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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시대 6개월

문재인 정부의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들여다보니 …

대학 서열 뒤집으려 미(美) 캘리포니아주 대학들처럼 연합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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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가 ‘통합 국립대’에 참여하느냐가 관건
⊙ 독자생존 어려운 부실 사학을 ‘공영화’시키는 방안 검토
⊙ 수도권 명문 사립대와 맞설 ‘통합 국립대’에 막대한 예산투자 필요
⊙ 서울대, 카이스트 등 기존 대학 경쟁력마저 잃을 수도
국립대 통합 논의는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기존 대학서열 체계를 흔드는데 있다. 사진은 서울대 정문.
  지난 9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스 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에서 ‘2018 세계 대학교 랭킹(World University Rankings 2018)’을 발표했다. 대학별 교육여건, 연구실적, 논문인용, 산학협력, 국제화 등 5개 지표를 활용해 순위를 매겼는데, 국내대학에선 서울대와 카이스트만이 74위와 95위로 100위권 안에 들었다. 그나마 서울대·카이스트의 ‘2017 랭킹’은 각각 72위, 89위, ‘2015 랭킹’은 50위, 52위로 해마다 추락하고 있다.
 
  그런데 눈에 띄는 대학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주립대학들이다. 국내 진보진영 교육학자들이 일찌감치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의 대학체제를 주목해 왔다. 지방 국립대와 서울대를 하나로 묶는 통합안은 더불어민주당의 전신(前身)인 민주통합당의 2012년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거점 국립대 집중 육성’이 포함돼 있다. 진보교육감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올 6월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 국립대 구축’을 촉구하며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왜 진보 좌파진영에서는 국립대 통합에 한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그리고 캘리포니아주 대학체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먼저 캘리포니아주의 대학체제를 살펴보자.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은 3개의 연합체제로 편성돼 있는데 UC계열(University of California·10개 캠퍼스에 재학생 20만명 추정)과 CSU계열(California State University·23개 캠퍼스에 재학생 40만명 추정), CCC계열(California Community Colleges·2년제 109개 캠퍼스에 재학생 200만명 추정)로 나뉜다.
 
  만약 고교성적이 상위 12.5% 안에 들면 UC계열 중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또 상위 33.3% 안에 들면 CSU계열 대학에 입학원서를 낼 수 있다. 그 이하는 전문대 수준인 CCC계열 캠퍼스에 진학해 소양교육이나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대학체제를 연구한 경상대 김영석 교수는 “고교성적을 별도의 적격성 지표로 산출하는데, 내신이 높으면 수능이 낮아도 되고 수능이 높으면 내신이 낮아도 입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캘리포니아주 대학들처럼 ‘공동입시 선발’로 학생을 선발해 대학경쟁력을 높이자는 구상을 바탕에 깔고 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 대학들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타임스》의 2018 대학평가에 따르면, 세계 100위권 대학에 6개 UC계열대가 포진해 있다. UCLA는 15위, UC버클리 18위, UC샌디에이고 31위, UC샌타바버라 53위, UC데이비스 54위, UC어바인 99위 등이다. 국내 최고대학인 서울대와 카이스트가 이들 US계열대보다 위상이 낮다고 할 수 없지만, 캘리포니아주 대학간 연합체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진보진영의 국내대학 서열 인위적 해체 의도
 
지난 9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이 ‘2018 세계 최우수 대학’ 랭킹을 발표했다. 국내대학에선 서울대와 카이스트만이 74위와 95위로 100위권 안에 들었다.
  한국의 대학은 입시성적과 대학서열이 고정불변이다. 학생과 교사·학부모가 원하는 국내대학은 견고한 서열로 정해져 있다.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이런 수직 서열화된 대학체제를 깨뜨리기 위해 진보진영이 고안한 아이디어다. 한때 추진하려 한 ‘서울대 폐지론’이 여론 역풍으로 무산되자 서울대와 지방 국립대를 하나로 묶어 학벌체제를 인위적으로 바꿔 보자는 의도다.
 
  서울대가 현재 지니고 있는 지위·역할·영향력을 매개로 지방 국립대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자는 의도지만 그나마 국제경쟁력이 있는 서울대 수준마저 떨어뜨릴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만큼 속도를 내며 추진되고 있다.
 
  교육부의 2018년도 고등교육 예산안을 보면 ‘국립대 통합’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고등교육 예산 9조4417억원(13.8%) 중에 ▲국립대 육성 ▲국가장학금 확대 ▲기숙사 건립 ▲이공분야 기초연구비 등 문재인 정부 공약사항을 달성하기 위한 예산이 크게 반영됐다.
 
  증액된 고등교육 예산 중에 국립대학 혁신지원(PoINT) 사업이 기존 210억원 규모에서 1000억원 규모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선정대학도 기존에는 39개 국립대 중 절반 수준인 18개 대학만 지원했으나 내년에는 국립대 전체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PoINT는 국립대 혁신·지원 프로그램(Program of national university for INnovation and Transformation)을 의미하는데 2014년부터 시행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첫삽을 떴으나 관심을 못 끌다가 문재인 정부 이후 급부상했다.
 
