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입견 없이 모든 쟁점 살피겠다 … 탄핵심판 선별적 심리는 불가능”(헌법재판소)
⊙ “탄핵심판 중인 대통령의 자진 퇴진은 국회법상 불가”(허영 교수)
⊙ “기재된 탄핵 사유 전부 검토할 필요가 없어. 단 하나의 사유만으로도 탄핵 가능”(한상희 교수)
⊙ 탄핵 결정권 쥔 헌재 재판관 9명의 성향과 선택은?
⊙ “탄핵심판 중인 대통령의 자진 퇴진은 국회법상 불가”(허영 교수)
⊙ “기재된 탄핵 사유 전부 검토할 필요가 없어. 단 하나의 사유만으로도 탄핵 가능”(한상희 교수)
⊙ 탄핵 결정권 쥔 헌재 재판관 9명의 성향과 선택은?
- 헌법재판소의 재판모습. 2004년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의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두고 모든 눈이 헌법재판소에 쏠려 있다. 헌재는 ‘위헌법률심사권’, ‘탄핵심판권’, ‘정당해산심판권’, ‘권한쟁의심판권’, ‘헌법소원심판권’을 가진다.
2016년 12월 9일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이제 세간의 관심은 탄핵안을 심판할 헌법재판소(소장 박한철)에 쏠려 있다. 국회로부터 탄핵의결서를 접수받은 헌재(憲裁)는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180일 이내(6월6일까지)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번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 재판관인 강일원 헌법재판관은 “이 사건의 의미와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헌재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바르고 옳은 결론을 빨리 내릴 수 있도록 주심 재판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헌재는 법원의 ‘집중심리제’처럼 가용한 모든 인력을 동원, 심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탄핵심판제도에 관한 규정은 헌법 65조와 111조에 있다. 탄핵심판만을 위한 특별법은 없으며, 헌재법, 국회법 등에 관련 조문이 들어 있다. 탄핵 사건은 전원재판부로 구성된다. 9명의 헌재 재판관 중 6명이 찬성을 하면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다. 탄핵심판에서 헌재는 인용(認容), 기각(棄却), 각하(却下) 세 가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인용 결정은 국회의 탄핵소추를 타당하다고 인정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심리 결과 소추할 만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면 기각시키게 된다. 탄핵소추가 기각이나 각하되면 대통령의 권한이 다시 살아난다.
재판관 2명의 임기 만료라는 변수
공은 헌재로 넘어왔지만, 탄핵을 소추한 측의 바람대로 곧바로 탄핵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변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2명의 임기 문제다.
헌재 박한철 소장은 오는 1월 31일, 이정미 재판관은 오는 3월 13일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 헌재법 제23조에 의하면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한 가운데 탄핵안을 심리해야 하고,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심리를 종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로 헌재 재판관의 임명권자가 없어진 상태다. 결국 임기가 만료되는 2명의 후임자가 제때 임명되지 않으면 내년 3월부터는 7명 전원이 참석해야 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탄핵이 결정된다.
이를 두고 당장 헌법학자들 사이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후임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가 공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은 재판관 7명 중 한 명이라도 탄핵을 막을 뜻으로 사퇴를 하면 헌재는 표결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학선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헌재 재판관 공석(空席) 사태는 국민 기본권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재판관 임기가 끝나면 정부와 대법원, 국회가 바로 후임 재판관을 임명해 공석을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후임 재판관 임명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80) 경희대 석좌교수는 “임기가 끝나는 박한철 소장 후임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이정미 재판관 후임은 대법원장이 추천한다”며 “황교안 권한대행이 추천한다고 해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 가능 여부에 대해 허 교수는 “권한대행이라는 것은 대통령의 직위만 승계가 안 된다뿐이지 비상시 비상계엄 선포 등 대통령에 해당하는 권한을 모두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후임 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결정 내려야” vs. “모든 쟁점 검토해야”
탄핵심리 기간도 주요 변수다. 야당은 탄핵 가결 직후 여론조사 결과와 소위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헌재를 압박하는 여론전에 들어갔다. 탄핵심판이 길어질수록 다른 돌발변수의 등장으로 탄핵 열풍이 식을 것을 우려한 처사로 풀이된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심리에 65일이 소요되었다. 많은 법률 전문가들이 이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2004년보다는 훨씬 길어질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새누리당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번 탄핵심판은 헌법위반이 5개, 법률위반이 8개, 등장인물이 50명에 이르는데, 피소추인이(대통령이) 50명의 검찰 진술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들을 모두 탄핵법정에 소환해 증거조사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상희(57)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전 소장)는 “기재된 탄핵 사유를 전부 검토할 필요가 없다”며 “단 하나의 사유만으로도 그 사람(피소추인)이 공직에 남아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되면 나머지 부분은 검토할 필요 없이 파면시키면 된다”고 주장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례를 보면, 탄핵심판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중대한 위헌적 행위를 해서 국민적인 신뢰를 저버렸느냐 하는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국민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거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 표결 결과와 탄핵 찬성 지지율을 거스를 만한 특별한 사유를 발견하지 않는 한 헌재는 국회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탄핵재판이 비록 일부 사법재판의 요소를 가미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정치재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적 고려 없이 헌재가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목소리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재판은 신속하게 진행하겠지만, 선별적 심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월 12일 배보윤 헌재 공보관은 브리핑에서 “탄핵심판은 당사자가...
