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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6·13지방선거

수도권에서 全敗한 野 후보들 동행취재

야권 후보 4人은 패배를 예감하면서도 선거에 뛰어들었다!

글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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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복 ‘밑바닥 행정가’ 자임… ‘親朴’ 꼬리표엔 정색
⊙ ‘극단적 평가’ 받는 연예인 이모씨와 구석구석 돈 유정복
⊙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차용해 경제도지사 자임한 남경필
⊙ ‘모모랜드’의 ‘뿜뿜’ 개사, 영화 〈킹스맨〉 패러디한 남경필
⊙ 김근식·차명진 문자 메시지로 희비 엇갈린 김문수·안철수
⊙ 문자 메시지 공개되자 김문수 측은 무덤덤, 안철수 측은 ‘당황’
  수도권 야권 광역단체장 후보 4명(김문수, 안철수, 남경필, 유정복)이 전원 낙선함으로써 중앙 권력뿐 아니라 지방 권력도 여당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여당이 석권한 것은 1998년 지방선거 이래 최초의 일이다. 그동안 선거 기간 내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패배는 예상돼 왔었다. 수도권에서 ‘단 한 지역만 차지해도 선전(善戰)’이라고 할 정도였다.
 
  《월간조선》은 선거 기간 동안 경기도와 인천광역시 두 지역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에게 동행취재를 요청했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경기)와 박남춘 후보(인천) 측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에 대한 답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경기)와 유정복 후보(인천)만 취재할 수 있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월간조선》이 김문수·안철수 양 후보를 인터뷰한 적이 있어 동행취재가 아닌, 양 캠프의 관계자들을 통해 동향을 체크했다.
 
 
  ‘서인부대’
 
  맨 처음 찾은 곳은 인천이었다. 인천시는 인천이 경제지표상으로 부산을 압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서울, 부산, 대구, 대전…’이 아니라 ‘서울, 인천, 부산, 대구…’ 순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른바 ‘서인부대’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 규모는 80조9000억원으로, 부산(81조2000억원)과의 차이가 3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2016년 인천 3.8%, 부산 1.7%)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세 규모도 올해 인천이 3조8321억원, 부산이 3조9249억원 규모로 엇비슷하다. 인천의 인구는 301만5609명(2018년 3월 말 기준·유권자수는 289만6652명)이고 부산은 352만8341명(유권자수 293만2179명)으로, 유권자수 역시 부산과 비슷하다. 향후 통일이 된다면 인천의 역할이 지금보다 커질 거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유정복 “(‘친박’이란 주장은) 정치적 선동일 뿐”
 
지난 5월 31일 인천시청 1층 회의실에서 《월간조선》과 인터뷰하는 유정복 후보. 이 자리에서 유 후보는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총 3조7000억원의 빚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사진=《월간조선》
  지난 5월 31일 오전 11시 유정복 후보는 인천시청 앞 광장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 후보는 “300만 시민과 함께 피를 토하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정상화시킨 인천을 거짓말을 일삼는 무능한 세력으로부터 지켜 내겠다”며 “겨우 찾은 시민행복의 불씨를 반드시 지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정식 직전 유정복 후보와 시청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인터뷰 녹취를 들어 보면, 모든 후보가 으레 그렇듯 유 후보 역시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도에 대해 “(실제 결과는) 지금의 여론조사와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에게 ‘인천 시민들의 정치적 성향이 바뀌어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낮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뿐이지 성향이 바뀐 건 아니다”라며 “인천 시민들은 대통령을 바라보기 보다는 일하는 시장을 원한다. 결국 책임 있는 일꾼을 선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정복 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바 ‘친박’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비서실장, 2012년 대선에선 새누리당 대선기획단에서 직능본부를 총괄했다. 이후 박(朴) 정부에서 안전행정부(지금의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다. 그에게 “아직도 ‘친박’이란 꼬리표가 남아있는 것 아니냐”고 하자 “그런 주장은 정치적으로 이익을 보기 위한 선동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시민 생활과 관계가 없는 주장이다. 유권자들이 올바르게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확신했다.
 
