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 전(前) 수석, 무혐의 방산(防産)업체 도운 관계자들 소환해
“정무적 판단하라” 압력 행사
⊙ 해외무기수입에 대한 감사는 전무(全無) … ‘혐의 없음’에도 국내 방산업체는
112억 환수조치
⊙ 청와대 국방부 거치지 않고 해외무기업체와 직접 거래 의혹도
⊙ 해외무기상은 부르는 게 값, 해외기술을 들여와도 국내업체가 가져오면 땡처리
“정무적 판단하라” 압력 행사
⊙ 해외무기수입에 대한 감사는 전무(全無) … ‘혐의 없음’에도 국내 방산업체는
112억 환수조치
⊙ 청와대 국방부 거치지 않고 해외무기업체와 직접 거래 의혹도
⊙ 해외무기상은 부르는 게 값, 해외기술을 들여와도 국내업체가 가져오면 땡처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도입에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최순실과 록히드 마틴과의 관계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의혹은 차세대 전투기(F-X) 사업, 고등훈련기(T-50) 사업, 사드 배치까지 연결된다. F-X 사업의 경우, 원래 보잉의 F-15SE가 유력 기종이었다. 2013년 9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F-15SE 차기전투기 기종 선정’ 안건을 부결시켰다.
그러더니 반년 후 록히드 마틴의 F-35가 선정됐다.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은 “정무적 판단을 해야 했다”는 말을 남겼다. 문제는 F-35는 개발 및 시험 단계에 있었고 가격도 보잉사보다 비쌌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보잉사처럼 핵심기술 이전도 해 주지 않는 조건이었다.
사드배치도 결정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올해 7월 8일 전격적인 사드배치 발표는 불과 며칠 전 “한미 간 실무협의 단계”라는 정부의 입장과는 달랐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고 했다. 정의당의 김종대 국방 전문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가 국방부를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해외 무기업체와 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정황은 비선 실세가 해외 무기상과 결탁했을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외무기도입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국내 방산업을 집중적으로 단속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선실세가 민정수석실, 방사청, 감사기관을 동원해 전방위적으로 국내 중소 방산업체들을 옥죄었다는 것이다. 최초로 해군비리를 고발한 김영수 국방권익위원장은 “민정수석실이 직접 나서서 군 감사에 개입을 하는 것은 드문 경우”라며 “이미 무혐의로 끝난 사건까지 꺼내 중소 방산업체를 끊임없이 괴롭혀 여러 업체가 망했다”고 주장했다.
조사를 받았던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원의 김모 감사관은 한 방산업체에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방사청과 관련업체를 이용해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김 위원장은 해당 업체를 대신해 김 감사관을 ‘위법한 감사행위 및 공무원의 직권남용과 협박’으로 고발한 상태다.
이렇게 감사원이 국내 민간 방산업체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방사청은 한 방산업체로부터 약 112억원을 부당이득금으로 보고 환수조치했다. 방사청으로부터 연구개발비 등을 환수조치 당한 방산업체는 국민권익위에 제보를 했다. 국민권익위는 조사 끝에 해당 방산업체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고 방사청에 112억원 환수조치를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그러자 우병우가 수석으로 있던 민정수석실에서 국민권익위 관계자들을 소환해 “정무적으로 판단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김영수 국방권익위원장은 “이 사건은 국민권익위 전체가 뒤집어진 유명한 사건”이라며 “민정수석실의 파워가 그렇게 센지 그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방사청은 자체 조사를 감행했다. 해당업체는 4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112억을 연구비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납품하던 대기업과의 계약관계가 모두 끊겼다.
국내 방산업체가 이렇게 대놓고 감찰 대상이 된 건 2014년 통영함 비리 사건 때부터다. 이때 꾸려진 합동수사단이 2015년 7월 중간 수사발표에 따르면 통영함 음파탐지기 구입 및 해상작전헬기 도입 등 12건의 방위사업에 대한 수사를 한 결과 9809억원의 사업비리를 적발했다. 63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47명은 구속기소였다.
하지만 수사를 받은 군 장성 중에서는 절반 정도가 무죄 판단으로, 민간업체의 비리는 대부분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과도한 수사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영수 위원장은 “국내 중소 방산업체가 표적이 되는 이유는 감찰기관 입장에서 실적 올리기가 쉽기 때문”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간 5조원 이상을 무기와 부품 도입에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비리를 밝히는 것이 어렵다. 특히 해외무기를 들여올 때가 그렇다. 전문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사업분석 능력을 갖춘 사업 전문가와 수사 전문가가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 화살이 엉뚱하게 국내 방산업체로 튄 거다. 방위사업 비리 수사는 국익과 연결되기 때문에 단순하게 비리를 적발하겠다는 논리로 가서는 안 된다. 국내 방산기술 산업을 육성하면서 해야 한다. 지금 이대로 가면 국내 방산업이 아예 죽을 수도 있다. 국내기술이 없으면 해외기술과의 격차가 매년 벌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외국에서 달라는 대로 돈을 줄 수밖에 없게 된다.”
