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시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중의 핵심 7명은 누구? : 월간조선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한 인사는 5월 6일 기자에게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는 이낙연 전 전남지사, 비서실장은 임종석 전 의원이 내정됐다”고 했다. 솔직히 믿지 않았다. ‘임종석 비서실장’ 카드는 그렇다 쳐도 현직 자치단체장을 국무총리로 임명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져 보였다.

당시 누구도 이 전 지사의 국무총리 임명을 예상하지 못했다. 5월 10일 이 인사의 말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전 지사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소가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 아니냐”고 묻자 그는 “세 곳에서 섀도캐비닛 명단이 올라왔고 이 중에 이 전 지사가 포함된 명단이 있었다”고 했다.

팩트를 확인한 뒤 이 전 지사가 총리로 임명될 것이란 이야기를 기자에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몇몇 인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주목해 보라고 했다. 그의 이야기가 다 맞지는 않겠지만 문 대통령 부부와 가깝고 최측근밖에 몰랐던 초대 국무총리 인선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는 있다.

은둔형 최측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이호철 전 민정수석과도 아주 가까운 고성규씨.

그가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은 사람은 고성규씨다. 고씨는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원래 고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현직 약사이기도 한 고씨가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7년 초다. 영어에 능통했던 고씨는 군대를 제대하고 《적중 토익시리즈》라는 7권짜리 영어책을 집필해 소위 ‘대박’을 터뜨렸고 주변의 소개로 당시 국회의원이던 노 전 대통령의 영어 교사가 됐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개인 사무실도, 차도 없던 시절이라 두 사람은 남의 사실에서 주 3회 정도 만나 영어 공부를 했다고 한다. 이 와중에 고씨는 토익 시험을 치러 만점을 받았다. 또 국내 굴지의 영어 학원 강사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고씨는 1997년 말 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가 됐다. 2000년 총선 때까지 3년 동안 노 전 대통령을 그림자 수행했다. 이후 약국 개업을 위해 노 전 대통령을 떠났다. 고씨와 노 전 대통령의 이별은 길지 않았다. 200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노 전 대통령은 고씨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는 두말없이 노 대통령 곁으로 돌아갔다.

2002년 4월 노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자 그는 미련 없이 훌훌 털고 떠났다. 당시 그는 “나의 역할은 (노 의원을) 민주당 후보로 만드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참모진 내부에서의 보이지 않는 알력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유독 고씨를 ‘편애’했기 때문이다. 8개월여 정치권을 떠나 있던 고씨를 다시 청와대로 불러들인 것은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던 이호철 전 민정비서관이었다.

당시 부산에 살던 이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 등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고성규씨와 함께 일하면 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노 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 고씨는 10여 차례나 고사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설득에 고집을 꺾었다. 고씨는 민정수석 보좌관으로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부산에 살던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되면서 서울로 올라왔는데, 거처를 구할 때까지 고씨와 함께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문 대통령은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 김한길 전 국민의당 대표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노무현 인수위 시절 내가 당선자 기획특보였다. 어느 날 노 당선인이 ‘부산에서 내 친구 올라온다’고 말했다. 그때 처음 문재인을 봤다. 엘리베이터에 같이 탔는데 그의 첫마디가 ‘서울에서는 방을 어떻게 구합니까?’라는 질문이었다. 그게 기억이 난다.”

고씨는 자신에 관한 기사나 사진이 언론에 실리는 걸 극히 꺼린다고 한다. 전형적인 은둔형 인간이다.

노무현의 친구이자, 문재인 자서전 《운명》의 최초 기획자

김수경 전 우리들병원그룹 회장.

김수경 전 우리들병원그룹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책 《운명》을 기획한 인물이다. 우리들병원은 노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허리디스크 수술을 맡은 곳이다. 2011년 6월 15일 나온 문재인의 《운명》은 문 대통령을 일약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로 만드는 발판이 된 책이다.

책 발간 이후 문 대통령은 신뢰·의리 이미지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 PK(부산·경남) 대선주자로서의 주목도가 더해졌다. 문재인의 《운명》은 가교출판사가 발간했는데, 이 출판사의 정해운 대표는 김 전 회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다. 김 전 회장은 문학전문 출판사 열음사의 대표를 맡고 있었는데 정 대표는 이곳에서 영업부장으로 오래 일을 했다.

김 전 회장은 2012년 기자에게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민주당 상임고문이었다.

