示威에 나선 군인들
『金大中 정부는 학생들이 금강산 관광을 갈 경우 국민세금으로 1인당 25만~34만원씩 보조하는 亡國的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主敵 金正日 정권의 군비 증강을 우리 세금으로 도와 주는 자살적 利敵 행위다. 우리는 납세자의 권리로서 이런 大逆罪的(대역죄적) 利敵 행위를 규탄하면서 금강산 관광을 거부해 나라를 지켜야 한다!』(육해공군해병대 예비역대령연합회)
『억울하게 죽은 제주 4ㆍ3 사건 희생자는 그 누명을 벗겨 주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인한 사람이 명예회복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星友會 홈페이지, 김성조)
『歷代(역대) 정권 가운데 군인들을 이렇게 홀대한 지도자는 金大中 대통령밖에 없다. 국토방위의 임무에 젊음을 바친 老兵(노병)들의 「쥐꼬리」 생계비를 깎는 老兵 멸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星友會 홈페이지, 정교진)
예비역 군인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베트남참전전우회, 재향군인회,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星友會 등 軍 관련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정부의 對北 퍼주기 정책, 老兵들을 홀대하는 군인연금법 改正, 제주 4ㆍ3 사건 주모자의 명예회복에 대한 항의와 울분이 섞인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예비역들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現 정부의 安保의식이다.
丁世鉉(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얼마 전 TV토론 프로그램에 출연, 『북한의 미사일ㆍ핵ㆍ화생방 무기는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對美 협상카드일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같이 정부의 안보의식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星友會, 재향군인회 등 軍 관련 단체들은 잇달아 성명을 발표해 『우리는 지난 8ㆍ15 경축행사 방북단의 反국가적 행태를 똑똑히 보았으므로 당국은 더이상 親北 左傾(좌경) 세력의 발호를 방치해서는 안 되며 단호하게 剔抉(척결)할 것』을 촉구했다. 작년 6월25일, 金聖恩(김성은)ㆍ李相薰(이상훈)ㆍ劉載興(유재흥) 前 국방장관, 鄭昇和(정승화) 前 육군참모총장 등 원로 장성 260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가보안법 개정 반대 및 국군포로 송환을 촉구하면서 「별들의 시위」를 벌인 것을 시작으로 이들 예비역 장교들의 시위와 시위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親北·좌익 세력 명단 공개 계획
지난 2월20일 재향군인회 회원 1000여명은 임진각 望拜壇(망배단) 앞에서 부시 美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고 韓美 동맹의 중요성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규탄하는 대규모 안보궐기대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에서 재향군인회 회원들은 안보 우선주의에 바탕을 두고 對北정책을 수립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對정부 메시지를 낭독했다.
지난 4월16일에는 베트남참전전우회, 대한민국특전동지회,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대한민국참전경찰전우회, 육해공군해병대 예비역대령연합회 등 8개 軍 관련 단체들이 전쟁기념관에서 금강산 관광 국민혈세 퍼주기 성토 및 반대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최근 미국 의회 조사국의 對北 전문가 래리 닉시(Larry A. Niksch)가 美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4억 달러는 군사력 증강에 쓰여졌고, 그 이외에도 4억 달러의 비밀자금이 現代 측에 의해 더 제공된 의혹이 있다』며 『이제 金大中 정부가 추진해 온 「對北 퍼주기」는 우리의 심장부를 겨누는 민족 반역자 金正日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어 주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3월7일 친북ㆍ좌경세력 명단 공개추진본부를 구성해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친북ㆍ좌경 세력과 국군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훼손하는 자들의 명단을 광복절인 오는 8월15일에 맞춰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金大中 대통령은 작년 8월23일 訪韓한 루옹 베트남 국가원수와의 頂上회담에서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본의 아니게 베트남 국민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1998년 12월 베트남 방문 때 胡志明(호지명) 묘역도 그런 심정에서 참배한 것』이라며 우리 국군의 베트남戰 參戰에 대한 사과의 뜻을 공식석상에서 밝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000년 11월17일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베트남戰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제주 4ㆍ3 사건 희생자 명예회복과 軍警 유가족의 명예
「제주 4ㆍ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이하 제주 4ㆍ3 위원회)」가 1948년 발생했던 제주 4ㆍ3 사건의 관련자 가운데 군인과 경찰, 그리고 그 가족을 살해한 무장 유격대원의 명예까지 사실상 회복시키려는 것에 대해 예비역들의 반발이 거세다.
