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만 불허되는 ‘박원순 서울시’의 광장들 : 월간조선

박원순(朴元淳) 서울시장은 2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朴槿惠)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태극기 집회’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 글에서 “비록 무력은 갖고 있지 않지만, 모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시장의 글이다.

〈자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관용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 시청 광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박사모 등의 집회에서 도가 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살인과 테러를 주창하고 내란을 선동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서울시와 저는 이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국가에서 헌법재판관 살해 협박을 하고, 특검 테러를 주장할 수 있습니까? 이건 독재국가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백색테러이고 야만적이고 반민주적 작태입니다.

광장은 시민의 것입니다. 누구나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서울시와 저는 평화적인 집회는 절대적으로 보장하고 보호할 것입니다. 그러나 불법행위와 무법천지를 용납할 수는 없습니다. 비록 경찰권과 무력은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민해 볼 것입니다.〉

박 시장은 2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광장 무단 사용, 서울도서관 소란과 이용 시민 방해, 적법한 공무집행 방해 등을 이유로 박사모 등 해당 단체와 책임자 등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공무집행 방해, 불법 CCTV 설치 등 이유로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공동대표인 전 국가안전기획부 부장 권영해(權寧海), 전 태원예능 회장 정광택(鄭光澤) 등 7명을 고발했다. 탄기국은 1월 21일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 철거’와 ‘탄핵 기각’ 등을 주장하고 있다. 박 시장은 고발 조치에 이어 서울시의 경고와 설득이 통하지 않으면 행정력을 동원해 서울광장의 태극기 천막을 강제로 퇴거하는 ‘행정대집행’을 강행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1530만원 들여 세월호 사망자 가족에 천막 21개동 지원

서울시 기획조정실에 따르면 지금까지 서울시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쓴 세금은 총 13억2717만원이다.

박원순 시장의 이 같은 조치가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미스터 공정(公正)’을 자처하는 박 시장이 태극기 천막을 대하는 것과 달리 세월호 천막과 탄핵 촛불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물심양면으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세월호 사고 사망자 가족들과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약 3년 동안 대한민국의 상징 공간인 광화문광장에 천막 70여개와 각종 조형물을 설치하고, 1000일 넘게 농성할 수 있었던 까닭도 박 시장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서울시는 2014년 4월 16일에 있었던 세월호 사고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을 무단 점유한 세월호 천막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시 기획조정실이 작성한 ‘2014년 4월 16일 이후~현재까지 세월호 참사 관련 서울시 지원내역’에 따르면 지금까지 서울시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쓴 세금은 총 13억2717만원이다. 유족을 대상으로 한 긴급 복지, 생계 지원 등을 이유로 1억3593만원, 수색 구조에 9036만원, 사고 수습을 한다며 대책본부를 운영하는 데 2억7310만원을 지출했다.

이 밖에 서울광장에 ‘세월호 사고 분향소’를 운영하는 데 7억5232만원, 서울도서관에 ‘세월호 기억 공간’을 만드는 데 6016만원, 세월호 천막 21개동 임차(13개동)·구매(8개동)에 1530만원을 썼다.

서울시는 세월호 천막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에 대해 “2014년 7월 당시 세월호 유족지원단 운영 등 범정부적 지원 분위기 속에서 폭염하에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유가족의 건강과 안전 등이 우려되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박 시장도 3월 2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천막은 사실은 이미 중앙정부까지 협력해서, 서울시 도움을 요청했던 그런 사안이고 그것은 어떤 정치적 조치가 아니라 인도적 조치였다”고 했지만, 이런 이유만으로는 공유재산인 광화문광장을 특정 집단이 3년 동안 무단 점유하는 행위를 합리화하긴 어렵다.