“제가 대표로 있는 열음사가 1996년 9월 12일 음란도서 《아마티스타》와 아나이스 닌의 소설 《에로티카》를 출간했다는 이유로 관할 부산 동래구청으로부터 출판사 등록취소를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열음사의 동록취소 소식은 출판가에 충격을 줬습니다. 《외국문학》《문학정신》 등의 계간지를 내며 해외문학 동향을 국내에 알려 온 문학 서적 전문의 중견 출판사가 불온서적 출간 등의 이유가 아닌 ‘음란성’이 문제가 돼 등록취소를 당한 것은 전대미문의 일이었기 때문이지요. 제가 부산고등법원에 ‘출판등록취소 집행정지 신청’을 냈는데 당시 사건을 맡은 변호사가 문재인 고문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소개받았죠.”

미당 서정주의 추천을 받아 등단한 시인이기도 한 김 전 회장은 1990년대 초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소개로 노 전 대통령을 만나 친구로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한 열음사는 1997년 6월 24일 승소했다. 이를 계기로 문 대통령은 부산에 있는 우리들병원의 고문변호사를 맡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서울 소재 우리들병원 고문변호사를 역임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책 《운명》을 발간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 문재인 고문의 자서전 《운명》을 기획했다던데요.

“맞아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기용씨 장례식장에서 처음으로 문 고문을 만났습니다. 제가 ‘잊어버리시기 전에 회고록을 내 보면 어떻겠냐?’고 건의했습니다. 지인 몇 분이 옆에 계셨는데 누구나 할 것 없이 찬성하시더라고요.”

책 쓰기를 주저했던 문 대통령은 이후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도움을 받아 자서전 집필 작업을 시작했다. 정기용씨는 건축가다. 1996년 김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소개해 주면서 문 대통령과도 알게 됐다. 정씨는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 설계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2011년 3월 1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 기획회의에도 참석했나요.

“자주는 아니고, 제목 정할 때 의견을 내는 정도였어요. ‘운명’이라는 제목을 정하는 데는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역할을 했습니다.”

— 문 고문의 대선 출마를 미리 염두에 두고 띄우기 위해 자서전 집필을 제안한 것입니까.

“오랜 친구로서 순수하게 제안한 것이에요. 사실 책 내는 과정에서 문 고문이 사는 양산(梁山) 집에 한 번 갔었는데 부인하고 소꿉장난하듯 재미있고 아름답게 살고 계시더라고요.”

문 대통령은 자서전 출판 이후 전국을 순회하며 20여 회의 북 콘서트를 가졌다. 북 콘서트를 기획한 사람은 탁현민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였다. 참여연대 출신인 탁 교수는 2016년 6월 문 대통령이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섰을 당시 동행한 인물이다. 2010년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을 연출했다. ‘나꼼수’ 멤버였던 탁 교수는 이번 대선과정에서 화제가 된 문 대통령의 국민출마 선언 영상을 제작하는 데 힘을 보탰고 광화문 유세 등 각종 선거 캠페인을 기획했다.

강남에서 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된 국회의원

왼쪽부터 김수현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정순균 전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재순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노무현 정부 사정비서관을 지냈던 이재순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당시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법률멘토단으로 활동했다. 박영수 특검팀에서 특검보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특검 후보였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대학 동기(서울대학교 법학과)이자 친한 친구 사이다. 채 전 총장이 칩거할 때 뒷바라지를 해 준 인물이 이 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2017년 5월 채 전 총장과 황정은 변호사와 함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법무법인 ‘서평(瑞平)’을 개업했다. 이 변호사를 잘 아는 법조계 관계자는 “이 변호사는 폭넓은 수사경험과 추진력을 두루 갖춘 유능한 인재”라며 “합리적이고 소탈한 성격으로 대내외적으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고 했다.

전남 순천 출신인 정순균 전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중앙일보 사회부・정치부 기자를 거친 언론계 출신으로 지난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언론특보,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 국정홍보처 차장·처장을 거쳤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언론특보로 정치권에 첫발을 디뎠다. 노 전 대통령 임기 기간인 지난 2006년 5월 코바코 사장으로 임명됐지만 2008년 4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사표를 제출했다. 코바코 사장 임기는 3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11일 오후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가진 후 청와대 소공원에서 차담회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조국 민정수석(왼쪽부터), 권혁기 춘추관장, 문 대통령, 이정도 총무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일정총괄팀장, 임종석 비서실장.

