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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일본이 보는 문재인은 ‘남자 후쿠시마’〉

내가 ‘매국노’라는 건 일본 우파의 주장

글 :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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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조선》 6월호에 〈일본이 보는 문재인은 ‘남자 후쿠시마’〉라는 기사가 실렸다. 그리고 이 기사 속에 필자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내용은 소제목으로 ‘호사카 교수 영입은 실책’이라고 되어 있었다. 필자는 눈을 의심했다.
 
  먼저 제목에 들어 있는 ‘후쿠시마’란 후쿠시마 미즈호 일본 사민당 국회의원이고 문재인 대통령과 비슷하게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그런데 그 점만을 부각시켜 두 사람이 똑같다는 식의 논리를 펼친 일본 내 일부 언론보도를 근거로 해서, 많은 일본인이 문재인 대통령을 ‘남자 후쿠시마’로 생각해서 경계한다는 식으로 기사를 썼는데, 그런 글을 썼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매우 수준이 낮다. 일본에서는 극히 일부 가십 요소가 강한 잡지에서 그런 기사를 실었고, 주요 일간지나 주요 방송에서는 그런 보도를 한 적이 없다.
 
  그리고 《월간조선》 6월호의 필자에 대한 해당 기사도 일본 보수계 월간지 《사피오(SAPIO)》 6월호(5월 3일 인터넷 게재)에 실린 “문재인 후보의 반일 브레인은 한국에 귀화한 일본인”이라는 글을 인용하여 내가 ‘일본에서 지명도도 낮고 인맥도 없어 큰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 말은 몇십 년 동안 한국에서 《산케이신문》 지국장을 지낸 일본의 우파 대표 논객 구로다 가쓰히로 씨가 《사피오》 6월호에 쓴 글을 그대로 베낀 것이다. 한국에서 많이 비판받는 일본의 우파 논객이 쓴 글을 마치 보편적인 일본 내의 논평인 것처럼 논했고, 자신의 의견인 양 피력했다. 더욱이 필자가 일본 외교가에서 ‘매국노’라고 불린다며 전혀 근거도 없는 내용을 단정 지어 유포시켰다. 그럼에도 사실 확인도 해보지 않은 채 《월간조선》은 한국에서도 비판받는 일본의 우파 기자가 한 말을 게재한 가십 잡지를 그대로 인용한 글을 실어, ‘일본에서 매국노라 불리는 사람을 대일정권 브레인으로 삼는다는 것은 우선 상대국에 대한 예의에 벗어난다는 지적도 있다’라는 내용을 유포시켰다. 한데 일본에서는 ‘매국노’라는 말은 근래에 거의 쓰지 않는다. 급진 우익계 인터넷 사이트에서나 겨우 쓰일 정도로 오래된 말이다.
 
 
  일본에서도 긍정적 반응 많아
 
  필자는 《월간조선》에 이 기사를 기고한 이규석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보았지만 허사였다. 인터넷으로도 검색을 해보았지만 한국과 일본, 그 어느 쪽에서도 나오지 않는 인물이었다. 일본에 거주하면서 글을 쓰는 사람 같긴 한데 왜 그처럼 지명도가 낮은 사람에게 중요한 기사를 의뢰했는지 《월간조선》 편집인인 문갑식씨에게 물어보았으나 “원고 마감이 임박해 깊이 검토할 시간이 없어서 그냥 실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대답했다. 그런 연유로 필자가 연락을 하자마자 《월간조선》 측은 인터넷에 올린 해당 기사를 금방 삭제해 주었고, 필자에게 그 기사에 대한 반박문을 쓰라고 허용했고, 이번 7월호에 이와 같이 지면을 할애해 주었다.
 
  우선 필자는 일본 외교가에서 필자를 매국노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만약 그런 말이 있었다면 그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해 주어야 하지 않았을까?
 
  《사피오》 6월호의 관련 기사는 야후재팬의 잡지 코너에도 실렸고 많은 사람이 읽었다. 그리고 그 글에 많은 댓글이 달렸지만 나를 매국노라고 칭한 댓글은 찾기 힘들었다. 부정적인 댓글로는 “이제 일본 이름을 쓰지 말라”라는 게 많았지만 필자에 대한 긍정적인 댓글도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필자에 대해 “진정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일본인이면서도 한국에서 다케시마(=독도) 연구의 제1인자라는 것도 대단하다. 아베 정권하의 언론이 통제되어 있는 일본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죠.(ID : kay****)”라면서 오히려 필자를 칭찬해 주었다.
 
  필자가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 선대위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에서 ‘정치외교 분과 공동위원장’으로 있었을 때 일본의 방송국과 언론사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왔다. 텔레비전 방송국으로는 닛테레(일본티비)가 두 번, 일본 TBS가 네 번, 후지티비 등도 여러 번 필자에게 인터뷰 요청을 해왔고, 필자는 그러한 일본의 메이저급 방송국의 요청은 전부 받아들였다.
 
  필자의 인터뷰 내용을 일본에서 방영한 방송국들은 “일본에서 거의 보도되지 않는 내용을 방영하게 되어 일본 내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일본인들이 알고 있는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에 많이들 놀라워했다” “문재인 후보(당시)가 반일이 아니라는 점이 일본 국민들에게 잘 전달되었다”며 필자에게 감사의 뜻을 보내왔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에 필자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두 번에 걸쳐 게재한 일본의 중립적인 잡지사 편집자는 “일본에서 몹시 왜곡되어 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었고 기사를 읽은 사람들의 숫자가 많았다”라는 인사메일을 보내오기도 했다.
 
  일본의 국영방송 NHK에 오래 근무하다가 올해 민간방송국으로 자리를 옮긴 유명한 어느 방송 진행자는 필자의 연구실까지 찾아와 인터뷰한 내용을 일본에서 방영하여 반응이 좋았다며, 그 후로도 종종 메일로 필자에게 한국 정세를 물어오곤 한다.
 
 
  日언론의 무례한 취재는 거절
 
  필자가 일본 외교가에서 매국노라는 이미지가 확정되어 있다면 이런 현상이 나올 수 있을까? 한편 필자는 여러 가십적인 주간지와 월간지, 텔레비전 방송국의 취재 요청은 모조리 거절했다. 전술한 《사피오》에서도 필자에게 취재 요청을 했으나 정중하게 거절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결론을 먼저 만들어놓고, 그 결론에 맞춰 기사를 쓰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어느 유명 주간지의 열성적인 기자는 필자에게 취재 허락도 받기 전에 미리 한국에 입국하여, 공격적으로 연구실로 전화를 걸어왔다. 이미 한국에 입국했으니 취재에 응해주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식으로 취재를 거의 강요하다시피 했다. 그런 기자가 소속된 잡지사는 일본에서 최고로 팔리는 잡지를 발행한다. 그러나 왜곡된 보도도 서슴지 않아 그들은 소송당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 잡지사들은 필자와 문재인 후보(당시)를 비판할 목적으로 처음부터 무리하게 취재를 요청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이들 무례한 언론사들의 취재 요청을 죄다 거절했던 것이다.
 
  필자는 나름대로 학자적인 양심으로 독도를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 필자를 일본의 언론도 아니고 한국의 주요 언론이 ‘매국노’라는 말을 써가면서 매도한다는 것은 백 번 양보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언론이 펜이라는 권력을 잘못 이용했을 때 얼마나 끔찍하고 위험한 일인지 자각해야 한다. 또한 그것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에게 돌아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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