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大選 포커스] 與野, 대선 ‘경제민주화’ 공약 어디로 갈까 : 월간조선

12월 대통령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았는데 지금도 후보가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것은 물론 출마 예상자들도 국민에게 뚜렷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이번에도 ‘깜깜이 선거’가 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2007년 선거 행태가 경제살리기에 집중됐던 전례가 있었고, 지금도 불황과 실업,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경제살리기에 대한 수요는 어느 때보다 높지만 정치권이 이를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경제문제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월간조선》이 여야의 경제정책과 공약을 취재했다.

이슈 선점한 새누리당, ‘경제 브레인’끼리 대립

현재 정치권의 경제 관련 화두는 단연 ‘경제민주화’다. 경제민주화는 1987년 6·29 선언 직후 김종인 의원(현 새누리당 국민행복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주도해 개정 헌법에 포함시킨 개념이다. 당시의 화두는 정치민주화였던 만큼 경제 역시 민주화의 바람을 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5년이 지난 지금 대기업의 이익은 극대화하는 한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서민은 불황과 실직 등으로 더욱 힘들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경제민주화는 국민들의 시선을 끄는 중대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참여연대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적극 공감한다’가 43.6%, ‘공감한다’가 26.5%로 70.4%가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다. 또 경제민주화의 방향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일’이라는 답이 43.7%로 가장 많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일’(27.8%),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는 일’(12.9%), ‘재벌의 기업지배력을 개혁하는 일’(12.1%)이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의 법인세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82.3%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한 곳은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개념을 도입한 김종인 전 의원을 지난해 말 비상대책위원으로 영입, 이른바 ‘박근혜의 경제스승’으로 모셨다. 올 들어 그가 박근혜캠프 선대위원장이 되면서 경제민주화는 현재 정치권 내 경제이슈 중 절체절명의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슈를 선점한 것도 잠시, 당 내부에서 재벌을 ‘적’으로만 보는 시각이 문제라는 보수온건파와 재벌을 전면 개혁해야 한다는 쇄신파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뚜렷한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후보의 경제 브레인이라 불리는 이한구 원내대표와 김종인 위원장이 경제민주화를 놓고 대립하면서 박 후보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떤 공약을 내놓을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 등 전·현직 의원 48명은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결성해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새누리 쇄신파 모임, 경제민주화 법안 5호까지 내놔

새누리당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내놓고 있는 곳은 당 정책위원회가 아니라 자생적 모임인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다.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하 경실모)은 남경필 의원과 김세연 의원이 공동간사를 맡고 당내 쇄신파가 주도하고 있다. 현직의원 40명, 전직의원 8명으로 적지 않은 숫자다. 쇄신파 의원들은 대부분 반기업 성향을 띠고 있다. 경실모는 9월 말 현재까지 1~5호 법 개정안을 내놓았는데, 이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사익편취시 계열사 강제매각 등 모두 재벌을 사실상 해체하는 내용에 해당한다.

대기업 총수의 집행유예를 금지하자는 1호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현주 의원은 재벌범죄에 대한 내용을 첫 번째로 발의한 배경에 대해 “재벌범죄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처분을 내린다는 것은 재벌들이 얼마나 혜택을 받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를 첫 번째로 지적해 재벌의 잘못은 심각한 처벌대상이라는 사실을 확인시키며 재벌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경실모는 2~5호 법안을 차례로 발의했고, 5호 법안을 내놓은 9월 말 이른바 ‘시즌 1’ 활동을 마감하고 서민경제를 안정시키는 내용의 ‘시즌 2’에 돌입할 계획이다.

여당이 급진적인 재벌개혁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경실모 활동은 국민과 언론 등에서 비교적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당의 실세이며 경제민주화의 ‘원조’인 김종인 위원장이 이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경실모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경실모의 급진적인 법안이 새누리당의 당론일까. 이들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는 당내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친박 인사들이 이 같은 시각을 갖고 있으며, 대표적인 인사가 이한구 원내대표다. 이 원내대표는 “경실모의 법안은 하나같이 기업에 타격을 줘야 한다는 내용들”이라며 “재벌해체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다.

―현재 경실모의 법 개정안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급진적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경제민주화도 좋지만 기업에 타격을 줘야 경제가 민주화될 수 있다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이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역효과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 아닙니까. 기업은 양심적으로 활동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국가가 제재할 수 있지만, 애초부터 법으로 기업을 일일이 묶어 두자는 생각은 합리적이지 않아요.”

―그런데도 의원들이 잇달아 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있는데요.

