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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이모저모

총선출마 준비하는 ‘MB맨’들

“예선(공천) 통과 쉽지 않겠지만 오픈프라이머리에 기대”‌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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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정권 청와대 참모들, 대통령실장부터 행정관까지 30명 안팎 출마예정
⊙ 反박근혜, 非김무성, 낮은 대국민 지지도 등 三重苦
⊙ 10년 야당생활 끝에 집권, 치열한 경쟁 뚫고 입성한 인재들… 맨파워나 경쟁력은 갖췄지만
⊙ “MB는 측근들에 험지(險地) 가서 살아오라 했는데 朴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친박 감싸기에 불만도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참모들이 속속 20대 총선준비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월 10일 국무회의에서 ‘진실한 사람’을 거론하며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표시한 가운데 이와 맞물려 청와대 참모들이 잇달아 사표를 내고 2016년 20대 총선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이 염불(국정)보다 잿밥(자기 정치)에만 관심이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처럼 현재 청와대 출신, 이른바 ‘친박’ 출마 예정자들에 대해 곱지 않은 설왕설래가 있는 가운데 전(前) 정권인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참모들도 속속 총선 출마 준비 중이다.
 
  그러나 ‘MB맨’ 또는 ‘친이(親李)’라는 이름이 붙은 이들에겐 예선(공천)이건 본선(총선)이건 쉽지 않은 상태다. 상당수가 친이의 선봉에 서서 박근혜 당시 대권주자를 비난하는 데 앞장선 인물들이고, 이명박 정권 당시 친박이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도 가깝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도나 호감도도 높지 않아 이들은 선거운동에 나서려 해도 청와대 경력이 가산점이 되기는커녕 숨겨야 할 지경이라는 자조 섞인 한탄도 나온다.
 
  이처럼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는 MB맨들은 스스로의 경쟁력만을 무기로 총선을 향해 뛰고 있다. 또 새누리당이 주창한 오픈프라이머리와 국민경선제도 이들에게 ‘공천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심어 주고 있는 상황이다. 《월간조선》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 출신 20대 총선 후보들을 취합하고 일부 후보를 만나 20대 총선에 대해 전망했다.
 
 
  비서실장 중에선 임태희 전 장관이 유일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에는 4명의 대통령실장(현재 대통령 비서실장)이 있었는데, 이 중 세 번째 실장인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원래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기도 분당을(乙)에 출사표를 던졌다. 임 전 장관은 2014년 7월에는 수원 정(丁·영통)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에게 패배했다. 당시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예상외의 압승을 거뒀는데, 호남지역을 제외하고 패배한 곳은 수원 영통이 유일했다. 이때 언론에서는 임 전 장관의 정치력에 대한 거품론, ‘친이의 몰락’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같은 재보선 지역인 평택을에 도전하려던 그를 수원으로 배치한 당의 책임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 한국정책재단 이사장 직을 맡아 온 그는 최근 주변에 분당 출마 의사를 밝히고 지역구 활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MB맨’이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니고 있는 데다 재보선 패배의 상처가 크기도 했지만, 원래 자신이 관리해 온 곳인 데다, 새누리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창하고 나선 이상 해볼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분당을 지역구는 전하진 의원이 지키고 있지만 인지도나 중량감 면에서는 임태희 전 장관이 앞설 수밖에 없다. 또 이 지역은 인구가 신설 선거구획정 기준보다 많아 분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임 전 장관에게 긍정적인 상황이다. 선거구가 하나 더 생기면 현직 의원을 밀어내지 않고도 공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무·홍보 라인이 다수
 
   수석급에서는 언론인 출신 정무수석·홍보수석 3명(김효재, 이동관, 홍상표)과 정무수석을 지낸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 정무수석과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선일보》 출신 김효재 전 정무수석은 원래(18대)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 《동아일보》 출신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현재 거주지인 서울 서초을, YTN 출신 홍상표 전 홍보수석은 고향인 충북 보은·옥천·영동에 출마할 예정이다. 18대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던 이달곤 전 장관은 고향인 경남 창원 진해에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
 
  전 수석들은 모두 연고가 있는 지역구를 택했지만 앞날이 밝지는 않다. 김효재 전 수석은 지역구 내에 강력한 공천 경쟁자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에서 4선(選)의 신계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을 상대해야 한다.
 