순수한 의미의 제주 4ㆍ3 사건 희생자의 명예회복은 당연하지만 國基(국기)를 흔든 이들의 명예까지 회복시키는 것은 당시 진압에 나섰던 軍과 경찰에게 불명예를 가져다 줌은 물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현역군인들에게도 불명예란 것이 그 이유다.
작년 9월27일 제주 4ㆍ3 사건 특별법 위헌소송을 심리한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재판장 尹永哲)의 제주 4ㆍ3 사건에 대한 定義(정의)는 「남로당 제주도黨이 무장 유격대를 조직해 1948년 5월10일에 실시되는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제헌국회의원 선거 및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방해키 위해 그해 4월3일 새벽 2시를 기해 제주도內의 오름(기생화산)의 봉화를 신호로 일제히 제주도內 11개 경찰지서를 습격한 사건」이다.
재판부는 이어 「군경이 무장 유격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2만~최대 8만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됐다. 체포된 자들 중 재판을 받고 사형이 집행되거나,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 처형 또는 病死(병사)한 자가 약 2000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金大中 대통령은 1998년 11월23일 CNN 방송의 「Q&A 아시아」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시청자로부터 1948년에 발생한 제주 4ㆍ3 사건에 대해 질문을 받고 『제주 4ㆍ3 사건은 공산당의 폭동으로 일어났지만 억울한 양민들이 희생당한 경우가 많다』면서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진상을 조사해 누명을 벗겨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 4ㆍ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제주 4ㆍ3 특별법)」이 2000년 1월 제정된다.
하지만 국회는 명예회복의 대상이 되는 희생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정하지 않고 희생자 선정문제를 제주 4ㆍ3 위원회의 손에 넘겼다. 이렇게 해서 2000년 8월 탄생한 제주 4ㆍ3 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법무ㆍ국방ㆍ행정자치ㆍ보건복지ㆍ기획예산처 장관과 법제처장, 제주도지사 등 당연직 정부위원 여덟 명과 민간에서 위촉된 열두 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제주 4ㆍ3 특별법이 제정되자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와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헌변)」 등 민간단체들은 『제주 4ㆍ3 특별법 자체가 위헌 소지를 안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작년 9월27일 『제주 4ㆍ3 특별법이 아직 청구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却下(각하)했다.
그러나 憲裁는 제주 4ㆍ3 사건 특별법 위헌소송 판결문에서 제주 4ㆍ3 특별법상의 「희생자」 심의에서 제외되어야 할 대상으로 ▲首魁級(수괴급) 공산 무장병력 지휘관 또는 중간 간부 ▲제주 4ㆍ3 사건 발발의 책임이 있는 남로당 제주도黨의 핵심 간부 ▲무장 유격대와 협력하여 진압 군경 및 同人들의 가족, 제헌선거 관여자 등을 살해한 자 ▲경찰 등의 가옥과 경찰관서 등 공공시설에 대한 放火 등 폭동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자라고 명시했다.
위 4개항에 추가하여 제주 4·3 위원회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훼손하려고 하였던 자들을 명예회복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관 가운데 權誠(권성), 周善會(주선회) 재판관은 소수의견을 통해 「특별법」이 違憲(위헌)이라고까지 判示(판시)했다.
『순수한 희생자만 인정돼야』
제주 4·3 위원회는 처음부터 法上 「희생자」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는 문제에 부딪쳤다. 제주 4·3 사건 당시 죽은 사람은 무장폭동을 일으킨 남로당 등 좌익세력, 진압 군경, 주민 등 다양하다. 이들 중 어디까지를 희생자 또는 명예회복 대상자로 볼 것이냐가 문제였다.