  유정복 후보는 지난 4년간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인천시 부채 3조7000억원을 줄인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유 후보는 “전임 시장을 탓하는 것으로 오해할까 봐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전임 시장이 경영·부채관리에 실패했고, 부동산 경기 둔화, 무리한 사업 투자, 아시안게임 유치 등으로 많은 재원(財源)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엔 1000억~2000억원 받던 국고보조금을 내 재임 중엔 1조9000억원을 지원 받았다.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총 3조7000억원의 빚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김포군수, 인천서구청장 등 ‘밑바닥 행정가’를 지냈던 점을 강조하며 “행정가로서의 능력이 발휘돼 (부채를) 갚을 수 있었다”고 자찬하기도 했다.
 
 
  모래내시장 건너뛴 유정복 후보
 
  유정복 후보 측이 오후 유세 지역으로 선정한 곳은 주안역 지하상가, 논현동 홈플러스 앞, 소래포구였다. 당초 오후 유세는 모래내시장에서 시작하기로 계획돼 있었지만 유 후보는 이곳을 건너뛰었다. 캠프 관계자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며칠 전 모 방송국에서 이곳을 도는 유 후보를 한 번 취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래내시장은 1980년대 초반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형성된 인천 최대의 재래시장이다.
 
  그 대신 유 후보는 주안역 지하상가를 찾았다. 원래 인천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지하상가는 부평역 지하상가다. 이곳이 ‘단일 면적 최다(最多) 점포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됐기 때문이다. 기자는 이날 모래내시장과 주안역 지하상가 두 군데를 다 가 봤는데, 모래내시장의 유동인구가 월등히 많았다. 주안역 지하상가는 한산해 돌아다니기 민망할 정도였다. ‘최저임금 인상, 물가 오름세 등으로 인해 재래시장을 두세 번 방문해도 후보 입장에선 나쁠 게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언론에 한 번 보도됐기 때문에 찾지 않았다’는 캠프 관계자의 말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모래내시장에 갔다가 유 후보를 놓친 기자는 이곳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45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가족들이 십시일반 돕고 있다”고 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B씨(56)도 “경기(景氣) 자체가 아예 없어 가게를 접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두 사람에게 이번 시장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할지 물었더니, 즉답을 피했다. A씨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죽겠다. 그런 점에서 구관이 명관 아니겠냐”고 했다. B씨는 “그동안 ○○당만 찍었는데 지금은 죽기 일보 직전이다. 누굴 찍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목이 쉬어 있는 상태로 유세에 나선 유정복 후보
 
인천 남동구 논현동 홈플러스 앞에서 유세 직전의 유정복 후보(가운데). 이날 유 후보는 목이 쉬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사진=《월간조선》
  이날 유정복 후보 측이 세(勢)를 집중한 곳은 남동구 논현동 홈플러스 일대 유세였다. 캠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논현동은 유 후보가 거주하는 지역이자 인천에서 소위 ‘뜨는’ 신흥 주거지역이라고 한다. 신규 아파트와 신생 상가들이 즐비한 이곳의 대로(大路) 한쪽에 유세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차량에 설치된 LED 화면에는 시장 시절 유 후보가 이룬 치적을 홍보하는 영상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 옆에선 수십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율동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유 후보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들, 해당 지역 시·구의원 후보들이 잇달아 손짓을 했지만, 기자가 봤을 때 시민들의 반응은 다소 시큰둥해 보였다. 우선 유정복 후보의 목소리가 너무 쉬어 있는 상태라 목소리가 시민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도 적었다. 통상 논현동과 같은 신흥 주거 지역엔 연령대로 따졌을 때 20~40대 젊은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한국의 정치 구조상 그들 중 상당수를 친여(親與) 지지자로 분류할 수 있다.
 
  유정복 후보는 “중단 없는 인천의 발전을 이어 나가야 한다”며 “지난 4년간 죽도록 일하며 파산 직전의 인천을 정상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4년간 복지예산을 대도시 중에서 제일 많이 확보했다”며 “인천을 제1의 행복도시, 제1의 복지도시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천발(發) KTX 건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나처럼 사심(私心) 없이 일하는 후보를 뽑아야지 무임승차하려는 사람을 지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정복 후보 곁에 등장한 연예인 이모씨
 
