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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흔들리는 외교안보 : 南北관계

문재인 정권이 ‘북한 바라기’임을 實證한다!

글 : 김정봉  유원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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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종전선언’에서 ‘대북제재 해제’로 목표 수정하자 文 정부도 돌변
⊙ 文 정부, 국가보안법 ‘철폐’ 대신 ‘무력화’로 목표 수정
⊙ 文 정부, 유엔 대북제재 피해서라도 北 지원하겠다는 건 아닌지 의심
⊙ ‘민족경제의 균형 발전’이란 말의 위험성
⊙ 文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란 소리 안 들으려면…

金正奉
1957년생.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 국가정보원 단장,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보 비서관,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소장 역임. 現 유원대 석좌교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018년 9월 19일 평양 5·1 경기장에서 만나 손을 잡고 번쩍 들었다. 사진=조선DB
  국민적 기대 속에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2년이 흘렀다.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에서 문재인 정부가 보여준 능력은 역대 모든 정권을 통틀어 최악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보고 있노라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 측은함이 교차한다.
 
  왜 이런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는지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基調)를 살펴보고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우리가 처해 있는 외교·안보의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해보자.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주사파 출신들이 장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정무직 인사(人事)의 기준은 능력보다는 이념적 동질성을 우선시했다. 그런데 이 주사파 출신들이 공식적 또는 공개적으로 주사파 활동을 한 데 대해 반성하거나 전향했다는 보도는 없었다. 문재인 정부의 이러한 친북적 주사파적인 이념 편향성이 대북정책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고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을 건국년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는 최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의 건국을 ‘미완의 임시정부’ 수립으로 간주한다. 문(文) 정부는 북한 정권도 ‘미완의 임시정부’로 간주하면서 남북에 존재하는 ‘미완의 임시정부’끼리 통일이 실현되어야 진정한 ‘건국’이 이루어진다는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다.
 
 
  민족공조 통한 비핵화 등 안보문제 해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소위 ‘3NO 정책’을 중국과 합의했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조선DB
  그러한 인식을 바닥에 깔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만 잘되면 다른 안보문제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 비핵화’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을 일차적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길게 풀어 설명하자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들 이를 ‘남쪽을 향해 사용하겠느냐’는 심산이다. 더욱이 남북관계만 개선되면 한미동맹에 균열이 가든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화되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문재인 정부가 야기한 ‘한미관계 소원화’ ‘대일(對日)관계의 적대관계화’ ‘중국에 대한 굴종외교’의 원초적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
 
  2017년 10월 3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 국감에서 ‘사드의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는다’ ‘미국의 MD체제에 참여하지 않는다’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소위 3NO 정책을 중국과 합의했다고 보고했다.
 
  3NO 정책은 국가 주권을 포기한 굴종적 외교의 전형이다. 집권 좌파세력이 ‘중국에 대한 굴종외교’에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것은 ▲사회주의 이념에 대한 유대감 ▲연방제 통일에 대한 중국의 지원 기대 ▲잔존하는 사회주의 종주국에 대한 사대주의 때문이 아닐까 추정해본다.
 
  북한 김씨 일가는 정권 창건(創建) 이래 단 한순간도 대남(對南)적화 전략을 포기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남북관계만 개선되면 북한이 핵무기·생화학무기를 보유해도, 방어가 불가능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해도 괜찮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문재인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최종 목표는 ‘연방제 통일’을 위한 기반 조성?
 
  문재인 정부가 꿈꾸는 통일은 우선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고, 교류협력과 대북지원을 통해 북한 경제를 고속성장시킴으로써 ‘남북한 경제공동체’(‘한반도 新경제지도’)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남북연방제에 의한 통일을 추진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보인다.
 
  좌파세력이 연방제에 의한 통일을 기도하고 있는 것은 2000년 6·15공동선언에 명확히 나타나 있다. 남북한은 6·15공동선언 제2조에서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연방제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이 요구하는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철폐’라는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보고, ‘전시작전권 환수’와 ‘국가보안법 무력화’에 우선적으로 착수했다. 북한의 핵 무장력 강화에 대한 대응 전략이 부재하고, 특히 최근 북한이 발사한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방어 수단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시작전권을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환수하려고 서두르는 궁극적 목적은 ‘주한미군의 철수’가 아닌가 의심이 간다.
 
