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이명박 前 대통령이 金寬鎭 국방장관을 발탁한 이유 : 월간조선

김황식(金滉植) 국무총리와 김관진(金寬鎭) 국방부장관 인선(人選)은 이명박 정부 5년간 최고로 잘한 인사로 꼽힌다.

김 총리 발굴 스토리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2010년 8월 29일 김태호(金台鎬) 총리 후보자의 낙마 이후 뚜렷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에게 김두우(金斗宇) 기획관리실장이 김황식 감사원장을 천거(薦擧)했다. 이유는 전남 출신이라는 점과 대법관에 감사원장까지 한 만큼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점, 둘이었다. 이 대통령은 매우 만족해하며 임채민(林采民) 국무총리실장에게 접촉을 지시했다.

국무총리 제안을 받은 김 총리는 처음엔 고사했다. 시력이 나빠 병역 면제를 받은 이력 탓에, 병역 면제자투성이인 이명박 정부에 추가로 부담을 줄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초의 광주·전남 출신 총리가 돼 잘했다는 것을 보여 달라”고 이 대통령이 거듭 설득하자 총리직을 수락했다.

2013년 2월 26일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가장 긴 기간인 2년5개월 동안 총리직을 수행하고 퇴임한 김 총리에게는 ‘명(名) 총리’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 대통령도 소나기처럼 요란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자리에서 자기 일을 챙기는 ‘조용한 리더십’으로 국정장악 능력을 보여준 김 총리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2013년 2월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 총리와 관련한 소회를 올렸다.

“어제(26일) 이임인사차 김황식 전 총리 내외가 오셨습니다. 2년5개월여 재임하는 동안 김 총리도 저 못지않게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개인적인 인연이 있은 것은 아니지만 호흡이 잘 맞았고,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법조계에 계셨는데도 행정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어 제가 경제와 외교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현장을 누비며 국정의 여러 현안을 챙겨 주었습니다.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비결의 하나가 좋은 사람을 가까이 만나는 것이라고 하는데, 명 총리를 파트너로 만나 국민을 위한 행복한 일꾼으로 원 없이 일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金泰榮 국방장관의 사의

‘김황식 인사(人事) 스토리’가 잘 알려진 반면 군복을 벗고 야인(野人) 생활을 하던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당시 어떻게 국방부장관으로 임명됐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김 장관은 어떻게 해서 국방부장관직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는 정권이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바뀌었는데도 다시 국방장관으로 일하고 있을까. 그 배경은 무엇일까.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170여 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해병대원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전사하고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남한 땅을 겨냥한 북의 포격 도발이었다. 우리 군의 대응은 미흡했다. 군 정보기관이 사전에 포 사격 징후를 포착해 청와대와 국방부장관 등 20여개 기관에 알렸음에도 묵살됐고, 포격이 시작되고 나서야 K-9 자주포 6문 가운데 3문으로만 대응했다. “천안함 폭침으로 젊은 수병 46명이 희생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평도가 다시 공격을 받았는데도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런 와중에 김태영(金泰榮) 국방장관은 이 대통령이 마치 ‘확전(擴戰) 자제’를 지시한 것처럼 답변해 논란을 키웠다.

포격 다음 날인 11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진행된 ‘북 연평도 화력(火力)도발 관련 보고’에 참석한 김 장관은 한나라당 유승민(劉承旼) 의원의 “이명박 대통령의 최초 지시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단호하지만, 확전이 되지 않도록 하라’는 최초 지시가 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잘못 말했다.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부인해 혼선을 부추겼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직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 벙커)에서 열린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에 참석했던 정진석(鄭鎭碩) 정무수석이 말한 바로는 이 대통령이 ‘확전 자제’를 지시한 적이 없었다. 그의 이야기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직후 지하 벙커에서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가 열렸습니다. YTN 뉴스를 틀어 놓고 회의를 하고 있는데 밑에 ‘청와대 확전 방지 지시’라는 자막이 뜨는 거예요. 제가 그것을 보고 ‘아니 저런 이야기를 누가 했지?’라고 말했더니, 뒤에 있는 대통령께서 깜짝 놀라면서 ‘그래 저렇게 이야기가 나가면 안 되지’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대통령은 확전 자제를 지시한 자체가 없습니다.”

변화의 氣流

2010년 5월 13일 이희원 안보특보(오른쪽)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는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은 김태영 장관의 후임으로 이희원 특보를 생각했다.

‘확전 자제 발언’ 논란이 확대되자 임태희(任太熙) 대통령실장은 11월 25일 예고도 없이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김 장관의 사표 수리를 전격 발표했다. 임 실장은 “최근 연속된 군 사고와 연평도 사건 이후 군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김 장관의 사의(辭意)를 수용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천안함 사건(2010년 3월 26일) 이후인 5월 1일 사의를 표명한 상태였다. 이 대통령은 후임 국방부장관으로 이희원(李熙元) 대통령안보특별보좌관(장관급)을 점찍었다. 2010년 5월 9일 신설된 안보특보 직을 맡은 이 특보는 기존의 다른 대통령 특보와 달리 청와대에 상근하며 일정한 보수를 받았다.

