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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세하는 좌파

해마다 예산 깎이는 국군 유해·발굴 사업

국군 유해·발굴 사업 진척도 7.3%… 현재 추세대로라면 사업 완료까지 145년 걸려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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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 전사자 13만명 유해 찾기 위해 2000년부터 시작
⊙ 국방부 산하 ‘유해 발굴·감식단’ 2007년에 조직돼… 현재까지 국군 유해 8325구 찾아
⊙ 이명박 정부 때 예산 급증… 박근혜 정부 들어 연평균 15.8% 감소
⊙ 전사자 유해 발굴·감식 사업 예산 규모는 미국의 1/54
  ‘국군 유해 발굴·감식 사업’은 김대중 정부가 2000년 6·25전쟁 발발 50주년을 맞아 추진한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 중 ‘참전 용사 명예 선양’의 일환으로 3년 동안 추진한 것에서 비롯됐다. 유해 발굴은 육군본부가 담당관실을 만들어 진행했다. 최초 유해 발굴은 낙동강 전투의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 328고지에서 시작됐다.
 
 
  2000년부터 시작된 국군 유해 발굴·감식 사업
 
  당초 국군 유해 발굴·감식 사업은 한시적으로 진행될 계획이었지만,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사업 종료 시기가 다가오자 전국에 묻힌 국군 전사자 13만여명의 유해를 찾아 국립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3년 호국보훈 관계 장관 회의에서 ‘지속 사업’으로 결정했고, 2005년엔 ‘국가 영구 사업’으로 전환했다. 시간이 갈수록 많은 유해가 발굴됐고,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그 배경이다.
 
  육군본부는 해당 사업을 위해 ▲유해발굴과 ▲유해발굴반 등을 설치하고, 연간 예산 3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이후 육군본부가 2006년까지 발굴한 국군 전사자 유해는 1180여 구에 지나지 않았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되거나 가족에게 돌아간 유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국방부는 산하에 ‘유해 발굴·감식단’을 구성했다. 국방부 유해 발굴·감식단은 2007년 국군 전사자 378구를 발굴했다. 이전 6년 동안 올린 성과의 30% 해당하는 유해를 1년 만에 찾아냈다는 얘기다.
 
 
  1년에 8개월 작업… 인력·예산·장비 부족해도 연평균 800구 발굴
 
  2008년 6월 6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아직도 이 땅 어딘가에 홀로 남은 13만여명의 6·25전쟁 전사자들에 대한 유해발굴 사업도 더욱 활발하게 추진하겠다”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국가 무한 책임의지를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로부터 10년 동안 국방부 유해 발굴·감식단은 6·25 전사자 유해 8325구를 찾았다. 전체 발굴 대상이 13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국군 유해·발굴 사업의 진척도는 현재까지 7.3%인 셈이다. 이 같은 속도로 사업을 계속한다면 완료하기까지 145년이 걸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국방부 유해 발굴·감식단의 사업 성과가 낮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자연적 또는 인위적으로 지형이 변해 전투 현장을 찾아내기 쉽지 않고, 발굴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장비가 부족하다. 계절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철과 땅이 얼어붙는 겨울엔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 국군 유해 발굴·감식단에 허락된 시간은 1년에 길어야 8개월인 셈이다. 제한된 기간에 소수의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상황에서도 연평균 800구 이상의 국군 전사자 유해를 찾아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열악한 여건을 개선하고, 차후 성과를 내려면 ▲예산 ▲인력 ▲장비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간 국회 국정감사에서 줄곧 나왔던 주문이었다. 그중 가장 시급한 건 예산이다. 돈이 있어야 인력과 장비를 확충하기 때문이다.
 
 
  2011년 이후 예산 계속 줄어… 현재 명맥만 유지하는 셈
 
  《월간조선》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07~2017년 국방부 유해 발굴·감식단에 배정된 예산은 총 538억원이다. 연평균 50억원이 채 안 되는 셈이다. 그마저도 적은 예산은 해마다 줄고 있다. 2007년 8억1000만원에서 시작된 국군 유해 발굴·감식 사업 예산은 이명박 정부 때 증가세를 보인다. ▲2008년 16억8000만원 ▲2009년 29억2000만원 ▲2010년 79억1000만원 등으로 예산이 늘었다. 가장 많은 84억2000만원이 배정된 2011년 이후엔 지속적으로 예산이 감소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예산을 편성한 마지막 해인 2013년엔 69억3000만원으로 줄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2014년 57억5000만원 ▲2015년 50억5000만원 ▲2016년 36억5000만원 등으로 대폭 감소했다. 평균 매년 15.8% 감소했다. 올해 예산은 전년 대비 -6%인 34억4000만원이다. 2011년의 절반도 되지 않는 셈이다. 같은 기간, 국방예산은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인 4%씩 증가해 2014년 35조7056억원에서 2017년 현재 40조3347억원이 됐다. 국방예산이 4조6291억원 많아지는 동안 유해 발굴·감식 사업 예산은 23억1000만원 줄었다. 예산 규모와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국군 유해 발굴은 사실상 군 내부에서조차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명맥만을 유지하는 셈이다.
 
