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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도박人生의 막장 성인오락실

전국에 1만6000개…「PC방 도박」도 성행

조동진    zzang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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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잃어 본 건 하룻밤에 200만원… 1억원을 빨렸어요』(일용노동자 金모씨)
「대박」을 기다리는「사장님들」
불법 성인오락실의 내부 모습. (사진제공: 영상물등급위원회)
  『68번 사장님, 축하드립니다. 쌈~바, 쌈~바! 드디어 쌈바가 터졌습니다. 그동안의 맘고생 다 날려 버리세요!』
 
  『28번 사장님, 고래가 지나갑니다. 이제 피곤한 몸 편히 쉬시면서 바다 속 축제를 즐기세요. 대박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모든 사장님들, 28번 사장님 진심으로 축하해 주십시오. 잠시만 기다리시면 28번 사장님이 몰고 온 행운이 모든 사장님들께도 날아갈 겁니다. 믿으세요, 그리고 기대하세요』
 
  밤 11시를 넘긴 시각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한 성인오락실. 대박을 알리는 오락실 종업원들의 마이크 소리가 귀를 따갑게 했다.
 
  건물 1층에 위치한 60평 규모의 성인오락실. 80대에 이르는 게임기들은 쉼 없이 「사장님들」의 1만원권 지폐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어두컴컴하고, 담배연기로 가득할 것이라는 처음 생각과 달리 오락실 안은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밝았다. 게임기와 내부 인테리어 시설물들은 깔끔했고, 종업원들은 정장풍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50여 명 정도로 보이는 「사장님들」의 시선은 LCD 화면 속 「바다 세상」에 고정되어 있었다. 이곳 저곳에서 당첨을 알리는 경쾌한 음악이 들려왔다. 음악이 나오는 기계에서는 경품으로 지급되는 상품권이 쏟아져 나왔다.
 
  앞서 대박이 터진 68번 자리의 기계는 오락실 종업원의 말대로 20분이 넘게 2만 점과 1만 점씩의 당첨을 알리는 화려한 그래픽이 4~5게임 간격으로 계속해서 화면을 장식했다. 상품권 배출구는 2만 점이 될 때마다 5000원권 문화상품권 4장을 토해 냈다.
 
  밤 12시를 넘기자 경쾌한 음악과 함께 종업원의 안내방송이 나왔다.
 
  『우리 사장님들을 위해 피곤함과 출출함을 달래 줄 김밥과 음료수가 준비되어 있으니 드시고 힘들 내주세요. 부담감 갖지 마시고 부족하면 언제든 종업원을 찾아 주세요. 자, 이제 밤참 돌아갑니다』
 
  나이트클럽 DJ 같은 종업원의 안내방송이 끝나자 오락실 여종업원이 조그만 손수레에 김밥을 가득 싣고 게임기 사이를 누비며 김밥을 나누어 주었다.
 
  이 기계 저 기계를 30여분 둘러보자 종업원이 다가왔다.
 
  『혹시 처음 오시는 거세요』
 
  「그렇다」고 하자 그는 웃는 얼굴로 『사장님 너무 쉬운 게임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빈 자리를 하나 찾아 주었다』
 
  34번 게임기였다. 게임방법에 대한 종업원의 설명이 시작됐다.
 
  『사장님이 직접 기계를 작동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1만원을 기계에 넣고 라이터를 동작버튼 위에 올려놓으시면 됩니다. 간단하죠. 그리고 화면이 낮과 밤으로 바뀔 거예요. 간간이 물방울도 나오고, 상어도 나오고, 고래도 나오거든요. 그러면 좋은 겁니다. 고래나 상어가 나오면 절 꼭 불러 주세요. 대박이 터진다는 예시입니다. 최고 판돈의 250배까지 딸 수 있습니다』
 
 
 
 30분 만에 3만5000원 잃어
 
서울 창동역 부근 건물. 성인오락실 간판과 현수막으로 뒤덮여 있다.
  1만원을 넣고 종업원이 말한 대로 라이터를 동작버튼 위에 올려놓았다. 한 번에 100원을 「베팅」하는 게임이었고, 한 번 게임이 끝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초였다. 손을 댈 필요도 없이 기계 혼자 도박을 했다.
 
  고래와 상어는 나타나지 않았다. 4만원을 투입하고 얻은 것은 5000원권 문화상품권 한 장이었다. 30분 만에 3만5000원을 잃었다. 대박이 터지고 있는 68번 옆 자리로 옮겨 다시 1만원을 넣었다. 이번에는 5000원의 행운마저 비켜 갔다.
 
  68번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이 말을 걸어 왔다.
 