육사 27기로 2006년 11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예편한 예비역 대장 출신인 이 특보는 2007년 대선캠프 당시 이명박 후보의 국방정책 자문을 담당했던 서초포럼의 수석부위원장 출신이었다.

이 대통령은 김 장관의 사표 수리를 발표하기 직전 이 특보에게 ‘국방장관을 하라’는 말만 안 했을 뿐 충분히 차기 장관이란 암시를 했다고 한다. 이 특보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측근들은 ‘99% 가능성’이라고 판단했다. 11월 26일 자 조간신문들은 일제히 ‘이희원 특보가 국방장관에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변화의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홍상표(洪相杓)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 특보가 국방부장관에 내정됐다는 언론보도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홍 수석은 “성급하게 예단해서 보도하면 조금 부정확한 보도가 될 수 있다”며 “복수(複數)의 후보자에 대한 자체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오늘 중(26일)으로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8시간쯤 지난 후인 이날(26일) 오후 7시30분 청와대 춘추관을 찾은 홍 수석은 “안보 위기상황에서 냉철한 판단으로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함으로써 국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군 전체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며 “김관진 전 합참의장을 국방부장관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불과 몇 시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길래 유력하다던 이 특보가 김관진 전 합참의장으로 바뀌었을까.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언론도 이날 오전에 시작된 이 특보에 대한 ‘사전(事前)청문회’에서 기류가 바뀌었다는 정도로만 보도했다.

노후(老後) 대비용으로 매입한 부동산이 문제가 돼 탈락하면서 인선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청와대는 부동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이 특보의 전 재산은 2억2000만원짜리 집 한 채가 전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특보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도 “군인들이 이사를 워낙 많이 하는데 (집이 없던) 이 특보가 20여 년 전쯤 서울에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위장전입을) 한 게 한 번 있었지만,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은 아니었다”고 했다.

李熙元 탈락의 진짜 이유는

정진석 당시 정무수석은 총대를 메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호상(虎相·호랑이 얼굴)을 가진 무인을 임명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그렇다면 이 특보에 대한 모의청문회에서는 어떤 일이 생긴 것일까. 이명박 정부는 2010년 9월 9일 고위 공직 후보자 검증을 강화하기 위해 청와대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내부적으로 모의청문회를 열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집권 후반기를 염두에 둔 8·8개각(2010년)에서 세대교체와 소통의 카드로 내세운 김태호(金台鎬) 총리 후보자가 중도하차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 특보에 대한 모의청문회에 참석한 인사들과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 속사정을 들었다. 그들의 전언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26일 오전 7시30분 이 특보에 대한 모의청문회가 열렸다. 이 특보는 자신감이 넘쳤다. 결격사유도 없을뿐더러, 전날 자신을 국방부장관으로 기용하고 싶어하는 이 대통령의 속마음도 확인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모의청문회 참석자 중 한 명이 이 특보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 특보님도 연평도 포격도발 직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 벙커)에서 열린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에 참석하셨는데 제가 야당의원이라면 연평도 포격사건 직후 지하 벙커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확전 방지’ 메시지가 나갔는가에 대해 집요하게 추궁할 것 같습니다. 이런 질문에 대해 잘 디펜드(defend)할 수 있습니까?”

이 특보는 무슨 이유에선가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 특보가 침묵을 지키자 이 참석자는 다시 “대답이 왜 없으시죠? 이 문제를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청문회 통과가 어렵습니다”라고 답변을 재촉했다. 이 특보는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질문을 던진 참석자는 임태희 실장에게 조용히 “이 특보는 추궁을 당할 당사자지, 추궁을 이겨 낼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실장도 공감했다. 그리고 곧 모의청문회가 끝났다.>

1시간가량 진행된 모의청문회가 끝난 직후 정진석 정무수석과 김두우 실장은 청와대 본관으로 향했다. 정 정무수석이 총대를 멨다.

“대통령님, 모의청문회가 끝이 났습니다. 거기서 ‘야당 청문위원들로부터 왜 확전 자제 메시지가 처음 나왔는지 추궁당할 것인데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이 특보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참모형 국방장관으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호상(虎相·호랑이 얼굴)을 가진 무인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북한에 시그널(signal)도 주고 국민도 안심시킬 수 있습니다.”

정 수석의 이야기를 들은 이 대통령은 “맞아, 나도 그런 생각을 갖긴 했었어”라고 말했다. 곧바로 이 특보를 대신할 적임자를 찾아 나섰다.

“金寬鎭이라고 아나?”