“법안 발의를 남발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법이란 한번 만들면 고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입안해야 하는데, 인기에 영합해 무리한 법안을 만들면 안 되죠.”

“대선 공약은 ‘재벌 죽이기’ 아닌 중립적·합리적으로 갈 것”

새누리당의 경제전문가 중 ‘투톱’인 김종인 국민행복위원회 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의 방법론에 대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의 경실모가 급진적인 법안을 내놓고 있지만 박근혜 후보가 최근 이에 대해 ‘국익을 생각 안 하는 자세’라고 언급하는 등 새누리당의 대선 공약이 적극적인 재벌개혁으로 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진영 새누리당 대선공약기획단장은 “이번 대선 공약의 중심은 경제”라며 “책임의식을 갖고 실천 가능한 것만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선 공약의 초점은 무엇입니까.

“4·11 총선 공약이 복지와 민생에 맞춰졌다면 대선은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등 경제문제에 맞춰질 것입니다. 작년에 복지 이슈가 정치권을 휩쓸었지만 우리는 복지를 지탱해 줄 경제적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것입니다. 공약기획단에 경제통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현재 발의된 경실모의 법안은 여당이라고 하기엔 다소 급진적으로 보입니다.

“자생적 조직이 당론을 대표한다고 보긴 어렵지 않겠습니까. 대선 공약은 서민경제 안정과 대기업-중소기업의 형평성 확보, 재벌개혁 등을 근간으로 합리적인 방향으로 갈 예정입니다.”

―현재 당내에서 경제통인 김종인 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경제민주화 이슈를 놓고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안을 놓고 입장차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 대선공약기획단은 5000명에 달합니다. 수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어요. 당내 논란을 심각하게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박 후보의 경제 공약에 대한 생각은 어떤 것입니까.

“기본적으로 ‘제대로 할 수 있는 것만 내놓자’고 이야기합니다. 인기에 영합하고자 무리한 내용을 내놓지 않을 겁니다.”

새누리당 친박계 한 의원은 “현재 경실모가 내놓고 있는 법안은 분명 당론이 아니기 때문에 논란이 계속 생기는 것”이라며 “근시일 내에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입장을 정리해 내놓을 것으로 보이며, 다소 보수적인 재벌개혁 방안을 공약에 포함시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당론으로 경제민주화 법안 발의

민주당은 출총제 부활 등 경제민주화에 대한 당론을 정했다.

언뜻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민주통합당은 지난 7월 당론으로 경제민주화와 관련, 경제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통합당은 7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9개 법률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는데, 이는 5월 말 ‘8대 의제 19개 민생법안’을 당론으로 1차 발의한 데 이은 것이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는 공정경쟁과 분배정의를 통해 경제력 집중을 방지하고 대기업·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하는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장의 이야기다.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는 새누리당과는 태생적인 차이가 있으며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정책은 진정성이 없고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아요. 새누리당 정권이 붕괴시킨 민생경제를 되살리고 현재의 재벌특권 경제를 민생중심 경제로 전환시키겠다는 것이 민주당 경제민주화의 본질입니다.”

또 민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 맞서 지난 8월 경제민주화포럼을 출범시켰다. 이종걸 유승희 의원이 공동대표로 시민사회 활동 경력을 갖고 있는 송호창 은수미 의원, 그리고 통합진보당 노회찬 심상정 의원 등 33명이 포럼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경제민주화포럼이 내놓은 법안은 ▲출자총액제한제도 재도입 ▲대기업 계열사 간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재벌 계열사의 공공계약 입찰참여 제한 ▲재벌범죄 사면 제한과 대기업 중대 범죄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 등이다. 사실상 대기업의 손발을 묶어 놓자는 것이다. 이 안들은 향후 민주당의 당론 및 대선 공약으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경실모의 안과 비교해 보자면 경실모가 대기업 신규 순환출자 규제와 재벌범죄 사면 제한을 제안했는데, 포럼은 한 발 더 나아가 기존 순환출자도 규제하고 재벌범죄에 대한 전속고발권(공정거래 사건의 경우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수사하도록 한 제도)을 폐지하는 등 한층 강도 높은 규제안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유승희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발의한 개정안은 기존의 재벌 지배구조를 인정하되 새로 발생하게 될 사안에 대해서만 규제하자는 것인데, 이래서야 개혁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를 재벌 죽이기나 재벌 때리기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1970년대 개발시대 이래 효율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대기업은 특혜를 받고 중소기업과 일반서민은 많은 것을 희생해 왔어요. 경제민주화는 이 같은 불공평을 바로잡자는 것입니다. 대기업만 잘사는 게 아닌, 모두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앞으로 더 내놓을 방안이 있다면.

