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부, 지난 4월 피지當局 항의 있자 조사관 급파, 문제 있자 해당 대사 다시 소환조사
⊙ 특별한 징계 없이 단순 사직 처리… 駐韓 피지 대사 절도 사건은 국내 언론에 알려져
⊙ 특별한 징계 없이 단순 사직 처리… 駐韓 피지 대사 절도 사건은 국내 언론에 알려져
지난 4월 주한(駐韓) 피지 대사 부부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술집에서 애완견을 훔쳐 달아난 혐의(절도)로 불구속 입건됐다는 기사가 국내 언론에 보도됐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 진술과 현장조사를 한 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했다. 대사 부부는 “가게 주인이 선물로 주는 걸로 착각했으며 주인이 돌려달라고 해 나중에 돌려줬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그 무렵(4월 초) 피지에 있는 한국대사관은 본부(외교부)에서 파견된 감사관의 조사를 받아 어수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다름 아닌 공관 책임자인 A 대사가 현직 공관 행정원으로 일하는 피지인(人)을 폭행한 일이 있었던 것이다. 분을 참지 못한 현지인은 자국(自國) 수사당국에 처벌을 요청했고 이런 사실을 외교부가 인지해 현지에 조사관을 급파했다.
우리 외교부가 신속히 대응한 데는 어쩔 수 없는 속사정이 있었다. 우선, A 대사의 폭행행위가 한 차례가 아니었다고 한다. 자국민의 피해 사실을 안 피지 당국은 A 대사의 행위가 면책특권을 넘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 우리 외교부에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해당 대사를 사법처리할 수 있다”며 강력히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피지 대사로 부임한 A씨는 공관장으로 있으면서 피지 거주 한국 교민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줬다고 한다. 대사의 폭행행위가 불거지고 피지 수사당국이 직접 나서자 교민들은 한국 정부가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자신들이 직접 문제 삼겠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자 외교부는 감사관을 현지 대사관에 보냈다.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한 외교부는 4월 중순 해당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 다시 조사했다. A 대사는 현지 조사결과를 인정하고 공직을 그만두겠다며 사직서를 냈다고 한다. 이에 외교부는 해당 대사의 사표를 수리, 필요한 절차를 거쳐 지난 5월 퇴직 처리했다. 외교부는 문제의 대사에 대해 징계절차를 밟지 않고 의원면직으로 사건을 무마했다.
취재 과정에서 외교부 계속 발뺌
취재 과정에서 외교부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숨기기에 바빴다. “피지 대사가 몇 달 동안 공석(空席)인데 이유는 무엇이냐”, “A 대사가 그만둔 걸로 아는데 배경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가 얼마 후 “일신상의 이유로 그만뒀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외교부는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12개 항목의 질의서를 윤병세(尹炳世) 장관 앞으로 보내고 나서야 다음과 같은 답변을 보내왔다.
<외교부는 2013년 4월 초 ○○○ 주피지 대사가 대사관에 근무하는 현지인 공관 행정원에게 공관장으로서의 품위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직후, 신(新) 정부의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 방침에 따라 본부 감사관을 즉시 현지에 파견하여 사실관계를 엄정하게 조사하였음. 아울러 외교부는 감사관의 1차 현지조사 결과 보고를 토대로 4월 중순 ○○○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여 추가 조사를 실시하였음. ○○○ 대사는 상기 조사결과 밝혀진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스스로 사직서(의원면직원)를 제출하였음. 5월 20일자로 퇴직 처리하였음. 외교부는 신 정부가 강조하는 매우 엄정하고 높은 공직기강과 윤리기준을 소속 직원들이 명심하고 실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월 개최된 재외공관장 회의 시 각 공관장들에게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데 솔선수범할 것을 지시한 바 있음. 앞으로도 공직 기강 및 윤리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엄정한 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임.>
사건 전모를 알고 있는 인사들은 “이번 사건은 일부 외교부 공무원들의 권위의식, 저개발국가에 대한 비뚤어진 우월감 등에서 비롯됐다”며 “문제의 대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특명전권대사로서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킨 데 대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하고, 외교부는 징계를 했어야 했다”고 했다.
자기 식구 감싸기로 사건을 마무리한 외교부.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제2, 제3의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것은 뻔하다.⊙
공교롭게도 그 무렵(4월 초) 피지에 있는 한국대사관은 본부(외교부)에서 파견된 감사관의 조사를 받아 어수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다름 아닌 공관 책임자인 A 대사가 현직 공관 행정원으로 일하는 피지인(人)을 폭행한 일이 있었던 것이다. 분을 참지 못한 현지인은 자국(自國) 수사당국에 처벌을 요청했고 이런 사실을 외교부가 인지해 현지에 조사관을 급파했다.
우리 외교부가 신속히 대응한 데는 어쩔 수 없는 속사정이 있었다. 우선, A 대사의 폭행행위가 한 차례가 아니었다고 한다. 자국민의 피해 사실을 안 피지 당국은 A 대사의 행위가 면책특권을 넘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 우리 외교부에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해당 대사를 사법처리할 수 있다”며 강력히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피지 대사로 부임한 A씨는 공관장으로 있으면서 피지 거주 한국 교민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줬다고 한다. 대사의 폭행행위가 불거지고 피지 수사당국이 직접 나서자 교민들은 한국 정부가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자신들이 직접 문제 삼겠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자 외교부는 감사관을 현지 대사관에 보냈다.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한 외교부는 4월 중순 해당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 다시 조사했다. A 대사는 현지 조사결과를 인정하고 공직을 그만두겠다며 사직서를 냈다고 한다. 이에 외교부는 해당 대사의 사표를 수리, 필요한 절차를 거쳐 지난 5월 퇴직 처리했다. 외교부는 문제의 대사에 대해 징계절차를 밟지 않고 의원면직으로 사건을 무마했다.
취재 과정에서 외교부 계속 발뺌
취재 과정에서 외교부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숨기기에 바빴다. “피지 대사가 몇 달 동안 공석(空席)인데 이유는 무엇이냐”, “A 대사가 그만둔 걸로 아는데 배경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가 얼마 후 “일신상의 이유로 그만뒀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외교부는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12개 항목의 질의서를 윤병세(尹炳世) 장관 앞으로 보내고 나서야 다음과 같은 답변을 보내왔다.
<외교부는 2013년 4월 초 ○○○ 주피지 대사가 대사관에 근무하는 현지인 공관 행정원에게 공관장으로서의 품위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직후, 신(新) 정부의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 방침에 따라 본부 감사관을 즉시 현지에 파견하여 사실관계를 엄정하게 조사하였음. 아울러 외교부는 감사관의 1차 현지조사 결과 보고를 토대로 4월 중순 ○○○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여 추가 조사를 실시하였음. ○○○ 대사는 상기 조사결과 밝혀진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스스로 사직서(의원면직원)를 제출하였음. 5월 20일자로 퇴직 처리하였음. 외교부는 신 정부가 강조하는 매우 엄정하고 높은 공직기강과 윤리기준을 소속 직원들이 명심하고 실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월 개최된 재외공관장 회의 시 각 공관장들에게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데 솔선수범할 것을 지시한 바 있음. 앞으로도 공직 기강 및 윤리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엄정한 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임.>
사건 전모를 알고 있는 인사들은 “이번 사건은 일부 외교부 공무원들의 권위의식, 저개발국가에 대한 비뚤어진 우월감 등에서 비롯됐다”며 “문제의 대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특명전권대사로서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킨 데 대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하고, 외교부는 징계를 했어야 했다”고 했다.
자기 식구 감싸기로 사건을 마무리한 외교부.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제2, 제3의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것은 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