해외무기상만 배불리는 방사청, 국내 방산업은 죽어 가는 중
2016년 기준 국방예산은 38조7000억원이다. 전력증강비가 11조6000억원(30%), 전력운영비가 27조1000억원(70%)이다. 전력운영비는 또 병력운영비와 전력유지비로 나뉘는데 병력운영비는 16조4000억원(국방예산 대비 42.4%), 전력유지비는 10조7000억원(국방예산 대비 27.6%)이 쓰인다.
2014년 우리나라는 약 78억 달러(약 9조1000억원, 이 중 미국이 약 90%) 상당의 해외무기구입 수입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글로벌호크, F-35, CH-47 등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무기임에는 틀림없다. 문제는 전력구축을 빌미로 기술축적이 가능한 국내 방산기술 개발이 아닌 무기구입에 치우친다는 것이다.
북한에 의한 천안함폭침 사건, 연평도포격도발 사건 등 북한의 도발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적인 외국 첨단무기 구입이 이뤄졌다.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면 할수록 첨단무기 수입이 증가했다. 반면 국내 방산기술의 연구개발 계획은 축소되거나 지연됐다.
국내 연구개발 사업은 방위사업청의 방산원가규칙에 의해 철저한 규제를 받고 있다. 규제는 위험을 감수한 연구개발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실제 모듈부품을 개발하게 되는 중소 방산협력업체의 경우 연구개발비로 사용된 자금회수가 어려워 연구에 뛰어드는 방산업체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방산업체는 방산원가 적용 규제로 죽어 가고 있는데 외국에서 도입하는 무기나 부품에 대해서는 방산원가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 업체와 국내 업체가 불평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방산기술의 격차가 벌어진다. 국내 기술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외국 부품을 수입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 부품은 판매자가 부르는 게 값이다. 한국은 해외 무기업자들에겐 가장 좋은 손님이다.
해외 기술을 이전해 온다고 하더라도 방산원가검증제도에 의해 개발에 소요된 재료비와 인건비, 관리비만 인정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수입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만을 인정해 준다. 예컨대 K9 자주포에 들어가는 포구속도측정기(MVR)의 경우 수입가가 대당 약 6000만원이었다. 이것을 국산화하여 수의계약을 하면 가격은 약 2000만원까지 떨어진다. 여기서 다시 일반경쟁으로 전환하면 1500만원으로 더 떨어진다. 거의 땡처리 수준이다.
현재 국내 감사기관은 수입품에 대한 수사는 거의 안 한다. 관련 법령이 없고 내용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중소 방산협력업체만 끊임없이 괴롭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무기의 주요 핵심부품을 개발하여 납품하던 중소 방산협력업체들도 아예 방산 분야를 접고 민수(民需)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삼성도 두산에 이어 방위산업에서 손을 뗐다. 삼성도 포기하고 나온 방위산업을 누가 감당해 낼 수 있을까.⊙
그러더니 반년 후 록히드 마틴의 F-35가 선정됐다.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은 “정무적 판단을 해야 했다”는 말을 남겼다. 문제는 F-35는 개발 및 시험 단계에 있었고 가격도 보잉사보다 비쌌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보잉사처럼 핵심기술 이전도 해 주지 않는 조건이었다.
사드배치도 결정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올해 7월 8일 전격적인 사드배치 발표는 불과 며칠 전 “한미 간 실무협의 단계”라는 정부의 입장과는 달랐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고 했다. 정의당의 김종대 국방 전문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가 국방부를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해외 무기업체와 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정황은 비선 실세가 해외 무기상과 결탁했을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외무기도입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국내 방산업을 집중적으로 단속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선실세가 민정수석실, 방사청, 감사기관을 동원해 전방위적으로 국내 중소 방산업체들을 옥죄었다는 것이다. 최초로 해군비리를 고발한 김영수 국방권익위원장은 “민정수석실이 직접 나서서 군 감사에 개입을 하는 것은 드문 경우”라며 “이미 무혐의로 끝난 사건까지 꺼내 중소 방산업체를 끊임없이 괴롭혀 여러 업체가 망했다”고 주장했다.
조사를 받았던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원의 김모 감사관은 한 방산업체에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방사청과 관련업체를 이용해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김 위원장은 해당 업체를 대신해 김 감사관을 ‘위법한 감사행위 및 공무원의 직권남용과 협박’으로 고발한 상태다.
