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뒤의 뉴스] 원내대표 경선 나섰다 참패한 나경원… 그 이유는 : 월간조선

새누리당은 5월 3일 국회에서 20대 총선 당선자 총회를 열고 당선자 121명 중 119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범친박계인 정진석-김광림, 비박계인 나경원-김재경, 친박계 유기준-이명수 조가 출마해 3파전이 치러진 가운데 다들 정진석-나경원 간 접전 끝에 결선투표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표 결과 정진석 69표, 나경원 43표, 유기준 7표로 싱겁게 끝났다. 당사자들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는 반응이었다. 정진석 의원이나 나경원 의원 모두 계파 색이 옅은 편인데다 새누리당 총선 참패 이후 각 계파의 구심점도 없는 상황이어서 표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총선 패배 원인으로 공천을 주도했던 친박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대국민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나경원 의원이 승리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경선 패배로 나 의원은 당분간 주요 당직에 도전하기 힘든 형편이 됐다. 친박 주도로 치른 선거에서 참패했는데, 당을 쇄신하자는 비박 후보가 패배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실상은 나경원 의원이 온전한 ‘비박 후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투표 안 한 사람은 김무성계 3명뿐

5월 3일 국회 회의실에서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가 긴장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당선자 119명의 표정은 모두 굳어 있었다. 2시간 이상 이어진 3개 조의 상호토론이 끝나고 투표가 시작되자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부친상으로 불참한 비박계 하태경 의원까지 김무성계 3명이 투표에 불참했다.

당선자 118명이 투표를 했고, 친박 좌장 격인 최경환, 서청원 의원은 투표 후 결과를 보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회의실에서 나갔다. 친박계가 사실상 물밑 지원한 정진석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한 분위기였다. 친박계 한 의원은 “최경환, 서청원 의원은 대외적으로 친박이 후보를 내지 않았고 친박이 지원하는 후보도 없다고 주장해 온 만큼 사진기자들 앞에서 (정진석 후보를) 웃으며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일 수 없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계를 되돌려보면 후보 선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총선에서 충격의 참패를 당한 새누리당에 원내대표 선거는 축제가 아니라 어려운 숙제였다. 친박계 의원들은 ‘친박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원내대표 후보를 적극 추천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본인이 나가겠다면 말리지 않겠다”는 정도였다. 추천할 인물도 없었다. 4선 이상의 의원은 대부분 원내대표나 최고위원을 지낸 경험이 있거나 친박 색채가 강해 민심에 거스를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홍문종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 뜻을 밝혔지만 최경환 의원이 “지금은 우리(친박)가 자중할 때”라며 말렸다. 비대위 체제에서 원내대표가 사실상 당의 사령탑인 만큼 친박계 좌장이라 할 수 있는 최경환 의원이 원내대표에 출마해야 한다는 계파 내 의견도 있었지만 최 의원 본인이 고사했다.

비박계도 형편은 마찬가지였다. 심재철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5선이라는 무게 때문에 원내대표보다는 국회부의장이나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밖에 4선 의원으로 정우택·한선교·이군현·김정훈 의원, 여성 후보로 3선의 이혜훈·박순자 의원 등 인물이 거론됐지만 누구도 선뜻 출마의 뜻을 내세우지 못했다. 부산의 4선 유기준 의원만이 일찌감치 출마를 확정지었지만 친박 최경환·홍문종 의원이 “나서지 말라”며 만류하기도 했다.

서울 당선자 소집한 나경원, “당직(원내대표) 도와달라”

기호 2번으로 출마한 4선 나경원 의원과 3선 김재경 의원. 비박계 대표로 불렸으나 43표를 얻는 데 그쳤다.

원내대표 선거전에 가장 먼저 뛰어든 사람은 나경원 의원이다. 그는 총선 전부터 원내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총선이 끝나고 당선자들이 지역구에서 당선인 인사를 마치고 난 4월 22일, 서울 여의도 한 일식집에서 새누리당 서울 지역 당선자 8명이 회동을 가졌다. 서울 49개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 12곳인데 이 중 최다선(4선)인 나경원 의원이 회동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날 회동에는 나경원 의원 외에 김성태(강서을, 3선), 이종구(강남갑, 3선), 이은재(강남병, 재선), 정양석(강북갑, 재선), 오신환(관악을, 재선), 지상욱(중-성동을, 초선) 등 7명이 참석했고 선약이 있었던 이혜훈(서초갑, 3선) 의원이 뒤늦게 합류했다. 김용태(양천을, 3선), 김선동(도봉을, 재선), 박인숙(송파갑, 재선), 박성중(서초을, 초선) 4명은 불참했다.

현재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3선의 김용태 의원이다. 서울시당 위원장이 아닌 나경원 의원이 서울 당선자 모임을 소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서울 지역 12명 당선자 중 11명이 비박계고, 김선동 의원만 색채가 옅은 친박계로 분류된다”며 “전국 20대 총선 당선자 중 2/3가 친박계인 형편에서 이런 서울의 상황은 비박계를 결집해 세를 모으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점심식사 후 나경원 의원은 음식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당 쇄신은 당심이 아닌 민심을 기준으로, 수도권 민심이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서울 당선자들이 차기 지도부는 친박 아닌 비박이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한 당선자의 얘기다.

