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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左派)의 독주(獨走) 시작됐다

7년 전 천안함이 우리 기뢰(機雷)에 부딪혀 침몰했다는 러시아 문건은 어떻게 공개됐나?

북(北)의 천안함 폭침(爆沈) 부정론자들이 국제적 근거로 활용한 러시아 문건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흘렸다!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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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7월 27일 한 진보 성향 언론매체가 보도한 천안함 관련 러시아 문건은
    국정원 산하기관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나
⊙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책임연구위원 A씨 여전히 현직에서 활동 중
⊙ A씨, 문재인 정권 들어선 후 국가안보실 1차장 하마평 올라
⊙ “A씨의 징계 수위를 놓고 당시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위원들 간 이견(異見)이 있었다”
    (당시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
⊙ 참여연대, 북한과 함께 천안함 진상 재조사를 하자고 문재인 정부에 건의
  7년 만에 진실이 드러났다. 《월간조선》 취재결과 7년 전 북한의 천안함 폭침(爆沈)을 부정하는 진영에서 ‘천안함 기뢰 충돌설’의 국제적 근거로 활용한 ‘러시아 해군 전문가 그룹의 검토 결과 자료’ 문건이 국가정보원 산하 외곽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책임연구위원 A씨로 인해 공개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일명 러시아 천안함 보고 자료를 외부에 흘렸다. 정확한 입수 경로를 알 수는 없지만 한 진보매체는 이 문건에 실린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당시 문건을 외부로 흘린 것으로 파악된 A씨의 경질 여부를 두고 위원회 내부에서 논란이 있었다”고 했다. 당시 야당이자, 현 여당 정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 때 원세훈 국정원장에게 A씨를 경질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주장했다는 것이다.
 
  당시 원 원장은 A씨의 문건 유출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 유출 사건으로 인해 징계를 받은 A씨는 지금도 여전히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A씨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활동했던 4선의 송영길 의원과 가깝다고 한다.
 
  선거대책위원회의 최고위직은 선거대책위원장이지만 이는 상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실제 선거운동을 끌고 가는 자리는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A씨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잊지 못할 그날
 
  2010년 3월 26일 밤 9시 15분, 북한 연어급 잠수정(130t) 정장(艇長)은 백령도 서남방 4.8km 지점에서 은밀하게 잠망경을 올렸다. 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흘렀다. 주변 상황이 어뢰를 발사하기에 너무나 완벽했기 때문이다. 잠수함은 통상 어뢰 발사 전 잠망경으로 목표물을 확인한다. 이때가 수상함에 발견될 가능성이 제일 크다.
 
  그러나 이날은 그럴 걱정이 없었다. 백령도 근해에 2m 내외의 파도가 일고 있었던 탓이다. 천안함을 확인한 잠수정은 급히 잠항하여 중어뢰를 발사했다. 천안함은 두 동강이 났고, 꿈 많던 46명의 병사가 전사했다.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북한 소행일 것이라고 짐작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정상회담을 열자고 매달리는 북한과 막후 접촉을 진행 중이던 이명박 정부도, 햇볕정권 10년 동안 ‘김정일은 식견 있는 지도자’라고 세뇌(洗腦)를 받아 온 일반 국민도 그저 불행한 사고가 터진 것이라고 믿었다.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
 
《월간조선》 취재결과 7년 전 북한의 천안함 폭침(爆沈)을 부정하는 진영에서 ‘천안함 기뢰 충돌설’의 국제적 근거로 활용한 ‘러시아 해군 전문가 그룹의 검토 결과 자료’ 문건이 국가정보원 산하 외곽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책임연구위원 A씨로 인해 공개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속 인물은 사건과 전혀 관련없음.
  2010년 5월 20일 천안함 폭침 사건을 조사해 온 국제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은 북한제(製) CHT-02D 어뢰의 수중(水中) 폭발(에 따른 버블제트의 영향)에 의해 선체가 두 동강 나 침몰했다”고 발표했다. CHT-02D는 함정이 내는 소리를 추적해 목표에 접근, 폭발하는 어뢰다. 길이 약 7m, 직경(直徑) 53cm, 무게 1.7t에 250kg의 폭발화약을 담은 중(重)어뢰다.
 
