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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박근혜·이재용 재판, 반전(反轉)의 계기 잡았다

검찰의 박근혜·이재용 뇌물죄 대(大)전제 무너뜨릴 진재수 자술서

글 :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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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박근혜·이재용 뇌물죄 연결고리로 본 것은 정유라가 2등 했다는 2013년 4월 상주승마대회
⊙ 진재수 전 문체부과장은 그해 6월 상주승마대회 조사 … 이 대회에는 정유라 출전도 안해
⊙ 진 전 과장 자술서 “대한승마협회와 박원오 비리 보고서 청와대에 전달”
⊙ 박 전 대통령이 노태강·진재수 겨냥 “참 나쁜 사람들이네요”라고 했다는 말은 근거 없어,
    박 전 대통령이 “참 나쁜 사람들”이라고 한 것은 2013년 태권도 판정 비리로 선수 아버지 숨진
    사건
⊙ 삼성 박상진 사장 등과 독일서 접촉한 것은 박원오 … 당시 최순실은 서울에 있었다
⊙ 최순실과 박상진 사장이 만난 것은 박원오와 결별한 2015년 12월
⊙ ‘정유라 승마 지원’을 매개로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뇌물 달라고 했고 박 전 대통령은
    삼성물산 합병 도왔다는 검찰 기소의 전제 기초부터 흔들려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적용한 죄목은 18개다. 이 중 주목받는 부분이 ‘승마지원 명목으로 삼성그룹으로부터 213억원을 지급받기로 약속하고 77억9735만원을 지급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592억원의 뇌물을 요구했으며 이 가운데 실 수령액이 367억원이라고 봤다. 그렇다면 삼성그룹에서 받았다는 213억원이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뇌물수수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 혐의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가 최근에 발견됐다.
 
  바로 진재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이 쓴 자술서다. A5용지 5장 분량의 이 자술서는 20여만 장에 달하는 자료에 파묻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자술서를 찾아낸 이는 우종창 전 《월간조선》 편집위원이다. 《월간조선》은 이 자술서를 입수했다.
 
  진재수 전 과장은 2013년 노태강 전 체육국장(현 문체부 차관)과 함께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승마대회 출전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하자 박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며 좌천을 유도했으며 2015년 7월에는 “이 사람들이 아직도 있어요?”라며 해임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바로 그 인물이다.
 
  그렇다면 진 전 과장의 자필 자술서는 왜 중요한 것일까? 먼저 진 전 과장의 자술서를 살펴보면서 이유를 알아보기로 한다. 진 전 과장의 자술서는 10개 항목으로 돼 있다. 이 자술서를 쓴 것은 2016년 11월 12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1112호 검사실에서다. 그는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다.
 
  진 전 과장의 자술서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당초 알려진 것처럼 정유라가 2등을 해 앙심을 품었다는 2013년 4월 승마대회의 심판 비리 조사를 시킨 게 아니며 ▲진 전 과장이 조사한 것은 그로부터 두 달 후 열린 2013년 6월 승마대회에서 대한승마협회의 비리 실태이고 ▲문제의 6월 승마대회에는 정유라가 아예 출전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 전 과장의 자술서는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체부 간부들을 ‘나쁜 사람들’이라고 지목한 것은 승마와 관계없는 태권도 심판 비리 문제였고 ▲대한승마협회장 등을 지낸 삼성전자 인사들과 독일에서 접촉한 것은 박원오였으며 ▲당시 최순실은 독일이 아닌 한국에 있었고 ▲정작 최순실이 삼성전자 인사들과 직접 만난 것은 박원오와 결별한 2015년 12월이었다는 사실로 연결된다.
 