 
  서울대의 참여는 ‘원 유니버시티’의 화룡점정
 
  현재 강원대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9개 거점 지방 국립대가 ‘연합체 성격’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조만간 결과물이 나올 예정이다. 일단 서울대는 네트워크 논의에 한발 비켜서 있으나 ‘국립대 통합’을 주의 깊게 관망하고 있다. 향후 서울대의 참여는 ‘원 유니버시티(One University)’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이론적으로는 서울대와 지방 거점 국립대 전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다. 아니면 서울대를 빼고 나머지 거점 국립대를 모두 합칠 수 있고, 대학별 강점 분야별로 몇 개의 국립대만 뭉칠 수 있다. 여기에 일부 원하는 사립대가 국립대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도 있다. 안은 여러 가지 다 가능하다.
 
  일단 ‘한국대학교(가칭)’라는 원 유니버시티로 거점 국립대를 묶는데, 원칙은 인구와 생활권을 고려해 학구(學區)별로 캠퍼스를 나눈다. 구체적으로는 전국 캠퍼스를 13개 학구로 나누는 방안이 거론된다.
 
  서울·경기 4개(북부, 남부, 동부, 서부), 대전·충남, 충북, 강원, 전북,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 울산·경남, 제주 등이다. 문제는 13개 학구가 각 시·도에 있는 국립대학들과 내적 통일성을 유지하느냐다. 지역별, 학구별 거점은 학과들의 중복을 피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A캠퍼스의 ‘수학과’가 경쟁력이 있다면 A캠퍼스를 중심으로 학과를 개설하는 식이다. 백화점 식으로 여러 곳에 동일한 학과를 두지 않는다.
 
  또 학생선발을 전국단위로 모집하되 대학운영은 각 학구별로 하는 방안이 타진되고 있다. 이는 고교 성적에 따라 UC계열, CSU계열, CCC계열 중 원하는 곳에 지원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주 대학체제와 유사하다. (다만 캘리포니아주 주립대학들의 경우 고교성적에 의한 선발은 40~60% 정도고 나머지는 편입을 통해 선발한다.)
 
  전국단위 모집은 ‘고교 평준화’와 비슷한 ‘대학 평준화’ 정책과 관련이 깊다. 사실 서울대를 제외하고 지방 국립대는 교수·학생 수, 규모, 입시성적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물론 반론도 ‘복잡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입학 문턱을 낮추되 입학 조건을 다양하게 하면 학구별 원하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통합 국립대의 최종 목표는 공동학위제다. 프랑스의 파리 1~13대학처럼 학구별 캠퍼스마다 똑같은 졸업장을 받는다. 파리 1~13대학은 대학별 서열이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무상교육?
 
  “호주·스코틀랜드 시행 중인 등록금 후불제”
 
  경상대 장진상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미국 사립대보다 저렴한 주립대 수준의 교육비를 넘어 ‘무상교육’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정확히 표현해 ‘무상’이라기보다 ‘등록금 후불제’ 도입을 뜻한다. 그런 메리트가 있어야 수도권 명문 사립대와 경쟁할 수 있고 지금의 대학서열을 깰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을 1년 무상으로 하면 12조~18조원이 소요된다. 이를 후불제로 하면 등록금에 대한 이자만 국가가 부담한다. 호주와 스코틀랜드가 현재 시행 중이다. 물론 독일과 프랑스는 완전 무상이다.
 
  후불제는 학생 본인이 부모에게 부담 지우지 않고 스스로 돈을 벌어 학비를 갚게 하는 방식이다. 대학을 나온 후 소득이 생기면, 예컨대 연봉 3000만원이 됐을 때부터 분할해 납부할 수 있게 한다. 12조원의 5% 이자는 600억원 정도다. 만약 정부가 재정압박이 심하다면 우선 학부 과정 대신 대학원 과정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어쨌든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를 궤도에 올리려면 수도권 사립대와 경쟁할 수 있는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가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 비현실적 공론이란 비판도 나온다.
 
  서울대가 학부 학생을 안 뽑는다면 …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리더격인 US버클리 캠퍼스 전경. 미국을 대표하는 공립대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통합의 현실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동국대 박부권 명예교수는 “국립대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체제처럼 묶으려면 이를 통괄하는 이사회가 필요하고, 이 경우에도 이사회 구성, 운영 주도권, 재정과 배분에서 각 캠퍼스가 날카롭게 대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이다.
 
  “이 싸움에서 정치·사회 환경, 동원할 수 있는 자원 등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풍부한 서울대가 유리할 가능성이 있어요. 또 캘리포니아처럼 이사회에서 교수들을 제외한다면 지방 국립대 교수들이 반발할 수도 있죠.”
 
  UC계열 대학 중 UC버클리가 좌장 역할을 하는 것처럼 서울대에 힘이 쏠릴 게 뻔하다는 현실론이다. 대학 체제만 달라질 뿐 서울대의 서열은 그대로 남게 된다는 얘기다.
 
