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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집권 한 달

마크 리퍼트 전임 미국대사와 주한 미국 대사관에 물어본 미국대사 공석(空席)의 이유

일주일도 안 돼 전임(前任)과 신임(新任) 바통 터치하던 주한 미국대사가 왜 6개월째 공석인가?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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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가, 통상 빠르면 3주, 늦어도 3개월 안에 신임대사 배정해…
⊙ 동북아에서 미국대사 임명된 국가는 중국뿐, 주한 미국대사와 주일 미국대사 모두 공석
⊙ 한반도 물리적 충돌 염두에 둔 조처인가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 이후 보수단체의 피습 규탄 시위 중 성조기와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을 떠난 건 올해 초인 1월 20일이다. 그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났다. 주한 외교가의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외교가에서 통상 전임대사가 떠나고 신임대사가 배정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짧으면 3주, 길면 석 달이라고 한다. 이 기간은 주한 대사관의 국내외 관계자들과 외교 분야 여러 명에게 문의해 얻은 답이다. 즉 통상 신임대사의 배정까지는 길어도 3개월을 넘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느긋한 스타일의 남미 국가 중 일부는 최장 7개월도 걸린다고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는 전임 미국대사들의 전례를 찾아봐도 그렇다. 마크 리퍼트 전 대사가 한국에 오기 전 주한 미국대사는 성 김 대사였다. 그가 한국을 떠나고 6일 뒤 마크 리퍼트 대사가 신임대사로 한국에 왔다. 성 김 대사는 2014년 10월 24일 인천에서 출국했고 6일 뒤인 30일 리퍼트 대사가 입국했다. 당시 30일 입국도 예정보다 하루가 늦은 것이었다. 예정은 29일 입국이었다. 미국은 한국에 대사를 보내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게 바통을 터치한다. 이러한 빠른 교체는 한미동맹이라는 격에도 맞는 조처였다. 미국이 이렇게 빨리 대사를 보내는 또 다른 국가로는 일본이 있다. 일본도 미국의 동맹으로 전임자와 신임자 간의 바통 터치가 일주일 이내였다.
 
 
  전임자 리퍼트 대사와 주한 미국 대사관은 묵묵부답, 뜬소문은 3가지…
 
  왜 주한 미국대사 자리가 아직도 공석인지 가장 먼저 전임자인 마크 리퍼트 대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다음으로는 주한 미국 대사관 공보관에게 문의했다. 몇 차례 연락을 해보았으나 아무 대답도 오지 않았다. 묵묵부답이다. 민감한 주제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사관의 공식 입장 대신 외교가를 비롯해 주변에 떠다니는 뜬소문들을 모아봤다. 다들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를 꺼리지만 내용을 종합하면 3가지 정도로 축약된다.
 
  첫째, 한국의 좌경화에 대한 경계
 
  둘째, 북의 연이은 도발 및 한반도 물리적 갈등 가능성
 
  셋째, 트럼프와 국무장관 틸러슨의 스타일 혹은 무능력
 
  한국은 박근혜 정부 말 여러 가지 사안이 있었다. 사드 반대, 탄핵이 가장 큰 이슈였다. 특히 촛불 시위와 태극기 시위는 매 주말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웠다. 국정은 사실상 마비 상태와 다름없었다.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어려운 상태에서 안보적 위기는 지속됐다.
 
  북한은 계속 미사일을 쏘아댔다. 당초 계획보다 6개월이나 빨리 갑작스럽게 대선이 치러졌다. 대선 결과로 말미암아 보수 세력은 전멸하다시피 했다. 이 시기 미국이 한국의 대선이 끝나기도 전부터 사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미국 지도부의 발언이었다.
 
  당시 국내 보수 진영에서는 ‘도대체 미국이 한국의 대선을 망치려는 셈인가’ ‘어찌 대선에 영향을 주는 말을 저리 쉽게 할 수 있느냐’며 혀를 차기 바빴다. 시간이 지나 전문가들이 분석해 보니 이것은 한국의 좌경화를 염두에 둔 미국의 경고성 발언이었다고 한다.
 
  또 트럼프의 직선적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 발언이라는 게 미국 정치에 정통한 사람들의 분석이었다.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도 이런 뉘앙스의 말을 했다. 트럼프는 ‘거두절미한 사람, 합리적인 사람이다’라고 했다. 또 그는 비즈니스맨이기에 모든 것을 협상하려고 한다고 했다.
 
 
  남한의 좌경화와 북한의 연이은 도발 때문인가?
 
성김 전 주한 미국대사가 2013년 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사진=조선일보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은 지금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무조건적인 한미동맹이 아니라, 노력한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는 동맹이란 것이다. 소위 말해 장사꾼인 트럼프의 입장에서 거저 주는 혜택이란 있을 수 없다.
 
  이런 트럼프의 성향은 다른 곳에서도 목격된다. 한미동맹만큼 중요한 나토(NATO)에서도 트럼프의 이런 성격이 나온다. 역사적으로 모든 미국의 대통령은 나토 앞에서 나토협약의 제5항 전쟁 자동 개입을 강조해 왔다. 즉 미국은 동맹에 대한 위협은 본토에 대한 위협과 동일시, 유사시 자동적으로 전쟁에 개입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조가 트럼프 대통령부터는 마치 조건부 형태로 보였다. 특히 나토의 국방비 분담금을 두고 더 많이 낸 나라에 더 우호적이겠다는 식이었다. 이는 미국에 잘해 주는 만큼 우리도 당신들에게 잘해 줄 것이라는 것이다.
 