  조사단은 “이 북한제 어뢰는 (서해 우리 해역을 무단 침범한) 북한의 잠수정으로부터 발사되었다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고도 했다. 국제 민·군 합동조사단은 한국인 전문가 49명과 미국·호주·영국·스웨덴 4개국 전문가 24명 등 7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어떤 외부 충격이 가해졌을 때 천안함 절단면과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수없이 모의실험을 했고, 천안함 절단면과 사고 해역에서 발견된 북한 어뢰추진체에 각각 남아 있는 흡착물을 비교 분석해 ‘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조사단은 천안함이 ‘어뢰 등의 외부 폭발’에 의해 침몰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천안함 선체 실물 사진 20여 장을 공개했다. 이를 보면 두 동강 난 선체 앞·뒷부분의 절단면 밑바닥이 모두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꺾여 있는 게 뚜렷하다.
 
  천안함 바로 아래에서 강력한 수중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다. 조사단은 “사고 당시 2~3초간 (버블제트 물기둥 현상인) 높이 약 100m의 흰색 섬광 기둥을 보았다”는 백령도 해안 초병(哨兵)의 진술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조사단은 북한을 ‘주범(主犯)’으로 지목하게 된 물적(物的) 증거로, 쌍끌이어선이 2010년 5월 15일 천안함 폭침 현장 부근 바다 밑에서 수거한 길이 1.5m의 어뢰 뒷부분의 동체(胴體)를 공개했다.
 
  동체 내부에는 한글로 1번이라고 표기돼 있었다. 조사단은 “북한군이 어뢰 제작 과정에서 남긴 것으로, 우리 군이 2003년 습득(拾得)한 북한군 훈련용 어뢰에 한글로 ‘4호’라고 쓰여 있는 것과 일치하는 (북한군만의) 표기 방식”이라고 했다. 조사단은 비밀 정보자료를 통해 “북한의 서해 해군기지에서 운용되던 일부 소형 잠수정과 지원 모선(母船)이 천안함 폭침 2~3일 전에 기지를 떠났다가 천안함 공격 2~3일 후에 복귀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시기에 북한과 비슷한 어뢰를 사용하는 중국·러시아 등 다른 주변국의 잠수정은 모두 자국(自國) 내 모(母)기지에 정박 중이었거나 그 주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4개국 대표는 각국의 이름을 걸고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조사결과에 동의한다’는 친필 서명을 남겼다. 조사 결론은 국제적으로도 공증(公證)됐다.
 
 
  기뢰에 의해 침몰했다는 러시아 문건의 실체
 
천안함 폭침이 북의 어뢰 때문이라는 증거. 북 어뢰 추진축 뒷부분 안쪽에는 1번이라 적힌 글씨가 선명하다. 숫자는 북한군만의 표기방식이다.
  조사단의 세밀한 과학적 조사결과가 나왔지만, 인터넷에는 좌초설, 기뢰 충돌설, 미군 잠수함 충돌설, 정부 자작극 등 온갖 음모론이 난무했다. 이 중 ‘기뢰 충돌설’이 특히 힘을 받았다. 2010년 7월 27일 한 진보 성향 언론매체는 〈단독/ 러시아, 천안함 침몰원인 ‘기뢰’ 추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2010년 5월 31일부터 6월 7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천안함 침몰 사고를 직접 조사했던 러시아 조사단이 작성한 문건(러시아 해군 전문가 그룹의 검토 결과 자료)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문건을 그대로 옮겼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러시아 해군 전문가그룹은 2010년 5월 31일부터 6월 7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접하고 분석과 실험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러시아 전문가들에게 제시된 자료를 분석하고 실험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천안함 폭발은 접촉에 의하지 않은 함선 하부의 수중 폭발로 분류된다.
 
  둘째, 한국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천안함 침몰사건의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과 들어맞지 않는다.
 