제주 4·3 위원회는 희생자 기준 결정을 위해 일곱 명의 민간위원으로 제주 4·3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민간위원은 朴在承(박재승) 서울시 변호사협회장, 金三雄(김삼웅) 대한매일 주필, 徐仲錫(서중석) 성균관大 사학과 교수, 韓洸德(한광덕) 前 국방대학원 총장, 李璜雨(이황우) 동국大 경찰행정학과 교수, 林文喆(임문철) 제주 서문성당 주임신부, 朴昌彧(박창욱) 前 제주 4·3 사건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장이다. 제주 4·3 소위원회는 작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여섯 차례 진통 끝에 희생자 선정기준을 마련했다.
제주 4·3 소위원회는 특별법에 명시된 민족의 화해와 相生의 정신을 살린다며 제주 4·3 사건 발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남로당 제주도黨의 핵심간부」, 「군·경에 주도적 적극적으로 대항한 무장대의 수괴급 等」으로 명예회복 대상 제외자의 기준을 결정하며 「等」을 추가함으로써 헌법재판소의 기준을 반영할 여지를 남겼다.
이 과정에서 韓洸德ㆍ李璜雨 두 위원은 최소한 헌법재판소의 심의기준만은 준수돼야 한다며 심의대상에서 「공산 무장병력 중간 간부」, 「수괴급 아닌 군경 및 가족 살해범」, 「관공서 방화범」, 「폭동 적극 가담자」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표결에서 5대2로 지는 바람에 소수의견으로도 채택되지 않았다.
제주 4ㆍ3 특별법에 따라 2000년 6월부터 작년 5월까지 1~2차에 걸쳐 제주 4ㆍ3 사건 관련 희생자로 신고해 온 숫자는 총 1만4028명(사망자 1만715명, 행방불명자 3171명, 후유장애자 142명)이다.
제주 4ㆍ3 소위원회 韓洸德 위원은 『희생자 사실조사단이 신고인, 보증인, 참고인과 함께 현지 확인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고 직접 체험자가 아닌 까닭으로 조사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게 이루어질지 의문』이라고 했다. 韓위원은 『○○마을에 사는 아무개는 분명히 우익 인사를 죽인 좌익 인사인데 군경에게 억울하게 죽었다는 식으로 보증인을 설득해 희생자 신고를 하게 되면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명예회복 대상자의 심의기준도 없이 희생자 신고부터 서둘렀던 것은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희생자 신고접수가 완료된 이후에 사실조사 및 심의지침에 대한 토의에 착수함으로써 5ㆍ10 총선 저지를 위해 경찰관, 애국청년단원, 선거관리위원과 그 가족들을 살해하여 내란죄, 살인죄 등으로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사형수들까지도 희생자로 신고되는 것을 속수 무책으로 허용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14일 李漢東(이한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주 4ㆍ3 전체위원회에서도 제주 4ㆍ3 소위원회 案은 사실상 그대로 통과됐다. 李총리는 일부 위원들의 재검토 요청에 대해 『제주 4ㆍ3 소위원회의 결정을 관례에 따라 중시하자』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예비역 공군 소장인 朴鍾權(박종권) 성우회 안보평론위원은 『제주 4ㆍ3 사건 명예회복 대상자를 사실상 신고자 전원으로 한 것은, 親北 좌경화된 지하세력에게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고, 간접 침략을 우리 스스로 自招할 수도 있는 위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白善燁(백선엽), 劉載興, 金榮寬(김영관), 李相薰 장군 등 軍 원로들은 지난 3월4일 제주 4ㆍ3 위원회 위원장인 李漢東 총리를 만나 『제주 4ㆍ3사건 희생자 심사기준은 국가의 정통성과 삼권분립의 법치주의를 훼손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들은 『제주 4ㆍ3 사건과 관련해 유죄판결을 받은 자가 재심절차에 의해 무죄판결을 받지 않는 한 희생자가 될 수 없다』면서 『憲裁 기준을 적용, 선량한 희생자만 인정돼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제주 4ㆍ3 유족회 측은 『제주 4ㆍ3 특별법 정신과 화해와 용서 차원에서 신고자를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를 비롯한 총 18개 단체는 성명을 발표하고 『제주 4ㆍ3 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연대회의를 구성하고 신고된 희생자 중에서 만일 한 명의 탈락자라도 발생하면 제2의 제주 4ㆍ3 사건도 불사한다』고 말했다.
