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발언록 비교연구

‘원칙’ 지키려 ‘조국 지킴이’ 자처한 문재인의 一口二言

야당 때는 ‘위법행위’ 없어도 ‘부적격’… 대통령 취임 후엔 “의혹 때문에 임명 안 하면 나쁜 선례”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문재인, 조국에게 임명장 주며 “개혁성 강할수록 청문 과정 어려워”
⊙ 안대희의 재산 사회환원 발표에 “기여총리제?”라며 비웃어
⊙ 위법행위 없었는데 문창극에게 ‘자진사퇴’ ‘지명철회’ 운운한 문재인
⊙ 이완구 때는 ‘여론조사’ 제안… ‘조국 임명 반대’ 여론은 ‘외면’
⊙ ‘황교안 총리’ 지명에 처음부터 “야당과 다수 국민 바람 짓밟는 인사” 반발
⊙ 위법행위 드러나지 않은 병역 면제 놓고 “총리 자격 없어”
⊙ ‘각종 의혹의 종합판’ 조국에 대해선 “국민들의 넓은 이해와 지지 당부한다!”
사진=뉴시스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뒤 온갖 의혹의 장본인이 된 조국씨를 문재인 대통령이 끝까지 감싸 안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9일 청와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조씨에게 법무부 장관 임명장을 주면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조국 임명 강행’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문재인식 사고’를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 청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국회의 인사 청문 절차가 국민 통합과 좋은 인재의 발탁에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는 답답함을 토로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조국씨를 특정해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경우 의혹 제기가 많았고, 배우자가 기소되기도 했으며, 임명 찬성과 반대의 격렬한 대립이 있었다”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보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면서도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조국 임명 강행’이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나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준 조국 장관에게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는 발탁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며 “국민들의 넓은 이해와 지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좌) 대통령은 9월 9일, 갖은 의혹이 제기됐고 심지어 그 배우자가 이와 관련해서 검찰에 기소된 상태에서 조국(우)씨를 법무부 장관에 앉혔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또 조국 관련 의혹을 “제도에 내재된 불공정과 특권적 요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식으로 주장했다. ▲조국 일가의 석연치 않은 사학 운영 방식과 학교 자산 정리 과정 ▲조국 처자와 인척이 돈을 댄 ‘사모펀드’ 관련 의혹 ▲부인 정경심의 ‘표창장 위조’ 의혹 등 자녀 입시 관련 문제 등 조국 일가의 온갖 의혹은 ‘제도적 불공정’에서 파생된 게 아니다. 상식과는 매우 다른 조국과 그 일가의 ‘인생관’ ‘도덕관’ ‘법 의식’에서 시작된 ‘범죄 혐의’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난데없이 “고교 서열화와 대학입시의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을 해치는 제도부터 다시 한 번 살피고, 교육 분야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9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임명 강행’에 대해 “대통령은 굉장한 원리원칙주의자다. 국민 여론은 굉장히 분분했지만,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태도를 끝까지 견지했다”고 추켜세웠다.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문재인의 결단’을 추켜세웠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모든 상황에 준비하라고 해서 조 장관 지명철회와 임명에 대비했었다”며 “어제(9월 9일) 아침 굉장히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오늘 발표합시다’라고 하셨다. 대통령의 말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이 상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지 않으려는, 굉장한 원리원칙주의자다. 국민 여론은 굉장히 분분했지만,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태도를 끝까지 견지했다”고 선전했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원칙주의자’다. 명백한 위법행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의혹만으로 지명을 철회하는 건 ‘문재인의 원칙’에 위배되는 ‘나쁜 선례’다. 그렇다면 과연 문 대통령은 그 ‘원칙’을 언제부터 견지했을까. 이 정권이 사실상 ‘적폐’라고 규정한 박근혜 정부 때도 문재인은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원리·원칙’을 따랐을까.
 
 
  안대희의 재산환원 계획을 ‘매관매직’이란 취지로 비판
 
2014년 5월 26일, 고액 수임료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안대희 총리 후보자는 변호사 시절 벌어들인 총 16억원 중 세금을 제한 1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2014년 5월 22일, 박근혜 대통령은 한 달 전 발생한 ‘세월호 사고’로 인한 정국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국무총리 교체 카드’를 꺼냈다. 이에 따라 정홍원 당시 총리의 후임자로 지명된 이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다. 안 전 대법관은 서울지방검찰청 특수부 1·2·3부 부장을 거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특수통’이다.
 
