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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나는 세상] 조선의 正宮 경복궁

『강의를 듣고 보니 우리 것이 좋아지더군요』

추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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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申榮勳씨.
  朝鮮日報와 月刊朝鮮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테마교양강좌 「책으로 만나는 세상」의 열두 번째 강연회가 지난 7월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연세대학교 동문회관과 경복궁에서 열렸다.
 
  朝鮮日報社가 펴내는 「마음으로 보는 우리 문화」 시리즈의 첫 번째 단행본 「조선의 正宮 경복궁」 출간에 맞추어 마련된 이번 강좌는 책의 저자인 고건축 전문가 木壽 申榮勳(목수 신영훈·69)씨와 사진작가 伯顔 金大璧(백안 김대벽·75)씨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번 강의는 실내 강의에 이어 경복궁 현장 강의까지 행해졌다.
 
  사진을 찍은 金大璧씨가 슬라이드 진행을 맡고 申榮勳씨가 사진 설명을 해 가며 강연을 진행했다. 300여 석의 좌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책을 펴고 메모를 해 가며 강연을 경청했다. 강의 중간 여기저기서 청중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申씨는 『한국 문화가 중국 것을 닮았다는 것은 생각일 뿐 실제로 보면 많이 다르다』며 『우리가 중국에 가서 직접 비교해 보고 느꼈다』고 자신 있게 슬라이드를 열었다.
 
  슬라이드 사진으로 본 勤政殿(근정전) 月臺(월대)에 있는 현무, 백호, 청룡, 잔나비, 닭 등의 조각像들은 하나같이 짐승의 날카로운 맛보다는 가서 쓰다듬을 수 있는 순박하고 다정한 모습이었다. 申씨는 『성이 나 있는 모양이 아닌 순박하고 허심탄회한 얼굴에 발톱을 다 숨기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중국의 동물像들은 하나같이 험악한 표정에 사나운 발톱을 치켜세우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龍은 사납고 포악한 표정으로 위협하듯 앞을 보고 있는데, 이것은 왕이 백성을 억압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申씨는 특히 광화문 좌우에 있는 해태를 강조했다. 우리의 해태는 꼬리가 궁둥이에 착 올라 붙어 있지만 중국의 해태는 하나같이 꼬리가 아래로 축 처져 있는 것이 사진을 통해 확연히 대조됐다. 해태의 얼굴을 가까이 가서 보면 어리석게 생겼지만 꽁지에는 힘이 팍 들어가 있다. 발톱을 숨긴 채 웃고 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면 확 튀어 오를 것 같은 기백이 있다.
 
  申씨는 강연 내내 자기 나라의 正宮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申선생은 『남의 나라 것은 과학적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면서도 정작 우리 것의 과학성은 외면하고 더 나아가 우리 것은 非과학적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개탄했다.
 
  申씨는 『먼저 공부를 하고 난 연후에 아이들 손을 잡고 경복궁에 가서 교육을 해야 한다』며 『우리의 귀한 자손들에게 민족의 유산에 대한 긍지를 갖게 하자』고 당부했다.
 
  한 시간 반 예정이었던 강의는 두 시간 동안이나 이어졌지만 청중은 한 명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申씨가 시간이 지났음을 알렸지만 오히려 『강의를 연장하자』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청중들은 강연을 경청하고 사진을 좀더 주의 깊게 보기 위해 상체를 연신 앞으로 기울였다. 결국 슬라이드를 진행하던 金씨의 『그만하자』는 요청에 의해 강의는 끝났다.
 
  맨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메모를 하던 金孝成(김효성·58)씨는 『손자가 내년에 초등학생이 되면 경복궁에 손잡고 가서 오늘 배운 것들을 꼭 설명해 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연을 듣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들었다』는 대학생 金信英(김신영·26)씨. 『외국에서 연수할 때 만난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경복궁을 안내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우리 것에 대한 무지함으로 아무것도 설명해 주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음날 오전 9시50분, 광화문 해태像 앞에는 1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손에는 모두 申榮勳씨와 金大璧씨가 공동집필한 「조선의 正宮 경복궁」을 들고 있었다. 申씨는 경복궁 가는 길부터 시작해 광화문, 흥례문 안마당, 근정전·편전·강녕전·교태전·자경전 등 주요 전각, 경회루와 연못, 집경당·함화당·건청궁·재수각 등 크고 작은 건물들과 조각像들까지 차례로 안내했고, 사람들은 강의를 통해 보고 들은 것들을 눈으로 확인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부산 광남초등학교 교사인 李昌英(이창영·51)씨는 『그동안 늘 봐 왔지만 설명을 듣고 보니 마술처럼 하나하나씩 의미가 나타났다』며 『중국에 여행 갔을 때 자금성을 보면서 규모의 웅장함에 위압감을 느꼈는데 우리 것의 우수성을 알고 나니 규모만 가지고 주눅들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李씨는 『특히 학교 건물에 처마를 만들자는 생각에 공감을 많이 했다』며 현장 학습 내내 궁궐의 처마를 유심히 봤다. 李씨의 부인 朴順姬(박순희·47) 씨는 『그동안 한옥은 非과학적이고 불편한 가옥구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궁궐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남은 여생을 한옥에서 보내고 싶은 새로운 바람이 생겼다』고 말했다.
 
  申榮勳씨와 金大璧씨는 현재 「한옥 문화원(www.hanok.org)」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한옥과 그 생활문화를 알리기 위한 강좌를 비롯, 한옥 건축 전문인을 위한 과정도 있다. 「한옥문화」라는 소식지를 발간하고 있으며 관심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신청만 하면 받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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