  『처음 왔나 보죠. 그렇게 1만원씩 넣지 말고 한 번에 6만~7만원 정도 넣어 두고 지켜봐요. 기계도 달릴 때 채워 줘야 기분 좋아 토해 내지. 찔끔찔금 하면 기계가 성질밖에 더 내겠어. 좀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니 인내심을 가져 봐요』
 
  그는 『오늘은 한 40만원 정도 땄지만 이번 주에 잃은 거 채우려면 한 200만원은 더 따야 돼』라며 『오늘처럼 맞아 주는 날 뽑아야지』 했다. 그는 6시간째 이곳에 있다고 했다. 그는 오른손에는 1만원권 지폐 뭉치를, 왼손에는 상품권을 쥐고 있었다. 그는 『이 돈을 다 기계에 넣기 전에는 오락실을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새벽 1시가 되어 성인오락실을 나섰다. 오락실 밖 창동역 일대는 성인오락실과 도박게임을 제공하는 성인PC방으로 점령당한 듯했다. 한 건물 건너 하나씩 성인오락실과 성인PC방의 네온사인 간판과 풍선 입간판이 술집에서 쏟아져 나오는 취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창동역에서 불과 2분 거리에는 약 1만 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있다.
 

 
 
 「바다이야기」, 「로얄레이스」
 
  지난 4월30일 오후 6시 서울 장안동의 「황금성」이라는 성인오락실을 찾았다. 성인오락실들은 게임의 명칭이 오락실의 상호처럼 사용된다. 예를 들면 「바다이야기」 게임을 들여 놓은 업소는 「바다이야기」 간판을 달고 있고, 「오션파라다이스」 게임을 들여 놓은 곳은 「오션파라다이스」 간판을 달아 놓는다. 스크린 경마의 경우도 「로얄레이스」 게임을 들여 놓은 오락실 상호는 어디를 가든 「로얄레이스」이다.
 
  성인오락실이 똑같은 이름과 간판으로 운영되고 있어 얼핏 프랜차이즈 업소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업주 개인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황금성」은 지난번 찾았던 「바다이야기」보다 작은 규모였다. 50대의 게임기를 갖추고 있었다. 3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뚫어져라 게임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 손에 1만원짜리 돈뭉치를 든 사람들이 오락실 안을 왔다 갔다 하며 자신이 맡아 둔 기계들에 몇 분 간격으로 1만원을 넣고 있었다. 그들은 배출되어 나온 상품권의 매수나 기계에 남아 있는 금액은 확인하지 않았다. 모두 기계적으로 게임기에 1만원을 넣었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게임기를 구경하자 종업원이 다가와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이 게임은 간단합니다. 화면이 붉은색, 푸른색,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이 색깔들은 당첨이 되셨을 때 상금의 배율을 결정합니다. 빨간색일 때 걸리시면 가장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어요. 판돈의 50배에서 300배까지 딸 수 있어요. 이렇게 동작버튼 위에 재떨이를 올려놓고 지켜보시면 됩니다. 그럼 4초마다 게임버튼을 누르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 시간에 다른 일 하세요. 다른 사장님들과 기계정보도 교환하시고, 카운터 앞에 있는 음식들 드시고요. 단, 기계에서 노래 나오고 화면에 바(Bar)가 세 줄 이상 걸리시면, 그때는 저를 부르세요. 제가 다 알아서 해드릴게요. 즐겁게 즐기세요』
 
  종업원이 자리를 떠난 후 6만원을 한 번에 집어넣고 재떨이를 동작버튼 위에 올려놓았다. 화면 속에서는 숫자와 BAR, 과일 모양의 다이얼이 정신없이 돌아갔다. 갑자기 뒤에서 음악 소리가 들렸다. 종업원의 흥분된 목소리도 들렸다.
 
  『우리 사장님 100배 터지셨습니다. 축하! 축하! 축하~』
 
  주변에서 『뽀찌(큰돈을 번 사람이 주변 사람들에게 돈이나 먹을 것을 조금씩 나누어 주는 것) 돌려라』라는 말들이 튀어나왔다. 대박을 맞은 사람이 종업원에게 돈을 건넸다. 잠시 후 아이스크림과 빵, 과자, 과일 등 먹을거리가 오락실 손님 모두에게 나뉘어졌다.
 
 
 
 12만원짜리 「대박」
 
불법 성인오락실의 게임기에서 쏟아져 나온 상품권.
  종업원의 말이 이어졌다.
 
  『우리 사장님, 오늘 기분 내십니다. 사장님이 쏘셨습니다. 다른 사장님들도 뽀찌 한번 돌리셔야죠. 사장님들 화이팅!』
 
  종업원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기계를 돌리기 시작한 지 15분이 지날 때쯤 내가 차지한 기계의 화면에서 대박을 알리는 음악과 이벤트 화면이 나왔다. 종업원이 달려와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47번 사장님, 오늘 처음 오셔서 대박이십니다. 타고나신 분이군요. 아깝게 파란 바탕이지만 그래도 대박입니다』
 
  다른 종업원이 다가와 12만원어치의 상품권이 어떻게 쏟아져 나오는지 알려 줬다.
 