  안 전 대법관은 2003~2004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이른바 ‘차떼기 대선 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또 소위 ‘나라종금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 ‘살아 있는 권력’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를 구속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이후 안 전 대법관이 변호사 시절 5개월간 수임료로 16억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안 전 대법관이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신고한 재산이 22억4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의 재산 상당분은 대법관 퇴임 이후 반 년도 안 돼 쌓인 셈이다. 이후 여야는 ‘전관예우’ ‘고액수임료’ 논란으로 공방을 벌였다. 그러자 안 전 대법관은 “이번 기회에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성찰하게 됐다”며 변호사 시절 수입(납세분 제외)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2014년 5월 26일, 안 전 대법관의 말이다.
 
  “오늘 저에 대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됩니다. 제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후, 변호사 활동 수익을 놓고 ‘고액과 전관예우 논란’이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중략) 국민정서에 비추어 봐도 제가 변호사 활동을 한 이후 약 1년 동안 늘어난 재산 11억여 원도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것까지 사회에 모두 환원하기로 했습니다. (중략) 총리가 된다면 사회 기강을 확립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데 저의 소득이 결코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저의 이런 결심을 믿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중략) 개혁은 저부터 하겠습니다. 모든 것을 다 던지는 마음으로, 국가와 사회를 위해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참여정부 때 기여입학제가 꽤 뜨겁게 논란됐었는데요. 이번에는 기여총리제?”라며 안 전 대법관의 재산환원 계획 발표를 조롱했다. 결국 안 전 대법관은 국민 감정에 반하는 수임료 문제 때문에 ‘총리 후보’로 지명된 지 6일 만에 자진해 사퇴했다.
 
 
  조국의 환원 발표 보며 문재인은 ‘기여장관제’라고 생각했나?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조국씨도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안 전 대법관처럼 재산 관련 의혹의 장본인이 됐다. 그의 처자와 인척이 보유한 1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조국 친가가 운영하는 학교법인 웅동학원 관련 의혹이다.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조씨는 8월 23일, 펀드 자금과 학교 운영권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조씨의 이 같은 대응 방식은 안 전 대법관의 처신과 다를 게 없었다. 다음은 이날 조국씨가 내놓은 입장문이다.
 
  “저는 최근 저와 가족을 둘러싼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받고, 송구한 마음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략) 먼저 두 가지 실천을 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제 처와 자식 명의로 되어 있는 펀드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익법인에 모두 기부하여 이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신속히 법과 정관에 따른 절차를 밟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웅동학원’의 이사장이신 어머니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비롯하여, 제 가족 모두는 ‘웅동학원’과 관련된 일체의 직함과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제게 밝혀왔습니다. 향후 ‘웅동학원’은 개인이 아닌 국가나 공익재단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 이사회 개최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습니다. 공익재단 등으로 이전 시 저희 가족들이 출연한 재산과 관련하여 어떠한 권리도 주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잠시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저의 실천입니다. 전 가족이 함께 고민하여 내린 결정입니다. (중략) 저의 진심을 믿어주시고, 지켜봐 주십시오. 계속 주위를 돌아보며 하심(下心)의 낮은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중대 결함’ 없는 가운데 터진 KBS의 ‘문창극 친일 발언’ 보도
 
2014년 6월 24일, 문창극 당시 총리 후보자는 이른바 ‘친일 발언 논란’에 못 이겨 내정된 지 16일 만에 자진해 사퇴했다. 사진=뉴시스
  안대희 전 대법관 사퇴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같은 해 6월 10일 새로운 국무총리 후보자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했다. 박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언론인 출신을 국무총리로 내정한 데 대해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그동안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의 국정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해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문창극 전 주필의 경우 신문사 재직 당시 쓴 칼럼의 논조나 일부 표현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도덕성과 관련된 의혹이나 결함은 거론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그의 인사청문회 국회 표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해 6월 19일, KBS가 “문창극 후보자가 2011년 서울특별시 서초구에 있는 온누리교회 양재캠퍼스 수요여성예배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내용에 따르면 문 전 주필은 “조선 민족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게 된 것은 이씨 조선 시대부터 게을렀기 때문”이라며 “이를 고치기 위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하나님이 받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선 민족의 상징은 게으른 것이다.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 지는 것이 조선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나중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공정성·객관성 문제를 지적하며 행정지도인 ‘권고’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위법행위 없었는데 문창극에게 ‘자진사퇴’ ‘지명철회’ 운운한 문재인
 
  해당 보도 이후 문창극 전 주필에 대한 ‘친일 망언’ 공세가 시작됐다. 당시 문재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자진사퇴를 기다리는 것 아닌가. 과감하게 지명을 철회할 수도 있을 텐데…(2014년 6월 19일)”라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왜 지명 철회를 하지 않느냐는 뜻으로 풀이되는 발언이다. 결국 문 전 주필은 지명 16일 만에 총리 후보자직을 사퇴했다. 이 경우에도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된 일은 없다. 의혹도 없었다. 그럼에도 과거 야당 국회의원 시절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의 ‘원칙’과 다르게 ‘자진사퇴’ ‘지명철회’를 운운했다.
 