  ■ 한국 측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한 폭발시간(21시 21분 58초)은 보유 자료들에 비춰 본 실제의 예상 폭발시간이나 사건 당일에 함선 안의 전류가 끊어져 마지막으로 찍힌 동영상의 촬영시간(21시 17분 3초)과 일치하지 않는다. 천안함에 탑승해 있던 승조원이 탑승 승조원들이 부상당했다고 해안 통신병에게 핸드폰으로 알린 시간이 21시 12분 03초로서, 이 첫 통화시간 기록은 한국 측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
 
  ■ 천안함은 해당 참사가 일어나기 전부터 해저면에 접촉되어 오른쪽 스크루 날개 모두와 왼쪽 스크루 날개 두 개가 손상을 받았으며, 훼손된 스크루를 광택이 나도록 심하게 깎아 스크루의 넓은 범위에 걸쳐 마찰로 인한 손상 부위가 있었던 것이 조사결과 감지되었다는 점이 확인된다. 앞서 언급한 스크루 날개의 몸체 쪽과 끝쪽이 늘어나 있다. 오른쪽 스크루 날개 중 한 개의 가장자리에 금속 균열이 발견되었으며, 이는 “함선 오른쪽 프로펠러 축이 순간적으로 멈추면서 생겨난 관성작용에 의해 프로펠러 날개의 변형이 발생하였다”는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 측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는다.
 
  ■ 피해 함선에서 프로펠러 축의 오른쪽 라인에 엉켜 있는 어선 그물의 잔해가 발견되었다. 이는 “기동지역 내에 어로구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한국 측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다.
 
  ■ 제시된 어뢰의 파편이 북한에서 제작된 것일 수는 있으나, 잉크로 쓰인 표시는 일반적인 표준(위치, 표기방법)에 들어맞지 않는다. 제시된 어뢰의 파편을 육안으로 분석해 볼 때, 파편이 6개월 이상 수중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 함선의 피해지역에는 기뢰 위험이 존재하며 이는 한반도 서해안에서 정박 및 항해 장소를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로도 간접적으로 입증된다.
 
  러시아 전문가들이 조사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천안함의 사고원인이 접촉에 의하지 않은 외부의 수중 폭발이라는 주장이 확인되었다.
 
  둘째, 천안함은 침몰 전에 오른쪽 해저부에 접촉하고 그물이 오른쪽 프로펠러와 축의 오른쪽 라인과 엉키면서 프로펠러 날개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물이 오른쪽 프로펠러와 축의 오른쪽 라인과 엉키면서 천안함이 항해 속도와 기동성에 제약을 받았을 것이다.
 
  함선이 해안과 인접한 수심 낮은 해역을 항해하다가 우연히 프로펠러가 그물에 감겼으며, 수심 깊은 해역으로 빠져나오는 동안에 함선 아랫부분이 수뢰(水雷) 안테나를 건드리며 기폭장치를 작동시켜 폭발이 일어났다.
 
  또한, 다른 해석으로는 함선이 내비게이션의 오작동 아니면 기동성의 제약 상태에서 항해하다가 우연히 자국의 어뢰로 폭발됐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한국 측에서 제시한 어뢰 파편은 구경 533mm 전기 어뢰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 어뢰가 천안함에 적용됐다는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었나?
 
2017년 3월 24일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한 전사자의 유족이 묘비 앞에서 기도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대전현충원에서는 국가보훈처 주최로 ‘제2회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열렸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외부의 비접촉 수중 폭발’에 의한 것이지만, 어뢰가 아니라 기뢰 폭발일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 담긴 이 문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우리 군이 백령도 앞에 부설했던 기뢰가 천안함 스크루에 끌려 올라와 충돌해 폭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황당한 음모론은 더욱 활개를 쳤다. 앞서 언급했듯 진보 성향 언론매체가 보도한 이 문건은 국정원 산하 외곽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책임연구위원 A씨가 외부로 흘린 것이다.
 
