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통합진보당 부정선거와 좌파 논객들 : 월간조선

5월 1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통합진보당(통진당) 중앙위원회에서 비례대표 총사퇴 결의를 통과시키려는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가 이를 반대하는 당권파 당원들에게 구타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심상정 중앙위원회 의장이 ‘강령 개정안’을 가결하려 하자 당권파 당원 200여명이 단상으로 올라가 폭력을 휘둘렀다. 조준호 공동대표는 이들에게 머리를 뜯기고 얼굴을 맞았다. 유시민 공동대표 역시 수차례 폭행당했고, 심상정 공동대표는 짓밟혔다. 5분간 구타당하던 공동대표 세 명은 간신히 회의장을 빠져나가 ‘무기한 정회’를 선언했다. 통진당 폭력사태로 ‘권력장악’과 ‘조직비호’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막후조직 경기동부의 조직문화가 드러났다. 이번 폭력사태의 발단이 된 ‘4·11 총선’ 과정에서 통진당의 총체적 부정행위는 최근의 얘기만이 아니다.

3월 20일 통진당 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의 대리투표, 중복투표 등에 대한 의혹이 터졌다. 총선과정에서 김승교 통진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자당의 비례대표 선출에 대해 “공천이 아닌 선출로도 소수자가 충분히 배려되고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인사들이 능히 망라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공천보다) 오히려 더 객관적일 수 있고 합리적인 방식임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자찬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비례대표에서 순위가 바뀐 후보들이 경기동부연합에 의해 이뤄진 각종 부정행위를 주장했던 상황이다.

별도로 진행한 청년비례대표 후보 선출과정에서도 ‘소스코드 열람’ 등의 의혹이 제기됐었다. ‘부정투표’ 논란이 생기자 통진당은 3월 18일 마감한 투표 결과의 공개를 3일 뒤에 했다. 통진당 당규에 따르면 각종 선거 결과는 바로 발표하게 돼 있다. 이 기간에 통진당은 공동대표단 회의를 통해 “총선 이후라도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해 문제가 드러나면 조처하겠다”고 약속했다. 즉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의 부정에 유시민, 심상정 대표 등 비당권파도 이의제기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3월 21일 통진당 선관위는 참여당 계열 오옥만 비례대표 후보의 의혹제기에 “이의 사유의 근거와 소명이 부족하고 총선 후 진상조사위를 구성키로 한 것을 감안해 이의를 기각한다”고 통보했다.

부정선거 사전에 알고도 총선후로 조사 미뤄

4월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시민,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대변인이 서로 지역구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세 사람에게 이번 총선은 모처럼의 기회였다.

심상정 대표, 노회찬 대변인은 민노당 시절 8년 동안 당권파와 대립하며 그들의 습성을 목격한 이들이다. 경기동부를 비롯한 당권파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습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또 2008년 2월 일심회 사건으로 민노당 비상대책위가 발족했을 당시 심상정 대표는 “편향적 친북 정당의 이미지를 벗겠다”며 ‘일심회 관련자 제명’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내놨다. 이 안은 당권파에 의해 대부분 수정되거나 폐기됐다. 두 사람은 “부결은 비대위에 대한 불신임”이라며 탈당 후 진보신당을 창당했다.

2011년 9월 ‘심·노’는 자신들이 만든 진보신당이 민노당과의 통합안을 부결시키자 탈당하고서 민노당과 손잡았다. 두 사람이 내건 명분은 ‘진보대통합’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민노당 당권파가 변했다는 징후가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통합’을 외치며 동지(同志)들을 배신한 것은 자가당착(自家撞着)의 극치(極致)였다.

유시민 대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10년 5월 유시민 당시 국민참여당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경기동부연합이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얘기가 있다. 지난해 통합논의 진행과정에서 이정희, 유시민 양 대표가 보인 ‘밀월(蜜月)’ 관계도 경기동부의 입김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유 대표는 ‘비(非)호감’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전국적 지명도가 높은 대선주자급 정치인이다. ‘친노(親盧)’ 간판과 함께 열혈 팬도 갖고 있다. 그 같은 ‘대중 정치인’이 없는 민노당에 유 대표는 꽤 가치 있는 ‘상품’이었다. 그를 영입함으로써 친노 세력과의 접점을 갖게 될 뿐 아니라, 향후 ‘민주당’ ‘혁신과 통합’ 등이 추진하는 신당(新黨)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당권파가 당내 비주류와 진보신당 탈당파의 반발에도 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민주당과 통진당의 단일화 과정에서 채택된 <공동정책 합의문>은 ‘무상의료·보육’ ‘재벌해체’ ‘부자증세’ ‘한미FTA 폐기’ 등의 내용으로 통진당의 정치적 영향력이 ‘야권연대’에서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통합논의 당시 유시민 대표는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와 지난해 경남 김해을(乙) 보선에서 패배해 정치적 영향력이 급감한 상태였다. ‘정치 미아(迷兒)’가 된 그는 재기(再起)를 위해 민노당 당권파와 손잡으며 노무현 정부의 한미FTA 추진에 대해 사과하는 ‘변신’을 감행했다.