  집권여당을 통해 국가보안법 철폐 주장도 간간이 나오고 있으나, 문재인 정부가 직접 국가보안법 철폐 주장을 하지는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보안법 철폐 대신 국가보안법 무력화로 전략 목표를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김정은의 서울 답방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을 때, ‘백두칭송위원회’ ‘위인맞이 환영단’ 등 일곱 개 정도의 친북단체가 결성되어 김정은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고 김정은 찬양 일색의 주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상 고무찬양죄로 재판에 회부되거나 구속됐다는 보도는 없었다. 이로써 현 정부하에서는 국가보안법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볼 수 있다. 국가보안법 무력화의 ‘결정판’은 김정은의 서울 답방이 실현되는 경우일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2007년 10·4공동선언 제2조에서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에서 나타난 ‘법률적 제도적 장치 정비’의 제1순위가 국가보안법 철폐 또는 무력화이다.
 
 
  ‘한반도 운전자론’의 허구
 
  문재인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한반도 운전자론’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서 2017년 6월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 7월 베를린선언, 8·15 경축사에서 강조됐다. 특히 8·15경축사에서는 “우리는 안보를 동맹국에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균형자론’의 재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이론이 나왔을 당시, 동북아 평화협력의 당사자들인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북한마저도 강력하게 비난함으로써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중재자론’은 2018년 3월 정의용 안보실장 등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하여 ‘미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시점에 시작됐다. 그러나 ‘중재자론’은 ① 북핵 문제의 최대 당사자인 대한민국이 ② 동맹국인 미국과 적대세력인 북한의 중간에 서서 비핵화 회담을 중재한다는 모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미국으로부터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됐고,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으로부터도 ‘남조선은 중재자가 아니다’라는 비난을 받게 되면서 ‘한반도 운전자론’ 역시 사실상 종언(終焉)을 고하고 말았다.
 
  지난 3월부터 문재인 정부는 ‘중재자론’을 포기하고 ‘촉진자론’을 내세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해서라도(대북 식량지원 등) 북한으로부터 모욕적 언사(오지랖, 넓은 중재자)를 당해가면서까지 김정은의 마음을 돌려 미북 비핵화 협상을 재개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현시점까지 북한은 묵묵부답이다. 따라서 이러한 ‘촉진자론’이 얼마나 존속될지도 의문이다.
 
 
  ‘종전선언’ 주장하다 ‘先대북제재 해제’로 전환
 
2018년 10월 3일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자유대연합 등 보수우파단체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종전선언’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조선DB
  북한은 현존하는 군사정전체제를 무력화하고, 유엔사령부를 해체한 후 미북 평화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는 전략으로 ‘종전선언’을 주장해왔다. 그러므로 ‘종전선언’은 북한이 한반도 공산화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첫 실마리(단추)’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문 제3조 3항에는 “남과 북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나가기로 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4·27 합의 이후 모든 외교적 역량을 종전선언 실현에 집중했다. 미국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정상회담과 국제회의에서 종전선언을 주장했다.
 
  그러나 돌연 북한이 ‘종전선언’에서 ‘대북제재 해제’로 전략목표를 바꾸자 문재인 정부는 그때부터 ‘먼저 대북제재를 해제해주어야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한다’는 논리를 전개하기 시작한다. 문재인 정부의 ‘북한 바라기’ 입장이 명백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북한이 종전선언 주장을 거둬들인 계기는 아이로니컬하게도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 시 미국 언론과의 기자회견 내용이 보도된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으로서 종전선언 이후에도 정전협정의 일부 조항은 유효하고, 유엔사령부가 해체되는 것도 아니며 자동으로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온갖 정치력을 동원하여 종전선언을 실현시킨다고 한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장하는 ‘종전선언’이라면 더 이상 추진할 실익(實益)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선(先)대북제재 해제’를 주장하자,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 대북제재를 우선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아세안+3 정상회담’ ‘ASEM정상회담’ ‘G-20정상회담’ 등은 물론이고 만나는 거의 모든 정상에게 적극 전개한다. 그런데 이러한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은 미국의 북한 비핵화 전략[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에 의한 비핵화 후 제재 해제]에 전면 배치될 뿐 아니라,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동시적 조치’와 ‘선(先) 제재 해제 후(後) 비핵화’ 주장과 맥을 같이하고 있어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이 폭주한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김정은의 에이전트(agent)’ 등으로 표현했다. 또 미국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이 실현이 불가능한 목표(先대북제재 해제)를 달성하려고 한다면서 ‘shooting for the moon(실현 불가능한 꿈을 가지려 한다)’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유엔 제재 위반 의심 사례 묵인
 
