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로 헌법학자가 바라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 월간조선

제19대 국회는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12월에 있을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5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국회는 대선(大選)에 휩싸여 본연의 입법활동이나 결산심사, 예산심의를 제때 하지 못할 것 같다. 특히 지난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이라는 명목으로 국회법을 개정해 여야(與野) 합의 없이 법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개정된 국회법에 따르면 본회의에서 법안 토론은 무제한 허용되고 이를 종결하기 위해서는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사실상 식물국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통합진보당의 당내경선 부정선거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는 부정선거로 얼룩져 있다. 당선의원 중 127명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입건돼 있는 상태이고, 원내 제3당인 통합진보당은 구(舊)당권파와 비대위원 간의 싸움으로 정당다운 기구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2차에 걸친 자체조사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경선에서 총체적 부정선거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또 전당대회에서 폭력이 난무해 진상조사위원장이 수술까지 받았다. 이러한 부정·과격·비민주단체는 민주주의 정당이라고는 할 수 없는 폭력조직이나 다름없다. 검찰발표에 의하면, 동일 IP로 투표한 수가 전체 투표한 수의 51.8%에 달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한 개의 IP에서 50명 이상이 투표한 경우가 27건이나 됐고, 같은 IP에서 100명 이상이 투표한 경우도 8건이나 확인됐다고 한다. 이석기 의원의 경우 득표의 58%가 중복 IP이며 한 개의 IP에서 82표 싹쓸이도 했다는 것이다.

부정선거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 종북(從北) 의원 문제는 제대로 처리될 수 있을까. 여야 원내총무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를 합의했으나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부정선거로 국회에 들어온 무자격 의원의 퇴출은 국회의 책무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종복(從僕)이며 국민에 대해 봉사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임기를 시작하면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국민을 향해 약속한다(국회법 제24조). 따라서 국회의원이 헌법을 부정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증진을 방해하며 북한에의 통합을 주장하거나 김정은 일파에게 충성하는 사람은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다.

일부 국회의원은 개원식에 지각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고, 애국가도 옳게 부르지 않았으며 선서도 무성의하게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자격을 포기한 사람이기 때문에 국회는 이들의 자격을 심사해 국회에서 퇴출해야 한다. 헌법을 준수하지 않고 헌법파괴를 일삼는 국회의원의 행위는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국회의원에게는 6명 이상의 보좌관이 있는데 이런 보좌관 중에도 많은 종북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우선 통합진보당의 당내 비례대표 경선부정을 철저히 조사해 그들의 범법행위를 적발해 내야 한다.

종북세력의 표지는 밖으로 표현되기 마련이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고, 국가를 부인하며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 될 정권이라고 하는 사람은 종북주의자라고 봐야 한다. 또 대한민국 인권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비판하면서도 북한인권법 제정에는 반대하는 사람, 6·25 남침(南侵)을 한국전쟁이니 내전이니 어쩌고 하면서 얼버무리려 하는 사람, 천안함 폭침을 북한이 지령하였는지 눈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헌을 무시하는 사람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부정선거로 종북주의자들이 국회에 들어온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희한한 일은 또 있다. 통합진보당은 당내 부정경선에서 선거비용을 50억원 이상 썼다며 국비 49억5900만원을 보전받았다. 이러한 부정선거 비용을 국고에서 보전해 준다는 것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검찰이 이 비용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벌여 불법으로 청구된 국고는 반드시 환수되어야 한다.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도 강하게 이뤄져야 한다.

위헌성 짙은 舊 민노당 핵심세력이 통진당 장악

통합진보당은 제19대 총선을 위해 급조한 정당이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일부, 유시민의 혁신과통합당 그리고 일부 시민단체들이 급하게 통합한 것이기 때문에 아직도 화학적 결합이 되지 못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핵심은 전(前) 민주노동당이었으며 그중에서도 구당권파가 주축이었다. 알다시피 민주노동당은 2000년 1월 30일 노동자와 자칭 민주세력이라는 일파들이 결합해 정당으로 출발했다.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후원세력은 민주노총과 전교조였다. 이들은 노동자·농민의 국가를 건설하고, 재벌을 해체하고, 민영기업을 국유화하며, 핵(核)원전을 부정하고, 미군철수 및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하였다.