유정복 후보는 연예인 이모씨와 함께 논현동과 부평역 일대 상점과 식당을 돌았다. 사진=《월간조선》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인천시당 위원장)도 유정복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민경욱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과 무분별한 복지 확대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인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능한 유정복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 의원은 유정복 후보가 시장 재임 중 부채를 갚은 점을 강조하며 “3조7000억원은 하루에 1000만원씩 1000년을 갚아야 하는 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KBS 메인 앵커 출신인 그가 연단에 오르자 차츰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1시간에 걸친 유세가 끝나자 유정복 후보는 인근 상점을 한 군데 한 군데씩 돌며 명함을 돌리기 시작했다. 대여섯 명의 참모가 유 후보 곁에 따라붙었는데, 이때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덩치가 좋고 입담이 좋아 TV 쇼프로그램의 단골 게스트로 출연하는 연예인 이모씨였다. 인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유정복 후보를 홍보하는 데 열중했다. 가령 이런 식이었다.
 
  “(지나가는 중년 여성에게) 누나, 이분(유정복 후보) 알지? 기호 2번 유정복 후보야. 지금 인천시장이야. 꼭 2번 찍어. 알았지?”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얘들아. 여기 이분이 유정복 후보야. 기호 2번. 집에 가서 부모님들한테 인천시장은 기호 2번이라고 해.”
 
  “(어느 식당에서) 여러분, 기호 2번 유정복 후보입니다. 인천 경제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후보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목이 쉬어서인지 유정복 후보는 시민들에게 명함만 나눠주고, 자신에 대한 홍보는 넉살 좋은 이씨가 대신 해 주는 형국이었다. 이씨는 자유한국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반팔 티셔츠를 입은 채 땀을 뻘뻘 흘리며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이씨를 앞세운 이유는?
 
지난 6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유정복 후보(가운데)가 정태옥 의원의 인천·부천 비하 발언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인천 시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런 이씨를 보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유 후보가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을 내세워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자신의 인지도를 극대화하려 한다는 느낌이었다. 이 같은 선거운동 방식은 거의 모든 선거 때마다 있어 왔다. 대선 때는 ‘연예인 유세단’을 따로 구성할 정도니 말이다. 두 번째는 이씨가 갖고 있는 이미지였다. 그는 인지도가 높은 인물임에는 분명했다. 하지만 몇 해 전 그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한동안 방송 출연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었다. 그 이후에도 간간이 논란의 중심에 서 인터넷상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비호감 연예인’이란 내용이 많이 나온다. 이씨가 자발적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했는지, 아니면 유 후보 측의 요청으로 나섰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극단적인 평가를 받아 온 인물을 앞세운 건 상당한 모험으로 비쳐졌다.
 
  이날 논현동에서만 유 후보와 이씨는 약 30~40여 개 상점을 일일이 돌아다녔다. 꽤나 더운 날씨였음에도 유 후보는 지치지 않는 듯했다. 빨간색 점퍼에 등산화를 신은 유 후보는 ‘공중부양’을 방불케 할 정도로 걸음걸이가 빨랐다. 한 참모는 “우리 후보님 걸음걸이 참 빠르시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과 스킨십하는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상점에 들어가 명함을 나눠주고, 악수하고 나오는데 걸린 시간이 평균 1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인천 최대 번화가인 부평역 인근으로…
 
  논현동 홈플러스 건너편 상점을 순회한 유 후보의 다음 행선지는 그곳에서 멀지 않은 소래포구였다. 소래포구는 생선회에 소주를 벗 삼아 하루의 피로를 풀고자 인천 시민들이 자주 찾는 명소다. 주말엔 원근 각지의 사람들이 몰려오기도 한다. 소래포구를 찾고자 했던 유 후보 측은 갑자기 행선지를 부평역으로 돌렸다. 평일 저녁이라 소래포구에 사람이 많이 없다는 판단에서 급히 목적지를 바꾼 것이었다. 캠프 관계자의 차를 얻어 타고 논현동에서 부평역으로 향했다. 기자를 태워 준 캠프 관계자는 인천 출신으로, H건설에서 오래 근무하다가 퇴직했다고 한다. 유정복 후보와 나이가 엇비슷해 친구처럼 지낸다고도 했다. 그는 퇴직 후 곧바로 캠프의 중책을 맡게 됐다며, 가장 힘든 건 ‘늦게 퇴근해 새벽같이 출근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식 유세 첫날이었음에도 운전을 하는 그에게서 피로감이 엿보였다.
 