유엔안보리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개성연락사무소에 석유 반입을 한 것에 대해 문제 삼았다. 사진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2018년 9월 14일 북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앞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현판 제막식을 마친 뒤 이동하는 모습. 사진=조선DB
  문재인 정부는 2017년 9월과 10월 북한산 석탄 9000여t을 인천과 포항에 하역한 ‘스카이 에인절(Sky angel)호’와 ‘리치 글로리(Rich glory)호’를 억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 선박들은 2018년 7월 20일에도 아무런 제약 없이 우리 영해를 통과했다. 2017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는 제재 위반 선박을 나포·검색·억류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는 2018년 7월 19일(현지 기준) “유엔 제재를 위반해 북한 정권을 계속 지원하는 주체에 대해서는 독자적 행동 취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를 직접 겨냥했다. 유엔 제재 위반 의심 선박이 총 32회나 한국에 입항(入港)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억류하지 않았던 정부는 미국의 분노에 ‘억지성 해명’에만 급급하다가 정의용 안보실장을 미국에 파견하여 이를 무마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유엔 제재 및 한미 독자 제재 사항에 예외를 인정받은 것이 10여 건이나 된다. 이러한 사례는 정부가 대북제재를 앞장서 구멍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지난 3월 21일 북한 선박과의 정제유·석탄 불법 환적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 및 각국의 선박 95척의 이름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루니스(LUNIS)’라는 이름의 한국 선박 한 척도 포함됐다. 루니스호는 선박 대(對) 선박 석유류 불법 환적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북한의 불법 해상거래에 관한 주의보에서 “지난해 북한은 유엔이 금지한 선박 대(對) 선박 환적을 통해 정제유를 최소 263척의 유조선으로부터 인도받았다”며 “이들 유조선이 완전히 적재됐다면 북한은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허용되는 정제유(연간 50만 배럴)의 7.5배 이상인 378만 배럴을 수입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안보리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개성연락사무소에 석유 반입을 한 것도 문제 삼았다.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하지만, 유엔안보리 보고서는 “회원국은 정제 석유제품 북한 이전(移轉)을 보고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해본다면 문재인 정부는 유엔 제재망(網)을 피해서라도 북한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현재 미국은 영국,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 등 7개국과 연합하여 북한의 해상 불법 환적을 감시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도 포함되어 총 8개국이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한국은 북한 편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어 연합작전은 7개국만이 수행하고 한국은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4·27판문점선언은 북한의 요구에 끌려간 합의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남북공동선언인 ‘판문점 선언’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조선DB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8·15경축사를 통해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한반도 전쟁불가론이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 정부에 통보하지 않고 얼마든지 북한에 대한 전쟁을 개시할 수 있다는 것을 문재인 대통령도 잘 알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문 대통령의 주장은 정치적 주장에 불과한 것이지 대한민국의 국력에 기초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도 않다.
 
  미국의 군사적 옵션 준비는 ‘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최대의 압박과 개입)’ 전략의 일환으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북한 비핵화를 위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마지막 남은 옵션이 군사적 공격뿐이라면 실행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전쟁 불가론은 미 조야로부터 ‘미국의 일방적 행동에 대한 경고’로 간주됐다. 이 사건 이후로 한미동맹 관계는 점차 소원(疏遠)해졌다.
 