  이 매체가 보도한 러시아 해군 전문가그룹이 작성한 문건은 큰 무게를 둘 필요 없는 자료였다는 지적이다. 조사단은 73명의 국내외 전문가가 참여해 34일간 과학적 객관적 조사과정을 거쳐 결론을 낸 반면 러시아 문건은 불과 3명의 러시아 해군 전문가가 5일 동안 우리 측 설명을 듣고 절단된 천안함을 살펴본 후 작성됐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작성된 문건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인정한 조사단의 결과보다 정확할 확률은 거의 없다. 실제 기뢰로 인한 폭발은 말이 안 되는 분석이다. 백령도 앞에는 1977년 설치된 30여 발의 MK-6 개량형 기뢰가 있긴 했다.
 
  하지만 1985년 폭발을 유도하는 도전선이 절단됐고 컨트롤 박스가 제거돼 불능화(不能化)한 상태였다. 2008년에는 2개월여간의 수색 끝에 남아 있던 기뢰를 찾아내 제거했다. 게다가 러시아는 여전히 북한 편에 서려는 본성을 숨기지 않는 국가다.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천안함과 관련한 러시아 내 친북 인사의 글을 선전도구로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북한의 천안함 책자(〈천안함 침몰 사건의 진상〉)를 보면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소장인 알렉산드르 보론초프(Alexander Vorontsov)가 2010년 6월 10일 ‘천안함 사건은 미국과 한국의 자작극’이라는 식으로 쓴 글을 그대로 실었다.
 
  〈천안호 사건 조사 결과 발표 후 미국, 남한의 움직임은 마치 사전에 면밀히 준비한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남한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엔 안보이사회를 통한 대북 압박을 보다 강화하는 것을 이상적인 방안으로 간주하고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를 참가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미국은 이번 사건을 중국 인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정치적 이익을 더 잘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성했다고 보고 있다.〉
 
  이 글을 쓴 알렉산드르 보론초프는 학회에 북한 기근(饑饉)을 부인하는 등 북한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 경우가 많다. 그는 북한이 지난 2009년 4월 5일 무수단리에서 광명성 2호라고 명명한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을 때 “북한이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을 발사한 만큼 2006년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회 정보위 관계자들은 A씨의 문건 유출 사건에 대해 “A씨가 조사단의 결정을 뒤집어 보겠다는 계산을 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여전히 북한 소행 부정하는 참여연대
 
참여연대는 2017년 6월 1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문재인 정부의 정권인수위원회 격)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야 할 9대 분야 90개 개혁과제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90개 과제 중 하나가 ‘천안함 침몰 진상 규명’이었다.
  많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천안함 폭침이 북의 소행이 아니라는 황당한 음모론을 퍼뜨리는 사람들과 그걸 믿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2010년 6월 유엔 안보리에 조사단 조사결과의 의문이 많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정권이 바뀌자 천안함 사건에 대해 재조사를 주문했다.
 
  참여연대는 2017년 6월 1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문재인 정부의 정권인수위원회 격)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야 할 9대 분야 90개 개혁과제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90개 과제 중 하나가 ‘천안함 침몰 진상 규명’이었다.
 
  참여연대는 제안서에서 “천안함이 침몰한 지 7년이 지났지만 군 기밀주의로 인해 침몰 원인에 대한 많은 의혹이 풀리지 않은 채 아직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며 “국회는 초정파적인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정조사를 통해 사건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조사결과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국가 및 북한의 참여까지 허용하는 국제적 검증작업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함께 천안함 진상 재조사를 하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참여연대의 입김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다. 핵심 요직에 참여연대 출신 다수가 포진한 까닭이다. 허위 혼인신고, 아들의 고교 시절 퇴학 처분 번복 등 논란으로 사퇴한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활동했다. 당시 센터 부소장은 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에서 일했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장 실장과 함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에서 ‘경제민주화 운동’을 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2010년부터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냈다. 정 후보자는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미국 입장을 비판했다.
 
  당시 정 후보자는 미 의회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포럼에서 “천안함 사건은 과학저널 《네이처》에서도 논쟁이 진행 중인 사안인데, 미국이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한 한국 정부를 지지한 데 대해 한국 시민사회가 미국의 ‘균형자’ 역할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은 청와대 행정관급에서도 여러 명 활동하고 있다.
 
