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 검사장급 이상 55명 중 대구·경북 출신 12명
DJ 정부 - 1998~99년 검사장급 이상 승진자 33명 중 광주·전남 출신 10명
⊙ 수치상 편중인사보다는 요직 독식 등을 통한 교묘한 지역편중이 더 문제
⊙ DJ 첫 2년 軍 少將이상 진급자 영남 37명 대 호남 32명
DJ 정부 - 1998~99년 검사장급 이상 승진자 33명 중 광주·전남 출신 10명
⊙ 수치상 편중인사보다는 요직 독식 등을 통한 교묘한 지역편중이 더 문제
⊙ DJ 첫 2년 軍 少將이상 진급자 영남 37명 대 호남 32명
- 2009년 8월 9일, 당시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호남 공무원 씨 말리기’ 발언과 관련,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영호남 고위직 공무원 비중은 함께 줄어든 반면, 경인 출신들의 비중이 늘어났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8·8 개각 후 야권은 “영남민국 속 TK(대구·경북) 왕국”이라며 지역편중 인사를 비판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역편중 인사 문제는 늘 논란이 돼 왔다. 지역편중 인사가 논란이 될 때마다 으레 등장하는 용어가 ‘호남 홀대’ 또는 ‘TK 숙청’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시비의 대상이 되는 지역은 영남과 호남이었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한 해를 여야는 지역편중 인사 논란으로 지새웠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그해 3월 호남편중 인사와 관련된 자료를 낸 데 이어 9월에는 ‘산하단체 낙하산 실태’를, 10월에는 ‘100대 요직 호남 출신 인물 비율’을, 11월에는 ‘호남편중 인사 사례 10선’ 등을 내며 김대중 정부의 호남편중 인사를 공격했다.
당시 한나라당이 제시한 논거는 거주인구 기준(1997년 대선 기준)으로 영호남 인구비율이 2.45 대 1인데 호남 출신 고위공직자의 비율이 이보다 높기 때문에 지역편중 인사라는 주장이었고, 민주당은 공직자들의 출생 당시(1940~60년) 영호남 인구비율은 1.27 대 1로 2000년 2월 현재 3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비율인 1.26 대 1과 거의 차이가 없으므로 지역편중 인사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여야의 입장이 뒤바뀐 지난해 여름에도 벌어졌다. 지난해 8월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고위직, 행정 각부 장·차관, 청장 및 주요 실·국장급 인사 160명의 출신지를 분석한 결과 영남 출신이 43%를 차지했고 호남 출신은 13%에 불과했다는 조사자료를 공개하며 이명박 정부의 지역편중 인사를 공격했다.
같은 시기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의원도 비슷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임명된 영남 출신 기관장은 95명으로 전체의 41.9%를 차지하는데 호남 출신은 30명으로 13.3%에 불과하다는 주장이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를 반박했다. 당시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사무총장은 “어느 정부나 청와대 등 요직에는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측근이 들어간다. 영호남 퍼센트를 정해 장관을 배치할 수는 없다. ‘호남 씨를 말린다’는 식의 발언은 망국적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입장 따라 갈리는 영호남 인구비율
‘호남인사 소외론’으로 정치권이 공방(攻防)을 벌이는 와중에서 문화일보가 이명박 정부 출범 1년6개월을 맞아 1급 이상 정부 고위공직자 350명에 대한 출신지역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2005년도 인구센서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역편중 인사로 소외된 지역은 영호남이 아닌 수도권으로 나타났다. 센서스에 나타난 수도권 인구비율은 전 국민의 48%였지만 1급 이상 고위공직자 비율은 2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수도권 출신이 인구분포 대비 0.47배에 불과했던 반면 강원·제주는 2.05배, 호남 1.7배, 충청 1.4배, 영남 1.36배 순으로 조사됐다.