  이는 박근혜-최순실-이재용으로 이어지는 뇌물죄의 대(大) 전제조건인 ‘정유라의 승마를 돕기 위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그 대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도와줬다’는 등 검찰 기소의 ‘기초’가 흔들리는 것을 뜻한다. 우종창 전 《월간조선》 편집위원은 9월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박근혜 인민재판의 실상》(가칭)이라는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진재수 자술서1〉
 
  2013년 6월초 대통령기 승마대회를 왜 지방에서 개최하는지 사유를 파악해 청와대(에)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고 마사(馬舍)가 부족해 (경상북도) 상주와 (전라북도) 장수, (전라남도) 광주에서만 개최할 수 있다는 보고를 한 바 있음.
 
  → 첫 자술서부터 뭔가 잘못된 부분을 알 수 있다. 최순실이 자신의 딸 정유라가 승마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김혁이라는 선수에게 밀려 2등을 한 데 앙심을 품은 대회는 2013년 4월 9일 경북 상주에서 열린 KRA컵 승마대회였다. 정유라는 이 대회 마장마술 분야에 출전해 2위를 한 것이다.
 
  그런데 진 전 과장이 언급한 대회는 그로부터 석달 뒤인 2013년 6월초 상주에서 열린 대통령기 대회다. 대통령기 대회는 정유라의 종목인 마장마술이 아닌 장애물경기였다. 즉 정유라가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 전 과장은 정유라가 2등을 해 최순실 일가가 앙심을 품었다는 대회와는 전혀 무관한 대회를 조사한 것이다.
 
 
  〈진재수 자술서2〉
 
  또한 대통령기 대회를 잘 챙기라는 지시가 있어 6월 15일 대통령기 승마대회에 제가 직접 참관하기 위해 갈 계획을 세워 시간, 장소를 알아보니 과천에서 오전 7시에 개최한다고 해 알아보니 마장마술대회는 고급종목이라 선수가 몇 명 안 되고 수도권에만 있다는 얘길 들었고 승마장에 가 보니 자문위원인 박원오씨가 있어 두어 시간 승마활성화 계획과 승마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음.
 
  → 이 부분이 주목받는 것은 진 전 과장이 박원오 아시아 승마연맹 기술지원위원장을 처음 만난 시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왜 중요한지는 뒤에 나오는 자술서를 살펴보면서 설명한다. 여기서 박원오 아시아 승마연맹 기술위원장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잠시 살펴보기로 한다.
 
  박원오 아시아 승마연맹 기술위원장은 1995년부터 2008년 8월 8일까지 대한승마협회 전무로 있으면서 공금을 횡령한 인물이다. 그는 서울서부지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법정구속됐으며 이로 인해 아내와 이혼을 하게 됐다. 박씨는 2심에서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금횡령으로 대한승마협회에서 쫓겨나고 아내와 이혼까지 한 박씨는 경기도 소사에 있는 온누리 개척교회를 찾아갔다. 박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그 교회 목사는 박씨에게 교회에서 숙식을 하도록 했는데 마침 자신의 후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절친한 후배여서 자문위원 자리를 얻게 됐다. 이렇게 재기를 모색하던 박씨에게 진재수 전 문체부 과장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진재수 자술서3〉
 
  2013년 6월 15일 만난 박원오는 청와대 비서관 같은 분들하고 잘 알고 있음을 암시하고 마사회장 교체계획 등도 얘길 해 주면서 소년체전에 승마종목 신설시 마사회 지원방안 등도 얘길 해 주어 매우 고무되었음.
 
  → 그렇다면 박원오는 어떻게 최순실 일가와 알게 된 것일까? 박원오의 2017년 1월 8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 1904호에서 진술은 다음과 같다.
 
  — (특별검사) 진술인은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을 때 “2005년 서울 뚝섬에 있는 서울승마훈련원 원장으로 근무할 때 최순실, 정윤회, 정유연(정유라)이 회원으로 가입을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고 이후 2013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에 있는 ‘금안회’라는 승마장에서 우연히 최순실 부부를 조우한 이후 최순실의 부탁으로 정유연이 참가하는 각종 대회에 참석을 하여 경기에 관한 조언을 하면서 최순실 부부와 친분을 쌓기 시작하였다”고 진술했는데 맞나요?
 
  (박원오) 예, 맞습니다.
 