  『사장님, 이제 지켜보시기만 하면 됩니다. 기계가 자동으로 2만 점을 맞추어 줄 겁니다. 상품권도 자동으로 나오고요. 연달아 2만 점씩 지급하는 건 (법에) 걸리기 때문에 기계가 이 점수를 인식했다가 4~5게임에 한 번씩 (2만 점씩) 나오게 해드릴 거예요. 축하드려요. 이 정도는 「뽀찌」를 안 쏘셔도 됩니다』
 
  그의 말대로 10분 넘게 4~5게임에 한 번씩 5000원권 상품권 4장이 떨어졌다. 순식간에 24장의 상품권이 상품권 배출구에 쌓여 있었다. 한 번에 12만원을 번 것이다.
 
 
 
 60代 老신사의 충고
 
성인오락실 경품용 상품권 환전소.
  옆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60代쯤으로 보이는 남자가 내게 말을 걸어 왔다. 그는 말끔한 양복을 입고 있었다.
 
  『처음 온 것 같은데, 땄을 때 그만 하고 가게. 그리고 이런 데 와 봐야 인생에 도움되는 게 없어. 여기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야. 처음 에 10만원, 20만원 따다가 그 맛에 있는 돈 다 털어 넣고, 판돈 커지면 재산 다 털리게 되는 거야』
 
  그는 한 손에는 한 뭉치의 돈다발을 들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상품권 한 뭉치를 들고 있었다. 그가 돌리고 있는 기계는 여섯 대였다. 그는 한 자리에 앉아 있지 않았다. 오락실 안 자신이 맡아 놓은 기계들을 돌아다니며 돈을 넣었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오락실을 찾는다』고 했다.
 
  『오후 4~5시쯤 되면 그냥 출근하게 되더라구. 많이 할 때는 하루에 10시간 정도, 보통 5~6시간 정도 있다 가지. 집도 가깝고…』
 
  그에게 「왜 여러 대의 기계를 돌리느냐」고 물었다. 그는 『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렇게 해서 가끔씩 60만~70만원짜리도 맞아 봤다』고 했다. 그는 『어쩌다 60만~70만원 땄으면 그거 두 배는 잃게 돼』라며 『이게 돈 먹는 기계야』라고 했다.
 
  그와 말하고 있던 중 40代쯤 되어 보이는 여성이 그에게 시비를 걸었다. 『혼자 좋은 기계 차지하고 돈 따가냐』며 그가 맡아 둔 게임기 6대 중 1대를 자신이 해야겠다고 했다. 그녀는 이미 3대의 기계를 돌리고 있었다. 소란스러워지자 종업원과 그녀의 남편이 나타났다. 3~4분쯤의 실랑이 끝에 종업원이 그 여성에게 『더 이상 소란스럽게 할 경우 밖으로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하자, 그제야 소란이 정리됐다.
 
  남편이라는 사람에게 부부가 함께 이런 곳에 온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는 『아내가 오락실에 오지 않으면 못 참는다』고 했다. 그는 『오늘도 딱 10만원만 하겠다고 해서 따라왔는데, 집 사람이 벌써 30만원 정도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생활이 몇 개월째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문화상품권 환전
 
성인PC방 환전소. 이곳에서는 경품용 상품권이 아닌 업소 발행 영수증을 현금으로 환전해 준다.
  성인오락실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을 「진상」이라고 부르고 있다. 돈을 많이 잃었거나, 도박중독자들이 주로 소란을 피운다고 했다.
 
  6만원어치의 게임이 끝나가고 있었다. 조금 전 맛본 12만원짜리 「잭팟」에 끌려 4만원을 더 넣었다. 4만원을 추가로 투자하고 얻은 것은 5000원짜리 문화상품권 두 장이 전부였다.
 
  26장의 문화상품권을 상품권 배출기에서 꺼냈다. 10만원을 투자해서 13만원을 건졌으니 3만원을 번 셈이다. 종업원에게 상품권 환전 장소를 물었다.
 
  『나가셔서 이 건물 바로 오른쪽 주차장에 있어요. 상품권이라고 써 있습니다. 10m도 안 되는 거리니 금방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의 말대로 10m도 안 되는 거리에 「상품권 매입매출」이라는 붉은 간판이 달린 가건물이 하나 있었다. 5000원권 상품권 26장을 내밀자 수수료 10%를 제하고 11만7000원을 주었다.
 
  유흥가나 우범지역 주변에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성인오락실들이 아파트 밀집지역, 지하철역 등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이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생겨나고 있다. 지하철역 출구로 나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성인오락실이다.
 
  주변에서 성인오락실을 출입하다가 인생을 망쳤다는 사람들의 사연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지난 5월4일 밤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金秀英(김수영·가명·46)씨를 만났다. 그를 만난 서울 지하철2호선 합정역 1번 출구 바로 앞에도 「씨랜드 게임장」과 「경품게임장」이라는 간판을 내건 두 곳의 성인오락실이 있었다. 金씨는 장애 3급의 장애인이었다.
 
  서울 서교동의 한 해물탕 집에서 그와 얘기를 나눴다.
 