지역편중 인사가 불거질 때마다 등장하는 것이 영호남 인구비율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지역편중 인사 논란에서 알 수 있듯이 한나라당은 영남 인구가 호남의 2.45배라고 주장하고, 민주당은 1.27 대 1이라고 주장한다. 1995년 인구센서스에서 출생지별 인구분포는 영남 31.1%, 호남 19.6%로 영남이 호남의 1.5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발표된 2005년 인구센서스에서는 영남권이 26.9%(1264만여명)로 호남권 10.6%(501만여명)의 2.54배로 조사됐다.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서 지역편중 인사를 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여야 공히 자신들에게 유리한 수치를 자의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월간조선>(月刊朝鮮)은 최근 김대중 정부 시절 검찰, 경찰 등 주요 권력기관과 이명박 정부 주요 권력기관 고위직 인사들의 출신지역별 현황을 분석했다. 이 분석을 통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역편중 인사 논란이 왜 발생하는가를 엿볼 수 있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의 주요기관 고위직 출신지역 분포는 군(소장 이상), 검찰(검사장급 이상), 경찰(치안감 이상), 감사원(3급 이상)을 대상으로 분석이 이루어졌다. 이명박 정부의 고위직 출신지역 분포도 군(준장 이상), 검찰(검사장급 이상), 경찰(치안감 이상), 감사원(3급 이상)이 분석 대상이었다.
2010년 7월 현재 이명박 정부의 준장급 이상 장성은 육군 320명, 해군 90명, 공군 65명 등 총455명이다. 이 455명 장성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대구·경북이 78명(17.1%)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경남 62명(13.6%), 서울 60명(13.2%), 광주·전남 55명((12%), 인천·경기 53명(11.6%), 대전·충남 52명(11.4%) 순이었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 검찰은 55명으로 이를 출신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경북이 12명(21.8%)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부산·경남이 각각 10명(18.1%)씩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광주·전남이 8명, 대전·충남이 7명 순이었다.
DJ 첫 3년간 치안감 승진 경찰, 부산·경남 6, 광주·전남 5명
치안감 이상 고위직 경찰 33명 가운데는 부산·경남 출신이 9명(38.8%)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대구·경북 (7명), 광주·전남과 대전·충남(각각 4명)이 이었다. 감사원의 3급 이상 공무원 84명의 출신지역 분포를 보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각각 18명, 15명씩이었고 광주·전남과 전북은 각각 10명, 7명씩이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과 1999년에 군 소장(軍 少將) 이상 진급자는 총 101명이었다. 이 가운데 22명이 부산·경남 출신이었고, 광주·전남이 19명, 대구·경북 15명, 전북 13명으로 영남 출신이 37명, 호남이 32명이었다. 서울과 인천·경기는 각각 8명, 7명씩이었다.
같은 기간 검찰에서 검사장급 이상으로 승진한 고위직 공무원은 총 33명이다. 광주·전남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경남과 대전·충남 출신이 6명씩으로 뒤를 이었다. 대구·경북은 4명, 서울과 인천·경기는 2명씩이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간 김대중 정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경찰은 총 25명이다. 이 가운데 부산·경남 출신이 6명이었고, 광주·전남 출신은 5명이었다. 대전·충청은 4명, 대구·경북은 2명이었다. 같은 기간 경무관 승진자 39명 가운데 광주·전남 출신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세청에서 3급 이상으로 승진한 공무원은 총 79명이다. 1급 6명, 2급 30명, 3급 43명이다. 출신지역별로 보면 영남이 35명, 호남이 30명이다. 충청권은 모두 합쳐 9명이었고, 경인권은 3명이었다. 2001년 1월 기준으로 3급 이상 감사원 공무원 64명의 지역분포를 보면 공교롭게도 대구·경북과 광주·전남이 동수(同數)인 11명으로 나온다. 부산·경남이 그보다 많은 13명이었고 전북은 5명이었다.
밥줄을 끊는 인사
이 분석은 정권이 어느 지역을 배경으로 탄생하느냐에 따라 지역편중 인사 시비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문제는 단순히 수치로 드러나는 지역편중 인사가 아니라 요직(要職) 독식 등을 통한 교묘한 지역편중 인사가 행해진다는 점이다.
