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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과 마사회(馬事會) 커넥션

“최순실·이재만이 현명관의 마사회를 주물렀다”(박원오)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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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명관을 마사회 회장에 임명되도록 해준 것도 최순실이라 생각해”
⊙ 이상영·김영규 마사회 부회장 인선에도 최순실이 개입
⊙ 마사회는 1200억원 규모 승마지원 계획 세우기도… “현명관, 돈은 문제가 안 된다”
⊙ “최순실이 현명관에게 얘기해 박재홍(마사회 감독)을 내쫓으려 한다고 판단했다”
⊙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 이후 “최순실이 서열 1위라고 생각”
‘비선 실세’ 최순실과 딸 정유라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이 작년 11월 23일 새벽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순실과 현명관 마사회 회장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현명관은 시종 유착을 부인했다. 사실상 정유라를 지원하려는 의도가 담긴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중장기 마스터 플랜’조차도 그는 “본 일 없다”고 잡아뗐지만 마사회 마크가 찍힌 문서에 발목이 잡혔다. 통화 녹음을 통해 현명관이 보고받았다는 진술도 나왔으나 그는 한결같이 부인했다.
 
  한때 현명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물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현명관이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하나인 이재만(비서관)에게 충성 맹서 손편지를 썼다”고 주장한 일도 있다. 이재만·현명관, 둘의 관계를 짐작만 할 뿐 구체적 증거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 5월 31일 서울지방법원 제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삼성 이재용 재판’에서 최순실-이재만-현명관으로 이어지는 유착을 짐작할 수 있는 증언이 나왔다. 최순실의 측근인 박원오씨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이재만-현명관의 관계는 물론, 마사회 2인자인 말산업육성본부장(마사회 부회장) 인선에 최순실·이재만이 두 차례나 깊이 개입한 사실을 공개했다. 전임 이상영과 현 김영규 마사회 부회장 인선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최서원(최순실)이 마사회 부회장 인사에 두 번이나 개입한 것을 직접 경험한 일이 있기에 현명관을 마사회 회장에 임명토록 해준 것도 최순실(최서원)로 생각하고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또 현명관 마사회장의 지시로 12명의 승마 유망선수에게 1200억원을 지원하는 보고서가 작성되기도 했다. 선수 1명당 100억원씩 지원한다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월간조선》은 증인으로 출석한 박씨의 법정 문답이 적힌 공판조서를 입수했다.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지낸 박씨는 승마 전문가이자 최순실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최씨의 딸 정유라가 말을 타기 시작할 때부터 정윤회·최순실 부부와 가깝게 지냈다. 그는 정씨가 2014년 12월 가출할 때부터 돌보았고, 출산을 위해 제주도에 머무를 때는 일주일에 1~2번, 많게는 3번씩 제주도를 왕복하기도 했다. 그는 최씨가 독일에 머무를 때도 동행한 인물이다.
 
 
  최순실, 마사회장·부회장 인선에 개입
 
지난 5월 29일 오전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 최순실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안계명 승마진흥원장으로부터 ‘현명관 회장의 지시로 로드맵을 만들었으니 전문가 입장에서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은 지난 2015년 6월 초. 보고서 명칭은 ‘올림픽 출전을 위한 승마선수 육성 보고서’였다. 놀랍게도 유망선수 12명(종목당 4명)에게 120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보고서 양식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실행계획서, 다른 하나는 현명관이 사인을 하지 않은 회장용 보고서였다. 박씨는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다 한들 여러 사람에게 여론이 될 소지가 있는 일을 해서 되느냐. 그런 돈이 있으면 공장을 짓는 게 낫겠다”며 웃고 말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현명관 회장의 반응이었다. 박 전 전무가 안계명 원장에게 “이 예산안을 보고받은 현 회장이 놀랐겠다”고 말하니 안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현명관 회장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돈은 문제가 안 된다.”
 
  박 전 전무는 “현명관이 승마에 관심이 전혀 없는데 그런 것을 했다는 것은 현명관 본인이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고 어떤 압력이나 부탁에 의해 하지 않았나 본다”고 했다.
 
  박원오씨는 또 최순실이 마사회 현명관 회장과 이상영·김영규 부회장 인선에도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5월 31일 박 전 전무와 검사 간 대화다.
 
  〈…문(검사) : 최서원(최순실)이 2015년 8월경 갑자기 증인(박원오)에게 마사회 부회장(말사업본부장) 후보라고 하면서 박모씨, 이모씨, 김영규씨 등 3명의 이름을 말하면서 ‘아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지요.
 