  오후 6시 30분께 부평역에 다다랐을 때 유 후보 일행은 인근 유흥가, 즉 ‘먹자골목’를 한 바퀴 돌 계획을 세웠다. 저녁 시간대라 그런지 식사와 함께 술 한잔 하려는 사람들이 식당과 술집에 즐비했다. 부평역 일대는 인천의 최대 번화가이기도 하다. 상업지역이라 젊은층의 유동(流動)이 특히 많은 곳이다.
 
 
  탄력 붙은 유정복 후보… “버려지는 명함 거의 없었다”
 
  이곳에서도 연예인 이씨의 역할이 단연 돋보였다. 유 후보는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약 세 시간가량 먹자골목을 돌았는데, 이때 이씨는 시민들을 상대로 이른바 ‘셀카 신공(神功)’을 선보였다. 술집이나 식당에 들어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유 후보, 그리고 자신이 나란히 셀카를 찍는 것이었다. 촬영이 끝난 뒤 이씨는 “SNS에 올려!”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유 후보와 이씨가 먹자골목 일대를 훑고 다니자 차츰 사람들의 이목이 이들 두 사람에게로 쏠렸다. 20대 젊은 여성은 이씨를 보자 “어머!” 하며 깜짝 놀랐고, 이씨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이리 와서 유정복 시장님과 사진 한 장 찍자”고 유도했다. 유 후보는 처음에는 어색해하는 듯했지만 이내 탄력이 붙어 자연스럽게 시민들과 셀카를 찍기 시작했다.
 
  거리에서 유 후보 명함을 나눠주던 20대로 보이는 선거 운동원에게 하루에 나눠주는 명함이 몇 장 정도인지 물었더니 “1만 장 정도”라고 말했다. 기자는 먹자골목 바닥에 버려진 유정복 후보 명함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다. 버려진 명함이 많으면 그만큼 해당 후보에 대한 관심이 적거나,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유흥가이기 때문에 바닥에 버리는 걸 그다지 신경 쓰는(?) 분위기도 아니다. 확인 결과 버려진 유 후보 명함은 그리 많지 않았다. 선거운동원에게 이 이야기를 해 줬더니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며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유 후보에 대해 이런 말도 했다. “(유정복) 시장님은 식당이나 술집에 유세 차 들어가면 제일 나중에 나온다. 그 이유는 종업원들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늦게까지 수고하는 종업원들을 일일이 격려하기 위함이다.”
 
  논현동에서와 달리 부평에서는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유 후보의 모습이 두드러졌다. 셀카 촬영도 그러한 스킨십의 일환으로 보였다. 논현동에서의 선거운동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유연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논현동에선 말수 줄이고 재빠르게 명함만 나눠줬는데, 이곳에선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먹자골목에서의 유세가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 한 호프집 점주가 유정복 후보를 붙잡고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대충 이런 얘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저희한테는 안 오셔도 돼요. 이미 마음을 정했으니까요. …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최저임금이 너무 올라 힘듭니다. 서민경제 살린다고 해 놓고 서민들을 못살게 하는 것 같습니다. 뭔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죠.”
 
  앞서 모래내시장 상인들이 했던 얘기와 비슷했다. 한 젊은이는 유 후보에게 “20대가 민주당만 지지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 달라. 지금의 민심은 왜곡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유 후보는 다소 고무되는 듯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이날 유정복 후보 측에서 계획한 선거운동의 콘셉트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겨냥한 것이라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대(對)정부 불만을 유 후보에 대한 지지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유정복 후보도 나름 흡족해하는 눈치였다.
 
 
  “정태옥 발언 봉합… (지지율) 박남춘 후보와 엇비슷”
 
  밤 10시가 다 돼서야 유 후보 일행은 한 고깃집에 앉아 늦은 저녁을 들었다. 유세 도중 “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유 후보에게 “아까 못한 인터뷰할 시간을 꼭 내 달라”고 했는데, 그는 그 약속을 지켰다. 못다 한 인터뷰는 그렇게 고깃집 한쪽에서 이뤄졌다. ‘오늘 유세를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인가’라고 묻자 유 후보는 점수에 대해선 말하지 않고 이렇게 답변했다.
 