  문 대통령이 아끼는 조국씨의 경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분법적 사고를 가감없이 드러내 ‘파시즘’이라는 비판을 자초한 바 있다.
 
  조씨는 지난 7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사와 무관하게 ‘경제전쟁’이 발발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닌 ‘애국이냐 이적이냐’다”라고 올렸다. 대통령의 참모가 소관 분야도 아닌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적인 글을 올리며 ‘항일(抗日)’을 독려한 게 정상적인 것일까.
 
  또 조씨는 7월 20일,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문재인 정권’과 다른 시각을 가진 이들을 향해 “최근 일부 정치인과 언론에서 이 문제에 무지하거나, 알면서도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씨는 8월 6일 페이스북에 “‘선생’은 ‘학생’을 비난하지 않는다”며 “서울대 내 태극기부대 같은 극우사상을 가진 학생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이는 자신에게 서울대 교수직 사퇴를 촉구한 서울대생들을 향한 글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는 ‘친일파’ ‘극우’라는 식으로 단정하는 조씨의 사고는 문제가 전혀 없을까.
 
 
  ‘조국 임명’ 반대한 국민의 목소리 외면한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이후 ‘정국 쇄신’차 시도된 ‘총리 교체’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문창극 전 주필 낙마 이후 새 총리 후보자 지명은 2015년 1월 23일에 있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했다. 이완구 당시 의원이 국무총리가 되는 과정의 결정적인 장애물은 ‘언론 통제 의혹’이었다. 당시 이 의원은 총리 후보자 신분으로 기자들과 만나 “언론인들 내가 대학총장도 만들어주고 교수도 만들어줬다” “김영란법에 기자를 포함해 검경에 붙잡혀 가서 당해봐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는 언론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깎아내린 듯한 그의 발언은 큰 파장을 초래했다. 이 의원은 “흥분 상태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신임 대표가 된 문재인 의원은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상태인 만큼 강경하게 나섰다.
 
  문 대표는 2015년 2월 8일, “이른 시일 안에 청문회에 임하는 당론을 정하겠다”면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같은 달 13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인준 처리가 연기된 것과 관련해서 “이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할 시간을 준 것”이라면서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문 대표는 또 “국민은 국격에 맞는 품격 있는 총리를 원한다”며 “이 후보자는 종전 후보자들보다 결격사유가 더 많고, 국무총리에 걸맞은 품격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국민과 대통령에 누를 덜 끼치는 길 찾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문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는 국민 여론이 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기관에 여야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하기를 청와대와 여당에 제안한다. 우리 당은 그 결과에 승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완구 총리 후보자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41%로 ‘적합하다’는 의견(29%)을 크게 앞섰다. 이처럼 과거에는 여론조사를 제안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8월 27~29일 실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조국 임명에 ‘반대’하는 의견이 57%, ‘찬성’이 27%였는데도 ‘지명철회’를 하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을 검증했는지, 검증하기는 한 건지…”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 검증’도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가 이미 두 번의 실패를 했으면 이번은 제대로 검증했어야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검증했는지, 검증하기는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총리 후보자 추천과 검증 세 번이나 실패하고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청와대의 모습은 기이하다”고 말했다.
 
  ‘부실한 인사 검증’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문재인 정권 역시 내세운 인사마다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밝힌 ‘병역면탈·부동산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 인사의 고위공직 배제’란 이른바 ‘5대 인사 원칙’은 시작부터 무용지물이 됐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출발한 이낙연 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이 원칙에 어긋났다. 이 밖에도 논란이 된 인물은 많았다. 그중엔 자진사퇴하는 이도 있었지만, 끝까지 버텨 국회에서 ‘인사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는데도 임명된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그러자 ‘문재인 청와대’는 기존 5대 원칙에 성 관련 범죄와 음주운전을 포함해 ‘7대 인사검증 기준’을 새로 내놨다. 그럼에도 ‘문재인 청와대’의 인사 참사는 계속됐다. 과거 문 대통령이 ‘박근혜 청와대’를 향해 말한 것처럼 “도대체 무엇을 검증했는지, 검증하기는 한 건지 궁금하다”는 비판이 쇄도했지만, ‘문재인 청와대’는 꿈쩍하지 않다가 지난 5월에 와서야 인사수석을 교체했다. 그러면서도 부실 검증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조국 민정수석은 그대로 놔뒀다. 이로써 조 수석은 ‘문재인 청와대 1기 참모’ 중 가장 오랜 기간 문재인 옆에 남은 사람으로 기록됐다.
 