  답(박원오) : 예. 그전에 이상영 마사회 부회장이 저에게 와서 ‘정윤회를 만나게 해달라’길래 ‘왜 그러냐’고 했더니 ‘유임을 부탁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때는 정윤회와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라 최순실에게 ‘마사회 부회장이 정윤회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했더니 (최순실이) 한마디로 ‘그 사람 능력 없어요’라더군요. 그 뒤 (최순실이) 저에게 ‘물망에 오른 3명 중에 아는 사람이 있느냐’고 해서, ‘김영규는 알고 있다. 능력 있고, 옛날에 마사회 사외이사회 회장을 했다’고 하니 (최순실이) ‘그 사람, 이력서를 가져오라’고 해서 김영규에게 연락해 이력서를 갖다 주게 됐습니다.
 
  문 : 증인이 김영규를 찾아가 ‘아는 분이 마사회 부회장 후보로 추천하려 하는데 이력을 한번 보고 싶다고 한다’라면서 이력서를 달라고 했지요.
 
  답 : 예.
 
  문 : 그렇게 받아온 이력서를 최서원의 운전기사인 방준훈 기사를 통해 최서원에게 건네주었지요.
 
  답 : 예.
 
  문 : 얼마 후 안계명이 증인에게 ‘박모씨가 부회장으로 온다는 소문이 있던데 아느냐’고 물어봐, 증인이 최서원에게 ‘정말 박모씨가 마사회 부회장으로 가느냐’고 물어보았지요.
 
  답 : 예.
 
  문 : 그러자 최서원이 증인에게 ‘김영규가 부회장으로 갈 거니까 발설하지 말라’고 말하였지요.
 
  답 : 예.
 
  문 : 최서원으로부터 김영규가 부회장으로 낙점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김종찬 전무(대한승마협회)가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김종찬과 함께 김영규를 찾아갔지요.
 
  답 : 예.
 
  문 : 그 자리에서 김영규는 증인에게 ‘BH에서 연락을 받고 현명관이 자기를 부회장으로 추천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였지요.
 
  답 : 예.
 
  문 : 최서원이 BH에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직감했지요.
 
  답 : 예. 그분들의 힘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구나고 알고 있습니다.
 
  문 : 2015년 8월경 (김영규가) 마사회 부회장이 됐는데 그것은 최서원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 때문이었다는 것이지요.
 
  답 : 예.
 
  문 : 증인은 최서원이 김영규 부회장 말고도, 직전 부회장인 이상영의 선임에도 관여한 사실을 알고 있지요.
 
  답 : 예. 2013년 5월경 정윤회와 이상영을 만났는데 ‘앞으로 마사회에 갈 사람’이라고 소개받았습니다.
 
  문 : 결국 최서원이 한국마사회 부회장 선임에 2번씩이나 개입을 한 것이었지요.
 
  답 : 예.
 
  문 : 증인은 최서원이 한국마사회 부회장(말산업육성본부장) 인사에 두 번이나 개입한 것을 직접 경험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현명관을 마사회 회장에 임명되도록 해준 것도 최서원으로 생각하고 있지요.
 
  답 : 예.
 
  문 : 그러다 보니 증인은 2015년 6월경 현명관 회장 지시로 마사회에서 12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계획안을 작성했다는 것을 알고, 최서원이 현명관 회장에게 이야기를 했기에 위 문건이 작성된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지요.
 
  답 : 그때는 그런 생각을 특별히 안 했는데, 그 뒤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해서 누군가가 현명관에게 이야기해서 이런 일이 나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순실, “김영규(마사회 부회장) 능력이 없네. 옐로카드다”
 
작년 11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린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최순실·이재만이 마사회를 컨트롤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박원오 전 전무는 박상진 대한승마협회 회장(삼성전자 사장)과 이영국 승마협회 부회장(제일기획 상무)에게 도쿄올림픽 플랜을 만들어 보고했다. 소요 예산을 2700만 유로(한화 약 320억원)를 책정했더니 삼성 측에서 금액이 많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김종찬 전 전무에게 “금액이 과하지 않으냐. 삼성 단독으로 하면 부담될 수 있으니 마사회도 넣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박 전 전무는 삼성과 마사회 두 회사에서 승마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계획안을 수정했고 예산안도 기존안보다 삭감, 2250만 유로(한화 270억원)로 변경해 다시 보고했다.
 
  그러나 삼성이 차일피일 지원을 미루면서 승마협회의 ‘2020 도쿄올림픽 로드맵’은 무산됐다.
 