  “4년 동안 시장을 해서 그런지 제 진심이 시민들에게 전달이 됐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현장의 반응이 좋았다. 봐서 알겠지만 격려도 많이 받았고, 따뜻한 말도 많이 들었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지원 대책’에 대해 묻자 그는 “아까 어떤 젊은 여성분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때문에 죽겠다고 하는 걸 보지 않았느냐”며 자신은 이미 이에 관련된 대책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시(市)에 소상공인 지원 전담 과(課) 설치 ▲소상공인 지원 관련 조례 제정 ▲금융지원센터 설치가 그것이었다. 또한 소상공인을 위한 ‘인처너 카드’를 만들어 카드수수료를 0.5% 할인해 줄 계획이라고도 했다(할인율은 市에서 보조).
 
  지난 6월 9일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의 이른바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으로 유정복 후보는 뜻하지 않은 위기에 처했다. 결국 정태옥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책임지고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지난 6월 11일 유 후보 측 정근영 공보단장은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정 의원의 발언은 봉합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지지층 역시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 박남춘 후보와 엇비슷한 것으로 나온다”며 해볼 만한 승부라고 자신하는 투였다.
 
 
  심재철 부의장 “쌀맛 좋은 이천을 살맛 나는 이천으로 만들자”
 
지난 6월 7일 심재철 국회부의장(유세 차량 위에 있는 이)은 경기도 이천 관고시장에서 열린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심재철 부의장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진=《월간조선》
  남경필 후보가 출마한 경기도는 면적 1만172km², 인구 1231만5403명, 유권자수 967만9317명이다. 시·군의 수만 해도 32개에 달한다. 사실 이곳을 찾기 전 경기도의 땅덩어리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막상 취재에 나서 보니 경기도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남경필 후보의 유세 동선(動線)은 팔당-이천-안성-남양주-구리였다. 하루 만에 혼자서 이 동선을 다 돈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래서 이천과 남양주, 구리만 동행하기로 했다. 내비게이션으로 이 세 군데를 다닌 거리를 계산해 보니 약 200km 정도였다.
 
  쌀과 도자기로 유명한 경기도 이천의 유세 장소는 관고시장이었다. 관고시장은 1960~1970년대 형성된 이천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이다. 2014년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실시한 ‘2014년 온 국민이 단골이 되는 매력 넘치는 시장 만들기 캠페인’에서 최우수 시장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날씨가 무더웠음에도 시장에는 꽤 많은 사람이 운집해 있었다. 도로 한쪽엔 상인들이 전(廛)을 펴고 옷가지를 비롯해 여러 물품을 내다 팔고 있었다.
 
  그 맞은편에 유세 차량이 자리를 잡았다.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해 빨간색 옷을 입은 시·도의원 후보들이 차량 주변에 위치했다. 그즈음 검은색 세단 한 대가 유세 차량 앞에 정차했다. 차에서 내린 이는 남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심재철 국회부의장이었다. 심재철 부의장은 지팡이를 짚은 채 유세 차량에 올라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심 부의장의 일성(一聲)은 문재인 정부 비판이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진 게 없다”며 “최저임금 폭탄 등 경제는 급속도로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심 부의장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남경필 후보를 찍어야 한다. 쌀맛 좋은 이천을 살맛 나는 이천으로 만들자”며 남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빌 클린턴의 캐치프레이즈 차용한 남경필 후보
 
이천 관고시장에서 연설하는 남경필 후보(유세 차량 위 마이크 잡은 이). 이날 남 후보는 빌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내세웠던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란 캐치프레이즈를 차용했다. 사진=《월간조선》
  이윽고 남경필 후보가 유세 차량에 올랐다. 남 후보는 김경희 자유한국당 이천시장 후보와 함께 서 있었다. 이 자리에서 남 후보는 ‘경제도지사’를 자임하며 1992년 미국 대선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내세웠던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란 캐치프레이즈를 소개했다. 자신을 빌 클린턴에 비유하는 듯했다. 남 후보는 “지금 우리나라의 물가, 세금, 최저임금 등 각종 문제가 심각하다”며 “경제도지사인 내가 당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재임 중 62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는데 이는 전국 신규 일자리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무상복지’에 대해 “무상복지는 받을 땐 달콤하고 좋지만 나중엔 독이 된다”며 “나는 무차별 복지는 물론 포퓰리즘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 자신의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인 여야 연정을 지속시켜 “문재인 정부가 잘하는 부분에 대해선 적극 협력하고, 못하는 점은 따끔하게 지적하겠다”고 했다. 남 후보는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듯이 보수도 변해야 한다”고도 했다.
 
