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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獸공통전염병 소 브루셀라 확산

왜 정부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나?

추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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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브루셀라 백신 파동」이 발생한 뒤 농림부는 백신 주사를 금지시켰다. 전북 정읍 등 韓牛 집단사육 농가에서는 백신 접종을 요구하고 있는데…

白秉杰 전북대 수의학과 교수:『백신을 주사하면 브루셀라 퇴치가 가능하다』

농림부:『백신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백신 부작용-소들의 流産
  1998년 12월8일 오전 7시.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장 白秉杰(백병걸·58) 교수의 아파트에 벨이 울렸다. 白교수를 체포하러 서울에서 내려온 검찰 수사관들이었다. 이들은 영장을 제시했다. 이날 서울지검 특수 3부에 긴급체포된 白교수는 63일 동안 수사를 받았다.
 
  白교수가 검찰에 긴급체포된 이유는 그 해 10월에 발생한 「브루셀라 백신 파동」때문이었다. 「브루셀라 백신 파동」은 전국적으로 발생한 소(牛) 브루셀라병을 막기 위해 농림부가 예방약을 생산해 접종했는데, 접종받은 소에서 대규모 流産(유산)이 발생한 사건이다.
 
  소 브루셀라병은 1955년 미국의 원조로 제주도 송당목장에 들어온 브라질 젖소에서 처음 발생했다. 30여 년이 흐른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브루셀라병에 걸린 소는 100마리 미만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에 들어 500마리를 넘어섰고 1997년에는 912마리까지 늘었다. 발생 지역 또한 1990년대 초반까지 90% 이상이 제주 지역이었던 데 반해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농림부 가축방역대책위원회에서는 백신접종 방안을 검토한 후 전국적인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농림부의 백신 예방접종은 1998년 3월 제주도에서 시작해 5월경에는 육지에도 실시되었다. 발병이 심각했던 제주도에서는 젖소, 韓牛, 호주산 수입 육우 할 것 없이 전면적으로 예방접종을 했으나 육지에서는 젖소에만 접종했다.
 
  그러던 중 백신을 맞은 임신牛에서 流産이 발생하고 상당 수의 젖소가 유방염에 걸리는 등 부작용이 발생, 농림부는 1998년 9월경 38만7798마리를 접종한 상태에서 예방접종을 전면 중단하고 예방백신 판매를 중지시켰다.
 
  농림부가 피해 농가로부터 신고를 받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총 6400마리가 백신접종으로 流産했다. 정부는 이 사건으로 500여억원을 보상금과 보조금으로 피해 農家에 지급했다.
 
  白秉杰 교수는 전북大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전남大 대학원에서 수의공중보건학으로 농학박사학위를 받은 브루셀라 전문가다. 白교수는 1991년부터 브루셀라 연구에 관심을 가졌다. 1994년 농림부 산하의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 현장 애로사업」 프로젝트를 시작하자 白교수는 「브루셀라에 의한 경제적 손실의 최소화 대책 연구」라는 제목으로 응모했다. 농림부는 白秉杰 교수팀에 백신 개발을 맡기고 개발비 1억900만원을 지원했다. 소 브루셀라가 해마다 700~800두씩 발병해 농림부에서도 예방접종을 안 할 수가 없을 때였다.
 
 
 
 賞도 받았으나…
 
   당시 농림부에서는 호주에서 정 모 박사를 초빙해 제주도에서 백신 프로그램을 두 번 실시했지만 근절에 실패했다. 白교수는 1995년부터 3년간의 연구를 통해 「미국에서 들여 온 백신(RB51)」의 국내 적응 실험을 했다. 이 실험을 통해 RB51이라는 미국産 백신이 국내 브루셀라 예방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白교수는 1997년에 종합보고서를 냈다.
 
  白교수는 브루셀라병으로 폐농이 되기 직전인 경기도 평택의 한 축산농가에서 직접 백신실험을 했다. 白교수가 이 농장에 갔을 때는 350두 중에 160두가 브루셀라병에 감염된 상태였다. 白교수는 미국에서 菌柱(균주)를 가져와 한국에서 배양해 키워 놓은 예방약으로 1000개의 백신을 만들어 농림부의 허가를 받아 190두에 접종했다. 접종 후 첫 달에는 29두가 감염되었고, 둘째 달은 28두가 감염되었으나, 셋째 달에는 감염 소가 한 마리도 나오지 않았다. 넷째 달에 다시 한 마리가 발견되었으나 다섯째 달부터는 완전히 종식되었다. 평택농장에서 백신실험이 성공하자 주인은 연구하는 데 쓰라고 송아지 두 마리를 白교수에게 주었다. 白교수의 실험은 전북 임실의 감염 농장에서도 성공했다.
 