이번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 재판관인 강일원 헌법재판관은 “이 사건의 의미와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헌재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바르고 옳은 결론을 빨리 내릴 수 있도록 주심 재판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헌재는 법원의 ‘집중심리제’처럼 가용한 모든 인력을 동원, 심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탄핵심판제도에 관한 규정은 헌법 65조와 111조에 있다. 탄핵심판만을 위한 특별법은 없으며, 헌재법, 국회법 등에 관련 조문이 들어 있다. 탄핵 사건은 전원재판부로 구성된다. 9명의 헌재 재판관 중 6명이 찬성을 하면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다. 탄핵심판에서 헌재는 인용(認容), 기각(棄却), 각하(却下) 세 가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인용 결정은 국회의 탄핵소추를 타당하다고 인정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심리 결과 소추할 만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면 기각시키게 된다. 탄핵소추가 기각이나 각하되면 대통령의 권한이 다시 살아난다.
재판관 2명의 임기 만료라는 변수
공은 헌재로 넘어왔지만, 탄핵을 소추한 측의 바람대로 곧바로 탄핵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변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2명의 임기 문제다.
헌재 박한철 소장은 오는 1월 31일, 이정미 재판관은 오는 3월 13일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 헌재법 제23조에 의하면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한 가운데 탄핵안을 심리해야 하고,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심리를 종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로 헌재 재판관의 임명권자가 없어진 상태다. 결국 임기가 만료되는 2명의 후임자가 제때 임명되지 않으면 내년 3월부터는 7명 전원이 참석해야 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탄핵이 결정된다.
이를 두고 당장 헌법학자들 사이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후임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가 공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은 재판관 7명 중 한 명이라도 탄핵을 막을 뜻으로 사퇴를 하면 헌재는 표결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학선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헌재 재판관 공석(空席) 사태는 국민 기본권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재판관 임기가 끝나면 정부와 대법원, 국회가 바로 후임 재판관을 임명해 공석을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후임 재판관 임명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80) 경희대 석좌교수는 “임기가 끝나는 박한철 소장 후임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이정미 재판관 후임은 대법원장이 추천한다”며 “황교안 권한대행이 추천한다고 해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 가능 여부에 대해 허 교수는 “권한대행이라는 것은 대통령의 직위만 승계가 안 된다뿐이지 비상시 비상계엄 선포 등 대통령에 해당하는 권한을 모두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후임 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결정 내려야” vs. “모든 쟁점 검토해야”
탄핵심리 기간도 주요 변수다. 야당은 탄핵 가결 직후 여론조사 결과와 소위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헌재를 압박하는 여론전에 들어갔다. 탄핵심판이 길어질수록 다른 돌발변수의 등장으로 탄핵 열풍이 식을 것을 우려한 처사로 풀이된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심리에 65일이 소요되었다. 많은 법률 전문가들이 이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2004년보다는 훨씬 길어질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새누리당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번 탄핵심판은 헌법위반이 5개, 법률위반이 8개, 등장인물이 50명에 이르는데, 피소추인이(대통령이) 50명의 검찰 진술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들을 모두 탄핵법정에 소환해 증거조사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상희(57)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전 소장)는 “기재된 탄핵 사유를 전부 검토할 필요가 없다”며 “단 하나의 사유만으로도 그 사람(피소추인)이 공직에 남아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되면 나머지 부분은 검토할 필요 없이 파면시키면 된다”고 주장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례를 보면, 탄핵심판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중대한 위헌적 행위를 해서 국민적인 신뢰를 저버렸느냐 하는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국민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거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 표결 결과와 탄핵 찬성 지지율을 거스를 만한 특별한 사유를 발견하지 않는 한 헌재는 국회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탄핵재판이 비록 일부 사법재판의 요소를 가미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정치재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적 고려 없이 헌재가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목소리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재판은 신속하게 진행하겠지만, 선별적 심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월 12일 배보윤 헌재 공보관은 브리핑에서 “탄핵심판은 당사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