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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6·13지방선거

지방선거 후 급물살 타는 ‘야권 정계 개편’의 미래

2006년 지방선거에서 궤멸됐던 현 여당이 ‘빅텐트’로 ‘재기’했던 사례 참고해야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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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10개월 뒤 있을 ‘21대 총선’ 대비한 ‘야권 정계 개편’의 필요성 제기돼
⊙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서울시장 선거 2등 경쟁’은 ‘야권 재편’ 주도권 싸움
⊙ 지난 대선 때 문재인과 맞붙은 홍준표·안철수·유승민의 퇴진… 우파의 새 ‘얼굴’은?
⊙ 상투적인 ‘선거 패배→지도부 사퇴→비대위 구성→전당대회→새 지도부 구성’으론 무용지물
⊙ 여당 광풍 속 ‘문재인 비서관’ 꺾고 재선된 ‘무소속 원희룡’… ‘우파의 대안’으로 급부상
⊙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해체 후 ‘제3지대 빅텐트’로 ‘중도·우파 대연합’ 구성하자
⊙ ‘통합과 혁신’ 않고 ‘도토리 키재기’식 ‘출혈 경쟁’ 지속하면 국민 외면 심화될 것
사진=조선일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6·13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를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은 17개 지역 중 14개 지역에서 압승했다. 이와 달리 야권은 ‘궤멸’했다. 자유한국당은 전통적인 텃밭이었던, 부산·울산·경남에서 참패하고, 경남에선 현재 홍준표 당대표가 직전 지사를 지냈는데도 졌다. 자유한국당이 지켜낸 곳은 대구·경북뿐이다.
 
  ‘원내 3당’ 바른미래당은 1석도 건지지 못했다. 유의미한 득표율을 기록한 곳도 찾기 어렵다. ‘존재감’ 자체가 없었던 셈이다. 그나마 일말의 기대를 품고, 당력을 집중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조차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에 뒤져 3위에 그쳤다.
 
  12개 지역구에서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11개 지역구에서 압승했다. 자유한국당은 텃밭인 경북 김천 1석만을 챙겼을 뿐이다. 바른미래당의 경우엔 대다수가 한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분열된 상황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상대하는 게 역부족이란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그런 만큼 사상 최대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과 ‘소멸’ 위기에 처한 바른미래당이 1년 10개월 뒤에 있을 21대 총선을 앞두고 ‘통합’하는 등의 야권 정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야권 패배 예견된 지방선거… 정계 개편 주장은 이전부터 있어
 
  이번 지방선거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서로 야권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선거이기도 했다. 정가에서는 오래전부터 지방선거 직후 ‘우파 통합’ 목소리가 나오면서 야권 정계 개편이 시작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대표가 호언장담한 것처럼 ‘광역단체장 6+석’이란 목표를 달성했다면, 야권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갖게 됐을 것이다. 바른미래당이 대구·경북이나 광역단체장을 당선시키거나 유의미한 득표를 했다면 얘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선전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차기 주자가 없는 자유한국당이 텃밭까지 잃게 됐다면, 바른미래당이 주도하는 ‘중도개혁보수 중심의 야권 재편’이란 격랑에 휘말렸을 테지만, 민심은 어느 당에도 ‘주도권’을 허락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참패’했고, 바른미래당은 ‘전멸’했다.
 