  이동관 전 수석은 서초라는 새누리당 우세 지역을 선택한 만큼 당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현재 서초을에는 현직 강석훈 의원(초선) 외에도 전직 서초구청장 2명(박성중, 진익철)과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정옥임 전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 전 수석은 서초 갑과 을 지역에 줄곧 거주해 온 기반을 바탕으로 뛰고 있지만, 친이(親李)의 상징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변수다.
 
  홍상표 전 수석은 지역구 현직 의원인 박덕흠 의원과 공천경쟁을 해야 한다. 이달곤 전 수석의 출마지역에는 해군참모총장 출신 김성찬 의원이 지역구를 다지고 있다. 또 이들이 출마하는 지역구에는 현재의 경쟁자 외에도 대통령의 지원을 업고 나서는, 이른바 친박 후보들이 속속 진입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출사표를 던진 전 수석들은 현직 의원보다도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친박 후보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효재 전 수석은 이른바 ‘친박’이 총선을 앞두고 나서는 데 대해 경계를 표했다. 김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들이 속속 사표를 내고 총선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진실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언급하는 것은 (대통령의 공천 및 선거 개입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그는 “충신(忠臣)이라면 험지(險地)를 찾아 나서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얘기다.
 
  “대통령 측근이라면 여당의 험지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 같은 곳에 나가 당선이 돼서 현 정부에 힘이 돼야 할 텐데, 여당 공천이 곧 당선인 곳에 가겠다고 하는 건 도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정부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면 수도권에 나가야죠. 정권의 힘을 업고서 영남이나 강남 지역에 나가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당시 치렀던 총선(18, 19대)에서 측근들에게 “여권 강세 지역에서 출마를 자제하라”는 희생론을 강조한 바 있다. 여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약세 지역에 나가서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알리고 심판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6선을 지낸 경북 포항 남울릉에서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대통령의 측근들도 영남 또는 강남 지역에서 출마를 할 수 없었다. 친이 세력 중 유일하게 18대 총선에서 대구 중남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공천에서 낙천했고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영남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다”는 이유로 친이계에서도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런 과거가 있는 만큼 이명박 청와대 출신을 비롯한 친이 세력들은 현재 박근혜 대통령 측근들의 출마선언에 적잖은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비서관 출신들, 고향에서 출마준비 중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은 최근 ‘진실한 사람’ 발언을 통해 기성정치인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는 수석들 외에도 비서관급 중에서 이번 총선에 강력한 출마 의지를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역구를 착실히 다지고 있는 인물로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월간조선》 편집장 출신인 김연광 전 정무비서관과 《매일경제신문》 출신 정인철 전 기획관리비서관, 윤한홍·김회구·안경모·김석붕 전 비서관이 있다.
 
  정무2비서관을 지낸 김연광 전 정무비서관은 현재 인천 부평을 당협위원장으로 20대 총선준비 중이다. 19대 총선에서 새정치연합 홍영표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김 전 비서관은 꾸준히 지역구를 관리하며 두 번째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새누리당 사무처 출신인 김회구 전 정무비서관은 지역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송광호 의원이 최근 징역 4년형을 선고받으면서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더욱 적극적으로 지역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정인철 전 비서관은 한때 ‘MB 사조직’이라고도 불리던 ‘선진국민연대’의 주역으로 지목받으면서 중앙정치권에서 자취를 찾기 힘들었지만, 고향인 경남 진주(갑)에서 지역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진주일자리희망센터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정 전 비서관은 지역에서 각종 포럼 및 세미나를 열고 있으며, ‘일자리’를 주제로 젊은층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언론과 친밀한 춘추관장 출신들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윤한홍 전 행정자치비서관은 경남 창원 마산회원, 안경모 전 관광진흥비서관은 강원 속초·고성·양양·인제에서 출마를 목표로 뛰고 있다. 경희대 관광대학원 교수인 안 전 비서관은 지역 관광산업 진흥을 강조하고 있는데, 현직 정문헌 의원, 전 새누리당 부대변인인 이양수씨와 새누리당 공천을 받기 위해 경쟁할 전망이다. 윤한홍 전 비서관은 홍준표 지사의 측근으로 현재 경상남도 행정부지사로 재직 중이지만 최근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출마준비에 구체적으로 나섰으며 총선을 앞두고 사직할 것으로 보인다.
 
