 제안한 주인공이 제로페이보다 카드를 더 많이 이용한 셈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3월 6일, ‘제로페이 챌린지’에 참여했다. 당시 김 구청장은 ‘제로페이 홍보대사 일일사장님’으로 변신해 무심코 신용카드로 결제하려는 손님에게 제로페이 이용을 권하는 내용의 영상을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면서 제로페이를 가리켜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는 소득 공제 혜택을 받는 선순환 플랫폼인 제로페이를 더 많은 분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열심히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양천구의 경우 구청장과 총무과의 업무추진비 지출 내역을 함께 공개한다. 이에 따라 양천구 총무과의 전체 내역을 살폈다. 양천구 총무과는 7~8월, 두 달 동안 업무추진비로 5984만원을 지출했다. 이 중 카드 결제 실적은 ‘268회, 5182만원’이었다. 총액의 87%를 카드로 결제했다는 얘기다. 제로페이 결제 건수는 45회, 금액은 712만원(12%)에 불과하다.
 
  1364만원을 쓴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43회에 걸쳐 958만원(70%)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제로페이 사용 횟수는 12회, 결제 금액은 366만원(27%)이었다.
 
 
  ‘박원순식 제로페이 인센티브’ 비판한 구로구청장은 제로페이 사용 안 해
 
  이성 구로구청장은 업무추진비로 572만원을 쓰면서 카드로 256만원을 결제했다. 제로페이 결제 실적은 ‘0건’이다. 카드 결제를 제외한 지출 건은 직원 경조사 또는 격려 목적의 현금 지급, 계좌 이체가 전부다.
 
  이 구청장은 자치구별 제로페이 가맹 실적 등을 기준으로 특별조정교부금 300억원을 차등지급하겠다고 밝힌 박원순 시장에게 반발한 일이 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시 간부들과 산하기관 대표 등이 모인 회의석상에서 ‘제로페이 확산 총력전’을 지시하면서 “자치구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며 “매일, 매주 단위로 순위 매겨서 하위 10개 구는 향후 6개월간 특별교부금을 동결하는 것을 정식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조정교부금’은 법령이 정한 ‘재정 수요’가 발생했을 때 지자체에 ‘더 주는 돈’이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특별시 자치구의 재원 조정에 관한 조례’ 제11조에 따라 ▲재해로 인한 특별한 재정 수요 ▲공공시설 신설·복구·보수 ▲재정 수입 감소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자치구청장이 교부를 신청하고, 서울시장이 이를 심사해 내준다. 서울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교부 신청을 하지 않아도 돈을 줄 수 있다.
 
  조례 내용만 보면 ‘특별조정교부금’을 자치구에 주고 안 주고는 전적으로 서울시장에게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만일 박 시장의 ‘선언’에 따라 ‘제로페이 실적’이 낮은 자치구에 특별조정교부금을 ‘동결’한다면, 해당 자치구는 ‘돈 가뭄’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구정 운영에 지장이 생긴다는 얘기다. 그로 인한 피해는 해당 자치구의 공무원이 아닌 그 지역에 사는 ‘서울시민’에게 돌아간다. 특별조정교부금 동결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위해 각 구청 직원들이 ‘제로페이 실적 쌓기’에 매진한다면, ‘행정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피해자 역시 ‘서울시민’이다.
 
  이 구청장도 이런 문제를 지적했다. 5월 17일,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이 구청장은 그날 열린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전체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가 특별조정교부금 300억원을 이른바 ‘제로페이 인센티브’로 편성한 것에 대해 자치구별 경쟁을 시키는 건 잘못됐다고 반발했다.
 
 
  “제로페이 파이팅!”이라면서 카드 더 쓴 금천구청장
 
노현송(위부터) 강서구청장, 유성훈 금천구청장, 박성수 송파구청장 등 서울 관내 구청장 9명이 ‘제로페이 챌린지’에 참여했다. 이 중 박성수 구청장은 제로페이 사용 내역이 없고, 나머지 구청장 대다수도 카드를 애용했다. 사진=각 구청 제공
  유성훈 금천구청장도 2월 22일 ‘제로페이 챌린지’에 참여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훈 국회의원님의 지목으로 제로페이 챌린지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구에 제로페이가 더욱 확산해 소상공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시흥5동 나들가게에 방문했습니다. 동네방네 제로페이 홍보에 힘쓰겠습니다! 제로페이 화이팅!”이라고 썼다.
 
  유 구청장은 7~8월 1640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쓰면서 카드로는 64회에 걸쳐 1148만원(비서실장 명의 지출 5건, 80만원 포함)을 썼다. 제로페이 사용은 18회, 432만원에 그쳤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1월 25일, 영등포역 지하상가를 방문해 제로페이 결제를 시연했다. 같은 달 28일엔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한 제로페이의 조기정착으로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5월 29일엔 박원순 시장,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와 함께 ‘여기 제로페이 되죠?’란 문구가 있는 어깨띠를 두르고 다니면서 시민에게 홍보물을 나눠줬다. 이처럼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던 채 구청장의 지난 7월 업무추진비 결제 내역 중 ‘제로페이 결제건’은 단 1건도 없었다. 8월 내역은 영등포구청이 지금(10월 13일)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어 분석이 불가능하다.
 