  金씨는 『성인오락실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돈을 쓰는 것에 대한 자제력과 게임 시간 조절이 안 된다』고 했다.
 
  金씨에게 「성인오락실이 게임장인가, 도박장인가」 물었다.
 
  그는 『하룻밤에 100만원, 200만원 들고 게임하십니까?』라며 『이름만 오락이지 도박장입니다』라고 했다.
 
 
 
 낮에는 노동, 밤에는 성인오락실
 
성인오락실에서 경품으로 지급되고 있는 문화상품권. 경품용 상품권이라고 인쇄되어 있다.
  金씨는 7년 전부터 성인오락실을 출입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오락실을 찾은 것이 지난 4월28일 지하철 장한평역 근처 스크린경마장이었다고 한다. 金씨는 『4월28일이 인생에서 마지막 도박이 되게 해달라고 매일 밤 기도한다』고 했다.
 
  대전이 고향인 金씨는 1999년 서울로 올라왔다. 택시운전을 하고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했다. 서울에 마땅한 거처가 없던 金씨는 당시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노숙자 쉼터에서 숙식을 해결했다고 한다.
 
  ―어떻게 성인오락실을 드나들게 되었습니까.
 
  『노숙자 쉼터에서 만난 친구들을 따라 경마·경륜·경정장을 가게 됐고, 밤에는 성인오락실을 찾았습니다. 낮에 택시운전하고, 건설현장에서 「노가다」로 번 돈을 밤에 오락실에서 잃으니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오락도 경마처럼 좀 알아야 딸 수 있다」는 생각에 이 동네, 저 동네 유명하다는 오락실은 다 찾아다녔죠. 게임 종류가 많더라구요. 게임기가 새로 나오면 다해 봤어요. 그렇게 시작된 겁니다』
 
  ―돈은 얼마나 잃었나요.
 
  『한 달에 평균 100만원 조금 넘게 잃었습니다. 하룻밤에 200만원도 빨려 봤죠. 1년 기준으로 1400만~1600만원 정도네요. 지금까지 1억원 정도 잃었죠. 그 돈을 생각하면 잠을 못 잡니다. 지난해 12월에 「황금성」에서 120만원을 딴 적이 있어요. 100만원 단위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죠. 「와! 이게 따는 거구나. 이래서 이런 걸 하는 거구나」 처음 느껴 봤어요. 그런데 그 돈을 1주일이 안 돼서 기계가 다 빨아먹더군요』
 
 
 
 도박 중독 탈출을 위한 몸부림
 
불법 성인PC방에서 자리배정과 현금 환전에 사용되고 있는 쿠폰.
  金씨는 20만원 정도의 장애연금과 건설현장 노임 등으로 번 月수입 100만원을 성인오락실의 기계에 다 털어넣었다. 성인오락실을 출입한 후 아내에게 생활비를 가져다 준 기억이 없다고 했다. 게임 밑천이 떨어지면 아내와 주변 사람들을 속여서 돈을 빌렸다고 한다.
 
  金씨는 『아내한테는 사업자금이나 약값 명목으로 많을 때는 한 번에 200만원까지, 한달에 30만원 정도 타냈다』며 『친척이나 친구들에게는 한 번에 5만~10만원 정도를 빌렸다』고 했다.
 
  金씨는 『아내는 아직도 내가 도박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했다.
 
  金씨는 자신을 도박 중독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신병원을 가보고 싶지만 치료할 돈이 없다고 했다.
 
  『주머니에 돈이 10만원만 생겨도 오락실을 가야 됩니다. 머리와 몸이 따로 놀죠. 있는 돈을 다 기계에 넣어야 됩니다. 돈이 떨어지면 뽀찌 줄 사람을 찾기도 해요. 비가 오거나, 기분 나쁜 날, 우울한 날, 시간이 있는 날은 오락실에 가야 됩니다. 그래야 마음이 가라앉으니까요. 가서 밤새우고 돈 다 잃고 돌아오면, 몸도 피곤하고 후회만 남죠. 그리고 다신 안 가겠다고 맹세하죠. 이런 생활을 몇 년째 하고 있습니다. 이게 중독이죠』
 
  金씨는 성인오락실에 가면 일부러 싸우기도 한다고 했다.
 
  『잃은 돈 내놓으라고 행패를 부려 보고, 오락실에서 게임하는 사람들에게 시비도 걸었죠. 그러면 소란을 피웠던 성인오락실은 가고 싶어도 못 가게 돼서 효과가 있었어요. 그렇게 3~4일 성인오락실을 가지 않으면 일당으로 받은 돈 20만~30만원이 그대로 주머니에 쌓여요. 그걸 보면 또 다른 오락실로 가게 돼요』
 
  그는 얼마전 서울 장안동에서 경기도 남양주로 이사했다고 한다.
 