군인연금법 改正 파문
이같은 「명분」 못지않게 「실리」를 빼앗기는 데 대한 군인들의 불만은 더 크다. 2000년 12월에 개정, 2001년 1월부터 시행된 개정 군인연금법은 연금지급액 인하를 골자로 하는 내용이다. 자녀교육 등으로 한창 지출이 많은 45~60세에 퇴직하는 예비역들은 연금이 올라도 시원찮은데, 당초 약속을 어기고 줄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현재 군인연금은 20년 이상 근무한 군인이 전역 후 연금을 받는 조건으로 매월 급여에서 8.5%를 國庫에 납부하고 전역후 기여금 납부액과 국가 부담금 등을 합하여 조성된다.
정부는 법 개정 이유를 연금 재정의 고갈과 공무원 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한 관계자는 『새 군인연금법에 대한 불만은 제도인식의 부족 때문』이라면서 『군인연금액 인상도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5년마다 조정하기로 하는 등 보완규정이 마련돼 있어 시행을 해 보지도 않고 개정하라는 예비역들의 입장은 성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행 군인연금법은 군인들에게 전역 즉시 연금을 받게 하는 등 50세가 돼야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여타 연금수령자들보다 오히려 군인들을 더 대우해 주고 있다』면서 『향후 받게 될 연금액수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예비역들이 월드컵과 선거를 앞두고 군인연금법 再개정을 들고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주장은 군인연금과 여타 연금이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간과한 결과라는 게 예비역들의 반응이다. 재향군인회 측은 軍 복무의 특성상 「생계보장과 국가의 보상」 측면이 강조된 군인연금을 「老後 보장」 성격의 일반 연금과 동일하게 해석한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비역들의 시국선언문
주요 개정 내용을 보자. 「연금 산출기준」은 전역할 때의 月 급여에서 전역 前 3년 평균 月 급여로, 「연금액 인상기준」은 재직자 봉급인상률에서 소비자 물가변동률로, 「연금지급 정지대상」은 국가 및 지방단체의 출자기관 취업자에서 모든 근로소득자(일반 직장 및 자영업)로 확대됐다.
재향군인회는 작년 3월22일 개정된 군인연금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재향군인회 산하 예비역 관련 단체 대표 1200여 명은 지난 3월5일 군인연금법이 4월 정기국회에서 개정 이전으로 원상회복되지 않을 경우, 정부를 불신임할 것을 결의했다.
한 예비역 단체 간부는 『金大中 대통령의 구체적인 조치가 없을 경우, 600만 명의 재향군인회 회원들, 6000여 명의 장성들과 10만 명의 영관급 장교ㆍ부사관들이 군복을 입고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역 대령 연합회 徐貞甲(서정갑) 회장은 『轉役(전역) 군인들의 처우는 우리들의 뒤를 따라오는 현역군인들의 士氣(사기)와 직결되기 때문에 국가 安保와 軍 人材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朴成翼(박성익) 예비역 육군 소장은 『군인연금 再개정 문제뿐만 아니라, 제주 4ㆍ3 사건 처리 등은 金大中 대통령이 軍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동시에 軍 통수권자로서의 자격이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9일 서울 송파구 재향군인회관에서는 「미국의 對北정책과 對테러戰이 韓半島에 미치는 影響(영향)」이란 주제로 대한민국헌정회 주최 안보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柳致松(유치송) 헌정회장을 비롯 600여 명의 헌정회와 예비역 장교ㆍ부사관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 池萬元(지만원) 소장이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張坰淳(장경순) 前 국회부의장, 蔡命新(채명신) 前 주월사령관, 丁來赫(정래혁) 前 국회의장, 咸明洙(함명수) 前 해군참모총장, 金昌圭(김창규) 前 공군참모총장, 金聖恩 前 국방장관, 張東雲(장동운) 前 6ㆍ25참전소대장회의 회장, 李大鎔(이대용) 前 주월 공사 등 「호국 7인 위원회」 명의로 공동 발의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문건은 『現 정부는 북한에는 5조원이나 되는 軍資金(군자금)을 대주면서 남한에는 안보의식과 안보시스템을 통째로 허물었다』면서 『제주 4ㆍ3 사건, 여수ㆍ순천 반란사건, 수많은 反정부 데모사건, 좌익분자들에 의해 자행된 국가전복 사건들은 민주화운동으로 둔갑시키고, 정작 국가의 부름을 받고 나가 싸운 정부군을 박대하고 멸시한다. 그 어느 나라가 국가의 부름을 받고 나가 싸운 정부군을 용병이요, 살인마라고 공격하는가』며 정부의 안이한 對北觀과 군인 홀대 정책을 비판했다.