  여성들의 표심을 공략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에 대한 보상을 해 준 적이 없다”며 ‘경력단절녀’들의 자기계발과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여성 3명이 모여 창업에 대한 제안서를 도(道)에 제출해 통과하면 5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남 후보는 김경희 후보와 함께 공동 정책협약서를 낭독했다. 정책협약서 내용은 ▲SK하이닉스 집중 연구단지 조성 ▲이천-대포간·덕평-매곡간 도로 확포장 ▲동부권 중증외상 환자 이송체계 구축 ▲도시가스 공급 등 이천시의 12가지 현안에 대해 서로 힘을 합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남경필 후보는 6·13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서면서 5대 정책공약과 함께 도내 31개 시·군별 맞춤 공약을 발표했다. 시·군별 맞춤 공약은 도민 개개인을 보다 행복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만든 촘촘하고 세밀하게 설계된 ‘생활밀착형’ 정책이란 게 캠프 측 설명이다. ‘정책협약식’은 남 후보와 시장·군수 후보가 맞춤형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마련됐다.
 
 
  ‘모모랜드’의 ‘뿜뿜’, 영화 〈킹스맨〉 패러디
 
남경필 후보는 매 유세 때마다 ‘모모랜드’의 ‘뿜뿜’을 개사해 따라 부르며 율동도 같이 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월간조선》
  남경필 후보는 나이(53세)에 비해 젊은 감각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흔적이 역력했다. 기자는 지난 5월 초 《월간조선》 인터뷰를 위해 남 후보를 만난 적이 있다. 그의 첫인상은 ‘말끔한 소년의 얼굴을 한 중년’이었다. 언변에도 자신감이 묻어 났다. 인터뷰에서 그는 “〈킹스맨〉이란 영화를 모티브로 홍보 영상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영상에서 남 후보는 이 영화의 주인공 콜린 퍼스를 패러디해 테일러숍(Taylor Shop·양복점)에서 수트를 차려 입는다. 그리고 맨 마지막엔 ‘기호 2번 남경필’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래서 그런지 유세 방식도 독특했다. 남 후보는 유세 때마다 십수 명의 20대 여성들로 구성된 안무팀과 함께했다. 이들의 군무(群舞)는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걸그룹 ‘모모랜드’의 ‘뿜뿜’을 개사해 박력 있는 율동을 유권자들에게 선보인 것이다. “경필 너만 믿을거야~ 기호 2번 남남남남남남경필~ 남경필~ 남경필과 우리 경기 뿜뿜 뿜뿜~”이란 가사는 남 후보만의 감각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엔 “신선하다” “재밌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남양주시 진접농협 앞 유세에서 남경필 후보(뒷줄 가운데)가 예창근 자유한국당 남양주시장 후보(남 후보 왼쪽)와 공동 정책협약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월간조선》
  이천에서 점심을 때우고 경기도 남양주시로 향했다. 남양주시 유세 장소는 진접읍 진접농협 앞이었다. 진접농협 앞엔 시장이 형성돼 있었는데, 좁은 삼거리엔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 있었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안무팀의 율동이 있었다. 이를 촬영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때문에 차량 통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남양주에서의 남 후보 연설 내용은 이천에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곳 유세에서도 예창근 자유한국당 남양주시장 후보가 함께했다. 이들 두 사람은 이천에서도 그러했듯, 공동 정책협약서를 낭독하고 협약서에 사인했다. 남 후보는 자신의 피켓 사진을 든 자원봉사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때론 안무팀의 율동을 따라하기도 했다. 이후 일정은 롯데백화점과 연결돼 있는 구리역에서 퇴근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농수산물시장으로 이동해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구리역 유세에서는 시민들이 꽃을 선물하고 “힘내라”고 하는 등 남 후보에게 격려와 덕담이 이어지는 장면도 있었다.
 