  『월세를 얻었어요. 주머니에 돈이 안 남아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 월세를 택했습니다. 장안동이나 영등포, 종로 같은 데서 멀리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남양주로 가게 됐습니다. 요즘 성인오락실 없는 동네가 없는데, 남양주에도 성인오락실이 많을까 봐 걱정입니다. 눈에 보이면 또 들어가고 싶어지니까요』
 
  밤 11시가 넘어서 金씨와의 대화가 끝이 났다. 대화가 끝나자 金씨는 식어 버린 해물탕을 허겁지겁 먹었다.
 
  『많이 먹어둬야 해요. 내일 공사판에 나가서 참 먹을 때까지 아무것도 못 먹을 텐데. 지금 많이 먹어 둬야죠』
 
  그는 헤어지는 기자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도박장을 내 발로 찾았고, 내 손으로 돈을 넣고, 스스로 중독이 되었습니다. 내 잘못이죠. 하지만 나같이 무식한 사람들이 쉽게 오락실을 들락거릴 수 있도록 천지에 도박장이 널려 있고, 별의별 불법 수법으로 주머니를 털어갑니다. 그런데도 나 몰라라 하는 위에 계신 분들도 많이 반성해야 됩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공화국이 아니라 자유도박공화국이 될 것 같아요』
 
  성인오락실을 출입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
 
 
 
 성인오락실을 찾는 사람들
 
불법 성인PC방에서 제공되고 있는 카드도박. 경찰 단속 화면.
  성인오락실은 비교적 소액의 금액으로 도박을 즐길 수 있다. 한두 번 재미로 한다면 돈을 딸 수 있다. 한 대의 기계를 붙잡고 게임을 한다면, 20만원 정도로 밤새도록 도박을 즐길 수 있다. 과천 경마장이나 정선 카지노에 비하면 소액으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성인오락실에서는 도박으로 전 재산을 날리고, 하루하루 번 돈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도박으로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이 밟는 코스가 정해져 있다. 처음에는 판돈 규모가 큰 「하우스」 같은 사설도박장, 경마 등 공인된 도박장에서 도박인생이 시작된다.
 
  자금이 넉넉한 사람들은 해외나 강원도 정선의 카지노를 찾기도 한다. 카지노와 사설 하우스에서 재산을 탕진한 사람은 이 돈을 만회해 보겠다고, 게임 규칙이 비슷한 경륜이나 경정을 찾게 된다. 경륜·경마·경정場에서 돈을 모두 날린 사람들이 찾는 「도박의 막장」이 성인오락실이다.
 
  소액으로 도박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다른 도박장에서 돈을 털렸던 것처럼 성인오락실에서도 대박의 꿈은 꿈으로 끝나게 마련이다.
 
  서울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박사는 『도박 후유증으로 인해 치료를 받는 사람들 가운데 학생이나 주부, 평범한 회사원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골목골목으로 파고드는 성인오락실 등으로 인해 도박 중독증은 우리 주변에서 누구나 빠져들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2001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영상물등급위원회 단속반이 불법 성인오락실에서 개·변조된 오락기계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제공: 영상물등급위원회).
  편의점이 많을까, 성인오락실이 많을까?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2005년 말 현재 전국의 편의점은 9085개라고 한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2005년 12월31일 현재 전국의 성인오락실은 1만6074개에 이른다.
 
  지난해 서울에서만 533개의 오락실이 새로 문을 열었다. 하루 평균 2개꼴로 생긴 것이다. 이것은 정상적인 등록 절차를 밟은 업소들을 집계한 것이다. 음성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불법 성인오락실과 성인PC방의 不法도박은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2001년 성인오락실 영업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 성인오락실은 동네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이때부터 성인오락실 업주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아케이드게임물」로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기를 구입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만 하면 오락실을 개업할 수 있게 됐다. 누구든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성인오락실을 열 수 있게 된 것이다.
 
  문화관광부 게임산업과 趙炫來(조현래) 과장은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규제완화 차원에서 등록제로 전환이 이루어졌다』며 『당시 규제를 풀어 준 사람들이 도박성이 짙은 사행성 게임이 성인오락실의 主수입원이 될 걸로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잠실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姜信根(강신근·31)씨는 『2004년과 2005년 성인오락실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했다. 姜씨는 『성인오락실이 잘된다는 소리를 듣고 너도나도 달려든다』며 『횟집이나 고깃집을 잘하고 있던 사람들이 업종을 변환하면서 오락실 개업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문화관광부 김규영씨는 『성인오락실의 수는 1만6000개쯤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전국에 설치된 게임기 대수나 전국의 성인오락실 전체 매출현황과 성장률은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예시」·「연타」
 
성인오락실 밀집지역인 종로3가일대.
  성인오락물들은 「예시」·「연타」 기능을 통해 사행성을 부추기고 있다.
 