예비역 장성인 한 인사는 그런 예로 군 인사를 들었다. 그의 말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장성급 인사에서는 진급자 수에서 지역안배를 고려하는 모양새를 취했죠. 그런데 호남 출신은 다음 직위로의 진급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사관학교 출신 위주로 발탁하는 반면 영남 출신은 3사나 갑종 출신 등을 위주로 진급시켜 들러리를 세웠어요. 그 지역 출신들에게는 기무사, 특전사, 수방사 등 핵심 직위의 보직을 주고 차기 승진을 위해 경력을 관리하도록 하는 교묘한 방법으로 군을 장악했던 거죠. 그런데 당시 그런 상황은 우리 군뿐만 아니라 전 기관에서 횡행했던 일이에요.”
역대 정권은 권력의 내밀한 정보를 쥐고 있는 권력기관장 자리에 대통령의 최측근을 앉히곤 했다. 현재의 이명박 정부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정원장, 국세청장 내정자, 민정수석은 TK 출신이고 경찰청장 내정자는 PK 출신이다. 모두 영남 출신들인 가운데 검찰총장만 서울 출신이다.
검찰총장이 서울 출신이기는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실시한 검찰인사에서 눈에 띈 것은 ‘TK 출신들의 약진’이었다. 검사장 승진자 11명 가운데 3명이 경북고 출신이었다. 지역별 검사장 승진자는 영남과 서울 출신이 각각 4명, 호남 출신 2명, 충청 출신 1명이었다.
그렇다면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어떠했나. 역시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3월에 있었던 검찰 인사에서 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 요직에 호남 출신이 전진배치되는 등 호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검사장 승진도 5명 중 호남이 2명을 차지하고 차기 검사장 우선순위인 서울 동부, 서부 지청장 및 대검수사기획관 모두 호남 출신이 차지했다. 이듬해인 99년 인사에서 호남 출신을 서울지검장 등 핵심요직에 임명하고 검사장에 다수를 승진시키는 등 호남 검찰 인맥의 전진배치를 본격화했고, 그해 6월 인사에서는 13명의 검사장 승진자 중 5명이 호남 출신(TK는 1명)이었다. 두 달 뒤인 8월 인사에서는 한 명의 검사장 승진이 있었는데 그마저 호남 출신이었다.
지역편중 인사는 때로 특정 기관에서 특정 지역 사람들을 배제시키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1998년 4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던 국정원이 그 대표적 사례다.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이종찬(李鍾贊)씨는 ‘IMF사태에 따른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국정원 직원 수백 명에게 재택근무를 명령했고, 사표를 내지 않은 직원들은 1999년 3월 직권면직됐다. 당시 재택근무를 명령받은 직원 중 40%가 영남 출신이었고 호남 출신은 8%였다고 한다. 3급 이상 대기발령자 가운데서도 영남 출신이 절반에 가까웠고 호남 출신은 단 3%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후 3급 이상 인사에서 승진자는 영남 출신이 10%, 호남 출신이 50%가 넘는 ‘호남 대약진, 영남 배제’ 현상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밥줄을 끊어 내는 이런 인사야 말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지역편중 인사가 아닐까.⊙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한 해를 여야는 지역편중 인사 논란으로 지새웠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그해 3월 호남편중 인사와 관련된 자료를 낸 데 이어 9월에는 ‘산하단체 낙하산 실태’를, 10월에는 ‘100대 요직 호남 출신 인물 비율’을, 11월에는 ‘호남편중 인사 사례 10선’ 등을 내며 김대중 정부의 호남편중 인사를 공격했다.
당시 한나라당이 제시한 논거는 거주인구 기준(1997년 대선 기준)으로 영호남 인구비율이 2.45 대 1인데 호남 출신 고위공직자의 비율이 이보다 높기 때문에 지역편중 인사라는 주장이었고, 민주당은 공직자들의 출생 당시(1940~60년) 영호남 인구비율은 1.27 대 1로 2000년 2월 현재 3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비율인 1.26 대 1과 거의 차이가 없으므로 지역편중 인사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여야의 입장이 뒤바뀐 지난해 여름에도 벌어졌다. 지난해 8월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고위직, 행정 각부 장·차관, 청장 및 주요 실·국장급 인사 160명의 출신지를 분석한 결과 영남 출신이 43%를 차지했고 호남 출신은 13%에 불과했다는 조사자료를 공개하며 이명박 정부의 지역편중 인사를 공격했다.