박원순,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와야”

박원순 서울시장은 2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朴槿惠)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태극기 집회’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는 글을 남겼다. 사진=박원순 페이스북

‘광화문광장 지킴이’를 자처하는 박원순 시장은 세월호 사고 사망자 가족들과 같은 주장을 한다. 선사의 과적과 해운조합의 과적 묵인, 조타 미숙으로 인한 급변침 때문에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혀졌고, 청와대가 여러 차례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분 단위 행적을 공개했는데도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 이들의 주장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 처벌하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 최근에 박 시장이 자신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린 세월호 관련 글도 비슷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팽목항을 찾았습니다. 세월호가 던진 ‘국가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며 대통령을 탄핵했습니다. 탄핵 완수 소식을 전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꼭 탄핵해 유가족과 희생자들의 피눈물을 멈추게 하겠습니다. 그때 꼭 다시 찾겠습니다.〉 2016년 12월 23일, 박원순 트위터(@wonsoonpark)

〈세월X(기자 주 : 세월호 사고 원인으로 잠수함 충돌설을 주장한 동영상)가 이야기하는 진실, 네티즌 자로가 오랜 인고의 시간 속에 찾은 진실에 우리는 답해야 합니다. 새로운 특조위(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입니다.〉 2016년 12월 25일, 박원순 트위터

〈2017년 첫 주말도 촛불로 시작합니다. 세월호 998일째, 아직도 세월호에는 국민이 있습니다. 국민의 명령입니다.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와야 합니다.〉 2017년 1월 7일, 박원순 페이스북(@hope2gether)

세월호 천막 단속한 서울시 공무원은 대기발령돼

박 시장은 2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광장 무단 사용, 서울도서관 소란과 이용 시민 방해, 적법한 공무집행 방해 등을 이유로 박사모 등 해당 단체와 책임자 등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원순 트위터

서울시 행정은 시장의 정파적 입장이나 사견이 아닌 법령과 조례에 의거해 이뤄져야 한다. 그에 따라 태극기 천막이 광장 무단 사용, 공무집행 방해 등의 사유로 강제 퇴거·고발 조치를 당해야 한다면,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 역시 같은 이유로 철거돼야 한다. 순서대로 따지자면 서울시가 먼저 고발해야 할 곳은 세월호 천막이지만, 이곳은 사실상 ‘박원순 서울시’의 성역과 같다. 천막 설치의 불법성을 지적한 서울시 공무원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서울시 간부들이 세월호 천막 관계자들에게 사과하는 일까지 있을 정도였다.

2014년 7월 14일, 서울시 도시계획국 역사도심관리과 사무관 백모씨가 광화문광장에 무단으로 천막이 설치돼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세월호 천막 관계자들에게 “광화문광장은 시민들이 즐기는 장소”라며 “세월호 사고는 이미 홍보가 많이 됐고 국가에서도 나서고 있다. 유족들이 여기서 텐트 치고 이러셔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 등 불법성을 지적했다가 폭행을 당했다.

관련 내용이 같은 날 《오마이뉴스》에 보도되자 서울시는 피해자인 백씨에게 징계성 대기발령 조처를 내리고, 하반기 인사 때 타부서로 전보 발령을 냈다. 백씨의 상관인 역사도심관리과장과 팀장은 그날 세월호 천막을 방문해 “담당 직원이 마음을 상하게 해서 죄송하다. 유가족의 심정을 이해했다면 그렇게 말 못한다. 사과를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백모 사무관은 이듬해 4월 《뉴데일리》에 보낸 편지에서 폭행 사건 이후 서울시의 행태, 세월호 천막의 모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전략) 법을 엄격히 적용한 저는 영문도 모른 채 2014년 7월 15일자로 인사명령을 받고 같은 달 16일 징계의 전단계인 행정국으로 대기발령을 받았습니다. 물론 적법한 행위였기 때문에 8월 1일자로 복직됐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유가족들은 불법농성을 적법행위인 양 활기를 얻어 올해 4월 16일인 현재까지 광화문 점거농성을 장기간 지속하고 있습니다.