 
  남경필 캠프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이천 관고시장에서 YTN과 인터뷰하는 남경필 후보. 사진=《월간조선》
  이날 유세에서 남 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된 ‘땅 투기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제기된 이른바 ‘불륜 의혹’에 대해선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 다만 관고시장 유세 후 YTN과 가진 인터뷰에서 “상대방 후보가 아주 강력한 네거티브를 저한테 매일매일 하고 있다. 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긴다”고 자신했다. 남경필 캠프의 채성령 일정총괄팀장(전 경기도 대변인)은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고 말했다. 채성령 팀장은 “당 네이버 블로그에 이재명 후보가 과거 친형과 형수에게 욕설한 내용이 포함된 음성파일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자 네이버는 한국당이 블로그에 올린 이 후보의 음성파일의 접속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채 팀장은 지난 7일 “중앙선관위로부터 공공의 이익과 관련,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어 선거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의 음성파일 등 후보 검증과 관련된 게시물을 올리는 건 정당하고 합법적인 활동이자 선거운동이라는 취지였다. 채성령 팀장은 “후보자 개인의 정보 보호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
 
 
  차명진·김근식 문자 메시지 유출로 암초 만난 ‘김문수·안철수’ 단일화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단일화’ 여부였다. 지난 6월 3일 《조선일보》에 양 후보가 심야회동을 갖고 단일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되자 더욱 관심이 쏠렸다. 보도가 나간 지 이틀 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나름 특종급”이라며 카카오톡으로 캡처 사진 두 장을 보내 왔다. 김문수 후보 측 차명진 전 의원과 안철수 후보 측 김근식 캠프 대변인(경남대 교수)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였다.
 
  김 대변인은 차 전 의원에게 “지선(地選) 이후, 야권 재편이 바람직하게 되어야 2년 뒤 총선에서 문 정부 심판할 수 있는데, 김문수 후보가 홍과 공존을 도모해서 당권 염두 두는 것보다 찰스와 함께 향후 중도보수 혁신의 야권 개편의 주역이 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요”라고 썼다. 이어 “찰스 밀어주고 이후 한국당에서 홍 제끼고 찰스와 함께 야권 재편 주도하는 게? 답답해서 적어보았네요”라고도 썼다. 여기서 ‘홍’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찰스’는 안철수 후보를 말한다. 이에 차 전 의원은 ‘안철수 측의 단일화 논리가 틀린 점’이란 제목의 글을 써 김 대변인에게 보냈다. 요지는 일방적으로 김문수한테 양보하라는 건 정치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며 시장 후보 둘만 단일화하면 된다는 생각은 정치 현실을 모르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준 이는 “안철수 후보 측 핵심 인사가 김문수 후보 측에 ‘홍준표 대표를 제끼고 야권 개편에 나서자’고 제의한 건 뉴스”라며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문수·안철수 후보 모두 지난 4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후보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었다. 기자는 지난 6월 5일 《월간조선》 뉴스룸에 ‘찰스(안철수) 밀어주고, 홍(홍준표) 제끼고…’라는 제하의 기사를 작성, 이 문자 메시지 내용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후 《조선일보》, ‘jtbc’ 등을 비롯해 몇몇 매체가 이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문자 메시지 내용이 보도되자 김문수 후보 측은 ‘무덤덤’했고, 안철수 후보 측은 ‘당황’하는 기색이 엿보였다. 김문수 캠프 관계자는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애초부터 우리는 단일화할 생각이 없었다. 저쪽(안철수 캠프)에서 김문수 후보와 홍준표 대표 사이를 갈라놓는 일종의 ‘이간계(離間計)’를 썼지만, 우리는 거기에 넘어갈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철수 캠프 측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사전투표 전날인 6월 7일까지 가닥을 잡지 못했고, 결국 단일화는 불발됐다.
 
  유정복 후보와 남경필 후보의 유세를 요약하면, 유 후보는 ‘밀착형’, 남 후보는 ‘이미지형’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었다. 꾸밈없이 우직하게 시민들에게 파고드는 유정복 후보와 달리 남경필 후보는 젊은 감각을 앞세워 이미지를 어필하려는 느낌이 강했다.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3선 저지’란 공통의 목표로 출마한 김문수·안철수 후보는 단일화가 불발됨으로써 사실상 보수·중도표가 갈라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들 네 후보는 선거 전부터 지지율에서 상대 후보에게 큰 표차로 밀리고 있었다. 지지율 상 이들은 사실상 패배를 예상하고 선거를 치르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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