같은 시기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의원도 비슷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임명된 영남 출신 기관장은 95명으로 전체의 41.9%를 차지하는데 호남 출신은 30명으로 13.3%에 불과하다는 주장이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를 반박했다. 당시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사무총장은 “어느 정부나 청와대 등 요직에는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측근이 들어간다. 영호남 퍼센트를 정해 장관을 배치할 수는 없다. ‘호남 씨를 말린다’는 식의 발언은 망국적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입장 따라 갈리는 영호남 인구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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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홍상표 홍보수석(왼쪽)과 김희정 대변인이 지난 8월 8일 춘추관에서 개각발표를 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지역편중 인사가 불거질 때마다 등장하는 것이 영호남 인구비율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지역편중 인사 논란에서 알 수 있듯이 한나라당은 영남 인구가 호남의 2.45배라고 주장하고, 민주당은 1.27 대 1이라고 주장한다. 1995년 인구센서스에서 출생지별 인구분포는 영남 31.1%, 호남 19.6%로 영남이 호남의 1.5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발표된 2005년 인구센서스에서는 영남권이 26.9%(1264만여명)로 호남권 10.6%(501만여명)의 2.54배로 조사됐다.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서 지역편중 인사를 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여야 공히 자신들에게 유리한 수치를 자의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월간조선>(月刊朝鮮)은 최근 김대중 정부 시절 검찰, 경찰 등 주요 권력기관과 이명박 정부 주요 권력기관 고위직 인사들의 출신지역별 현황을 분석했다. 이 분석을 통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역편중 인사 논란이 왜 발생하는가를 엿볼 수 있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의 주요기관 고위직 출신지역 분포는 군(소장 이상), 검찰(검사장급 이상), 경찰(치안감 이상), 감사원(3급 이상)을 대상으로 분석이 이루어졌다. 이명박 정부의 고위직 출신지역 분포도 군(준장 이상), 검찰(검사장급 이상), 경찰(치안감 이상), 감사원(3급 이상)이 분석 대상이었다.
2010년 7월 현재 이명박 정부의 준장급 이상 장성은 육군 320명, 해군 90명, 공군 65명 등 총455명이다. 이 455명 장성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대구·경북이 78명(17.1%)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경남 62명(13.6%), 서울 60명(13.2%), 광주·전남 55명((12%), 인천·경기 53명(11.6%), 대전·충남 52명(11.4%) 순이었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 검찰은 55명으로 이를 출신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경북이 12명(21.8%)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부산·경남이 각각 10명(18.1%)씩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광주·전남이 8명, 대전·충남이 7명 순이었다.
DJ 첫 3년간 치안감 승진 경찰, 부산·경남 6, 광주·전남 5명
치안감 이상 고위직 경찰 33명 가운데는 부산·경남 출신이 9명(38.8%)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대구·경북 (7명), 광주·전남과 대전·충남(각각 4명)이 이었다. 감사원의 3급 이상 공무원 84명의 출신지역 분포를 보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각각 18명, 15명씩이었고 광주·전남과 전북은 각각 10명, 7명씩이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과 1999년에 군 소장(軍 少將) 이상 진급자는 총 101명이었다. 이 가운데 22명이 부산·경남 출신이었고, 광주·전남이 19명, 대구·경북 15명, 전북 13명으로 영남 출신이 37명, 호남이 32명이었다. 서울과 인천·경기는 각각 8명, 7명씩이었다.