(중략)

세월호 유가족은 국가 개조를 바라고 있으나 국가 개조의 주체는 공무원 조직입니다. 그러나 적법행위를 한 공무원은 피해를 보는 현실입니다. 그들(세월호단원고유가족대책위)이 원하는 처벌자 징벌 방법은 또 다른 국가 발전의 저해 요인을 담고 있습니다. 법을 안 지킨다는 공무원을 처벌해 달라고 하면서 광장을 불법 점유한 그들 또한 법을 어기고 있는 현실에서, 무엇을 요구한다 해도 정당성 확보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 2015년 4월 16일, 《뉴데일리》 “세월호 천막 집단 폭행, 서울시 공무원의 고백” 중

광화문광장은 시민 휴식 공간이 아닌 정치선동의 장으로 전락

이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2014년 9월 “서울시는 그동안 법령에 따라 정확하게 집행해 오고 있다” “광화문광장, 서울광장은 누가 독점할 수 없다”라고 얘기했었다. 다음은 세월호 천막의 불법성, 계도 공무원 문책과 관련해 이숙자(李淑子)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과 박 시장이 시의회에서 나눈 문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숙자 : 기사에 징계를 받았다고 나온 서울시 공무원은 이 조례에 근거해서 광화문광장의 무단 사용을 지적한 것이었지요?

박원순 : 징계를 받은 것은 아니고요. 아마 그 과정에서 고성이나 몸싸움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중략) 지금은 원래 본인이 원하는 부서로 복귀된 상황입니다.

이숙자 : (전략) 행정절차 법규대로 법 절차를 지키라고 계도한 공무원이 문책성 인사를 받았다거나 불이익을 받았다면 앞으로도 소신껏 혹은 법을 지키고자 일할 공무원이 있겠습니까? (중략) 어쨌든 그분들이 조례에 따른 집회의 사전신고나 사용신고를 했습니까?

박원순 : 그것은 아마 없었지요.

이숙자 : 하지 않았지요?

박원순 : 네.

(중략)

이숙자 : (전략) 앞으로도 개인이나 단체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광장사용 허가 없이 불법으로 무단점거를 하거나 집회를 하는 것을 계속 용인해 주실 건가요?

박원순 : 저희들은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법령에 따라서 정확히 집행을 해 왔고 또 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런 일이 있었지만 그런 경우에는 또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서 부담금을 부과하고 퇴거 요구도 하고 그러고 있지요. (중략) 광화문이든 서울광장이든 온 시민이 쓰는 공간이니까 누구에게 독점될 수가 없는 것이지 않습니까?〉 - 2014년 9월 18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중

박 시장이 언급한 것과 달리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은 지금까지 버젓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소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설치된 3개동에서 지금은 탄핵 관련 천막까지 가세해 현재 광화문광장의 불법 천막은 70개동에 이른다. 박 시장과 서울시가 세월호 사망자 가족의 불법행위를 사실상 방조해 온 탓에 광화문광장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아닌 정치선동의 장으로 전락한 셈이다.

“비행기 폭파하겠다” “모가지 비틀겠다”며 대통령 협박한 세월호 유족

2월 25일, 서울시청 일대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전 《미디어워치》 대표 변희재씨는 연단에 올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강일원 헌법재판관에 대해 “안위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조선일보

박원순 시장이 탄기국을 고발한 이유 중 서울도서관 내의 소란과 이용 방해 행위는 개별 단속과 계도를 해야 할 사안이지, 태극기 천막을 철거한다거나 태극기 집회를 싸잡아 매도할 만큼 중차대한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박 시장이 태극기 천막과 태극기 집회에 반감을 갖는 건 공공 안전을 저해할 소지가 있는 발언들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어떠한 집회나 시위도 저는 보호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폭력적이거나 불법적이면 안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박 시장의 지적처럼 최근 태극기 집회에선 일부 인사들이 과격한 발언을 해 논란이 있었다. ‘박근혜 탄핵’에 반대하는 자유청년연합 대표 장기정씨는 2월 24일·26일 박영수 당시 특별검사 자택 앞에서 알루미늄 소재 야구방망이를 들고 “특검을 처단해야 한다” “목을 쳐야 한다”고 했다. 2월 25일, 서울시청 일대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선 전 《미디어워치》 대표 변희재씨가 연단에 올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강일원 헌법재판관에 대해 “안위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이는 일부 인사의 돌출 발언에 불과하다. 오히려 세월호 사망자 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갖은 욕설을 늘어놓으며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에 비하면 평범한 수준의 발언이라고 볼 수도 있다.

2015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사망자인 박혜선양의 어머니 임성미씨는 세월호 사고 1주기를 맞아 열린 추도식에서 다음과 같은 폭언을 내뱉었는데, 임씨의 진의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그가 사용한 비속어를 가능한 한 그대로 적었다.