  표심은 두 당을 외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 당이 정계 개편을 추진한다고 해도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구시대적이고 정치공학적인 야합”이란 비난만이 되돌아올 공산이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지금 당장 ‘통합’을 추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 두 당의 급선무는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내분’을 무마하는 일이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지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부상할 수밖에 없는 각 계파 간 알력을 ‘봉합’하는 작업만 해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계 개편 동력도 확보하기 어렵다. 21대 총선이 1년 10개월 뒤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을 하면서 ‘각자도생’하다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통합’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홍준표, 최악의 참패 책임지고 사퇴… 당분간 정치 일선 복귀 힘들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내년 상반기까지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자유한국당의 경우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홍준표 대표는 잔여 임기가 1년가량 남았지만,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일각에선 홍 전 대표가 사퇴한 뒤 조기 전당대회에 나가 ‘재신임’을 물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 당 안팎에선 이번 선거의 주요 패인 중 하나로 ‘홍준표’를 꼽는다. 실제 지방선거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지지율 하락’을 우려해 홍 전 대표의 유세 지원을 꺼렸다. 소위 ‘홍준표 패싱’이다. 홍 전 대표의 자유한국당은 부산·울산·인천·경기에서 크게 졌다. 홍 전 대표가 직전 지사를 지낸 경남에서도 패배했다. 특히 경남지사 선거의 경우 홍 전 대표가 자신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묻는 선거라고 규정했던 만큼 그가 다시 나설 명분이 약하다. 당권을 노리는 이른바 ‘당 중진’들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예상되므로 홍 전 대표가 당권에 재도전하는 건 쉽지 않다.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보다 상황이 안 좋다. 광역·기초단체장 선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단 1명도 이기지 못하고 ‘불임 정당’으로 전락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6월 14일,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대한민국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고민하겠다”면서 “그 속에서 처절하게 무너진 보수 정치를 어떻게 살려낼지, 보수의 가치와 보수 정치 혁신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지만, 당내 국민의당계 의원들이 이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지방선거 출마 요구 일축한 劉… ‘위험’ 감수하고 서울시장 선거 나선 安
 
2006년 5ㆍ31지방선거에서 오세훈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61.5%를 득표해 27.3%를 얻은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당시 한나라당은 이 밖에도 전국 11개 광역단체에서 큰 표차로 승리를 거뒀다. 사진=조선일보
  바른미래당의 패인은 ‘개혁적 보수+합리적 진보’라는 ‘불분명한 정체성’이다. 또 다른 패배 원인은 유 전 대표의 ‘처신’이다. 유 전 대표는 당내 인사들의 경기도지사 또는 대구시장 선거 출마 요구를 일축했다. 한 자릿수에 불과한 지지율 탓에 인재 영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봉장 역할을 거부한 것이다. “당대표는 지방선거를 총괄 지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는 보기에 따라 ‘이기주의’ ‘보신주의’로 해석될 여지도 있는 행동이다.
 
  이와 달리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당의 요구에 따라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다. 인재 영입을 하면서 지방선거 분위기를 띄웠다. 사실상 바른미래당은 안 위원장의 인지도와 개인기에 전적으로 의존해 지방선거를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당 투표에 의해 의석이 배분되는 광역·기초의원 비례대표선거 결과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서울시 지역에서 11.48%를 득표했다. 안철수 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득표율 19.55%를 기록했다. 안 위원장의 득표율이 바른미래당 득표율보다 70% 많은 셈이다. 만약 안 위원장이 서울 지역 정당 투표에서 25.24%를 득표한 자유한국당의 후보였다면 어땠을까.
 
  현 유권자 지형상,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졌을지라도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얻은 23.34%보다는 많은 표를 받지 않았을까. 이런 까닭에 바른미래당의 지방선거 참패와 서울시장 선거 낙선의 책임을 안철수 위원장에게 돌리는 건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더구나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에 머물러 중대한 타격을 입었다.
 
 
  ‘복당파’ 김무성과 ‘충청 중진’ 이완구의 당권 경쟁이 ‘혁신’ 과정?
 