  — (특별검사) 진술인은 최순실이 소위 비선실세로서 대통령과 매우 친분이 두텁다는 것을 언제 알게 되었나요.
 
  (박원오) 2013년 4월 상주 승마대회 때 참가선수 중 김혁이라는 선수에게 마방을 부정하게 배정해 주고 특정 심판이 지나치게 과도한 점수를 주어 최순실의 딸 정유연이 우승을 하지 못하였다며 상주경찰서에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상주경찰서 조사결과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최순실이 문체부를 통해 승마협회 비리를 감사하도록 했고 그 과정에서 제가 문체부 감사관인 진재수 과장에게 승마협회 비리와 체육계 정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는데 주변에 들어보니 문체부에서 저도 감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어이가 없어 진재수 과장한테 왜 뒷조사를 하는 거냐고 따졌더니 ‘BH(청와대)에 보고를 해야 해서 모두 다 조사를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최순실에게 문체부에서 제 뒷조사를 한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최순실이 “참 나쁜 사람이군요”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제가 8월 20일 경 후두암 수술을 하고 치료를 받고 있는데 진재수 과장으로부터 급하게 연락이 와 꼭 만나고 싶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후두암 수술 직후라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정을 설명하고 만나지를 못했는데 나중에 언론보도를 통해 대통령이 진재수 과장을 ‘나쁜 사람’이라고 하면서 한직(閑職)으로 쫓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통령이 최순실이 했던 말을 그대로 하시면서 진재수 과장을 인사조치시킨 것으로 보고 최순실이 대통령과 매우 가깝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박원오의 진술은 과연 사실일까? 이어서 진재수 전 과장의 자술서를 살펴본다.
 
  → 박원오가 최순실·정윤회 부부를 만난 것은 2013년 출소한 이후다. 장소는 박원오가 특검에서 진술한 대로 ‘금안회’가 맞다. 이때 박원오는 승마협회 박재홍 감독, 홍성탁 감사와 함께 동행했는데 홍 감사가 최씨 부부를 가리키며 “저들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라고 했다고 한다.
 
  즉 박원오는 특검에서 진술한 것처럼 2005년 최순실·정윤회 부부를 만났지만 깊은 관계는 아니었던 것이다. 박원오가 최순실에게 접근한 것은 2013년 ‘금안회’에서 이들을 본 뒤 홍성탁 감사로부터 ‘정권 실세’라는 말을 들은 후부터다.
 
 
  〈진재수 자술서4〉
 
  6월 29일 정도에 대통령기 승마대회 장애물경기가 상주에서 개최되어 현장에 가 보니 박원오씨가 안내해 주고 설명해 주어 아주 순조로운 출장 일정을 소화했다. 29일 저녁 심판 한 분이 상주경찰서에서 이유도 없이 심판들을 불러 신문하고 괴롭힌다는 얘길 해 주었다. 조심스럽게 정윤회씨 딸이 대회 참가했는데 2등을 해서 조사를 받게 됐다는 얘길 들었다. 대한승마협회 신임회장이 한화생명 신모 회장이 된 경위, 임원이 구성되게 된 경위도 얘길 듣고 승마협회에 갈등이 있음을 느꼈다.
 
  → 2013년 6월 29일에 진 전 과장은 비로소 석달 전 상주에서 있었던 정유라 2등 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진재수 자술서5〉
 
  7월초 국장(노태강)으로부터 청와대에서 박원오란 사람을 만나 승마협회 비리 내용을 들어보고 진상을 조사해 조치계획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전달받았다. 전화번호와 8가지 간단간단한 비리 내역을 전해받은 것으로 기억되고 당시 이미 박원오란 사람을 안다는 얘길 국장한테 얘길 했다. 출장 중 있었던 얘기도 참고로 얘길 했다.
 