  소 브루셀라병의 예방약 현장 적응 연구의 성공으로 白교수는 1998년 농림부에서 제정한 제1회 대한민국농업과학기술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白교수가 1997년 12월 예방약을 개발해 낙농업자의 소득향상을 가져왔고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브루셀라 예방 접종을 실시해 낙농업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백신 사고가 터지자 모든 문제는 白교수의 연구가 잘못된 탓이라는 쪽으로 귀결되었다.
 
 
 
 재판부 1심에서 징역 8개월, 2심에서 벌금형 선고
 
   브루셀라 백신 파동이 발생한 1998년. IMF 환란 직후로 축산농가의 피해가 극에 달할 때였다. 현재 3~4개월 된 송아지 한 마리가 300만원을 호가하지만 그때는 송아지 한 마리 값이 10만원까지 내려갔다. 축산농가들은 『사료값도 안 나온다』며 정부종합청사 앞에 송아지들을 매달아 놓고 가버리는가 하면 우유를 가져다가 땅에 붓는 등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 소 브루셀라병이 발생하자 농림부는 서둘러 백신을 접종했고 여기서 流産 사고가 일어났던 것이다.
 
  검찰은 1998년 12월30일, 白秉杰 교수가 전문지식도 없이 미국의 브루셀라 백신을 무단으로 수입해 국내에서 간단한 적응시험만 거친 뒤 허위과장된 연구보고서를 농림부에 제출해 전국적 접종이 이뤄졌다며 허위 공문서 작성, 뇌물수수,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白교수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白교수뿐 아니라 백신 제조허가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농림부 축산국 가축위생계장과 백신 인허가를 담당한 방역2계장을 구속기소했다. 또 백신 제조업체였던 한미약품 대표 양용진씨와 중앙가축연구소 대표 윤지병씨를 불구속기소했다. 사건 당시 언론에서는 「브루셀라 백신 파동은 정부의 졸속 행정, 담당 공무원의 무지와 뇌물수수, 연구자의 허위보고 등이 빚어낸 합작품이었다」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1998년 12월30일부터 3년 6개월에 걸쳐 1심이 진행돼 스물아홉 차례의 공판이 열렸다. 白교수는 1999년 2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白교수는 2002년 6월21일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2003년 2월4일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허위 공문서 작성, 뇌물수수,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白교수는 『벌금형도 억울하다』며 지난해 2월11일에 상고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白교수는 1999년 6월 전북大 수의과대학 교수직에 복직되었다.
 
 
 
 연구 잘못인가, 검수 잘못인가
 
   검찰은 『전염성이 있는 균주를 농림부 장관의 허가 없이 白교수가 의도적으로 들여왔다』며 美 농림성을 통해 전달받은 연구용 菌柱에 대해서는 가축전염예방법 위반 혐의를, 시판용 菌柱에 대해서는 약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白교수를 기소했다.
 
  白교수는 미국에서 들여온 소 브루셀라 백신(RB51) 菌柱 두 병을 가지고 연구를 했다. 한 병은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白교수의 후배 이 모 박사가 미국 농림성 소속 직원 마크 스티븐스로부터 菌柱를 받아 白교수에게 『연구하는 데 쓰라』고 준 것이다. 또 다른 한 병은 사슴농장업을 하는 대경무역회사 직원이 미국에서 시판하는 브루셀라 菌柱를 白교수에게 선물로 사다 준 것이다.
 
   재판부는 시판용 菌柱는 시장에서 유통 판매되는 것이므로 전염성이 없다고 판단해 약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했으나, 美 농림성을 통해 들어온 연구용 菌柱는 감염성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를 들어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白교수는 『연구용 菌柱는 백신 시판에 앞서 美 농림성에서 연구 목적으로 사용된 시판용 菌柱와 같은 菌柱이므로 둘 다 감염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백신 부작용 사건 직후, 농림부는 수의축산직 전문가 37명으로 「특별대책조사반」을 만들었다. 특별대책조사반의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중앙가축전염병연구소에서 제조한 40만 두分의 백신이 流産 원인균과 포도상구균 등 네 가지 이상의 세균에 오염되었다」고 밝혔다. 白교수는 『예방약이 오염됐을 때 책임은 생산업체의 사장과 검수를 하는 검역기관에 있는 것이지 그것을 연구원에게 있다고 하면 이 지구상에 연구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白교수의 말이다.
 