이렇듯 ‘소신(所信)’을 굽히면서 통진당에 합류한 세 사람에게 이번 총선은 2008년 이후 각 선거에서 패배하고 맞은 모처럼의 기회였다.

동양대 교양학부 진중권(陳重權·49) 교수는 라디오 프로에서 ‘이정희 여론조작’ 관련 발언에서 “(분당 전) 민주노동당 시절에도 비슷한 일들이 계속 있었다. 그 사람들은 늘 하던 대로 했을 뿐”이라고 통진당 당권파를 비판했다. 그의 말은 경기동부를 비롯한 당권파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익히 불법을 저지르고도 남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정투표 의혹이 제기됐을 때 이들을 겪은 비당권파가 당내 민주주의를 위해 나서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선거 전에 ‘부정행위’ 문제가 불거지면 지역구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정당 득표율도 크게 떨어질 것은 뻔한 일이었다.

결국 이들이 진상(眞相)조사를 총선 후로 연기하는 데 눈감은 것은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바꿔 말하면 세 사람으로 대표되는 비당권파는 당권파의 부정을 알고도 은폐했기 때문에 ‘미필적 고의’라는 얘기다.

이정희, 한나라 디도스 공격때 ‘국가변란’ 주장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도 <통진당의 부정선거, 뒤늦게 호들갑 떠는 어용 논객들>이라는 글에서 “유시민과 심상정은 주사파 당권파들의 행태와 본질을 정확히 알면서도 자신들의 권력만을 위해 이를 감추며, 국민들을 속이는 얼굴마담 역할을 해 왔던 것”이라며 이렇게 비판했다.

“총선 이후, 유시민·심상정 등 비당권파들의 비분강개(悲憤慷慨)는 매우 불순해 보인다. 이들은 경기동부라는 범죄집단의 행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총선 전에 선거부정이 있던 것도 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일단 승리를 위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한 뒤, 이제 와서 당권투쟁에 돌입했다. 즉 경기동부에 얹혀 권력을 얻은 뒤 내부 권력투쟁에 나선 셈이다.”

변 대표는 통진당 비당권파 외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曺國·47) 교수, 진중권 교수 등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에 따르면 두 사람은 비당권파 지도부와 함께 의혹을 은폐하고, 사실상 국민을 속여 표를 가로채는 데 앞장섰다고 한다.

통진당의 부정행위는 비단 비례대표뿐이 아니었다. 통진당 이정희 전(前) 공동대표의 보좌관은 3월 17~18일에 이뤄진 민주통합당과의 ‘서울 관악을(乙) 선거구’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연령대 조작을 주문했다. 이정희 대표는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퇴불가’ ‘재(再)경선’을 들고 나왔다. 자신의 보좌관이 여론조사 대상자 200여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연령조작’을 지시한 것이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정희 대표는 지난해 12월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인 선거조차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조작할 수 있는 국가변란 세력임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얽힌 박희태 당시 국회의장에 대해서는 “이런 분이 국회의장인 것은 한나라당 절대다수의 오만(傲慢)이 만들어 낸 입법부의 수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상대방에 대해 가차없는 칼날을 들이댔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아전인수(我田引水)’격 주장만 했다. 진중권 교수도 여기에 합세(合勢)했다.

관악을 부정선거에 눈감은 진중권과 조국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통진당 당권파 경기동부연합의 실체에 대해 밝혔지만, 비례대표 부정 선거 의혹에는 침묵했다.

3월 20일 진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보좌관이 조작을 지시한 사건을) 이정희가 사주하거나 인지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 대표를 옹호했다. 이틀 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는 “기존 경선 결과를 무효로 돌리고 재경선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정희 대표에 대한 충분한 페널티가 될 수 있다”며 이정희 대표의 재경선 주장에 힘을 실었다.

다음날 이정희 대표가 후보 사퇴를 발표하자 진 교수는 “멍청한 자들의 어리석은 짓 때문에 괜찮은 사람을 잃었네요”라며 “이정희 의원의 희생이 야권연대의 밑거름이 되기를. 아울러 이정희 의원의 재기를 기원합니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또 “이정희 의원은 의정과 소통, 두 방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래서 아까운 거죠. 그런 인물을 데려다 고작 계파의 ‘얼굴마담’이나 시켜 먹는 운동권 조직문화가 문제죠”라며 “그나마 이정희 의원이 대중과 만나는 유일한 인터페이스 노릇을 해 왔죠”라고 적었다.