  → 노태강 당시 국장(현 문체부 차관)이 이 같은 지시를 한 것은 모철민 당시 청와대 교문수석이 최순실의 항의를 받고 류진용 당시 문체부장관에게 진상 파악을 지시했으며 류 전 장관이 이 같은 지시를 노 전 국장에게 전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마 최순실은 박원오와 접촉하면 자신의 딸에게 유리한 증언을 할 것으로 예측했던 모양이지만 이미 진 전 과장은 박원오와 안면을 튼 뒤였던 것이다.
 
 
  〈진재수 자술서6〉
 
  당시 이미 지인으로부터 박원오를 조심해야 한다는 얘길 들었는데 전과사실, 공금횡령 등 자료도 확보한 상태에서 박원오 얘길 듣기 위해 문체부 사무실에서 만났는데 내용이 부실하고 편협적인 얘길 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보완해 줄 것을 요구했다. 2일 정도 기다려도 소식이 없고 청와대 행정관이 독촉을 해 승마협회 전무한테 물어보고 몇 개 단체에 우회적으로 확인을 해 보니 사실과 다른 얘길 했다. 당시 행정관은 강정원 과장으로 현재 문체부 관광정책과장이다.
 
  → 이때부터 진 전 과장과 박원오 사이에는 ‘금’이 간다. 진 전 과장은 박원오를 공금횡령 등을 한 인물로, 그에게서 승마협회 비리관련 첩보를 캐낼 목적이었으며 박원오는 진 전 과장과 친해 보려고 하다가 진 전 과장이 자신의 과거 비리를 알자 거리를 두게 된 것이다.
 
 

  〈진재수 자술서7〉
 
  박원오는 병원에 입원했다 하고 잘 협조도 안돼 직접 유선상으로 조사한 내용과 향후 조치계획 등을 정리했다. 행정관에게서 박원오의 신상을 얘기해 주니 얘기한 걸 정리해서 주면 교육문화수석(모철민)이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해 (박원오가 대한승마협회 전무로 재직했을 때 횡령했던) 공금회수 공문서와 판결문 사본까지 첨부해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달해 주었다. 물론 노태강 국장과 유진룡 장관께 보고하니 전해 주도록 했다.
 
  → 진 전 과장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2등을 한 이유를 조사하라는 청와대의 지시로 ‘박원오를 중심으로 한 승마협회 내부 비리’ 조사를 한 것이 그의 운명을 갈랐다. 진 전 과장이 자신을 감사한 것을 안 박원오는 최순실에게 이런 사실을 일러바쳤고 최순실은 이것을 박 전 대통령에게 말했다.
 
 
  〈진재수 자술서8〉
 
  다음 날 점심 시작 무렵 박원오가 전화를 해서 매우 서운하다. 그런 보고를 할 수 있느냐면서 나에겐 협박같이 느껴지는 전화를 했다. 그 이후 체육단체 개선계획 등 다른 지시사항이 있어 승마협회건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 규약 개정과 개혁조치계획 스포츠비전계획 등을 수립 중에 있었다.
 
  → 자술서만으로 판단해 보면 진 전 과장은 대한승마협회의 공금횡령 비리 등을 조사했을 뿐 정유라가 상주대회에서 왜 신인에게 밀려 2위를 했으며 그 과정에서 심판들의 비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는 들었을지언정 내막을 알아보지는 못했다. 이런 추론은 앞서 말한 박원오 특검 신문조서에서 입증된다.
 
  — (특별검사) “노태강, 진재수의 진술에 의하면, 모철민 수석을 통해 대통령 지시로 대한승마협회 관련 비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진술인을 진재수 과장이 직접 만나라고 했고 진재수 과장이 진술인을 만났는데 진술인이 승마협회 관련 비위 의혹이 있는 협회장의 명단을 전달하여 진술인의 전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승마협회 공금을 횡령하고 재판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하여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확인하여 대한승마협회와 진술인이 모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보고를 했는데 다음 날 진술인이 바로 보고 내용을 알고 진재수 과장에게 항의하는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맞는가요?”
 
  (박원오) 아닙니다. 저는 자세한 내막은 모르고 진재수 과장이 제 뒷조사를 했다고 해서 전화를 한 것뿐입니다.
 