  『농림부 관계자들이 예방약 제조업체의 로비를 받고 무리하게 전국적인 예방접종 계획을 세운 후 사고가 발생하자 사고의 책임을 연구자인 나에게 몰아붙인 것입니다. 발병 지역에 백신을 놓으면 발병률이 점차 줄어들어 소멸할 뿐만 아니라 이웃 농장에 감염이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나는 연구보고서에 예방접종은 브루셀라병이 유행하고 있는 지역의 희망농가에만 실시하라고 건의했습니다.
 
  미국처럼 약에 대해서 철저한 나라에서도 온갖 검사를 다 거쳐 효과가 있다고 판명이 났고, 우리나라에서도 현장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었는데, 농림부가 병든 소, 건강한 소 가리지 않고 한꺼번에 일괄접종해서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더욱 문제는 예방약이 잡균에 오염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방약은 농림부 허가를 받은 업체가 주문받아 생산하도록 되어 있다. 업체에서 납품을 하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실험동물을 상대로 안정성 실험을 한다. 검정을 거쳐 안전하다고 판명이 나면 봉인을 해 각 지역 방역 당국으로 전달된다. 白교수는 『1998년 당시 브루셀라 백신의 경우에는 한꺼번에 대량으로 생산하다 보니 먼저 봉인을 한 후 검역관이 임의로 몇 개를 빼서 검사하는 식으로 검수과정을 간략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말했다.
 
  白교수는 『인허가에 관계된 농림부 관료들이 백신 예방약 생산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뇌물수수죄로 옷을 벗었다』며 『그때 관료들 중 한 명이라도 뇌물수수가 아닌 브루셀라 백신의 誤검역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더라면 내가 이렇게 뒤집어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가에선 백신 주사 원해』
 
  농림부가 고시한 결핵병 및 브루셀라병 방역과 관련된 개정안 제14조에는 「발병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있는 지역이나 농가에서는 백신접종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백신 파동 이후 농림부는 브루셀라 백신 투여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브루셀라는 결핵과 함께 「국가 방역대상 관리 질병」으로 모든 것을 국가에서 통제하기 때문에 민간 차원에서 예방약을 주사할 수 없다. 수의학과 교수들이 연구용으로 가지고 있는 菌柱 역시 농림부와 국정원에 정식으로 보고를 해야 한다.
 
  농림부는 지금도 1998년의 백신 파동은 白교수의 연구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다. 농림부 축산국이 1999년 2월에 작성한 「브루셀라 백신 파동 백서」에는 『결론적으로 브루셀라 백신 사태 발생의 원인은 관련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여부와는 상관없이 조잡하고 허술한 연구과정, 기술검토 등에 관한 제도적 맹점 등이 총체적으로 결합된 데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명시되어 있다. 농림부는 官報나 홍보자료를 통해서도 『백신 사고는 잘못된 연구로 사고가 났었기 때문에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아 위험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에 축산농가는 물론 축산업계 전문가들까지도 예방약 접종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白교수는 이렇게 반박했다.
 
  『농림부가 당시 검역원의 검수가 잘못됐다든지 생산과정이 잘못됐다든지 인정하고 빨리 고쳐야 합니다. 백신 문제로 지금까지 5년을 끌어왔는데 농림부도 이제 고해성사하고 빨리 백신정책을 제대로 수립해야 합니다』
 
  현재 국립수의과학검역원 홈페이지에는 돼지콜레라, 구제역, 광우병, 家禽(가금) 인플루엔자, 광견병, 다이옥신 등의 질병에 대해서는 연내 발생현황, 진단방법 등에 대한 질병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지만 브루셀라에 관한 항목은 없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全州일보에서 브루셀라 사건을 취재한 李鎭雄(이진웅·36) 전주교통방송 기자는 『농림부가 브루셀라에 관해서만 유독 폐쇄적』이라고 전했다.
 