  마사회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자 2015년 10~11월 사이 최순실이 승마협회 김종찬 전 전무에게 “마사회가 ‘정유라의 승마’를 지원키로 했으니 김영규 마사회 부회장을 만나보라”고 지시했다. 김 부회장을 만나고 돌아온 김 전 회장은 그러나 “승마 지원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했고, 이 발언을 박 전 전무가 최씨에게 전했더니 그녀는 “김영규 그 사람 능력이 없네. 옐로카드다”라며 매우 불쾌해했다고 한다.
 
  삼성과 마사회의 지원을 받지 못하자 올림픽 준비단장으로 전지훈련 대비차 독일에 갔던 박재홍 마사회 감독은 작년 1월 귀국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한 달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일부 언론은 ‘박 감독이 최순실과 사이가 틀어져 사표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원오 전 전무는 “최순실이 직간접 현명관 회장에게 이야기를 해서 박 감독을 내쫓으려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전 전무가 김영규 마사회 부회장을 직접 찾아가 “왜 박 감독에게 갑자기 사표를 쓰라고 하느냐”고 항의했더니 김 부회장은 “회장 지시다. 나도 여러 차례 현 회장에게 구명을 부탁했는데 어쩔 수 없다”며 난처해 했다고 한다. 다음은 검사와 박 전 전무 간 일문일답.
 
  〈…문(검사) : (김영규 부회장에게) “최순실이 현명관에게 전화해서 그런 것이 아니냐”라고 물었더니 “우리는 이재만한테만 전화를 받는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 김영규가 많이 당황하였나요.
 
  답(박원오) : 내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갑자기 “우리는 이재만한테만 전화를 받았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한 내용이 당황스러웠는데, 갑자기 연결해서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문 : 증인은 그 이야기를 듣고, ‘이재만 비서관이 마사회 쪽에 영향력을 행사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였나요.
 
  답 : 예.…〉
 
  박 전 전무는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 관계보다, 최씨가 가끔 (청와대) 비서관들을 자기 손아귀에 놓고 있는 것 같은 뉘앙스로 이야기를 해서 ‘그 사람들을 최순실이 컨트롤하는구나’고 알고 있었다”고 확신했다. 최순실이 청와대 비서관들을 자기 사람처럼 쥐락펴락한다는 것이었다. 박재홍 감독의 해임 역시 “최씨가 이재만 비서관을 시켰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박 전 전무는 얼마 후 김영규 부회장에게 “현명관 회장에게 (박재홍 해임 관련) 이야기를 다시 해봤는데 막무가내다. 어쩔 수 없다”는 전화를 받았다.
 
 
  최순실, 정윤회에게 “그것은 그렇게 하지 마”라고 지시해
 
2015년 9월 독일 카셀만 승마학교에서 정유라가 훈련이 된 고급 말을 타고 연습을 하고 있다.
  박원오 전 전무는 법정에서 “박관천 전 경정이 ‘우리나라 권력서열은 최순실이 1위고 정윤회가 2위, 박근혜 대통령은 3위’라고 주장하기 전까지 정윤회가 모든 권한을 가진 실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 이후 그는 “진짜 최순실이 서열 1위가 맞겠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문(검사) : 최순실이 서열 1위라는 기사가 맞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나요.
 
  답(박원오) : 모든 정황을.
 
  문 : 어떤 정황인가요. 한두 개 예를 들어줄 수 있나요.
 
  답 : 중간에 정윤회·최순실하고 두 사람이 있는 데서, 제가 우연히 들은 이야기가 최순실이 정윤회에게 “그것은 그렇게 하지 마. 그런 식으로는 안 돼”라는 말 등을 통해 정황상 정윤회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최순실이 움직인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그때 최순실이 서열 1위 같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습니다.
 
  문 : 증인의 진술을 들어보아도, 증인은 그러한 개인적 경험을 했기에 그러한 생각을 할 수가 있는데, 그러한 개인적 경험이 없었던 사람도 그 기사를 믿을 수 있나요.
 
  답 : 다들 안 믿었겠지요. 지금까지 안 믿었을 것이라고 보고, 우리(김종찬 전 전무, 박재홍 전 감독)도 그날 이야기를 한 것이 반신반의였고, ‘아마 맞을 것’이라고 표현했어요. …〉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승마지원사업 관련 1200억원 지원 계획을 세운 적이 없으며,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하여 한국마사회는 어떤 국민세금을 들여서도 지원한 적이 없다”면서 “다만 승마 국가대표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승마를 대표하는 대한승마협회의 공문[대한승마협회-1159(2013.12.26)]을 바탕으로 관리비는 본인들이 직접 지불하는 조건으로 마방 시설물을 지원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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