이렇게 감사원이 국내 민간 방산업체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방사청은 한 방산업체로부터 약 112억원을 부당이득금으로 보고 환수조치했다. 방사청으로부터 연구개발비 등을 환수조치 당한 방산업체는 국민권익위에 제보를 했다. 국민권익위는 조사 끝에 해당 방산업체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고 방사청에 112억원 환수조치를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그러자 우병우가 수석으로 있던 민정수석실에서 국민권익위 관계자들을 소환해 “정무적으로 판단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김영수 국방권익위원장은 “이 사건은 국민권익위 전체가 뒤집어진 유명한 사건”이라며 “민정수석실의 파워가 그렇게 센지 그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방사청은 자체 조사를 감행했다. 해당업체는 4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112억을 연구비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납품하던 대기업과의 계약관계가 모두 끊겼다.
국내 방산업체가 이렇게 대놓고 감찰 대상이 된 건 2014년 통영함 비리 사건 때부터다. 이때 꾸려진 합동수사단이 2015년 7월 중간 수사발표에 따르면 통영함 음파탐지기 구입 및 해상작전헬기 도입 등 12건의 방위사업에 대한 수사를 한 결과 9809억원의 사업비리를 적발했다. 63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47명은 구속기소였다.
하지만 수사를 받은 군 장성 중에서는 절반 정도가 무죄 판단으로, 민간업체의 비리는 대부분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과도한 수사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영수 위원장은 “국내 중소 방산업체가 표적이 되는 이유는 감찰기관 입장에서 실적 올리기가 쉽기 때문”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간 5조원 이상을 무기와 부품 도입에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비리를 밝히는 것이 어렵다. 특히 해외무기를 들여올 때가 그렇다. 전문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사업분석 능력을 갖춘 사업 전문가와 수사 전문가가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 화살이 엉뚱하게 국내 방산업체로 튄 거다. 방위사업 비리 수사는 국익과 연결되기 때문에 단순하게 비리를 적발하겠다는 논리로 가서는 안 된다. 국내 방산기술 산업을 육성하면서 해야 한다. 지금 이대로 가면 국내 방산업이 아예 죽을 수도 있다. 국내기술이 없으면 해외기술과의 격차가 매년 벌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외국에서 달라는 대로 돈을 줄 수밖에 없게 된다.”
해외무기상만 배불리는 방사청, 국내 방산업은 죽어 가는 중
2016년 기준 국방예산은 38조7000억원이다. 전력증강비가 11조6000억원(30%), 전력운영비가 27조1000억원(70%)이다. 전력운영비는 또 병력운영비와 전력유지비로 나뉘는데 병력운영비는 16조4000억원(국방예산 대비 42.4%), 전력유지비는 10조7000억원(국방예산 대비 27.6%)이 쓰인다.
2014년 우리나라는 약 78억 달러(약 9조1000억원, 이 중 미국이 약 90%) 상당의 해외무기구입 수입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글로벌호크, F-35, CH-47 등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무기임에는 틀림없다. 문제는 전력구축을 빌미로 기술축적이 가능한 국내 방산기술 개발이 아닌 무기구입에 치우친다는 것이다.
북한에 의한 천안함폭침 사건, 연평도포격도발 사건 등 북한의 도발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적인 외국 첨단무기 구입이 이뤄졌다.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면 할수록 첨단무기 수입이 증가했다. 반면 국내 방산기술의 연구개발 계획은 축소되거나 지연됐다.
국내 연구개발 사업은 방위사업청의 방산원가규칙에 의해 철저한 규제를 받고 있다. 규제는 위험을 감수한 연구개발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실제 모듈부품을 개발하게 되는 중소 방산협력업체의 경우 연구개발비로 사용된 자금회수가 어려워 연구에 뛰어드는 방산업체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방산업체는 방산원가 적용 규제로 죽어 가고 있는데 외국에서 도입하는 무기나 부품에 대해서는 방산원가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 업체와 국내 업체가 불평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방산기술의 격차가 벌어진다. 국내 기술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외국 부품을 수입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 부품은 판매자가 부르는 게 값이다. 한국은 해외 무기업자들에겐 가장 좋은 손님이다.
해외 기술을 이전해 온다고 하더라도 방산원가검증제도에 의해 개발에 소요된 재료비와 인건비, 관리비만 인정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수입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만을 인정해 준다. 예컨대 K9 자주포에 들어가는 포구속도측정기(MVR)의 경우 수입가가 대당 약 6000만원이었다. 이것을 국산화하여 수의계약을 하면 가격은 약 2000만원까지 떨어진다. 여기서 다시 일반경쟁으로 전환하면 1500만원으로 더 떨어진다. 거의 땡처리 수준이다.
현재 국내 감사기관은 수입품에 대한 수사는 거의 안 한다. 관련 법령이 없고 내용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중소 방산협력업체만 끊임없이 괴롭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무기의 주요 핵심부품을 개발하여 납품하던 중소 방산협력업체들도 아예 방산 분야를 접고 민수(民需)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삼성도 두산에 이어 방위산업에서 손을 뗐다. 삼성도 포기하고 나온 방위산업을 누가 감당해 낼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