  ―전북大 白秉杰 교수가 농림부는 브루셀라병의 심각성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농림부가 유독 브루셀라에 관해서는 제대로 얘기도 하지 않고 사태를 수습하기에만 바빴습니다. 브루셀라와 백신 문제는 전라북도에서는 가장 큰 이슈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중앙 일간지에서는 거의 보도가 되지 않았어요』
 
  ―현재 전라북도에서는 브루셀라 문제가 심각합니까.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전라북도에서는 브루셀라로 인한 농가의 피해가 극심합니다. 브루셀라는 한번 발병하면 근절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폐농에 이르게 됩니다. 브루셀라에 감염된 소를 100여 마리씩 죽여서 한꺼번에 묻는데 그게 침수돼서 마을에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하지요』
 
  ―백신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봅니까.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농가들은 백신 투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백신을 하든 안 하든 브루셀라로 폐농된 농가들이 축산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농림부에서 대책을 세워 주어야 합니다』
 
 
 
 브루셀라병은 人獸공통 전염병, 식품을 통해서도 전염 가능
 
  제2종 법정 전염병인 브루셀라병은 동물에 감염돼 유·조산, 태막염, 유방염, 고환염, 불임증 등을 유발하는 접촉성 전염병이다. 소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임신한 소는 양수가 탁해지며 流産을 하게 된다. 브루셀라병은 병에 걸린 소를 직접 접촉하거나 날고기를 먹을 경우, 살균처리되지 않은 우유를 마실 경우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人獸共通傳染病(인수공통전염병)이다. 人獸共通傳染病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는 전염병을 말한다.
 
  사람 브루셀라증은 세계적으로 발생하는데 감염 동물을 다루는 특정 직업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직업병의 일종이다. 국내 전염병 예방법상 제3군에 속하는 법정전염병이다.
 
  소 브루셀라균은 소의 고유 질병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전염된 후에는 약해지는 특징이 있다. 사람 브루셀라병은 흔히 감기와 혼동된다. 걸렸다 하면 유산을 일으키는 가축 브루셀라병과 달리 사람 브루셀라증은 열과 땀이 나고, 근육통이 생기고, 입맛이 떨어지고,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인 증상이며, 만성피로증후군과 흡사한 경우가 많다.
 
  사람의 경우 치료약으로 테트라사이클린·스트렙토마이신·클로람페니콜 등 항생제를 사용하나 약 투여를 중지하면 재발하는 일이 많고 내균성이 나타나므로 치료가 쉽지 않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에는 척추염·골수염 등을 일으키며 치사율은 4% 정도다.
 
  학계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브루셀라병을 방치했을 경우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기도 하며, 브루셀라균이 관절을 파고 들면 관절염을 유발하고 뇌에 파고 들면 뇌염을 일으킨다고 되어 있다. 이 밖에도 비뇨 생식기를 파고 들면 고환염·전립선염·방광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농림부에서는 『정부에서 목장마다 매년 3개월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하고 브루셀라에 걸린 소를 색출해 살처분(죽여서 땅에 묻는 것)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할 뿐 아니라 설사 인체에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항생제 복용만으로 완치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연세大 의과대학 내과 金俊明(김준명·51) 교수는 『브루셀라병은 심내막염 기관지염, 폐렴 따위의 합병증을 일으키는데, 심내막염으로 발전한 환자의 경우 드물지만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金교수는 1997년 제주지역 주민을 상대로 브루셀라 감염실태를 조사한 적이 있으며, 제주도 주민 200명 가운데 1명꼴로 항체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항체를 몸에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언젠가 브루셀라균에 감염된 경험이 있음을 뜻한다.
 
  金교수는 1999년에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인체 브루셀라증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그는 『노련한 의사가 아니면 인체 브루셀라 감염 여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며 『일반 병원의 경우엔 발병 환자가 드물기 때문에 브루셀라 검사에 필요한 高價의 시약 따위를 갖추어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流産된 송아지에서 감염
 
  현재 국립보건원에서 사람 브루셀라증의 실험실 진단을 하고 있으며 확정된 감염환자들에 대해서는 인근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립보건소는 감염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보건소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항체가 떨어지는지의 여부를 한 달 간격으로 체크한다.
 
  브루셀라병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이 감염동물과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식품을 통해 브루셀라병에 걸릴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농림부는 『브루셀라균은 61℃ 이상 가열하면 쉽게 파괴되므로 살균처리하여 시판되는 우유·유제품은 절대 안전하고, 고기 또한 익혀서 먹으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림부는 더불어 『국제식품규격위원회 관련 규정에서는 브루셀라병 감염 소의 감염 장기, 유방, 생식기, 관련 림프절 등 감염 부위를 제외하고는 식용으로 유통을 허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2002년 경기도 파주 젖소농가의 한 농민이 살균되지 않은 원유를 섭취해 처음으로 브루셀라병에 감염되었으며, 작년에는 강원도 강릉, 경북 영천·문경, 전북 정읍 등지에서 18명이 감염되었다.
 