  게임을 진행하는 중 화면에서 물방울, 상어, 고래, 잠수함, 城(성) 등이 나타난다. 3~5분 후 몇십 배에서 몇백 배의 잭팟이 터진다는 신호다. 이걸 「예시」라고 한다. 이 예시가 나타나면 게이머는 게임기에 「잭팟」이 터질 때까지 돈을 끊임없이 집어넣는다. 이때 잭팟은 터질 수도 있고, 안 터질 수도 있다.
 
  잭팟이 터졌을 때 최대 상금액으로 줄 수 있는 것은 5000원권 문화상품권 4장(2만원)이다. 연속적인 잭팟과 상품권의 배출은 불법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판돈의 100배, 200배의 상금이 제공되고 있다. 「연타」 기능을 이용한 것이다.
 
  100배의 잭팟이 터지면, 연속적인 시상을 피하기 위해 별도의 메모리에 당첨금을 기억시킨다. 게임기는 4~5게임에 한 번씩 2만 점 또는 1만 점씩 잭팟을 터뜨려 준다. 베팅 금액의 100배에 달할 때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이런 방식으로 1만원을 투입해 100만원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메모리 연타」라고 한다.
 
  「예시」·「연타」는 성인오락실을 찾는 사람들을 도박 중독으로 이끄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영상부 金奎植(김규식·43) 부장은 『지난해 8월 이후 「연타」나, 「메모리 연타」 기능을 가진 게임에 대해 승인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문화관광부의 김규영씨는 『100만원, 200만원짜리 잭팟이 터지는 게임은 불법』이라며 『이런 게임이 있다면 게임을 조작한 개·변조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예시」·「연타」 외에도 「자동 게임진행」이 사행성을 조장하고 있다. 성인오락실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게임기 동작버튼 위에 올려진 재떨이와 라이터, 건전지들이다. 성인오락실에서는 한 사람이 3~4대, 많으면 10대까지의 게임기를 돌린다. 자동 게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림동의 한 성인오락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李承九(이승구·가명·26)씨는 「자동진행」의 문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자동진행」이 성인오락을 도박으로 만드는 겁니다. 1시간에 1인당 9만원으로 게임금액을 제한하고 있지만 없는 것과 같은 규정이죠. 오락실에 가보면 한 사람이 3~4대씩 돌려요. 4대 돌리면 1시간에 36만원 들어가는 거잖아요. 10대를 돌리는 사람은 1시간이면 90만원이고요. 「성인오락실에서 하루에 200만~300만원을 잃었다」는 사람들은 다 자동진행으로 여러 대를 돌린 거예요』
 
  「바다이야기」라는 게임기를 만들고 있는 에이원비즈의 金淵九(김연구·35) 부장은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받을 때 게임 제한시간 4초 규정만 있었고 자동 규정은 없었다』며 『현재 만들어져 나간 게임기들은 재떨이 같은 걸 올려놓으면 모두 자동으로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자동진행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 金奎植 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동작버튼 위에 물건을 올려놓고 자동으로 게임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은 안 됩니다. 게임기의 심의 내용에 자동진행에 대한 규정은 없습니다. 그러나 자동진행 자체가 사행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요. 따라서 사행성을 조장하는 영업형태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檢·警 단속에서 강화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문화관광부의 趙炫來 과장은 『자동진행 기능에 대해 법률이나 규정으로 명시된 것은 없다』며 『이런 허점을 업주와 오락기 제조업체가 교묘히 파고들어 사행성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고용
 
  성인오락실 업주들은 일명 「학생」들을 고용해 평범한 사람들을 유혹한다.
 
  「학생」들이 앉은 게임기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판돈의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이르는 잭팟이 터진다. 그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자신도 잭팟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게임기에 돈을 넣게 된다.
 
  2002년부터 성인오락실을 출입했고, 대구에서 성인오락실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徐龍煥(서용환·가명·27)씨의 얘기다.
 
  『「학생」들을 쓰면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효과가 있죠. 눈앞에서 잭팟이 막 터지면 피가 끓어오르죠. 「학생」을 고용하는 건 사기예요. 주인이 「학생」들한테 앉을 자리를 정해 주고, 그 자리에서만 잭팟을 터뜨려 줘요. 딴 돈은 주인이 다시 갖고, 「학생」한테 일당을 줍니다』
 

 
 
 「작은 정선」 성인PC방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영상부 김규식부장
  PC방을 이용한 도박이 지난 2월부터 성업 중이다. 「바카라PC」, 「풀하우스PC」, 「바둑이」, 「룰루랄라」 등의 이름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성인PC방 도박은 카지노에서 볼 수 있는 게임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성인PC방에 대해 『자체 첩보를 가지고 지난 2월부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2월에 시경에서 파악한 수가 불과 5개였는데 4월 초 시경에서 파악한 수는 200개로 증가했고, 지금은 규모가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룰루랄라」라는 게임의 예를 들며 『현재 서울시내에만 200곳 이상이 영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룰루랄라」 영업을 하려면 최소 한 달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했다. 성인PC방은 서울의 역세권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 전국의 사행성 게임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관계자는 『성인PC방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PC방이 아니고 카지노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카지노 분위기를 내기 위해 카지노 테이블을 가져다 놓고 그 위에 모니터를 올려놓았더군요. 컴퓨터 모니터 속에서는 게이머의 조작에 따라 룰렛이 돌아가고, 포커 패가 오가도록 만들었어요. 종업원들도 카지노 종업원의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정선」이라고 하면 틀리지 않는 표현일 겁니다』
 