정진석 수석과 인사파일을 뒤적이던 김두우 실장은 문득 이날 오전 이 특보가 국방부장관에 내정됐다는 기사를 보고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던 한나라당 A 의원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군(軍) 장성들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던 친이계 핵심 A 의원이 김 실장에게 전화로 이야기했던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

“이 특보가 국방부장관으로 임명되는 게 맞나요? 정국을 뚫고 나갈 수 있을까요? 지금 이 상황에서 이 특보는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상황에서는 합참의장 출신이 낫습니다. 육해공군 참모총장 출신은 작전까지만 아는데 합참의장이나,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은 작전은 물론 전략적 사고까지 갖췄거든요.

게다가 이 특보는 김인종 경호처장 사람 아닌가요?(이 특보와 김 처장은 2007년 대선캠프 당시 이명박 후보의 국방정책 자문을 담당했던 서초포럼 멤버다. 김 처장이 위원장, 이 특보가 수석부위원장이었다.) 지금 국회에서는 김 처장이 군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많습니다. 혹시 김관진씨라고 들어 보셨나요? 합참의장 출신으로 강골무인(强骨武人) 기질이 강한 사람이 있습니다. 고향은 호남(전북 전주)이고요.”

김 실장은 무릎을 탁 쳤다. “그래 김관진 전 의장이 있지.”

김관진 전 합참의장에 대해 정 수석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인사파일을 뒤진 지 2시간째 일이다. 정 수석은 김 전 의장을 이 대통령에게 천거했다. 이 대통령은 “그 사람 오후에 들어오라고 해. 내가 만나 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김 전 의장에 대한 모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김 전 의장에게도 이 특보에게 했던 ‘확전 방지’와 관련한 질문을 똑같이 줬다.

이에 김 전 의장은 “군에서 확전은 전면전(全面戰)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면전을 막기 위해서라도 교전규칙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군과 민간의 개념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연평도 교전과 같은 국지전(局地戰)이 벌어질 경우 군은 전략적으로 국지전이 휴전선 전체로 번지거나 서울에까지 전선이 확대되는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는다는 기본개념을 ‘확전 방지’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에서 확전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미는 국지전에서 타격의 강도를 줄이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모의청문회에 참석한 한 참모는 “김 전 의장은 군인으로서 확전을 막는다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이 될 일은 아니라는 점을 잘 설명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상 가능성 제로였던 김 전 의장이 발탁되는 순간이었다. 정 수석은 또 한 번 어려운 임무를 맡았다. 이 특보에게 탈락 사실을 알리는 것이었다.

탈락 소식을 들은 이 특보는 잘 이해해 줬다고 한다. 정 수석의 이야기다.

“이 특보가 사람이 양반이더라고요. 탈락한 것에 대해 불만도 있었겠지만 일절 토를 달지 않았어요. 이 특보가 잘 이해해 줬기 때문에 김관진 전 의장의 국방부장관 임명이 일사천리로 이뤄진 것입니다.”

이후 이 특보는 이 대통령이 퇴임하는 날까지 특보직을 맡았다.

김황식·김관진 人選의 공통점

2011년 2월 18일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김황식 국무총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황식 국무총리, 이명박 대통령, 김관진 국방장관, 원세훈 국정원장.

이명박 정부 5년간 최고로 잘한 인사로 꼽히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관진 국방부장관 인선엔 공통점이 있다. 대통령이 자신의 고집을 접고, 측근들이 “이 시점에는 이런 인사가 적합하다”며 천거한 인사를 기용한 점이다. 김 총리와 김 장관은 이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는 인물들이었다.

2013년 4월 10일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 50일을 맞은 날이었다. 이 시기는 대통령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을 때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통령선거 때 얻은 지지율(51.6%)을 5% 이상 까먹은 상태다.

한국갤럽이 4월 12일 전국 성인 1220명을 대상으로 8~11일 나흘간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는 44%(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에 머물렀다. 참고로, 과거 대통령의 임기 초 지지율은 80~60% 수준이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원인으로는 ‘인사(人事) 실패’가 우선으로 꼽힌다. 앞선 3월 22일 한국갤럽 조사로는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인사를 잘못함·검증되지 않은 인사를 등용함’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박근혜 정부 들어 부실 인사검증에 따라 낙마한 장차관급 인사는 6명(2013년 4월 14일 현재)이다. ‘부실 검증’은 박 대통령의 ‘나 홀로 인사’로 비롯됐다는 평가다. 정치평론가와 여론조사 전문가, 정치학 교수들은 박 대통령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인사가 아닌 자신의 눈높이에 맞춘 인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 만난 한 친박(親朴) 인사는 “인사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혼자 결정하는 것”이라며 “사실 좋은 사람이 있어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추천이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거의 없는 데다 만약 추천했다가 내가 뭐라도 받고 로비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이란 거함(巨艦)을 혼자 끌고 갈 수는 없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훌륭한 항해사와 갑판장이 없다면 언제 길을 잘못 들거나 좌초할지 모른다. 그들의 실력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해당 분야를 잘아는 전문가-이건 꼭 실무를 잘 아는 전문가가 아니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건 ‘수첩’만으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