“주로 총선 후일담을 이야기했고 나 의원 얘기를 길게 한 건 아니었지만 참석자들은 나 의원을 주요 직책에 추천해야 한다는 의견에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모두 비박계인 데다 이른바 나 의원의 ‘팬’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거든요. 그들은 4선에 계파도 없고 새로운 당의 얼굴이 될 수 있는 나 의원이 중요한 당직을 맡아야 한다고 했고,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나 의원이 원내대표에 나서겠다고 직접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모임을 주재한 이유가 뻔한 데다 나 의원이 ‘많이들 도와달라’고 해 알아서 이해하는 분위기였죠.”

사적 모임에 화난 서울시당 위원장

나 의원은 이날 서울 당선자 회동으로 서울 당선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펼쳤지만, 사실은 비박계를 구성하고 있는 친이계와 친김무성계 어느 쪽의 지원도 받지 못했다. “나 의원이 서울 당선자 회동을 주재한 것이 오히려 독”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서울 지역의 한 당선자는 “물론 나 의원이 서울 지역 최다선이라 사람들을 불러모을 명분은 있었지만 서울시당 위원장도 있고 훨씬 더 연배가 높은 당선자들도 있는 상황에서 굳이 본인이 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며 “특히 친김무성계 의원들이 좋지 않게 생각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용태 의원은 모임에 참석한 한 당선자에게 “나 의원이 조직을 무시하고 자기 정치를 위해 사적으로 마련한 자리를 ‘서울 당선자 모임’이라고 한 것 자체가 불쾌한데, 어떻게 그런 자리에 거절도 안 하고 부른다고 갈 수가 있느냐”며 불같이 화를 냈다.

김용태 의원과 김무성 대표비서실 부실장 출신인 박성중 당선자는 나 의원의 연락을 받았지만 이 자리에 가지 않았다. 이혜훈 당선자도 “나 의원에게서 급히 연락이 와서 잠시라도 와 달라고 해 들렀는데, 그런 자리인 줄 알았으면 참석을 재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까운 수도권 3선 K의원과 재선 K의원 등은 주변인들에게 “이미지만 갖고 정치하는 것도 아니고 (원내대표로) 나경원 의원은 안 된다. 그 밑에서 어떻게 일을 하느냐”며 “차라리 친박 후보를 찍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도권 비박계 한 당선자는 “총선 결과를 보면 나경원 의원이 나설 상황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의 얘기다.

“나 의원은 본인이 원내대표에 ‘적임자’라는 주장을 펼쳤는데, 이번 총선 결과 새 원내대표 적임자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 한 명도 없습니다. 친박이든 비박이든 선거 참패의 책임을 피할 수는 없거든요. 그런데 나 의원은 본인이 친박도, 친이도, 비박도 아니기 때문에 책임을 질 필요가 없는 적임자라고 생각하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당을 살려야 할 상황이고 청와대와 야당을 상대하는 일을 잘 해야 하는데 명분이 너무 없었어요. 또 나 의원은 원내대표가 되면 당청관계를 전면적으로 쇄신하겠다고 주장했는데 지금 여당 상황에서 솔직히 말이 안 된다고 봐요. 유승민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대립하다 어떻게 됐는지 다 봤는데 불가능한 얘기죠. 심지어 나 의원이 나중에 서울시장 선거 나오려고 이번에 굳이 나섰다는 얘기까지 들립니다.”

나경원계와 김무성계의 충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4월 20일 당 사무처 송별오찬에 참석차 이동하고 있다. 그는 이날 이후 당 활동을 중지했다.

취재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나경원 의원은 친김무성계로부터는 지지나 관심은커녕 반감만 샀다. 김무성 전 대표의 한 측근은 “김 대표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고, 그 입장은 바뀐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나경원 의원의 주변인들은 나 의원이 비박계 대표 후보임을 강조했다. 자연히 오해와 충돌이 생겼다.

한 수도권 3선 의원의 얘기다. “수도권 당선자 중 ‘나경원 친위부대’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3선 L의원, 3선 K의원, 재선 C의원입니다. 모두 나 의원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이고 목소리도 큰 사람들이죠. 이 세 사람은 나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와 동작 보궐선거 등 중요한 선거를 치를 때 캠프와 현장에 지원하러 나올 정도로 나 의원을 열렬히 ‘지키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고요. 이 사람들이 선거운동을 하며 ‘김무성 대표의 뜻은 나경원 의원에 있다’고 얘기하고 다닌 겁니다.”

그래서 이 의원들은 김무성 측 인물들과 충돌이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김용태 의원이나 김무성 대표비서실 부실장이었던 박성중 당선자 등이 그런 말을 하는 의원들에게 항의를 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이번 경선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으니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한 거죠. 싸움이 커질 뻔한 일도 있었습니다. 근데 김 대표가 칩거 중이라 직접 반박을 안 했고 결국 흐지부지됐습니다.”