“안전을 보장해 주면 온대요. 그러면 지(박근혜) 죄는 지가 아는 것 아닌가요? (청중들 환호) 그 썅X! 비행기 타고 내릴 때 내가 비행기 폭파해 버릴 거예요. 대한민국에 못 들어오게 할 거예요. 모가지를 비틀어 버릴 거라고요. (환호) 나 지금 눈에 뵈는 게 없습니다. (중략) 나 아침에 이완구 새끼가 왔어요. 쫓아버렸어요, 내가. 우리 혜선이 꿈 피켓 들고 내 딸의 꿈을 뺏어간 놈이 누구냐고. (중략) 저 지금 3일 밤을 새워서 눈에 뵈는 게 없습니다. 진짜 누구 하나 걸리면 죽여 버릴 거, 아까 이완구 새끼도 내가 죽여버리려다가 말았거든요. 어딜 감히 분향을 하러 와요. (중략) 김무성이 왔어요. 오려면 같이 오든지 개새끼들, 똥개 훈련시키는 것도 아니고. (중략) 나 아까 진짜 팽목항으로 날아가서, 헬기 진짜 달러 빚을 내서라도 날아가서 그 썅X 집어올리려고 그랬어요. 그 개 같은 X!”

2015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사망자인 박혜선양의 어머니 임성미씨는 세월호 사고 1주기를 맞아 열린 추도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폭언을 퍼붓고, 죽이겠다고 했다. 사진=독립방송 《CIBS》 유튜브 영상 중

임씨는 같은 달 18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박근혜! 너, 똑똑히 들어. 너, 이 나라 절대 못 들어온다. 내가 그 비행기 폭파해 버릴 거야, 이 씨XX아! “이 개 같은 X아!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오지 말라고! 내 새끼 살려내라고, 이 개 같은 X아!”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세월호 사고 사망자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는 세월호 사고 다음 날인 2014년 4월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했을 당시 대통령 면전에서 “씨X”이라며 욕설을 계속했다. 그는 청와대에 면담 신청서를 작성하러 갔던 2014년 9월 3일, 청와대 경비 경찰들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살살하니까, 이 씨X놈들이. (동영상을 촬영하는 사람에게) 욕한 건 자르세요. (중략) 개새끼들이 맨날 와서 좋은 말로 하니까 내가 개X으로 보이나? 내가 씨X 휘발유 가지고 와서 분신해야지 딱 알지. 이 개새끼들이 웃고 그러니까 대통령이란 X이 똑같은 거야. 씨XX이지.”

세월호 천막은 ‘착한 불법’, 태극기 천막은 ‘나쁜 불법’?

세월호 사고 사망자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좌)는 박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란 X’ ‘씨XX’ 등의 욕설을 한 바 있다. 김씨 옆엔 함께 ‘단식’을 하던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있다. 사진=조선일보

세월호 천막뿐 아니라 탄핵 촉구 시위 관련 천막들의 경우에도 불법성은 물론 폭력성이 태극기 집회보다 수위가 낮다고 얘기하기 어렵다. 그동안 박근혜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선 이적단체 통합진보당 해산 무효를 외치거나 내란 선동을 한 이석기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 등 반국가·반체제 발언들이 나왔다. 프랑스 혁명 당시 왕을 참수했던 단두대가 등장하고, 박 대통령 인형이 효수(梟首)되는 등 현대 사회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박원순 시장은 세월호 천막과 태극기 천막을 놓고 “합법적인 점유와 불법적인 점유의 차이가 있어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 촛불집회는 이런 부정한 권력과 부패한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장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탄핵 반대집회는 바로 그런 정의롭지 못한 권력을 비호하고 다시 폭압의 시대로 되돌리자 이런 취지니까 이게 처음부터 비교될 수 없는 그런 사안이다, 이렇게 봅니다.” -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 중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소위 ‘촛불집회’에선 “통합진보당 해산은 무효다”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식의 반국가·반체제 주장들이 나왔다. 사진=조선일보