  김석붕 전 문화체육관광비서관은 충남 당진에서 출마준비 중이다. 김 전 비서관은 현재 충남도당 부위원장을 맡아 중앙정치권과 도당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의 대언론담당인 춘추관 관장 출신도 두 명이 나섰다. 춘추관장과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이상휘 전 비서관은 현재 위덕대 부총장으로 종편 등 방송 패널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상휘 전 비서관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청와대를 사직하고 나와 고향인 경북 포항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으며, 이번에도 출마의지를 대외적으로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포항에서 출마할 것이 확실시된다.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해 춘추관장을 거쳐 대변인까지 맡았던 박정하 전 대변인은 2014년 7월부터 원희룡 지사를 도와 제주 정무부지사 직을 맡고 있다가 최근 사직하고 고향 원주로 돌아와 표밭을 다지고 있다. 박정하 전 대변인은 “산업 및 경제적으로 원주에는 중앙정치 경험을 쌓은 정치인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쌓아 온 경험을 토대로 원주를 위해 힘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원주갑에서는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이 초선이지만 새누리당 강원도당 위원장 직을 맡고 있으며 지역기반이 탄탄한 상태다.
 
 
  여성은 김희정 장관, 이재인 보육진흥원장 출마
 
국회 정치개혁특위 공직선거법심사소위원회 위원들이 20대 총선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여성참모로는 대변인을 지낸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있지만, 김 장관은 현 정권에서 장관에 취임하며 ‘친이’의 이미지를 상당히 벗었다. 그는 지난해 《월간조선》과 인터뷰 당시 “친이, 친박 그런 얘기 좀 제발 하지 말아 달라”며 “국가와 지역구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몇 개월 전 기자들 앞에서 총선출마에 대해 언급했다가 박 대통령의 심기를 다소 건드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무위원을 맡은 국회의원 중 대부분이 총선준비를 위해 사임한 가운데 김 장관은 여전히 장관 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최경환-황우여 부총리와 함께 마지막으로 내각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 외에 MB 청와대 출신 여성 출마자로는 한국보육진흥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인 전 여성가족비서관이 눈에 띈다. 이 원장은 분구가 확실시되는 서울 강서(병)에 출마할 계획이다. 그는 “비례대표도 생각해 봤지만 지역구에 도전해 당선되는 것이 여성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서는 야당 우세 지역이지만 그만큼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 밖에도 대통령 여성특보를 지낸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은 이번 총선에서 송파을에 도전하지만 이 지역에서 3선에 도전하는 유일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행정관들도 속속 출마준비 중
 
2015년 1월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참모들과 추억을 담은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행정관(2~4급)들도 속속 출마준비를 하고 있다. 대부분 정치권 출신으로 정무수석실과 홍보수석실에서 근무했던 인물들이다. 새누리당 사무처 출신으로 40대의 ‘젊은 피’인 김문영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과 권신일 전 홍보수석실 행정관은 각각 대전 유성과 서울 성북갑에 출마준비 중이다. 김 전 행정관은 청와대 및 중앙당 경력과 함께 대전시당 사무처장과 대변인 등을 지낸 경력을 강조하며 중앙정치와 지방정치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다국적 홍보대행사 에델만코리아 부사장으로 홍보전문가인 권신일 전 행정관은 구태정치 타파를 주장하고 있다.
 
  윤석대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대전 서구, 김기철 전 홍보수석실 행정관은 강원 원주을에 출마예정이며 정태옥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맡은 경험을 살려 대구의 한 지역구에서 출마할 예정이다. 이들 외에도 총선이 임박하면 청와대를 1년 이내로 거쳐간 행정관들의 출마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B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으로 현재 공공기관에 근무 중인 한 인사의 얘기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을 때 그동안 10년간 야당생활을 해 온 만큼 챙겨 줘야 할 사람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이른바 ‘공신록’ 명단이 엄청난 것은 물론 청와대 들어가려고 줄을 선 사람들의 이력서가 큰 강당을 가득 채운다는 얘기도 있었고 들어가려는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시 청와대에 들어온 사람들의 맨파워나 경쟁력이 상당히 훌륭했다는 평가였습니다.” 그는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들이 청와대를 나온 후 행적에 대해 낙하산이라는 말도 있지만 어딜 가도 환영할 만한, 원래 우수한 인력들이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무수석실이나 홍보수석실 출신이 많은 데 대해 그는 “다른 수석실은 정부부처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들이 많지만 정무·홍보 라인은 정치권에서 활동하다 추천 혹은 연줄로 들어온 인물들이 많아 결국 정치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특히 지방 지역구에서는 청와대 경력이 상당히 높은 스펙(자격)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치를 하기 위해 청와대 경력을 만들려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했는데 억울한 면 있어”
 