김무성 의원(좌)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우)가 홍준표 대표 사퇴 이후 자유한국당의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과 맞붙었던 홍준표·안철수·유승민은 일단 이선으로 물러나게 됐다. 그렇다면 향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지도 체제는 어떻게 될까.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표가 사퇴했기 때문에 당분간 김성태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운영하면서 새 지도부를 구성할 전당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차기 당권에는 ▲김무성 ▲정진석 ▲정우택 ▲나경원 등 ‘당 중진’ 의원들이 대거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 원외 인사도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이 중 유력한 차기 당대표로 꼽히는 이는 김무성 의원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다. 김 의원은 ‘박근혜 탄핵’을 주도해 ‘친박’ 또는 ‘박근혜 부역자’란 ‘틀’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바른정당 복당파’인 김 의원은 자신이 당권을 잡을 경우 정계 개편의 필수 요소인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통합’을 요구하는 당심(黨心)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김 의원은 “지방선거가 끝나면 분열된 보수를 통합시키고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유한국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경우 황교안 전 국무총리(좌),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우)가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거론되지만, 이들의 ‘등판’ 여부는 미지수다. 사진=조선일보
  이완구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총리를 지낸 ‘친박 실세’이면서도, 재임 기간이 짧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따라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서 총리직을 사임하고, 재판을 받은 끝에 무죄를 받은 데 대한 동정 여론도 있다. 사실상 ‘대구·경북 자민련’이 된 자유한국당의 입지를 감안하면 이 전 총리의 지역기반이 ‘충청’이란 것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부 인사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해 이미지 쇄신을 꾀할 수도 있다. ‘박근혜 탄핵’과 ‘조기 대선 패배’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당내 인사를 찾는 게 쉽지 않은 탓이다. 이를 감안하면 2016년 12월, ‘박근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새누리당이 인명진 목사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한 전례를 봤을 때 이번에도 외부 인사에게 당 수습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 현재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 등이 영입 대상자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각각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 국무총리 지명자였던 탓에 선뜻 영입하기엔 부담스런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전 경험’이 부족한 공무원 또는 학자 출신인 이들에게 초유의 위기 상황을 수습하고 혁신을 주도할 ‘정치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황 전 총리, 김 전 교수가 등판 자체를 거부할 소지가 크다.
 
  또 과거처럼 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대위를 구성하고,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꾸리는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자유한국당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돌려놓기 쉽지 않다.
 
 
  자유한국당 ‘잔박’과 바른미래당 ‘호남’ 배제한 ‘헤쳐모여’
 
2011년 12월 7일, 시민통합당 창당대회에서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축사하고 있다. 시민통합당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민간단체와 원외 친노 세력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위해 만든 정당이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무주공산’이 된 상황에서 이들의 ‘통합’은 어떻게 이뤄질까. 현재 우파 진영에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한미동맹, 인권과 법치를 중시하는 모든 세력이 참여하는 ‘제3지대 빅텐트’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넓은 이념적 스펙트럼과 각 계파의 이해득실이 존재하므로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통합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제3지대 빅텐트’뿐이란 주장이다.
 
  소위 ‘좌파’ 진영은 이미 빅텐트를 성공시킨 바 있다. 2011년, 민주당과 원외 친노 세력은 이듬해 있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좌파 진영을 하나로 묶는 빅텐트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배우 문성근씨, 좌파 단체 인사들이 주도해 만든 ‘시민통합당’과 민주당이 합당해 ‘민주통합당’을 결성했다. 이후 친노는 민주통합당을 장악하고 지금까지 당내에서 그들의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지만, 결국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이를 감안했을 때 중도·우파의 ‘제3지대 빅텐트’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파가 당권을 잡고 기존 정당을 해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이후 시민단체와 신진 중도·우파 세력이 참여하는 ‘제3지대 빅텐트’로 집결해 ‘중도·우파 대연합’을 출범시킨다.
 
  이 과정에서 중도·우파의 혁신과 통합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자유한국당의 잔박(殘朴·잔류 친박)이나 바른미래당의 호남 세력이 자연스레 이탈하게 돼 ‘통합’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제주지사 재선 후 급부상하는 원희룡… 중도·우파 통합 역할 자임
 
원희룡 제주지사는 40%를 득표한 ‘문재인 청와대 비서관’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1%p 차로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다. 사진=조선일보
  이 같은 ‘통합·혁신’ 작업을 주도할 인사로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거론된다. 원 지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문재인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다. 전국적으로 거셌던 더불어민주당의 공세 속에서도 ‘인물론’을 내세워 당선된 그는 중도·우파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 원 지사는 지난 3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중도·우파 통합에 대한 역할을 자임했다.
 