조국 교수도 “이정희 대표 후보사퇴. 야권연대를 위한 희생과 결단에 감사하며 위로를 보낸다. 그 개인도 소속 정당도 야권 전체도 다시 살아났다”며 이 대표를 지지하는 트윗을 남겼다. 또 “이정희 후보가 사퇴한 관악을은 새로운 통합진보당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이 대표는 추후 예상되는 보궐선거를 통하여 국회 진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변희재 대표는 “(이정희는) 부정선거를 저지른 범죄 인사가 아니라 숭고한 희생자라는 진중권과 조국의 시각이 통진당의 만연된 부정을 키우고 있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침묵’이라는 지적이다.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은 3월 21일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매체들에 보도됐다. 그런데 변 대표에 따르면 진중권, 조국 등 외부논객들은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선거에 대해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고 오직 정권심판론만 외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일단 총선 때까지는 최대한 이슈를 은폐하며, 최대한 국민 표를 얻겠다는 일종의 대국민 사기극이었던 것”이라고 정의했다. 두 사람이 통진당 의혹에 대해 침묵했다면, 이는 손수조 후보의 ‘3000만원으로 선거 뽀개기’ 중단에 즉각 반응했던 것과 비교된다.

부산 사상에 출마한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3000만원으로 선거 뽀개기’를 포기한 것에 대해 조국 교수는 26일 트위터에 “‘형사책임’은 아니더라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손 후보가 전세보증금 3000만원을 빼서 선거를 치르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어머니에게 빌린 돈이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조 교수는 “서울 남영동에 18평 원룸으로 전세 3000만원짜리가 있다고? 증여세 공제한도액이 3000만원인바 탈세 목적으로 이중계약서가 작성된 것이 아닌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고 탈세 의혹까지 제기했다.

진중권 교수도 트위터에 “손수조 때문에 새누리 지지자들은 패닉에 빠진 듯”이라고 했다. 소설가 공지영씨도 합세했다. 그는 트위터에 부산시 선관위가 전날 손 후보가 선거비용 3000만원 한도를 지키지 못한 게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대해 “누가 선관위를 직무 태만으로 고소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썼다.

새누리당 공격에 앞장섰던 이들

4월 9일 서울 연세대 정문 앞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가 소설가 공지영씨와 민주당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변희재 대표의 주장처럼 진중권과 조국 두 사람이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선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야권연대’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조국 교수는 2010년 펴낸 《진보집권플랜》에서 “정치권과 시민사회운동 간의 역할과 협력문제가 정리되지 못하고, 연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문제였다”고 지적하면서 여러 개의 정당으로 나뉜 이른바 ‘진보’ 진영을 하나로 통합하는 ‘빅 텐트’론을 주장했다.

또 그는 1월 10일 노회찬 통진당 대변인의 북 콘서트에서 “내 희망사항은 4월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원내교섭단체를 확보하고 한나라당은 2개 정당으로 쪼개져 당이 해산되는 것”이라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연정을 하고 연합정부를 만들어 공동으로 국정운영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중권 교수는 원래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진보 대연합을 거부하고 민주당과 손잡은 민주노동당에 대해 비판했었다. 그러나 2010년 9월 진보신당을 탈당하고서 ‘야권연대’를 주장하게 됐다. 진 교수는 이를 두고 자칭 ‘B급 좌파’인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과 작년 2~3월 지상논쟁을 벌였다.

김 발행인은 《진보집권플랜》을 “개혁적인 중산층 엘리트들의 ‘민주집권플랜’이지 진보집권플랜과 거리가 멀다”며 “책 제목을 좀 더 양식 있게 바꿔 주길 정중하게 요청한다. ‘시민집권플랜’ 혹은 ‘민주집권플랜’ 쯤이면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현재 진보정당은 집권 전망도, 수권 능력도 없다”며 “지금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다가올 연합 속에서 되도록 진보의 가치를 많이 관철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선 끝나자, 통진당 비판에 열 올려

진 교수는 지난 2월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위기를 기회로>라는 글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연대는 옵션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거야말로 ‘국민의 명령’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렇듯 진중권, 조국 두 사람에게 ‘야권연대’는 절대 깨져선 안 될 ‘보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4·11 총선이 끝나고 통진당에 대한 이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통진당의 비례대표 경선과정에서 이뤄진 부정투표와 관련, 조 교수는 5월 2일 트위터에 “일부의 의식과 행태가 ‘현대화’ 이전에 ‘근대화’가 안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일 확실히 정리 안 하면 향후 원내 교섭단체는 없다”고 적었다. 같은 날 진 교수도 “이른바 NL의 당권파, 이번에 문제가 드러난 것은 그나마 다른 계열, 특히 참여당 계열이 견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죠. 구 민노당 내에서 비슷한 일은 무수히 있었습니다”라며 “이정희 공동대표는 사퇴하고 비례대표를 다시 뽑아야 한다”는 트윗을 남겼다.