정 전 사장은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언론 고문으로 활동했다. 그는 호남에 상주하며 문 대통령 지지층 결집을 위해 헌신적인 활동을 펼쳤다. 두주불사형에 과묵한 편이지만 대세의 흐름과 여론을 읽는 정확한 판단력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신중한 언행으로 실수가 없는 편이지만 2003년 8월 22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지에 한국의 언론인들이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기사를 쓰고 촌지를 정기적으로 받았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 언론계의 집단 항의를 받기도 했다.

서울 강남(강남을)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돼 20대 총선에 파란을 일으킨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의사로서 사법고시에 합격한 인물이다. 전 의원의 원래 꿈은 변호사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여자는 전문직이 좋다며 의사가 되기를 권유했고 자연스레 의대에 진학, 치과의사가 됐다.

그런데 법대 출신인 남편이 사법고시 공부하는 것을 보면서 어릴 적 꿈이 떠올랐다고 한다. 설사 성공하지는 못하더라도 도전조차 안 해 본다면 나중에 인생을 마감할 때 후회가 될 것 같았다는 것이다. 1996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전 의원은 전공을 살려 의료소송 분야에서 활약했다.

전 의원의 남편은 김헌범 전 창원지법 거창지원장이다. 김 전 지원장은 2014년 4월 27일 경남 거창군 남하면 88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전 의원은 남편 사망 전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해 “남편도 나도 서로 첫사랑이다. 대학교 1학년 때 동아리 멤버십트레이닝(MT)에 가서 눈이 맞았다. 남편을 처음 봤을 때 뒤에서 후광이 비쳤다. 마음에 쏙 들었다”고 남편과의 러브스토리를 털어놓은 바 있다. 전 의원은 경선 때부터 문재인 대통령을 도왔고, 문재인 선대위에서 직능특보단장으로 활동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하는 시인(詩人)

신동호 중앙선대위 메시지팀장.

신동호 중앙선대위 메시지팀장은 시인이다. 1965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난 그는 1984년 강원고 재학 시절 《강원일보》에 시 〈오래된 이야기〉로 등단했다. 1992년 《창작과비평》에 작품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겨울 경춘선》《저물 무렵》, 산문집 《유쾌한 교양 읽기》《꽃분이의 손에서 온기를 느끼다》《분단아, 고맙다》, 문화평론집 《전유성論-디오게네스와의 희극적 만남》 등을 썼다. ‘오월문학상’ ‘황토문학상’ 등을 받았다.

전대협 문화국장 출신으로 1990년대 초까지 3차례 옥살이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2012년 대선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19대 국회에서 문 대통령이 당대표를 할 때 대표 부실장으로 활약한 그는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 적임자 누구입니까’ ‘그렇지 않습니까’와 같은 문 대통령 특유의 언어를 살려낸 인물이다.

신 팀장은 “연설문뿐만 아니라 방명록이나 SNS메시지, 소소한 축사도 중요하다”면서 “이런 메시지가 쌓여야 유권자들에게 대통령의 진정성이 전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 때 신 팀장이 작성한 ‘이 땅에 봄이 있는 한 잊지 않겠습니다’란 문 당선인의 추모 문구는 깊은 울림을 줬다.

‘국민의나라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 선대위의 최고 실세 조직으로 꼽혔다. 조직원들의 선대위 내 위상을 보면 국민의나라위원회가 문재인 선대위 내에서 최고 정책결정권을 가진 조직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김수현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이 위원회의 간사를 맡아 활동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임기 내내 청와대와 정부에서 일한 경제·사회분야 정책전문가다. 노 전 대통령 비서실에서 사회정책비서관·국민경제비서관·국정과제비서관을 지냈고,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차장과 환경부 차관도 지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번째로 발표한 공약인 도시재생 뉴딜정책의 입안자이기도 하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핵심은 뉴타운·재개발사업을 중단한 500여 개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임기 내에 살려 내겠다는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은 기존 ‘갈아엎기식’ 뉴타운·재개발사업과는 차이가 있다.

뉴타운·재개발이 전면 철거를 전제로 한다면 도시재생은 지역 실정에 맞춘 ‘리모델링’ 성격이 강하다. 낡은 주택을 정비하고 아파트 단지 수준의 마을 주차장, 어린이집, 무인 택배센터 등을 설치해 마을을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김 교수는 “서울에만 600여 곳에 달하는 뉴타운·재개발 구역이 있었는데 그중 절반이 해제됐다. 이 중 노후·쇠락해 가는 지역, 예를 들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은평구 일대부터 도시재생사업을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