  〈― 원 지사가 일단은 무너진 보수의 희망이 된 후 새로운 중도까지 흡수해 건강한 정치 세력을 만들어 내겠다는 뜻인 거 같은데 무슨 근거로 원 지사는 보수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첫 번째로 저는 한미동맹을 굳건히 지지합니다. 북한에 대해서 체제를 혼합하는, 즉 체제를 기계적으로 섞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합니다. 대한민국이 굴곡도 많고 역사적인 한계도 있었지만 그래도 자유민주주의 체제, 개방형 수출경제 체제를 택해서 현재까지 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이룬 성취, 이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긍정과 긍지 위에서 지금 처해 있는 국가적 위기를 돌파하고 국제관계 질서와 변화하는 경제 및 사회통합 구조 속에서 새로운 미래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저는 대한민국이라는 바탕에 대한 확신이 확고합니다.”
 
  ―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1 대 1’이든, 어떤 형태로든 통합해 안철수, 유승민 지지 세력까지 끌어안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 되는군요.
 
  “그렇게 해야 51 대 49의 구도가 되니까요.”
 
  ―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고요. 그게 나를 통해서 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고 지시하고 규합해 나가는 게 정치인이 할 일이죠.”
 
  ― 그렇다면 6월 선거에서 재선(再選)에 성공하셔야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과 도민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열린우리당, ‘2006년 지방선거’ 참패 후 대선과 총선에서 내리 패배
 
2006년 6월 1일,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당의장은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여당’이었는데도 해당 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은 전북지사 1명, 기초단체장은 19명을 배출했다. 사진=조선일보
  열린우리당의 전례를 봤을 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통합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장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노무현 정부 4년 차인 2006년 6월, 4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은 전국 광역단체장 17석 중 1석(전북지사)을 챙겼다. 기초단체장은 19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노무현 정부의 실정과 계파 다툼에 골몰하는 여당에 실망한 표심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은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울산, 경기, 강원, 경남, 경북, 충남, 충북 등 12개 지역을 싹쓸이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의 표차는 지금보다 더 심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엔 155명이 당선됐다.
 
  이 같은 참패를 겪은 이후에도 열린우리당은 ‘혁신’과 ‘통합’을 이루지 못했다. 당내 계파 알력은 계속됐다. 당은 ‘친노(親盧)’와 ‘반노비한(노무현에 반대하고 한나라당에 비판적인 노선)’ ‘비노반한(노무현에게 비판적이고 한나라당엔 적대적인 노선)’ 세력으로 사분오열했다. ‘신당파’와 ‘사수파’로 갈린 열린우리당은 2007년 소속 의원들이 집단으로 연쇄 탈당하면서 ‘소멸’했다. 그 결과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도 지금의 여당은 참패했다.
 
  1년 뒤, 17대 대선에서는 역대 가장 큰 표차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2년 뒤, 18대 총선 때는 ‘이명박 정부 1년 차’에 힘입어 한나라당이 국회 전체 의석 299석(지역구 245석·비례대표 54석) 중 과반인 153석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충청’을 기반으로 한 우파정당인 자유선진당이 18석, 친박연대가 14석을 가져갔다. 통합민주당은 81석에 그쳤다. 당시 국민들은 우파정당에 전체 의석의 62%를 줘 ‘우파 독주 체제’를 ‘선물’했지만, 이들은 이내 계파 다툼에 골몰했다. 그 결과 2016년 총선을 계기로 새누리당은 원내 1당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줬고, 정권까지 넘겨주고 말았다.
 
  열린우리당의 전례, 새누리당 시절의 과오를 외면한 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통합’과 ‘혁신’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다음 선거에서도 그들은 국민에게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 통합 과정에서 서로 ‘배신자·부역자’ 논쟁과 ‘정체성’ 논쟁에 골몰한다면, 이들에게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던 중도·우파마저 단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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