박 시장이 세월호 천막에 대해 합법적 점유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세월호 사망자 가족이 설치한 천막은 불법 시설물이다. 앞서 인용한 서울시 기획조정실 문건에 따르면 서울시는 세월호 사망자 가족이 설치한 천막 3개동에 대해 변상금 920만5000원(2016년 12월 31일 기준)을 부과했다. 박 시장의 말처럼 이들이 합법적으로 광장을 점유했다면, 서울시가 변상금을 매기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탄기국은 이처럼 “세월호 천막은 착한 불법, 태극기 천막은 나쁜 불법”이란 입장의 박 시장을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 및 협박 혐의로 3월 3일 형사고발을 했다고 밝혔다. 탄기국은 박 시장이 먼저 서울광장 텐트를 철거하라고 요구하며 형사고발을 해 자신들을 협박하고 적법한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서울시가 태극기 진영의 천막만 편파적으로 고발한 것 자체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면서 “자기 기분대로 ‘자기편은 무죄, 남의 편은 유죄’라고 한다면 박원순은 공무담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또 이날 자신이 회장인 박근혜 대통령의 팬클럽 ‘대한민국 박사모’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박원순 시장, 제대로 걸렸다. 축하하오’란 글을 통해 박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광장에 애국 텐트를 설치한 탄기국 관계자를 형사고발했다”며 “명색이 서울시장이라는 작자가 민주주의의 기본도 모른다. 미쳐도 단단히 미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시장은 민주주의 법치의 근간을 제대로 위배했다”며 “이를 구체적인 법률 위반으로 논하자면 ‘직권남용죄’와 ‘업무방해죄’”라고 지적하면서 “박 시장을 각종 죄목으로 형사고발 조치하고, 아울러 서울시장 박원순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행정대집행 통해 광화문·서울광장 천막 철거해야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 대변인 정광용(대한민국 박사모 회장)씨는 ‘박사모’ 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박원순 시장, 제대로 걸렸다. 축하하오’란 글을 통해 박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사모 온라인 사이트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는다. 또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이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보와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즉 집회·결사의 자유가 있다고 해도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등을 위한 공유재산인 광장을 장기간 무단 점유하고 시민의 원활한 통행을 방해하는 건 위법행위일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이나 탄핵 촉구 시위 관련 천막, 서울광장의 태극기 천막은 모두 철거돼야 할 불법 시설물이다.

지금이라도 박 시장과 서울시가 광장 조성 목적, 법령과 조례에 따라 행정대집행을 실시해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만이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한편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세월호 천막 존치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민 정서와 세월호와 관련한 논란(4·16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종료, 선체 인양) 등으로 현 시점에서 세월호 천막을 전면 철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세월호 유족 측과 단계적 축소 협의 등을 통해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1. 제목
'세월호 천막 단속한 서울시 공무원은 대기발령 돼'에 대한 반론보도문

2. 내용
본지는 2017년 4월호에 "세월호 천막 단속한 서울시 공무원은 대기발령 돼"라는 제목으로, 세월호 천막 70여개는 박원순 시장의 지원으로 1,000일 넘게 농성하고, 세월호 천막을 단속한 서울시 공무원에게 징계성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는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세월호 유족이 설치한 천막 3개 동은 2014. 7. 14.부터 설치되었고, 문화연대에서 설치한 텐트 및 조형물 약 70개 동은 탄핵정국에 의한 촛불시위 기간인 2016. 11. 5.부터 2017. 3. 23.까지 138일 간 설치된 것에 불과하며, 서울시는 무단 설치된 천막 70여개 동에 대해 변상금 총 38,221,000원(2016. 2. 세월호 유족 측에서 추가로 설치한 천막 3개동에 대해 9,205,000원, 문화연대가 설치한 천막에 대해 29,016,000원)을 부과하고, 6차례 공문을 발송하여 지속적으로 자진철거를 요청하는 등 세월호 천막 70여개 동이 박원순 시장의 지원으로 1,000일 넘게 농성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세월호 천막을 단속한 서울시 공무원에 대하여는 본인의 의사를 반영하여 전보발령을 한 것이고 전보발령으로 인한 승급·보수 등에서의 불이익도 없으므로, 징계성 인사를 하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