  동작구청은 1월 28일 “전 직원의 제로페이 결제앱 설치·사용과 직원 구내식당 휴무일인 둘째 주와 넷째 주 금요일을 ‘제로페이의 날’로 정해 제로페이 가맹점을 이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제로페이와 전통시장 이용에 주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지만 7~8월 지출된 그의 업무추진비 919만원 중 카드 결제액은 861만원이지만 제로페이의 경우 ‘제로’였다.
 
 
  관악구청장은 카드보다 제로페이로 결제한 금액이 더 많아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서울 관내 구청장 중 제로페이 이용률이 가장 높다. 그는 상기 기간, 1245만원을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썼다. 이 중 카드로 결제한 경우는 19회, 금액도 전체 지출액의 17%인 211만원에 불과했다. 이와 달리 제로페이로 계산한 경우는 35회였다. 결제액도 카드보다 4.6배 많은 984만원(79%)을 기록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101회에 걸쳐 802만원을 썼다. 그중 카드 결제 건수는 85건이며 금액은 654만원이다. 전체 금액의 82%를 카드로 결제한 셈이다. 제로페이 이용 건수는 3건에 불과했다. 금액은 전체의 10%에 불과한 83만원이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같은 기간, 836만원을 지출했다. 이 중 그의 법인카드 결제 비중은 91%(761만원)였다. 제로페이의 경우는 ‘0%’였다.
 
  2월 18일,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제로페이가 조기 정착되기 위해서는 상인들에게 가맹점 가입의 이점을 적극 홍보해, 주민들이 결제방식의 편리함을 경험하여 자발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이정훈 강동구청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구청장은 7~8월 826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쓰면서 제로페이를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
 
 
  제로페이 사용률 50% 넘는 구청장은 24명 중 2명뿐
 

  요약하면, 서울시 관내 구청장 24명의 7~8월 업무추진비 내역에 따르면 금액 기준 제로페이 사용률은 평균 18%(금액기준)다. 이 중 제로페이 결제 실적이 ‘0%’인 경우는 ▲성장현 용산구청장 ▲김미경 은평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7월 내역만) ▲이창우 동작구청장 ▲박성수 송파구청장 ▲이정훈 강동구청장 등 7명이다. ‘1% 이상~10% 미만’인 경우는 ▲서양호 중구청장(4%) ▲문석진 서대문구청장(3%) 등 2명이다. ‘10% 이상~20% 미만’인 경우는 ▲김선갑 광진구청장(17%) ▲유덕열 동대문구청장(19%) ▲류경기 중랑구청장(12%) ▲이승로 성북구청장(15%) ▲김수영 양천구청장(12%, 총무과 전체 내역) ▲정순균 강남구청장(10%) 등 6명이다. 즉 제로페이 결제 비율이 20% 미만인 구청장이 전체의 60%가량 되는 15명이다.
 
  결제 실적이 ‘20% 이상~30% 미만’인 경우는 ▲오승록 노원구청장(20%) ▲유동균 마포구청장(28%) ▲노현송 강서구청장(27%) ▲유성훈 금천구청장(26%) 등 4명이다. ‘30% 이상~50% 미만’인 경우는 ▲김영종 종로구청장(30%) ▲정원오 성동구청장(32%) ▲이동진 도봉구청장(39%) 3명이다. 결제 실적이 ‘50% 이상’인 경우는 박겸수 강북구청장(58%)과 박준희 관악구청장(79%) 2명이다.
 
 
  입장 표명 요청에 회신한 구청장은 3명뿐
 
  《월간조선》은 10월 10일 오후 2시30분경, 위에 언급한 각 구청장에게 질의서를 보냈다. 질의 내용은 ▲제로페이를 ‘착한 결제 수단’이라고 여기는가? ▲제로페이 홍보를 그처럼 열심히 했으면서 정작 업무추진비를 쓸 때는 왜 법인카드를 애용했는가?란 취지였다. 이에 대해 회신 요청일까지 입장을 밝힌 이는 도봉구청장, 강북구청장, 강동구청장뿐이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제로페이 가맹점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출을 제로페이로 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방문업소가 제로페이 가맹업소일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법인용 제로페이를 사용하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모든 방문업소가 가입된 상황이 아니라서 다소 실적이 저조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유용한 결제 수단인 제로페이를 앞으로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시행 초기에는 사용 실적이 저조했지만, 적응기를 거친 8월 이후 실적이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제로페이 비즈’를 이용해 결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미가맹 업소가 많아 법인카드 지출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제로페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조회 : 6523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1911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도서출간 배너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