  한미동맹에 균열이 나타나게 되는 결정적 요인은 북한 비핵화 방안과 관련되어 있다. 미국은 FFVD에 의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되어야 대북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가 비핵화를 이끈다’는 논리로 대응하면서 미국으로부터 ‘한국은 북한 편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필자는 《로동신문》과 북한 방송을 보고 들으며 이를 분석하는 데 평생을 보냈다. 4·27 판문점 선언문을 보면서 북한의 논리전개와 요구사항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평생을 북한 사회주의 선전에 복무해온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도 필자와 똑같은 입장을 방송에 나와 밝혔다.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이 작성해온 문서에 한국 측은 서명만 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4·27정상회담 전에는 “북한 비핵화를 최우선 목표로 하겠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듯이 단칼에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4·27공동선언에 나타난 결과는 제3조 4항의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가 전부이다. 이 내용은 북한이 한반도 공산화 전략으로 내세워온 ‘한반도 비핵화’ 논리를 말만 바꾼 것이다. 북한은 4·27합의를 통해 ‘남조선의 대규모 대북지원을 약속받고’ ‘한국군을 무력화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으며, ‘한반도 비핵화’ 논리를 통해 ‘비핵화를 하지 않을 핑계’까지 확보했다.
 
  한편 판문점공동선언은 ‘10·4선언 2.0’이라고 할 만큼 10·4선언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다. 10·4선언 이행에 따른 비용은 최소 14조3000억원(2008년 통일부)부터 최대 153조원(2014년 금융위원회 보고서)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가 엄청나게 투입될 것이며, 투입된 혈세가 얼마나 회수가 가능할지, 그리고 우리 돈을 투입하고도 김정은에게 고맙다는 인사나 들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4·27선언의 또 다른 비극은 제2조 1항에서 나타난다.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9·19군사합의라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철저히 위태롭게 할 합의를 배태했다.
 
 
  9월 평양공동선언과 9·19군사합의
 
지난 2월 13일 강원도 고성 DMZ에서 ‘9·19군사합의’ 이행에 따라 시범 철수된 고성GP가 공개됐다. 이 GP는 남북이 가장 가까이 대치하던 곳으로, 군사합의에 따라 파괴된 다른 GP와 달리 군사적·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로 결정됐다. 사진=조선DB
  평양공동선언은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2020년 올림픽 공동 진출과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유치’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 것’ ‘김정은 서울 답방’ 등이 주 내용이다. 이 가운데 북한이 핵문제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북한이 남북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동창리 시설과 영변 핵시설 폐기”가 북한이 제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내세울 협상카드의 전부라는 것을 이미 간파했다.
 
  필자의 예상은 적중했다. 김정은은 ‘동창리 시설과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를 시도했다. 미국이 빅딜카드를 내세우면서 ‘북한의 FFVD에 의한 비핵화 후 제재 해제’를 고수하는 바람에 북한의 얄팍한 술수는 무산됐다.
 
  필자는 좌파 정부들이 북한과 합의 시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대책을 강구한다’는 표현에 경악한다.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게 남북한 경제력을 균등하게 하겠다는 것인가, 문제를 제기하면 즉각 변명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의미가 대한민국 경제의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북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여 북한 경제를 고속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9·19남북군사합의서는 북한이 핵포기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전혀 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군의 북한군에 대한 비대칭적 우위(優位)를 소멸시키고, 북한이 요구하는 사항을 알뜰하게 반영시킨 합의다. 이 합의는 북한군의 남침을 조기 경보하기 위한 우리 군(軍)의 능력을 저해하고, 한미연합 전력을 약화시켜 결국 주한미군 철수론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9·19남북군사합의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① 서해 완충지역 설정 시 우리 NLL 경계선을 공식 인정받지 않은 채 북한 측이 1999년 이래 주장해온 서해경비경계선을 그대로 수용함으로써 NLL 유명무실화의 단초를 제공했다.
 
  ② 서해 완충지역이 북측은 NLL로부터 50km인 반면 우리 군은 85km나 됨으로써 우리 군이 군사훈련을 할 수 있는 서해 지역 면적이 북한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해졌다.
 
  ③ NLL 인근 지역을 비롯하여 경기도 전역에서 우리 함포와 해안포, 대함미사일이 작동하지 못하도록 커버가 씌워져 있어 북한 함정이 선제공격한 후 도주하더라도 즉각적 대응이 불가능하다.
 