이명박 대통령 당시 참모인 임태희 대통령실장, 이달곤 정무수석, 김효재 정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왼쪽부터)은 20대 총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어쨌든 ‘청와대 출신’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능력이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청와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현재 상황에서 정치인에게 독일까 약일까. 행정관 출신 출마 희망자에게 얘기를 들었다.
 
  —요즘 정치권에선 ‘MB맨’이라는 사실을 숨기는 추세입니다.
 
  “청와대 중에서도 MB청와대 출신이라는 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경쟁력 있다’ ‘부지런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야에서 여로 바뀌면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갔고, 당시 청와대 사람들은 ‘얼리 버드(early bird)’인 대통령 덕에 매일 새벽별을 보며 출근하고 밤늦게 집에 들어가는 등 워커홀릭으로 살았거든요. 청와대에서 일하는 동안 아이들 얼굴도 제대로 못 봤다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지금은 유권자들 앞에선 왠지 숨겨야 하는 분위기여서 어떤 면에선 억울하고 씁쓸하죠.”
 
  —정권의 인기에 따라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솔직히 그렇다면 지금 청와대에서도 아무도 안 나와야 되는 거 아닐까요. 그런데 수도권에서는 유권자들이 이런저런 요소를 따져서 냉정한 판단을 내리는 경우도 많지만 지방, 특히 시골 같은 경우는 청와대 출신이라고 하면 그래도 웬만큼 능력은 있겠구나, 인맥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언제 청와대에 있었는지까지 따지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 약력에는 그저 전 청와대 행정관이라고만 표시하죠.”
 
  —MB청와대 출신들의 네트워크는 어떻습니까. 총선 출마자가 꽤 많은데 서로 돕거나 정보교환을 하는지요.
 
  “당시에는 청와대 내에서도 직급, 지역, 출신별로 이런저런 모임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청와대 출신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꺼리고, 정치하려는 사람들도 청와대보다는 그 전후의 다른 경력을 강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각개전투에 나섰다고나 할까요.”
 
  이 밖에도 MB청와대 출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어느 정권보다도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했는데 폄하를 받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청와대 출신 외에도 친이의 좌장 격이던 이재오 의원, 2008년 ‘친이’ 공천을 주도한 이방호 전 의원, 2012년 공천에서 탈락한 권택기, 진수희 전 의원도 재기를 노린다. 한때 ‘친박’과 함께 정가를 뒤흔들었지만 이제는 그 이름까지 생소할 지경인 친이 세력은 이번 총선에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대통령의 인기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은 이 기회를 얼마나 잘 이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주군과 신하의 동상이몽
 
  한편에서는 MB청와대 출신의 형편이 더 낫다는 주장도 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현직 청와대 행정관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 사람들은 대부분 나갈 때 (공기업 낙하산 등) 괜찮은 자리를 잡아 나갔다”며 “현 청와대는 낙하산 금지라는 대통령의 뜻이 지나치게 강해서 미래를 계획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얘기다. “전 정권에선 공기업 감사 정도는 명이 짧다며 줘도 안 간다는 사람이 많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때 춘추관장 출신 중 출마 안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세요. 굴지의 대기업에 가서 자리를 잡은 경우 아닙니까. 그때 청와대 출신으로 지금 출마하는 사람들은 원래부터 정치에만 뜻이 있었거나 아니면 제자리 잘못 찾아간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지금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이른바 ‘MB맨’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지금 정권에선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죠.”
 
  현재 정권에서 요직을 맡고 있다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얘기가 “전 정권은 그래도 사람들을 챙겨 줬는데 지금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주군은 ‘진실한 사람’을 찾고 신하들은 ‘챙겨 주지 않는다’며 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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