 
  “그들이 모두 귀환할 때까지!”
 
  미국의 경우 전사자 유해를 수습하는 곳은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이다. DPAA는 2015년 1월, 미국 정부가 자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 작업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한 기구로 연간 예산이 1억1000만 달러(2016년), 한화로 1250억원에 이른다. 우리 국방부 유해 발굴·감식단 예산의 54배인 셈이다.
 
  DPAA의 전신은 미군 태평양사령부 산하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 사령부(JPAC)’였다. JPAC의 구호는 ‘그들이 모두 귀환할 때까지(Until they are home)’였다. DPAA는 이를 계승해 2차대전을 비롯해 6·25전쟁, 월남전,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등 세계 각지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미군 유해를 찾고 있다. 현재 DPAA가 유해를 찾지 못했거나 신원 확인을 못한 미군 전사자는 ▲2차대전 7만3000명 ▲6·25전쟁 7700명 ▲월남전 1600명 등 약 8만명이다.
 
  미국이 참전한 전쟁의 전장이 넓고, 외국에서 유해를 찾아야 하는 탓에 예산과 인력 소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국내 전사자 유해 발굴·감식 사업 예산이 미국의 1/54라는 건 우리가 그동안 너무도 당연한 국가적 책무를 방기해 왔다는 걸 의미한다.
 
 
  세월호 인양·미수습자 수색 작업 등에 1150억원
 
지금껏 정부가 세월호 인양ㆍ선체 수색에 들인 비용은 1150억원이다.
  국군 유해 발굴과 달리 지난 3년 동안 전 사회적 관심 속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시신 수습’ 작업이 있다. ‘세월호 사고 사망자 시신 수습’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세월호 선체 인양과 미수습자 유해 수색에 썼거나 투입할 예정인 예산은 ▲선체 인양 1090억원 ▲선체 수습 40억원 ▲정부 합동 세월호현장수습본부 운영비 20억원 등 총 1150억원이다. 정부가 추가 비용 400억원가량의 보전을 요구하는 선체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의 요구를 수용하고, 9월까지 예정된 미수습자 유해 수색 작업이 연장된다면 향후 총 비용 규모는 커질 수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세월호 선체 인양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아픔을 겪은 피해자들과 국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대형 해양재난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며, 안전사회 건설의 초석을 다지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계약 변경과 예산 증액 등을 통해 세월호 선체 수색이 차질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사고 관련 추모시설 건립 비용은 최소 700억원 이상
 
  세월호는 ‘해상 사고’다.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대형 참사다. 특히 당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2학년 학생들 상당수가 사망했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사고다. 이 같은 참사가 재발하는 걸 막기 위해 대책을 수립하는 건 정부의 의무지만, 세월호 인양과 향후 무기한 연장될 수도 있는 선체 수색 작업 관련 비용을 정부가 책임지는 데 대해선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사실상 미수습자 9명의 유해를 찾는 데 들인 돈은 세월호 인양비를 포함해 1150억원이다. 1명당 127억원이 들어간 셈이지만, 현재까지 수습된 온전한 형태의 시신은 1구뿐이다. 이를 제외하면 뼛조각과 치아 등을 찾은 게 전부다. 그럼에도 기왕 들어간 예산을 감안하면 지난 3년 동안 사회적 갈등을 유발해 온 온갖 괴담의 진원이었던 ‘세월호 사고’의 원인을 재확인하는 작업이 불필요한 건 아니다. 이제부터는 세월호 인양·수색 작업에 들어간 세금이 대한민국이 더 안전한 ‘공동체’가 되는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해양안전체험관(안산) 400억원 ▲국민해양안전관(진도) 270억원 ▲일반인 세월호 사고 사망자 추모관(인천) 30억원 ▲4·16안전공원(안산) 미정 등을 세월호 사고 추모사업의 일환으로 완료 또는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수습 지원’ 명목으로 ▲일반인 추모관(인천) 운영비 2억4000만원 ▲정부합동분향소(안산) 운영비 80억원 ▲팽목항 분향소(진도) 운영비 7억원 등 총 90억원(2015~2017년)을 지원했다.
 
 
  문재인,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에 강한 의지 표명
 
  문재인 대통령은 6월 6일 ‘국군 유해 발굴·감식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철원 ‘백마고지’, 양구 ‘단장의 능선’과 ‘피의 능선’, 이름 없던 산들이 용사들의 무덤이 됐다”며 “아직도 백골로 묻힌 용사들의 유해, 단 한 구의 유골이라도 반드시 찾아내 이곳(국립현충원)에 모시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의 경우처럼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에 관심을 갖고 힘을 실어준다면 60여 년 동안 조국 산야에 묻혀 있던 호국 용사들이 더 많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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