 
  황교안 총리 지명에, 文 “야당과 다수 국민 바람 짓밟는 인사” 반발
 
문재인 대통령은 2015년 5월 지명된 황교안 당시 총리 후보자에 대해 “병역 기피 의혹 문제 하나만으로도 황 후보자는 총리직에 부적격”이라고 비판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가장 강하게 반대했던 인사는 현재 자유한국당 대표를 맡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다. 2015년 5월 21일, 박근혜 대통령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휘말려 사퇴한 이완구 총리의 후임으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을 내정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말 큰 실망이다. 대통령에게 국민 통합의 의지가 그렇게도 없는지 또 사람이 그렇게 없는지 실망을 금할 수밖에 없다”며 “야당과 다수 국민의 바람을 짓밟는 독선적인 인사”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장관의 경우 2013년 장관 청문회 당시 ▲‘삼성 X파일 사건’ 편파수사 ▲공안정국 조성 우려 ▲수임료 과다수령에 따른 전관예우 의혹이 제기됐다. 두드러기 질환인 ‘만성 담마진’ 탓에 ‘제2국민역’을 받고 병역이 면제된 일도 주요 검증 항목이었지만, 그의 위법행위는 드러난 게 없었다.
 
  그런데도 문 대표는 “병역기피 의혹 문제 하나만으로도 황 후보자는 총리직에 부적격(2015년 6월 10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서 “국민의 기본 의무를 지키지 않는 후보자에게 총리 자리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남북 대치 상황에서 국무총리는 병역의무에 떳떳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황 후보자에게 병역면제는 대학졸업 뒤에도 군대에 가지 않고 고시공부를 계속하는 길이었다”며 “병역 관련 반칙과 특권이 난무하던 시절에 병역면제로 사법시험 합격 기쁨까지 누렸다. 그 사유 역시 어느 국민도 믿지 못할 두드러기였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황 후보자 자신이 진료기록 등으로 자신의 면제가 정당하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입증하지 못하면 황 후보자는 대한민국에서 총리 자격이 없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 뒤엔 황 장관을 향해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까지 지명했던 6명의 후보자 중 가장 흠결 많은 후보”라면서 “병역기피와 사면자문, 전관예우, 세금탈루 의혹 등 규명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도 않고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인사청문회를 무력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야당 대표 문재인’과 ‘대통령 문재인’은 다른 사람인가?
 
박근혜(우) 대통령 재임 당시 ‘야당 대표’였던 문재인 의원은 ‘부실 인사 검증 논란’에 대해 “도대체 무엇을 검증했는지, 검증하기는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따졌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발언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진=뉴시스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야당 의원 또는 대표 시절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인사에 대해 혹평을 가했다. 명백하게 밝혀진 위법행위가 없는데도 건건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객관적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보다 그 정도가 덜한 의혹, 그마저도 2~3건 정도 제기된 후보자들에 대해 ‘자진사퇴’를 종용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안대희 총리 후보자의 경우 재산환원 계획을 밝히자 ‘기여총리제’라며 조롱했다. ‘매관매직’이란 것이다. 문창극 후보자에게는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이완구 후보자(총리 재임)에게는 “자격 의문” “결격 사유 많아” “품격 못 갖춰” 등의 평가를 하면서 여론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황교안 후보자에 대해서는 위법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병역면제 건을 놓고 “병역기피 의혹 문제 하나만으로도 황 후보자는 총리직에 부적격”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정작 자신이 임명권자가 됐을 때는 이와 유사한 온갖 의혹이 제기된 조국 법무부 장관의 경우에 “국민의 넓은 이해와 지지 당부한다”면서 임명을 강행했다. 과연 ‘원칙주의자 문재인’은 지난날 자신이 박근혜 정부 인사에 대해 내놨던 얘기들을 기억하고 있을까.⊙
조회 : 6128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1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Hee Bok Lee    (2019-09-25) 찬성 : 0   반대 : 0
일구이언은 이부지자?

201910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도서출간 배너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