 

  〈진재수 자술서9〉
 
  2주 뒤 민정(※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현 의원을 말함)에서 조사를 한다는 얘길 듣기도 하고 뭔가 어수선하면서 박원오 조치에 대해 좀 불안하던 차 인사과장이 무슨 일이 있었느냐면서 조만간 인사조치가 있음을 암시했고 8월말 세미나에 참석 중 조현재 차관으로부터 당분간 쉬고 있으면 새로운 자리를 줄 테니 그리 알라는 얘길 들었다. 무슨 잘못이 있거나 책임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라는 얘기도 해 줬다. 그 뒤 9월 1일 대기발령을 받았고 10월 1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진재수 자술서10〉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2년8개월여 근무하다 2016년 7월 29일자로 명예퇴직을 하였다.
 
  → 이상의 진 전 과장 자술서를 종합해 보면,
 
  첫째 그는 2013년 4월, 문제의 KRA대회 정유라 2등 사건과는 하등 무관하며
 
  둘째 그는 이러한 일이 있었다는 것도 2016년 6월 상주 대통령기 대회 때 인지했고
 
  셋째 KRA대회 때 심판 비리 등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도 하지 않았고
 
  넷째 대한승마협회와 박원오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는 보고서를 올렸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정당한 행동을 취했는데도 그는 한직으로 밀려나는 보복을 당했다.
 
  → 그렇다면 왜 박근혜 대통령은 노태강·진재수에 대해 ‘참 나쁜 사람들’이라고 한 것일까. 우종창 전 위원은 “박 전 대통령이 노태강·진재수를 나쁘다고 한 것은 승마 때문이 아니라 2013년초에 있었던 태권도 선수 부친의 자살 사건 때문”이라고 했다.
 
  즉 2013년 3월 전국체전 고등부 서울시 태권도 대표선수 선발전에서 심판이 편파 판정을 했고 이 과정에서 상대 선수 아버지가 학연 등을 이용해 협회 임원과 심판위원장과 짜고 편파판정을 유도한 것이다. 이에 항의한 선수의 부친이 자살을 했다.
 
  이 사건은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수사 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경찰청은 승부조작을 청탁한 선수 부모 최모(49)씨와 최씨의 요청으로 승부조작을 지시한 서울시태권도협회 전무 김모(45)씨, 심판위원장 노모(47)씨 등 7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 이 중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문제는 박 전 대통령이 유진룡 장관에게 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했으나 유 전 장관은 이런 내용을 부하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결국 태권도와 무관한 승마 비리를 박 전 대통령이 감싸면서 승마계 비리를 보고한 노태강·진재수에게 ‘참 나쁜 사람들’이라고 말한 것으로 오인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013년 4월 상주 KRA승마대회는 박 전 대통령-최순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잇는 뇌물죄의 시발점이 될 수 없는 것인데도 검찰은 공소장에서 ‘2013년 4월 상주대회’를 뇌물수수의 시발점으로 보는 치명적인 잘못을 저질렀다.
 
  또 한 가지, 그렇다면 최순실이 삼성그룹에서 돈을 받은 것은 언제쯤일까. 박원오는 이후 정유라의 출산과 독일행(行) 등을 도우며 집사 역할을 충분히 했다. 박원오와 최순실의 밀월관계는 2015년 12월 박원오가 독일에서 최순실과 다투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완전히 깨진다.
 
  그러던 차에 2014년 11월 소위 ‘정윤회 문건 사태’가 터졌고 비슷한 시점인 2014년 11월 이영국 삼성전자 상무가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이 됐으며 2015년 3월에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이 되는 등 승마협회가 삼성그룹으로 넘어가게 되는 등 승마협회 주변의 상황이 변했다.
 
  박원오는 2015년 4월부터 5월 사이 박상진 사장, 이영국 상무와 수차례 접촉했고 한국마사회에 ‘올림픽 출전을 위한 승마선수 육성’ 관련 보고서를 만들게 됐다. 이 부분에서 박원오는 ‘야심’을 품게 된다. 박원오의 특검 신문조서를 조금 더 뒤따라가 보기로 한다.
 