 
  5·24조치 해제하면 순직한 장병은 뭐가 되느냐?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 재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서, 청와대, 정부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5·24 제재 해제 목소리가 나온다. 문 대통령을 오랫동안 도왔던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5월 2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5·24 조치는 이미 유명무실화됐으니 해제해야 한다”며 “북핵(北核)을 없애는 것은 다음 문제이고 당장 북한이 미사일을 증강하는 것을 저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상적인 거래를 하면서 북을 안심시켜 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눈치 빠른 통일부 당국자들은 민간 교류를 본격적으로 재개하는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고 한다. 5·24 제재는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우리 군인 46명이 숨지고 나서 취한 최소한의 조치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방북 등 남북 교역을 불허하고,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불허, 대북 신규 투자 불허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에 대해 어떤 책임도 인정한 적이 없다. 도리어 우리의 자작극, 모략이라고 한다. 이런 북의 행태는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우리가 먼저 나서서 5·24조치를 해제하면 북한은 ‘남한이 자작극’임을 시인했다고 선전할 것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 정보위 관계자들은 “5·24조치 해제하면 순직한 장병 46명은 뭐가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미 있는 재판 결과
 
2016년 1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는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정부와 군 당국이 침몰 원인을 조작했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 전 대표 신상철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천안함 폭침이 북의 소행이라는 것은 법적으로도 명백히 밝혀진 사실이다. 2016년 1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는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정부와 군 당국이 침몰 원인을 조작했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 전 대표 신상철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일부 네티즌이 아직도 ‘천안함 기뢰 폭침설’ 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법원이 신씨가 제기한 ‘천안함 음모론’은 모두 허위이고 천안함은 북한 어뢰에 의해 침몰한 것이 맞다고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 앞서 “명예훼손 사건이지만 천안함의 사고 원인과 항간에 떠돌던 여러 의혹에 대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철저히 조사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2010년 3월 31일 천안함 합동조사단이 발족한 이후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야당(지금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민간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신씨는 “(군이) 다 조작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며 합조단을 떠난 뒤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음모론을 주장했다.
 
  천안함 침몰의 1차 원인은 ‘좌초’이고, 선박이나 미군 군함과의 충돌이 2차 원인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2010년 8월 신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이날 1심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5년 5개월이 걸렸다. 법정에 출석한 증인만 57명이나 됐고, 검찰이 제출한 수사 기록도 5000쪽을 넘었다.
 
  신씨가 암 치료를 받느라 상당 기간 공판이 중단되기도 했다. 50회 넘는 공판이 열리는 동안 재판부는 6번, 공판 검사는 5번 바뀌었다. 재판부는 이날 핵심 쟁점인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천안함은 수중 폭발에 따른 충격파와 버블 효과에 의해 절단돼 침몰했고, 사용된 무기는 북한 어뢰 ‘CHT-02D’나 그와 유사한 어뢰”라고 밝혔다. 신씨가 주장해 온 음모설을 일축한 것이다. 재판 결과에 대해 신씨를 추천한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이강래 전 의원은 “신씨를 대체 누가 추천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평택 2함대 천안함 기념관 외부 전경. 기념관에 들어서면 가장 처음 보이는 것이 두 동강이 난 천안함이다.
  해군은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한 지 7년 만인 2017년 1월 2일 경기도 평택에 천안함기념관을 열었다. 기념관에 들어서면 가장 처음 보이는 것이 두 동강이 난 천안함이다. 두꺼운 강철판은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고, 수백 가닥의 전선은 바람에 힘없이 흔들렸다.
 
  흰 해군 정복(正服)을 입은 안내장교 김인지 중위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검은 페인트가 칠해진 부분이 흘수선(吃水線·배와 수면이 만나는 선)입니다. 밑에 있어야 할 흘수선이 천장에 가서 붙은 게 보이십니까? 좌초가 아닌 강력한 외부 폭발로 침몰했다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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