  이 중 정읍지역에서만 수의사, 소 사육 축산농 및 그 가족 등 13명이 감염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국립보건원에서는 대부분의 환자가 감염 소에서 流産된 송아지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농가의 한 감염환자는 『사람이 브루셀라에 감염된 고기를 칼로 썰고 조리를 하는 과정에서 상처 부위를 통해 감염될 수도 있고, 고기를 만진 손으로 다른 음식도 만들다 보면 음식을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먹는 사람도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해마다 400만 두 이상 예방접종, 농림부는 살처분 정책 고수
 
  농림부 당국자는 『2003년 10월 기준으로 948두의 소가 브루셀라병으로 살처분 되었고, 53두가 도태처분되었다』고 밝혔다. 살처분은 양성으로 판정받은 소를 죽여서 땅에 묻는 것이고, 도태처분은 음성판정을 받았으나 감염이 의심되는 소를 도축해 고기를 시중에 유통시키는 것을 말한다.
 
  全北 정읍은 경북 경주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韓牛 집단사육지다. 정읍지역 韓牛 농가에서는 작년 2월 중순 처음으로 소 부르셀라병 감염이 발생했으며, 작년 3월부터 감염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정읍지역 축산농가 농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도 자신들이 브루셀라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부터다.
 
  정읍의 감염농가 환자들은 『당국에서는 소 브루셀라병이 사람에게도 감염이 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감염환자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감염이 안 된다고 하지만 그것도 이젠 믿을 수 없다』며 『아이들에게 감염이 될까 두려워 손도 제대로 못 잡는다』고 걱정했다.
 
  농림부에서 시행 중인 소 브루셀라병 방역대책은 다음과 같다.
 
  〈젖소의 경우는 1년에 4회 이상 우유 검사를 실시하여 양성 반응이 나오면 목장의 소 전부를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실시한다. 韓牛의 경우에는 사전검사를 하지 않고 브루셀라 감염이 의심될 경우 畜主(축주)의 신고를 받아 혈청검사를 실시한다. 양성 소는 10일 이내에 살처분을 실시하며, 의양성 소(양성이 의심스러운 소)는 재검사 결과 양성 또는 의양성일 경우 살처분한다. 양성 소가 한 마리라도 나오면 양성 농장으로 지목되며, 양성 농장의 처리는 검사 소의 3분의 1 이상에서 양성이 나왔을 때 전부를 살처분하거나 도태를 유도한다. 동거 소는 30~60일 간격으로 2회 이상 재검사를 실시하며 재검사 기간에는 절대로 소를 이동하여서는 안 된다. 살처분 보상금은 産地가격 기준으로 연령 및 임신기간별로 차등 지급한다〉
 
  이 같은 정책에도 불구하고 브루셀라병 감염이 확산되자 농림부는 최근에는 감염 소가 3분의 1이 나오기 전에도 畜主가 전부를 살처분하거나 도태처분을 결정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는 1996년 소 브루셀라병 종신 면역백신(RB51)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정읍지역을 비롯 몇 개 지역에서 브루셀라가 심각하게 발병하고 있으나 「살처분 정책」만을 고수하고 있다.
 
 
 
 정읍지역을 중심으로 한 감염 농가들, 예방백신 접종 요구
 
  전북 정읍지역을 중심으로 한 브루셀라 감염牛 농가들은 예방 백신 접종을 요구하고 있다. 수의축산신문이 작년 6월에 실시한 브루셀라 예방접종에 대한 찬반의견 인터넷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425명의 90.3%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답했다.
 
  농림부는 정읍지역의 사태가 확산되자 정읍지역 농가대표와 축산단체, 학계 등과 「방역협의회」를 열고 「브루셀라증 감염자와 지자체의 간담회」를 갖는 등 의견 수렴을 해왔으나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白秉杰 교수는 『정읍농민들은 간담회에서 「정읍지역만이라도 백신을 허가하도록 하겠다」고 얘기한 농림부 관계자들의 말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그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간담회는 단지 농가들의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면피용』이라고 말했다.
 