같은 기간 검찰에서 검사장급 이상으로 승진한 고위직 공무원은 총 33명이다. 광주·전남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경남과 대전·충남 출신이 6명씩으로 뒤를 이었다. 대구·경북은 4명, 서울과 인천·경기는 2명씩이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간 김대중 정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경찰은 총 25명이다. 이 가운데 부산·경남 출신이 6명이었고, 광주·전남 출신은 5명이었다. 대전·충청은 4명, 대구·경북은 2명이었다. 같은 기간 경무관 승진자 39명 가운데 광주·전남 출신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세청에서 3급 이상으로 승진한 공무원은 총 79명이다. 1급 6명, 2급 30명, 3급 43명이다. 출신지역별로 보면 영남이 35명, 호남이 30명이다. 충청권은 모두 합쳐 9명이었고, 경인권은 3명이었다. 2001년 1월 기준으로 3급 이상 감사원 공무원 64명의 지역분포를 보면 공교롭게도 대구·경북과 광주·전남이 동수(同數)인 11명으로 나온다. 부산·경남이 그보다 많은 13명이었고 전북은 5명이었다.
밥줄을 끊는 인사
이 분석은 정권이 어느 지역을 배경으로 탄생하느냐에 따라 지역편중 인사 시비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문제는 단순히 수치로 드러나는 지역편중 인사가 아니라 요직(要職) 독식 등을 통한 교묘한 지역편중 인사가 행해진다는 점이다.
예비역 장성인 한 인사는 그런 예로 군 인사를 들었다. 그의 말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장성급 인사에서는 진급자 수에서 지역안배를 고려하는 모양새를 취했죠. 그런데 호남 출신은 다음 직위로의 진급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사관학교 출신 위주로 발탁하는 반면 영남 출신은 3사나 갑종 출신 등을 위주로 진급시켜 들러리를 세웠어요. 그 지역 출신들에게는 기무사, 특전사, 수방사 등 핵심 직위의 보직을 주고 차기 승진을 위해 경력을 관리하도록 하는 교묘한 방법으로 군을 장악했던 거죠. 그런데 당시 그런 상황은 우리 군뿐만 아니라 전 기관에서 횡행했던 일이에요.”
역대 정권은 권력의 내밀한 정보를 쥐고 있는 권력기관장 자리에 대통령의 최측근을 앉히곤 했다. 현재의 이명박 정부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정원장, 국세청장 내정자, 민정수석은 TK 출신이고 경찰청장 내정자는 PK 출신이다. 모두 영남 출신들인 가운데 검찰총장만 서울 출신이다.
검찰총장이 서울 출신이기는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실시한 검찰인사에서 눈에 띈 것은 ‘TK 출신들의 약진’이었다. 검사장 승진자 11명 가운데 3명이 경북고 출신이었다. 지역별 검사장 승진자는 영남과 서울 출신이 각각 4명, 호남 출신 2명, 충청 출신 1명이었다.
그렇다면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어떠했나. 역시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3월에 있었던 검찰 인사에서 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 요직에 호남 출신이 전진배치되는 등 호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검사장 승진도 5명 중 호남이 2명을 차지하고 차기 검사장 우선순위인 서울 동부, 서부 지청장 및 대검수사기획관 모두 호남 출신이 차지했다. 이듬해인 99년 인사에서 호남 출신을 서울지검장 등 핵심요직에 임명하고 검사장에 다수를 승진시키는 등 호남 검찰 인맥의 전진배치를 본격화했고, 그해 6월 인사에서는 13명의 검사장 승진자 중 5명이 호남 출신(TK는 1명)이었다. 두 달 뒤인 8월 인사에서는 한 명의 검사장 승진이 있었는데 그마저 호남 출신이었다.
지역편중 인사는 때로 특정 기관에서 특정 지역 사람들을 배제시키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1998년 4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던 국정원이 그 대표적 사례다.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이종찬(李鍾贊)씨는 ‘IMF사태에 따른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국정원 직원 수백 명에게 재택근무를 명령했고, 사표를 내지 않은 직원들은 1999년 3월 직권면직됐다. 당시 재택근무를 명령받은 직원 중 40%가 영남 출신이었고 호남 출신은 8%였다고 한다. 3급 이상 대기발령자 가운데서도 영남 출신이 절반에 가까웠고 호남 출신은 단 3%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후 3급 이상 인사에서 승진자는 영남 출신이 10%, 호남 출신이 50%가 넘는 ‘호남 대약진, 영남 배제’ 현상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밥줄을 끊어 내는 이런 인사야 말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지역편중 인사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