  — (특별검사) 진술인은 2015년 6월경 한국마사회로부터 ‘올림픽 출전을 위한 승마선수 육성’ 보고서를 받은 적이 있지요.
 
  (박원오) 예. 2015년 6월 초순경으로 기억하는데 마사회 승마진흥원장인 안계명으로부터 연락이 와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의 지시로 로드맵을 만들었는데 보내 줄 테니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검토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문건을 살펴보았더니 올림픽 승마 전 종목 유망선수 12명(종목당 4명)에게 1200억원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로드맵의 기초 초안이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지원이라 안계명에게 이 예산을 회장에게 보고하면 놀라겠다고 했더니 회장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돈은 문제가 안 되는 것처럼 이야기를 했습니다.
 
  → 박원오는 승마선수 12명 육성에 1200억원이란 천문학적인 숫자가 등장하고 현명관 마사회장이 (※아무런 반응이 없이 돈은 문제가 안되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낌새를 눈치채게 된다.
 
  그는 이후 이 문건을 자기 후배인 대한승마협회 김종찬 전무에게 보내주는 등 관심을 표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 문건이 최순실 작품이라고 특검에서 진술했다.
 
  — (특별검사) 진술인은 안계명에게 왜 현명관 회장이 그런 지시를 했는지 물어보지 않았나요.
 
  (박원오) 뻔한 것이기 때문에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 (특별검사) 그게 무슨 말인가요.
 
  (박원오) 최순실이 현명관 마사회장한테 이야기를 한 것이 뻔한데 뭐하러 물어보겠습니까.
 
  — (특별검사) 최순실이 현명관 회장하고 친분이 있나요.
 
  (박원오) 그건 제가 잘 모르는데 최순실이 어떤 경로로든 현명관 회장한테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현명관이 지시를 해서 그런 계획안을 먼저 작성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 (특별검사) 최순실이 현명관을 잘 아나요.
 
  (박원오) 잘 아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최순실이 현명관을 한국마사회 회장으로 보내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박원오는 한국마사회에서 작성한 로드맵을 적당히 가공해 올림픽 플랜 등을 이영국 상무 등에게 전달하게 된다. 박원오는 선수단 구성계획이라는 문서에서는 마장마술 분야에 정유라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것은 최순실의 환심을 사려는 행동임이 특검조사에서도 나온다.
 
  — (특별검사) 진술인이 선수 구성계획을 세울 때 정유연을 포함시킨 이유가 무엇인가요.
 
  (박원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 종목당 3명을 구성하다 보니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정유연을 포함시킨 것입니다.
 
  — (특별검사) 이영국 상무가 진술인에게 올림픽 플랜을 만들어 달라고 했을 때 선수단에 정유연이 포함된 계획을 만들어 달라고 했기 때문 아닌가요.
 
  (박원오) 그때는 이영국 상무가 올림픽 플랜만 짜 달라고 했지 정유연을 포함시키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박원오는 소요예산을 320억원으로 잡은 문건을 삼성측에 전달한다.
 
  — (특별검사) 이 문건을 보면 소요 예산이 기재되어 있는데 진술인이 산정한 것인가요.
 
  (박원오) 아닙니다. 마사회에서 작성한 계획안을 참조해서 예산을 편성해 본 것입니다.
 
  이후 박원오는 독일에서 박상진 당시 대한승마협회 회장 등과 접촉하면서 특검 조사 때 “최순실이 시킨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우종창 전 편집위원이 구치소에서 최순실과 수차례 접촉한 바에 따르면 “삼성 사장과 박원오가 만난 것은 내가 개입한 것이 아니라 박원오의 ‘개인플레이’였고 그들이 독일에서 접촉할 때 나는 한국에 있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이는 박원오가 최순실을 등에 업고 개인적인 이권을 챙기려 했던 게 아니었느냐는 의혹으로 번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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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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