  농림부 산하 방역본부의 鄭英彩(정영채) 본부장은 1998년 백신 파동 때 對농민비상정책 위원장을 맡았었다. 그는 『정읍처럼 브루셀라가 만연하고 있는 지역에 백신 주사를 놓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鄭본부장은 『브루셀라는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소도 이미 감염이 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며 『이미 감염이 된 소에까지 음성이라고 해서 백신 주사를 놓으면 감염상태가 더 심각해지지 않겠냐』고 했다.
 
  이에대해 白교수는 『브루셀라 백신은 종신 백신이기 때문에 한 번 백신 주사를 맞은 소들은 평생 브루셀라에 걸리지 않는다』며 『잠복기에 있던 소가 백신을 맞아 감염이 심각해지면 그 소만 살처분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白교수는 『내 실험결과에 의하면 백신 주사를 맞은 소 중 15% 정도가 잠복기에 있어 상태가 악화되지만, 그 소들을 살처분하고 나면 백신 접종 후 5개월째에 이르러서는 백신 접종 농장에서 브루셀라가 종식된다』고 덧붙였다.
 
  白교수는 『농림부 가축방역과에서는 소 브루셀라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예방접종 정책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다 알고 있다』며 『만약 가축방역과에서 지금도 나의 백신연구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축산업의 미래는 깜깜한 것』이라고 했다.
 
  농림부 산하의 수의과학검역원 담당자는 『백신의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안전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정읍 농민들은 정읍을 「특별재해구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 『감염 목장內 소는 혈청학적으로 음성판정을 받았다 할지라도 절대로 다른 목장으로 판매하거나 이동 시켜서는 안 되며 식육으로 시중에 판매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읍지역 농민들은 『브루셀라는 잠복기가 길어 감염이 되었어도 음성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全 국민이 그 고기를 먹도록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부 방역과의 한 담당자는 『도태하기 전에 잠복 상태를 거의 다 잡아내며 거기서 못 잡아내도 도축검사를 할 때 생식기와 해당 장기들을 다 보기 때문에 거의 완벽하게 색출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태과정을 지켜보았다는 정읍지역의 한 농민은 『도태할 때 市에서 담당자가 나오지만 생식기와 내장 검사를 따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림부內 브루셀라병 백신에 대한 공감대 未형성
 
  농림부가 작년 12월23일까지 결정짓겠다고 약속했던 브루셀라병 백신 접종 문제는 조류독감과 광우병 사태로 다시 연기되었다. 작년 말 농림부에서 발표한 「내년도 가축 방역대상 질병 항목」에도 브루셀라병은 포함되지 않았다. 농림부의 백신 접종 허용 여부의 결정을 기다리던 정읍지역 감염 농가 환자들은 이번에도 연기되자 전북지역 농가 425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1월3일자로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지난 1월 초 가축방역과의 한 담당자는 『브루셀라 백신 접종 문제는 조류독감 문제가 끝나면 방역대책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예정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만 접종을 찬성하지 나머지 지역에서는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담당자는 『농림부內에서는 브루셀라병 백신 접종에 대해 아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농림부에서는 지난 1월28일 브루셀라 관련 방역대책협의회가 열렸다. 방역대책협의회는 관계단체장과 대학교수, 민간단체 및 시민단체 대표 등 18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역과의 한 담당자는 『이날 방역대책협의회에서는 정읍지역의 경우 감염상황이 심각하므로 백신 주사를 놓아야 하겠지만 정확한 감염조사를 한 후에 재검토하자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그는 『전국은 물론 정읍지역에 한해서도 아직까지 소들에 대한 정확한 감염률 조사가 안 되어 있다』며 『젖소는 젖을 검사하면 감염 여부를 알 수 있지만, 韓牛의 경우 채혈을 통해 일일이 검사를 해야 하므로 현재의 인력수준으로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白교수는 『농림부가 백신 접종을 미루는 사이에도 브루셀라병의 감염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1998년의 경우처럼 소값이 개값이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白교수는 『백신 한 개의 재료비가 몇천원인데 브루셀라병이 유행하고 있는 지역의 희망 농가에만이라도 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한다』 고 거듭 강조했다.
 
  농림부 자료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02년까지 7년 동안 6034마리의 소가 브루셀라에 감염돼 살처분됐고, 농림부는 매년 보상금으로 30억~40억원을 피해농가에 지급해 왔다. 지난해에는 브루셀라 감염소의 살처분 및 동거소들의 도태 처분 보상금으로 80억원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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