한편 친이계도 나 의원을 지지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과거 MB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이었던 정진석 후보를 지지하는 친이계 당선자가 적지 않았다. 한 친이계 당선자는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를 상대하려면 그들과 여러 인연이 있는 정진석 의원이 적격”이라며 “솔직히 청와대도 야당도 나경원 의원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되겠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지역적으로 수도권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도 실패했다. 정진석 의원이 충청 지역은 물론 러닝메이트 김광림 의원을 통해 TK 지역을 공략했고, 나 의원은 이에 상대하기 위해 수도권 표를 결집했어야 하는데 이에 실패했다. 서울 지역은 물론 경기·인천 등 수도권 의원들이 나 의원의 당선을 원치 않았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7월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출마를 원하는 수도권 비박계 의원들이 나 의원을 지지하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낙선을 원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나경원 의원은 이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나는 계파청산을 주장한 중립후보였고, 언론에서 나를 비박 후보로 부르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며 “주변인들에 대한 얘기라면,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이 나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광림을 잡아라”

4월 26일 새누리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친박 서청원 의원(8선)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편 원내대표 후보가 정진석, 나경원, 유기준 3인으로 윤곽이 드러나자 사람들의 관심은 함께 출마할 정책위의장 후보, 즉 러닝메이트에 쏠리기 시작했다. 셋 다 새누리당의 심장부인 TK 지역 후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누가 TK를 러닝메이트로 삼느냐가 중요한 이슈였다.

대구·경북 지역의 3선 의원은 김광림, 강석호, 이철우, 조원진 의원이 있다. 이 중 조원진, 이철우 의원은 친박 색채가 지나치게 강하다는 평이 있고, 강석호 의원은 비박계다. 따라서 경제전문가이며 원내부대표와 여의도연구소장을 역임한 김광림 의원이 정책위의장 후보 적임자로 떠올랐다. 나경원 의원은 의원회관 김광림 의원의 방을 수차례 찾아가 합류를 권유했고, 정진석 의원은 김 의원에게 “나와 같이 안 하면 나도 불출마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TK 지역의 한 당선자는 “세 후보 모두 김광림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데려오려 애썼고 김 의원도 정진석과 나경원 중 어디로 가야 할지 끝까지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김광림 의원의 거취가 최경환 의원 및 청와대의 뜻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김광림이 정진석을 선택하는 순간 판세는 결정됐다고 판단한 사람도 많았고, 당청업무 효율성을 고려해 김광림을 찍은 사람도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 측 인물들은 “김 의원 본인의 뜻이 아니라 친박 계파, 즉 최경환 의원의 조언을 받아 움직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광림 의원은 정진석 후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당 대표나 대선 후보는 대국민 이미지가 중요하지만 원내대표는 일하는 사람”이라며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 박지원 의원인 만큼 정 후보가 정책의 효용성 면에서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각 후보의 제안을 받고 최경환 의원과 상의하기도 했지만 최 의원은 알아서 하라고만 했고 선거전에 들어선 후로는 연락도 잘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표심은 계파 아닌 실리

친박계 당선자들은 친박 실세인 최경환 의원에게 7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투표 결과가 친박-비박의 수와 비슷하게 나오긴 했지만 계파별로 투표한 것은 아니라고 총선 당선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철이면 줄을 잇는 의원들의 식사모임도 거의 없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최경환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가 선거전에서 계파모임 및 줄세우기 자제령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며 “최 의원과 김 전 대표는 당선자들의 단체 식사 자리가 기자들의 눈에 띄면 곤란하다는 의견을 측근들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정진석·나경원 후보는 의원회관 각 방을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고, 연락이 잘 안 되는 당선자는 자택이나 지역구로 찾아가는 등 저인망식 선거운동에 공을 들였다.

투표자 몇 명에게 직접 확인 결과 ‘계파 교차투표’를 했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비박계인 영남권 모 의원은 ‘당청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정진석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고, 친박계로 분류되는 수도권 모 당선자는 나경원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진석이나 나경원이나 둘 다 친이 출신이라 특별히 계파를 생각하지는 않았고, 둘 중 더 호감이 가고 정무적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나경원 의원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한 당선자는 “한 후보가 원하는 상임위에 갈 수 있도록 적극 배려하겠다고 해서 그쪽으로 투표했다”고 전했다. 비박계 한 3선 의원은 “초선이나 비례대표는 주변의 조언을 듣고 투표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재선 이상 대부분 의원은 계파와 상관없이 누가 그 역할을 더 잘 하겠느냐에 따라 판단했고, 특히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당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나경원-김재경으로는 약해서 안 되겠다’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야관계뿐만 아니라 당청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한데 과거 유승민 원내대표가 어떤 일을 당했으며 그 결과 당이 선거에서 어떻게 침몰해 갔는지 다들 알지 않느냐”며 “또다시 그런 사태가 일어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대세였다”고 말했다. 결국 새누리당 의원들은 협치(協治)를 선택했다.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계파정치 청산과 쇄신을 부르짖은 나경원 의원이 협치를 강조한 정진석 의원에게 패한 것은 새누리당의 전면쇄신이 당분간 미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