  성인PC방이 증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기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성인오락실에 들어가는 게임기는 高價의 제품이다. 최근 인기 있는 「바다이야기」의 경우 한 대당 770만원이다. 그러나 PC방 도박의 경우 도박게임을 제공하는 서버 이용료와 컴퓨터 가격을 합해 한 대당 400만원이면 충분하다. 중고품을 이용하면 100만원에도 가능하다. 임대료가 싼 지하나 고층에 위치해 있어도 영업에 지장이 없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성인오락실은 경품으로 상품권을 지급합니다. 하지만 성인PC방은 손님들에게 도박으로 딴 금액만큼의 영수증을 발급하고, 환전소에서 영수증을 현금으로 교환하는 방식을 쓰고 있지요. 세금을 포탈해도 증거가 남지 않고, 상품권 구매금액도 절약되니 더 이익을 얻을 수 있죠』
 
  PC방은 현행법상 자유업으로 되어 있어 사업자등록만 하면 된다. PC방을 차렸다가 문제가 되면 문을 닫아 버리면 그만이다. 성인PC방을 규제할 법적인 근거도 없다.
 
  노원구청 문화과의 禹哲熙(우철희·45)씨는 『불법사항이 접수되어 행정처분을 내려도 다른 곳에서 사장 명의를 바꿔 또 차리면 막을 방법이 없다』며 『성인PC방은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성인PC방에서의 도박은 불법
 
에이원비즈의 김연구 부장
  포커게임을 제공하는 성인PC방의 경우, 중앙서버를 통해 가맹계약을 맺은 PC방 손님들끼리 도박을 한다.
 
  성인PC방에서의 도박은 100% 불법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성인PC방에서의 도박 행위는 불법 카지노나 하우스(도박 장소 제공)에 준하는 법으로 처벌한다』고 했다.
 
  『아직 실형 판례는 없지만 경기도 안산에서 영장이 발부된 사례는 있습니다. 현재 재판을 기다리고 있고, 빨리 판례를 만들어야죠. 성인PC방의 경우 업주뿐 아니라 종업원, 손님까지 처벌을 받습니다. 안산의 사례를 보면 업주는 도박장 개장죄로, 종업원은 도박장 개장 방조죄로, 손님은 도박죄로 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그는 『성인PC방에 대한 대처 방법이 빨리 나오지 않으면 성인오락실보다 더 큰 문제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날로 지능화하는 성인오락실
 
주택가 어디서든 쉽게 볼수 있는 성인오락실 광고전단.
  경찰청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두 차례 전국 일제단속을 실시했다. 2005년 11월21일부터 지난 1월20일까지 4876건(카지노바 단속 제외)의 불법행위를 적발했고, 지난 2월22일부터 4월15일까지 4168건(카지노바 단속 제외)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전체 1만6074개 업소 중 9044개 업소가 단속된 것이다(표참조).
 
  이런 단속에도 불구하고 날로 지능화하는 성인오락실의 불법행위에 대처하기는 역부족이다. 대검찰청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단속되더라도 속칭 「바지사장」(실제 업주에게 고용돼 명의만 빌려 준 사람)만 처벌되고 업주는 새로운 「바지사장」을 내세워 영업을 계속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또 현금거래의 특성상 불법수익과 범죄행위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다』
 
  검찰의 분석처럼 성인오락실들은 「바지사장」들을 고용하고 있다.
 
  성인오락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李承九씨는 『보통 사장이 2명이고 큰 곳은 3명이나 된다』며 『실제 업주와 바지사장으로 주간사장, 야간사장이 있다』고 했다. 그는 『단속이 되면 바지사장이 책임지면 된다』며 『다른 사람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내서 다시 영업하면 된다』고 했다.
 
  李씨는 상품권 환전이 성인오락실 수가 증가하는 원인이라고 했다.
 
  『성인오락실 사장들은 상품권 환전 수수료 10%만 챙겨도 엄청난 돈을 벌죠. 오락실에서 100만원 잃어 주는 사람이 10명만 있어도 하루에 100만원이 순수익이 되죠. 그래서 위험한 승률조작이나 기계 개·변조는 잘 하지 않습니다』
 
  성인오락기를 제작하는 「미래전자시스템」의 이영철 사장의 말이다.
 
  『굳이 기계를 조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보통 게임 승률이 95%이지만 요즘 새로 나오는 게임이나 신규 오픈하는 성인오락실은 105%까지 승률을 올려 주지요. 얼핏 생각하면 5%를 밑지는 장사지만 많이 터진다는 소문이 나면 사람들이 몰려 듭니다.
 