민주노동당은 출발 당시부터 파벌대립이 심했다. 그 이유는 대북(對北)정책에 있었다. 당권파는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었다. 북한의 2대 세습을 지지하고, 북핵(北核) 개발을 자위권으로 인정하고, 북한에 의한 흡수통일을 허용하며, 한미(韓美)동맹의 해체, 미군철수 등을 주장했다. 그중에는 북한지령에 따라 간첩활동을 했던 일심회도 있었다. 이러한 종북관행에 반대하는 평등파들이 주사파와 결별해 만든 것이 진보신당이었다. 민주노동당 잔당들은 그 뒤에도 계속 친북활동을 벌였으며 반미(反美)활동을 계속하고, 학생과 노동자들을 동원해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 이에 반대한 애국·보수세력은 민주노동당을 북한 노동당의 제2중대로 보고 위헌(違憲)정당으로 반드시 해산해야 한다고 정부에 정당해산 제소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명박(李明博) 정부는 정당해산 소추에 소극적이었다. KAL기 폭파범 김현희씨는 얼마 전 TV조선에 나와 “좌파정권은 종북주의자를 양산했고 이명박 정권은 이를 방임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이명박 정권이 민주노동당 잔당들의 종북행위를 단속하고, 위헌정당으로 해산수사를 하고, 공안(公安)을 유지했어야 했다.

이런 와중에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자칭 진보파들이 뭉쳐 통합진보당을 만들었다. 일사불란한 통합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온건좌파들이 합류하면서 통합진보당의 정강·정책만 본다면 위헌성·종북주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의 핵심세력은 여전히 민주노동당 출신의 과격 종북세력임이 이번 총선을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 통합진보당은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로 지역구에서 7명, 전국구에서 6명을 당선시켜 원내 제3당이 됐다. 진보진영이 얻은 역대 최대의 성과였다.

北核·전쟁도발 방어책 언급 없어

통합진보당의 강령은 전신(前身)인 민주노동당의 핵심 강령을 모양만 바꾼 채 그대로 이어받았다. 과거 민노당이 위헌정당·종북정당 논란에 계속 휩싸이면서 지지율이 계속 낮아지자 통합진보당은 이를 가리기 위해 표현을 일부 수정했다.

통합진보당의 강령 전문(前文)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통합진보당은 갑오농민전쟁과 의병운동, 3·1운동과 민족해방운동, 노동해방운동, 4·3민중항쟁, 4·19혁명, 부마항쟁과 5·18민중항쟁, 6월민주항쟁과 7·8·9월 노동자대투쟁, 촛불항쟁 등 도도히 이어지는 민중의 저항과 투쟁을 계승하는 정당이다.”

‘민중의 저항과 투쟁을 계승한다’라는 것은 불법적인 저항과 폭력을 계속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한마디로 합법적인 투쟁보다 폭력적 혁명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강령에는 또 “노동자·농민, 중소상공인 등 일하는 사람이 주인 되는 자주적 민주정부를 세운다”는 대목도 있다. 이것은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계급독재사회를 지향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특권재벌을 해체하고, 민영기업의 국공유화를 추진하며, 노동자 지주관리기업·사회적기업·협동조합 등을 육성하고, 농업을 보호해 자급자족적 경제·계획경제를 도입하려는 것 같다. 이미 실패해 지구상에서 사라진 구 유고슬라비아·소련의 경제적 혁명방식을 모방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강령에는 사유재산제나 가족제도의 폐지를 꾀하는 대목도 있다.

강령의 본문(本文)인 ‘우리가 만들 세상’은 “특권부패 정치구조 척결과 진보적 민주정치를 위하여”, “자주 자립 경제체제 실현을 위하여”, “노동이 존중받고 민중생존권이 보장되는 경제적 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진정한 성 평등 세상을 만들기 위해” 등을 주요 골자로 담고 있다. 언뜻 봐서는 서민을 생각하고 정의와 평등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헌법적 성향의 문구들이 적지 않다. 강령 중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대목은 외교안보 분야다. 통합진보당은 ①한미동맹체제를 해체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해외파병을 금지하고 선제적 군비동결을 추진한다 ②군복무의 대체복무제를 인정한다 ③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하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추구한다 ④기존에 맺은 모든 불평등조약과 협정을 개정·폐기한다 ⑤국가보안법을 폐기한다고 강령에서 밝히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평화통일, 자주통일을 강조하고 있으나 북한의 핵무장, 북한의 전쟁도발에 대한 방어책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자칫하면 북한에 의한 무력통합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독일의 경우,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한 공산당을 강제해산해 재산까지 몰수한 사례가 있다. 전신인 민주노동당 강령에 비해 문제가 되는 대목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통합진보당은 민주노동당의 정신을 계속 이어받고 있다. 민노당은 북의 지령을 받은 간첩조직 일심회가 핵심적으로 활동한 정당이다. 이는 당연히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할 위험성이 있는 위헌정당이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종북세력이었다. 이 때문에 후신(後身)인 통합진보당은 국민의 눈으로 세세히 관찰해야 할 대상이다.