  ④ 서해 5도(島)가 수도권 방어를 위한 전초기지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의로 서해 5도에서 우리 군의 작전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반면 남포와 평양을 방어하고 있는 초도(황해북도 과일군)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써 우리 군은 경기도 전역에서 훈련을 할 수 없는 반면 북한군은 제약 없이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
 
  ⑤ 비행금지 구역을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서부 20km, 동부 40km까지 설정함으로써 우리 군은 북한군의 남침동향을 조기 경보하는 능력에 제약을 받고, 북한군의 전면 남침 시 우리 공군기의 초기대응을 어렵게 했다.
 
  ⑥ 남북 합의 시 유엔사 관할지역에 대한 유엔사의 동의를 받지 않아 유엔사를 무실화시키려고 했으며, G.P 시범 철수에 있어 남한(80여 개)과 북한(240여 개)의 G.P 숫자가 확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동수(11개소) 철수를 합의함으로써 북한 측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초래했다.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포함하여 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 와해를 우려하여 예비역 장군들은 ‘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예비역 장성단’을 지난 1월 30일 결성하고, 9·19군사합의를 ‘항복문서’로 규정하고 이의 폐기를 주장했다.
 
 
  인권문제
 
지난 1월 7일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면담하기 위해 접견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조선DB
  문재인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좌파들은 정통 좌파들과도 거리가 멀다. 정통 좌파 지식인들은 인권 탄압에 분노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투쟁한다. 문재인 정부의 주사파들은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탈북자들의 한국행에 협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는 비극적 상황에서도 보호하기를 포기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에 정착하여 북한 민주화와 인권보호, 그리고 탈북자 한국 송환에 노력하고 있는 탈북자 단체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월 발간된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문 정부가 탈북단체의 북한 비판을 막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우리 동맹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년간 계속된 탈북자동지회에 대한 국정원 예산 지원을 중단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정부가 올해 북한자유주간 행사 예산을 주겠다고 해놓고 갑자기 줄 수 없다고 통보함으로써 사실상 대북 인권활동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6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인권재단이 설립되어야 하나, 이사진을 구성하지 않음으로써 재단 사무실이 폐쇄되고 직원을 해산시켰다. 한편 2016년 9월 외교부에 신설된 북한인권 국제협력대사 자리는 1년 이상 공석으로 있다. 초대 대사는 이정훈 대사로 2017년 8월 임기가 만료됐으나, 정부는 후임자를 지정하지 않고 있다.
 
 
  提言
 
  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는 미국의 대북 제재가 해제되지 않을 뿐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이 상존하므로,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빅딜카드에 의한 FFVD 방식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지지선언을 해야 한다. 그래야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한반도에 평화가 조성됐다는 주장이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이다.
 
  ②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이 대남적화 전략을 포기하는 데에서 시작될 수 있다.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의 대남도발을 중지시키려면 대남적화 전략을 규정하고 있는 ‘당(黨) 규약 전문’과 ‘유일영도10대 원칙’의 개정을 실현시켜야 할 것이다.
 
  ③ 김대중 전 대통령도 ‘한미동맹은 숙명’이란 말을 했다고 한다. 한반도 평화 그리고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를 원한다면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중단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 그 길만이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대해 한 표현인 ‘작은 나라’가 북한과 중국이라는 공산세력으로부터 국가 안보와 국가 자존을 지킬 수 있다.
 
  ④ 전작권 환수를 임기 내 실현하려 서두르는 것은 위험하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안다.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미국이 한미연합사를 지휘해야 북한의 핵사용 욕망을 억제할 수 있다. 한미연합사가 존속하면 대규모 전쟁은 미국이 알아서 해주는 시스템이므로 중국의 도발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전작권 환수를 해야 국가 자존심이 선다는 태도는 정치적 선전술로는 훌륭하지만 ‘김정은 또는 시진핑’ 앞에서 삼전도(三田渡)의 굴욕을 재현하기 싫거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권고한다.
 
  ⑤ 북한 핵무기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한·미·일이 힘을 합해야 북한의 핵도발 야욕을 분쇄하고, 중국의 남중국해 영해화를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일관계가 조속히 복원되어야 한다.
 
  ⑥ 탈(脫)원전 정책으로 우리의 독자적 핵무장 잠재력을 말살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핵기술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 우리가 탈원전으로 원전 기술이 낙후되게 되면 영원히 미래 신무기 개발에서 뒤처질 것이다.
 
  ⑦ 북핵 문제 해결 시까지 군(軍) 복무기간 단축은 연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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