  한 국립대 보직교수는 “비수도권 대학의 위상저하와 지방 국립대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냉담하게 표현해 국내 대학은 서울대-수도권대-지방 국립대-지방 사립대 순으로 획일화·서열화되는 추세다. 국립대 통합 논의는 어떤 식으로든 서울대의 기존 서열체계를 뒤흔드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대학 경쟁력을 시장 자율에 맡긴다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과 다를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고등교육에서 국공립대 의존도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전국 대학 수에서 국공립대 비중은 22.4% 선이다. 반면 미국 주립대는 미국 전체 대학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3.7%다. 전북대 반상진 교수는 “한국의 경우 국공립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 비율이 23.1%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주립대에 재학 중인 학생비율이 82.7%에 이른다”며 “미국은 대부분의 학생이 정부가 지원하는 대학(주립대)에 재학하고 있다”고 말한다. 반 교수는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대학체제 개편 토론회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향후 국가 책임형 국립대학의 비율을 확대시켜야 합니다. 국가 책임형 국립대학의 비율을 현재 22.4%에서 40%로 확대해 대학의 공공성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가 전제돼야 해요.”
 
  그러나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가 제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만큼 중요한 게 서울대의 참여 여부다. 서울대가 없는 국립대 연합체는 ‘국립대 2부 리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영남권 국립대 보직교수는 “학벌체제나 대학서열화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서울대가 국립대 네트워크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말이다.
 
  “모든 학생이, 그리고 모든 학부모가 자녀들의 서울대 입학을 꿈꾸는 게 현실입니다. 대학서열의 꼭짓점에 있는 서울대를 포함시켜야 학벌사회 문제를 풀 수 있어요. 지금까지 서울대가 다양한 인재를 끌어내기 위해 지역균형전형, 기회균등전형을 추진했으나 대학서열을 해소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와 관련, 서울대가 학부학생을 선발하지 않는 방안도 타진된다. 이 경우 자연스레 서울대가 대학원 중심, 학문 중심 대학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러나 학부 모집을 하지 않을 경우 ‘서울대 폐지론’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대안으로 학부 학생을 안 뽑는 대신 학부 강의는 개설한다. 서울대 학부 강의를 전국 단위로 선발한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학생들에게 개방한다는 취지다. 가령 입학은 부산대에서 하지만 학기별로 경북대, 전남대 등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졸업은 서울대에서 할 수 있다.
 
  또다른 방안으로 서울대도 독자적으로 학부생을 모집하되 학부 강의는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학생들에게 개방하는 안이다.
 
 
  일부 사립대를 ‘공영형 사립대’로 개편
 
지난 7월 25일 오후 부산대에서 열린 ‘2018학년도 전국 거점 국립대학 공동 대입전형 설명회’ 모습. 이날 공동설명회는 강원대를 제외한 부산대·경북대·경상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 등 8개 국립대가 참여했다. 지역거점 국립대는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들로, 지역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에 가입된 9개 국립대를 말한다. 서울대는 포함돼 있지 않다.
  현재 국내대학 학생수의 75%에 이르는 4년제 사립대 중 일부를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안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논의된다. 수도권은 국립대학 수가 적은 데다 서울대가 자체 학부생을 모집하지 않을 경우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진보진영에서는 일부 사립대를 ‘공영형 사립대’로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이 방안에 적극적이다.
 
  조 교육감이 주장하는 대학체제는 크게 통합 국립대, 공영형 사립대, 독립형 사립대 등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공영형 사립대는 독자생존이 어려운 부실사학이나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립대, 대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학운영을 포기하려는 법인에 대해 정부 재정지원을 매개로 ‘공영화’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일종의 ‘정부 책임형 사립대학’과 같은 의미다. 공영형 사립대로 선정되면 국립대와 함께 ▲권역별 학생 공동 선발 ▲권역별 공동 학위 ▲권역별 학점 이수 ▲전공 통합 운영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조 교육감의 구상이다.
 
  그러나 교육계에선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공영형 사립대가 부실 대학을 국고로 연명하게 하는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현효 대구대 교수는 “공영형 사립대는 구조조정 대상 대학보다는 양질의 사립대 중에 선정해 모범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오히려 부실대학의 구조개혁 회피 수단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대를 포함한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가 정말 가능한지는 아직 의문이다.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현 대학서열을 깰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선뜻 자녀들을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에 진학시키는 모험을 감행할 수 있을까. 우선은 수도권 소재 명문 사립대에 보낼 확률이 높아 보인다. 양쪽의 경쟁이 불가피한데 통합 국립대의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선 시간과 재정, 인내가 필요하다. 그 사이 정권이 교체되면 통합안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또 학생과 학부모가 얼마나 오랫동안 인내할지도 의문이다.
 
  파리 제8대학 박사출신인 한국여성정책연구소 신선미 실장은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 고등교육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려면 네트워크에 참여한 대학들을 서울대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막대한 예산투자와 장기적인 인력양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대 등 소수대학이 그나마 약간의 국제경쟁력을 가진 대학인데, 통합 네트워크가 성공하지 못하면 그나마 있던 경쟁력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육성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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