종북의원 국회 진출에 민주통합당 책임 커

민주통합당은 종북세력의 국회 진출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 사진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한명숙 당시 민주당 대표와 이정희 통진당 대표가 연대에 합의하며 껴안는 모습.

제19대 선거에서 민주통합당은 야권 연대라는 명목하에 소수파인 통합진보당에 끌려가다시피 했다. 그 결과 통합진보당의 정책을 수용하는 선거연대공약을 내걸었다. 두 정당이 체결한 정책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①민생안전 5대과제 ②역사복원 5대과제 ③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7대과제 ④이명박 정권이 체결한 한미FTA의 시행반대 ⑤제주강정마을 군항(軍港) 공사의 중단과 재검토 추진 등이었다.

민주통합당은 이 합의에 따라 양당 당수를 비롯한 당원들이 미국대사관을 방문하고 주한 미국대사에게 자기들이 집권하면 한미FTA를 폐기할 것이니 비준하지 말라고 외압을 가하는 반미(反美)시위활동을 벌였다. 또 제주강정마을에 몰려가 시위대와 합세해 공용시설을 파괴하며 기지조성작업을 방해했다. 한미FTA 체결과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노무현(盧武鉉) 전 대통령의 뜻이었는데 이를 추진했던 노무현 정권의 국무총리 등이 이에 반대하여 폭력시위를 벌인 것은 그들이 그렇게도 받들었던 노무현 대통령을 모독하는 것이다. 또 백만민란군의 문성근, 나꼼수의 정봉주 등이 가세해 국민들을 불안케 했다. 그 결과 민주통합당은 절대다수를 얻을 것으로 보였던 총선에서 127석을 얻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은 대선에서 통합진보당과의 선거연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통합진보당 의원의 자격심사에 주춤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종북세력이 포함된 통합진보당의 국회 진출에 큰 책임이 있다. 통합진보당이 지역구에서 7석을 얻은 것은 선거연대 차원에서 민주통합당이 몇몇 지역구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을 ‘같은 편’으로 보고 표를 던졌다. 이 때문에 총선 후 일부 지역구에서는 유권자들이 통합진보당 당선자에 대해 국민소환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이들은 연합공천 때문에 자기들 지지자가 입후보를 할 수 없어 부득이 통합진보당 후보를 선출했는데 통합진보당 후보가 종북인 점을 뒤늦게 알고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민주통합당이 대선에서 통합민주당과 또다시 선거연대를 추진한다면 한미FTA 폐기,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 한미동맹 폐기, 북과의 평화협정 체결, 국가보안법 폐지, 북한 핵무기 묵인 등을 추진할 것이다. 과연 이런 정책들이 대한민국의 안보에 도움이 될까. 국민은 이런 주장을 하는 정당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좌파·우파 정권의 功過 철저히 따져야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통진당 이석기 의원과 같은 당 김재연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

종북세력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그들의 정체를 몰랐기 때문이다. 종북세력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은 그들이 진보인 줄 알았지 종북인 줄은 몰랐다. 종북세력들은 위장에 능해 북한에 종속했던 것을 숨겨왔다.

대선은 대한민국의 장래를 짊어질 대통령 개인을 뽑는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명운을 짊어질 집권세력을 선출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의지하고 같이 통치할 정당의 구성원의 정치적 정체성을 알아야만 국민은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정치는 공정한 선거를 통해서만 성공할 수 있다. 후보자와 그 추종자를 잘 모르면서 투표를 하는 것은 조국을 망치는 행위이다. 국민은 후보와 그 추종자들에 대해 알 권리를 가질 뿐만 아니라 그들을 비판하고 배격할 권리도 갖고 있다. 정부, 검찰, 언론기관은 국가 장래를 위해 후보자와 그 추종세력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국민은 후보자와 그 추종세력을 보다 엄중하게 검증하여 신중히 투표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선 선거비용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총선처럼 허위로 선거비용을 청구해 세금이 낭비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검찰은 지난번 교육감선거와 총선에서의 선거비용 보전에 허위영수증을 첨부하거나 과대포장해 선거비용을 초과 보전받은 후보자들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해 대선 전에 그 전모를 공개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횡령 착복한 비용은 국고로 환수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김대중, 노무현 좌파정권과 이명박 우파정권의 공과(功過)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이러한 역사의식하에 한미동맹 폐기, 미군철수, 반미운동, 해군기지 건설 반대가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지 검토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안보 위기를 예방하고 국리민복을 신장할 수 있도록 현명한 투표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