“조세 형평화 방안이 더 추가될 겁니다. 대기업 조세혜택을 없애고 영세사업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등 조세정의를 세우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민주당의 안이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법안과 다른 점은.

“사실 여당이 경제민주화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그 내용은 실망스럽습니다. 민주당의 경제민주화 법안이 암세포를 도려내자는 것인 반면 새누리당의 안은 새로 생기는 암세포만 죽이자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어요.”

민주당 이용섭 정책위의장 등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의안과에 관련 법안을 내놓고 있다.

재계, “더 이상의 규제는 경제 악영향 가져와”

민주당 의원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경제민주화포럼’에는 무소속 노회찬, 심상정 의원도 참여했다.

문제는 여야의 경제민주화 안이 정치권과 학계를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단체 등 재계는 민주당은 물론 새누리당 경실모의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경제민주화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재와 같은 방법론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여야의 경제민주화 방안은 기업과 정부 모두 득 없이 실만 있는 것”이라며 “솔직히 그동안 경실모가 발표한 내용은 여당의 당론이 아니라고 생각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여당 내에서 경제민주화 논란이 불거지고 민주당은 기업집단을 해체하겠다며 더 심각한 법안들을 내놓고 있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최근 전경련 주최 포럼에서 “경제민주화가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가”라고 반문하며 “현재 규정돼 있는 법률만으로도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취지인 계층간 갈등과 차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학계 전문가들도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집중 현상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이상승 교수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가 정당한 시대적 요구를 넘어서 성공한 기업들에 대한 징벌적 제재 강화를 강조하면 기업들의 의욕과 활력을 위축시켜 우리 경제의 장기 성장 능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시장경제의 근간은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이라는 원칙을 잊지 않으면서 경제민주화를 언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수주의 경제학자들은 “경제는 민주화 대상이 아니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좌승희 전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시장경제 체제의 본질과 현재의 경제민주화는 배치되는 개념”이라며 “경제는 민주화의 대상일 수 없으며 경제민주화는 지속 가능한 개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정치권의 선거용 캐치프레이즈이며, 한국의 경제 현실을 먼저 살핀 후 주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도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논란이 작년 여야를 뜨겁게 달궜던 ‘복지 논란’의 재탕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작년 정치권은 시대정신이 복지라고 주장하며 여야 공히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획기적인 방안을 잇달아 내놨지만 결론은 무상보육비 지원 중단과 급식 질 저하라는 암울한 현실만 가져왔다”며 “경제민주화 역시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좀 더 현실성 있는 안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 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재벌을 대대적으로 개혁하는 공약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다. 민주당은 재벌의 사실상 해체를 유도하는 급진적인 경제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현 여부는 의문이다. 현 정부가 준비 없는 무상보육안으로 지원금을 ‘줬다 뺏는’ 방식으로 공분을 샀던 사례가 재발해선 안 될 것이다. ⊙

재벌개혁의 골자, 출자총액제한제는

재벌개혁의 골자는 출자총액제한제,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기업집단법, 전속고발권 폐지, 재벌범죄 처벌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보수파나 진보파 모두 재벌범죄 처벌 강화와 순환출자 금지, 전속고발권 폐지 등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출총제와 기업집단법 도입은 진보파 일각에서 대두되는 의견으로, 다소 ‘급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재벌에 대한 규제방법 중 대표적인 제도인 출총제는 수십년째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제도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과 비대화를 막기 위해 그룹이 자회사에 출자할 수 있는 한도를 미리 못 박는 제도로, 1986년 처음 40%로 도입됐고 대기업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면서 1994년 25%로 하향 조정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폐지됐지만, 2001년 3년 만에 부활됐다. 이후 재계는 이에 대해 끊임없이 재고를 요구해 왔고, 2002년 적용예외 조항 신설, 2004년 적용대상 축소, 2007년 대폭 완화를 거쳐 2009년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자영업자·서민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이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출총제 자체의 한계 때문에 한도를 높이면 유명무실하고 낮추면 대기업을 옭아매는 약점이 있다”며 일괄적인 출자제한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혜택이나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출총제를 부활하면 손발이 묶인 재벌이 오히려 경영권 강화에 앞장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지적도 있다.

여당에서는 현 정부가 폐지한 출총제를 부활시키는 데 대한 부담과 재벌의 손발을 묶을 필요는 없다는 입장에서 출총제에 대한 언급이 드문 반면 야당에서는 출총제 부활이야말로 재벌개혁의 첫 단추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