또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가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를 막고 당권을 유지하기 위해 당 전국운영위원회를 실력 저지하자 진 교수는 5월 5일 트위터에 “저는 이정희가 대충 중재역 비슷한 걸 시늉이라도 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완전 하드코어더군요. 마치 (공포영화) ‘링’을 보는 듯 소름이 끼쳤습니다”고 비난했다.

조 교수도 6일 “정당투표에서 통합진보당 찍은 사람들이 이 꼴 보려고 4번을 택한 게 아니다. 수가 많다고 하여 계파의 이익이 당의 이익을 압도, 지배하는 것, 정당 바깥 진보적 대중의 눈을 외면하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조 교수의 말처럼 국민들이 통진당의 부정을 알았다면, 실체(實體)를 알았다면 찍었을 리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총선 결과 이들에게 표를 준 국민이 10%나 된다는 점이다. 통진당은 비례대표로 7석을 챙겼고, 지역구 당선도 6명이나 된다. 경기동부는 부정행위가 발각된 뒤에도 “사퇴하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다. 진중권, 조국 교수도 이들에게 배신감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진 교수는 통진당 폭력사태가 있던 5월 12일 “아, 오늘로 대한민국 진보는 죽었습니다”라고 한탄했다.

張琪杓, “통진당 당권파야말로 진보세력 방해꾼”

장기표 원장은 “통진당 당권파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진보세력인지 자성해 봐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변희재 대표는 트위터에 “진중권이 당권파의 실체를 전 국민에 알렸다고 자랑스러워하던데, 저런 종북좀비들의 실체를 뻔히 알고도, 이를 은폐하여, 국민을 속이고 표와 의석을 가로챈, 진중권, 조국, 유시민, 심상정, 다음 심판 대상입니다”라며 “강준만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지지했다가, 노무현 개판쳐서 탄핵됐을 때, 책임지고 절필했죠. 진중권, 조국 지금 하는 짓들을 보세요. 일체 반성 없이 대선 때 국민 한 번 더 속여먹으려 도마뱀 꼬리자르기식 잔머리 쓰고 있습니다”라고 이들을 비판했다.

한편 이들은 지금 통진당에 ‘비례대표 사퇴’와 ‘지도부 선출’을 통한 내부 수습을 주문하고 있다. 다음은 최근 그들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통진당 사태는 단기적으론 불리하지만, 원칙과 상식대로 문제를 수습하면 장기적으로 유리할 겁니다. 타격이 없진 않지만, 대선까지 반년 남았습니다. 정치에선 조선왕조 5백년의 세월이죠. 하지만 되도록 신속히 수습해야 합니다.”(5월 11일 진중권 교수 @unheim)

“새누리와 조중동은 진보정치 전체를 죽이고 민주통합당에게 야권연대 파기를 압박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당권파는 비당권파를 ‘세작’으로 몰고 있다. 비당권파의 분투가 필요하다. 야권연대는 지켜야 한다.”(5월 14일 조국 교수 @patriamea)

즉 12월 대선에서의 야권연대를 위해 빨리 재정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선거는 민주주의 원칙을 송두리째 무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헌법 제8조 제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일각에서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한 통진당에 대해 ‘정당해산’을 주장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신문명정책연구원 장기표(張琪杓·67) 원장은 5월 4일 자신의 홈페이지 <장기표의 시사논평>에 통진당의 향후 대책과 관련한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북한정권의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정당은 결코 진보정당이 될 수 없는 것은 물론, 이들의 존속과 발전을 지원해 온 절대다수의 재야인사와 자칭 진보지식인, 진보언론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통진당을 해산하는 조치가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5월 14일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의 진보는 죽었다’느니 ‘당권파의 실체를 알겠노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통합진보당의 당권파든 비당권파든 이런 세력은 진보세력일 수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니 말이다. 그런데도 이런 세력을 진보세력으로 간주하여 양으로 음으로 지지, 지원해 온 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 건설되는 것을 방해해 왔음을 깨닫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통진당의 당권파도 비당권파도, 그리고 지금 통진당의 당권파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스스로 자신이 진보세력인지를 자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진보의 생명은 이념에 있거늘, 이념을 분명하게 정립하지 못했거나 대중적으로 공표하지 못하는 세력은 진보세력일 수가 없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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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부정선거와 좌파 논객들

총선 전에 알았으면서 뒤늦게 호들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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