  그 사람들에게서 빨아들인 돈과 10%의 상품권 환전수수료는 5%의 적자를 채우고도 남습니다. 그러니 굳이 돈 들여서 기계를 조작하지 않죠. 더 쉽게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게임기 자체를 모릅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성인오락기계.
  「바다이야기」라는 성인오락기계를 만들고 있는 에이원비즈의 金淵九 부장은 『가끔 우리 기계를 출고할 때 「개·변조해서 팔 수 없느냐」는 제의가 온다』며 『불법 개·변조만을 해주는 사람들이 따로 있다』고 했다.
 
  『불법 개·변조를 하는 사람들은 점조직으로 운영됩니다. 검찰이나 경찰도 잡아내기 어렵습니다. 일정 규모를 갖추고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우리 같은 회사들이 檢·警을 대신해 이 사람들을 잡으러 다닙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점조직들의 전화번호를 조회하면 「대포폰」이지요.
 
  개·변조된 게임기를 산 업주들은 단속에 걸리면 자신들도 모르고 샀다고 오리발을 내밀거나 피해자라고 우깁니다. 근데 업주들 99%는 불법인 줄 알고 사는 거죠』
 
  종업원이 리모콘을 작동해 특정 게임기의 승률을 조작하거나, 게임기판을 조작해 당첨 사이클을 바꾸는 것은 고전에 속한다. 최근에는 무선 랜을 이용해 오락실에서 떨어진 다른 장소에서 키보드로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수법까지 동원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개·변조된 게임물 단속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리모콘으로 승부를 조작하는 정도만 알고 있다』고 했다.
 
  도봉경찰서 생활질서계의 金榮鳳(김영봉·39) 형사는 일선 경찰들이 불법 개·변조 단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렇게 얘기했다.
 
  『경찰이 게임기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겠습니까? 게임기 자체를 모릅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주기적으로 불법 개·변조에 대한 교육을 받지만 그 짧은 시간에 그걸 어떻게 다 배웁니까. 기계 자체가 복잡하고, 성인오락실에서 쓰는 은어를 익히는 데만도 한참 걸립니다. 112 신고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지구대 경찰들은 더구나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죠』
 
  영상물등급위원회 역시 불법 개·변조 게임 단속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게임영상부 金奎植 부장의 말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사법권이 없습니다. 우리 단속반은 우리가 확인한 불법사항을 경찰에 고발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고발 과정에서 직원들이 봉변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빠찡꼬와 성인오락실
 
  국회 문화관광委 소속 열린당의 盧雄來(노웅래·49) 의원은 『성인오락실 관리·감독 기관들이 도박행위를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인오락실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게임」이라고 주장하는 곳은 문화관광부와 영상물등급위원회밖에 없습니다. 국민 대다수가 도박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경찰이나 검찰에서도 도박으로 보는 데 왜 두 기관에서만 게임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문화관광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심의를 내줘 결국 전국을 사설 도박장으로 만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빠찡꼬와 성인오락실이 다른 게 무엇입니까』
 
 
 
 『변질된 오락실 운영이 문제』
 
불법 성인오락실 업주가 성인오락실 불법영업단속을 하고 있는 영상물등급위원회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사진제공: 영상물등급위원회).
  문화관광부의 趙炫來 과장은 『정부에서는 심의가 난 게임만을 등록해 주는 것』이라며 『기계 개·변조와 상품권 환전 같은 변질된 오락실 운영이 문제』라고 했다.
 
  趙과장은 『도박이라고 말하는 빠찡꼬와 성인오락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면서 『애초에 심의가 나지 말았어야 했고, 도박적인 요소를 철저히 막았어야 했는데 지금 일이 너무 커져 버렸다』고 했다.
 
  지난 4월 국회에서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심의가 난 게임 기계마다 인증 칩을 부착해 기계 및 프로그램의 개·변조를 막고, 심의를 통과해 영업 중인 모든 성인 게임기에 대한 사행성 여부를 오는 10월부터 6개월간 再심의를 하겠다는 내용이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5월17일 성인오락실의 영업시간을 현행 24시간에서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로 제한하고, 한 시간당 투입금액을 현행 9만원에서 4만5000원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 등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기자가 만났던 경찰, 영상물등급위원회 관계자, 게임 제작업체 관계자, 도박중독자들까지 국회의 법률 통과와 정부의 대책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규제할 제도나 법이 없어서 성인오락실의 도박 광풍이 불어온 것은 아니다. 한탕주의와 대박을 쫓는 사회풍토와 사람들, 규제개혁을 내세워 「일단 풀고 보자」며 내놓은 정책들이 불·편법 도박을 조장했다. 오늘도 전국 곳곳에는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무장한 성인오락실이 한탕을 꿈꾸는 이들의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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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두첸    (2011-07-16)     수정   삭제 찬성 : 251   반대 : 294
첨단을달리는이시대에불법오락실하나해결못하는경찰이참으로세그이아까워요

2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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