  이 잣대로 미국의 시각에서 보자면, 한국은 사드 1개 포대를 두고도 다시 환경영향평가를 한다는 등 미국이 제공한 무상혜택을 발로 걷어찬 꼴이다. 뿐만 아니라 더 강한 대북제재를 구상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대북지원의 물꼬를 트는 한국을 좋게 보지 않을 심산이 크다. 이 부분이 바로 첫 번째 소문에 언급한 극심한 한국의 좌경화 정책에 대한 미국의 경계다. 그 경계의 의미로 대사를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소문의 맥락에서 보자면 북한의 도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여러 차례 미사일을 쏘아댔고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계속됐다. 안보적 위협이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국내 정치 개입을 이유로 국정원의 국내 전담부를 전면 폐지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국과 안보적 정보를 공유할 이유가 사라졌다. 양국의 안보적 가치가 판이하게 다른 갈림길로 갈라선 것이다.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해 온 미국에 있어 북한은 분명 미국의 주적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개 텔레비전 토론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말하길 거부한 바 있다. 안보적 가치 공유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미국이 굳이 신임대사를 보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부산에 배치된 칼빈슨 항모도 심상치 않다. 이미 한반도 주변에 배치된 항모만 두 개다. 칼빈슨과 레이건 항모전단이다. 이 두 항모전단과 일본의 해군은 전례 없는 대규모 훈련을 지난 4월부터 시행해 왔다. 미국이 쓸데없이 항모전단을 두 개나 한반도 주변에 배치하지는 않는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지난 4월 북한은 평양 내 거주자 60만명을 다른 지역으로 퇴거하는 퇴거령을 내렸다. 6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주민 대이동이 시작됐다. 그 이유는 유사시 평양 내 거주하는 고위급 간부가 숨을 지하벙커의 크기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북한이 이런 대규모 퇴거령을 시행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것이며 북한도 향후 있을 물리적 충돌을 예상한 행보일 수 있다. 이것이 북한의 독자적인 판단인지, 아니면 미국의 대대적인 군사적 행동을 감지해 결심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나, 북한이 이런 큰 결심을 하는 데에는 분명 물리적 충돌까지도 대비해야 할 무언의 이유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한반도 물리적 충돌 염두에 둔 미국의 조처인가?
 
2016년 광주 전남대에서 특강을 하기 위해 입장하는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사진=조선일보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분석은 주일 미국대사도 공석이라는 점이다. 현재 동북아에서 미국대사가 배정된 국가는 중국뿐이다. 유사시 미국은 전용기를 한국으로 보내 자국민들을 탈출시킨다. 그만큼 자국민 보호에 철두철미하다. 하물며 대사는 미국의 대통령을 대리하는 고위직이다. 이런 인사를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국가에 보낼 이유가 없다. 즉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한국과 일본에는 대사를 보내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거사를 앞둔 형국이라는 소리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역사적으로 과거 스페인, 칠레와 유사하다고 했다. 진보 정부가 집권하자 물가는 폭등했고 내란과 쿠데타 등이 발생했다. 지금의 한국이 이런 위태로운 형국과 유사하며 6·25 한국전쟁 때처럼 어떤 형태로든 물리적 갈등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을 했다.
 
  세 번째 소문은 이번 미국대사 공석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만의 스타일 혹은 무능력 때문이라고 했다. 대사가 공석인 국가는 미국과 무언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는 국가라는 것이다. 그 과제가 국가적 사업(FTA 등), 군사적 교류인지 등은 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언가 논의할 여지가 있는 국가에는 대사를 보내지 않아, 해당 국가에 무언의 경고 혹은 미국에 잘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틸러슨 모두 비즈니스맨이라 정치계에 구심점 없어?
 
  외교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와 국무장관인 틸러슨, 두 명은 모두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비즈니스맨이다. 정치적인 백그라운드가 없고, 정치판의 구심점이 없다. 따라서 내각 구성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정치판에서 대사 자리에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정치적인 영향력이 없다 보니 대사 자리에 마땅한 지원자도 없다’고 분석했다. 혹자는 트럼프가 내치(FBI 코미 국장과의 갈등 등)에 여념이 없어, 전반적인 신임대사 임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 이 말대로라면 단순히 대사 임명이 전반적으로 지연된다는 것이다. 주한 미국대사 배정이 전략적 지연인지 단순 지연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어쩌면 대사 자리를 두고도 협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 외교가 등을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미국대사가 공석인 국가는 대략 50개국 정도로 캐나다, 오스트리아, 체코, 도미니카 공화국, 베네수엘라, 영국, 예멘, 핀란드, 프랑스, 스페인, 독일, 아이티, 헝가리, 아이슬란드, 인도,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요르단, 리히텐슈타인, 룩셈부르크, 모로코, 모나코, 모리셔스, 뉴질랜드, 스웨덴, 스위스, 노르웨이, 포르투갈, 사모아, 산마리노, 사우디아라비아, 세이셸, 싱가포르, 시리아, 탄자니아, 트리니다드토바고, 산마리노, 수단 등이다. 일부 공석은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공석인 경우도 있고, 일부는 내전, 폭동, 치안불안 등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국가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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