선언문은 『지금은 분명 비상시기』라고 규정하고 『과거에는 우리가 공권력이 되어 자유를 지켰다. 그러나 지금은 그 공권력이 우리의 자유를 빼앗아 金正日에 바치려 한다』면서 『이 나라의 건전한 보수들이 나서 두 눈을 부릅뜨고 現 정부와 金正日의 「내통질」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강산 관광은 사기 행각
이날 참석자들은 ▲金正日 정권을 反인륜적 惡의 세력으로 규정한다 ▲남침을 노리는 金正日 정권을 분명한 主敵(주적)으로 再확인한다 ▲現 정부의 對北정책과 「느슨한 연방제 통일」 행각을 공산화 통일 전략으로 의심한다 ▲2000년 6월, 訪北시 金正日과의 車中 密談(차중 밀담) 내용을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상호 군축 없는 평화선언을 베트남式 통일을 획책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규정한다 ▲금강산 사업을, 「金正日에게 南侵用(남침용) 軍資金(군자금)을 대주기 위한 사기 행각」으로 규정한다 ▲反美ㆍ反日 감정의 확산을 赤化 책동으로 간주한다 ▲한총련ㆍ민노총ㆍ전교조를 불법 용공 세력으로 규정한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세력을 남침통로 개통세력으로 규정한다 ▲6ㆍ25 전란으로부터 이 땅과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미국과 한국軍을 양민학살 집단으로 罵倒(매도)하는 세력을 親北ㆍ容共세력으로 규정한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참전하여 국위를 선양하고 한강의 기적을 있게 한 32만 파월장병을 傭兵(용병)과 살인집단으로 매도하는 무리를 親北ㆍ容共세력으로 규정한다는 등 정부의 對北 인식 再考를 촉구하는 11개항의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金大中 정부는 학생들이 금강산 관광을 갈 경우 국민세금으로 1인당 25만~34만원씩 보조하는 亡國的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主敵 金正日 정권의 군비 증강을 우리 세금으로 도와 주는 자살적 利敵 행위다. 우리는 납세자의 권리로서 이런 大逆罪的(대역죄적) 利敵 행위를 규탄하면서 금강산 관광을 거부해 나라를 지켜야 한다!』(육해공군해병대 예비역대령연합회)
『억울하게 죽은 제주 4ㆍ3 사건 희생자는 그 누명을 벗겨 주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인한 사람이 명예회복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星友會 홈페이지, 김성조)
『歷代(역대) 정권 가운데 군인들을 이렇게 홀대한 지도자는 金大中 대통령밖에 없다. 국토방위의 임무에 젊음을 바친 老兵(노병)들의 「쥐꼬리」 생계비를 깎는 老兵 멸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星友會 홈페이지, 정교진)
예비역 군인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베트남참전전우회, 재향군인회,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星友會 등 軍 관련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정부의 對北 퍼주기 정책, 老兵들을 홀대하는 군인연금법 改正, 제주 4ㆍ3 사건 주모자의 명예회복에 대한 항의와 울분이 섞인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예비역들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現 정부의 安保의식이다.
丁世鉉(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얼마 전 TV토론 프로그램에 출연, 『북한의 미사일ㆍ핵ㆍ화생방 무기는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對美 협상카드일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같이 정부의 안보의식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星友會, 재향군인회 등 軍 관련 단체들은 잇달아 성명을 발표해 『우리는 지난 8ㆍ15 경축행사 방북단의 反국가적 행태를 똑똑히 보았으므로 당국은 더이상 親北 左傾(좌경) 세력의 발호를 방치해서는 안 되며 단호하게 剔抉(척결)할 것』을 촉구했다. 작년 6월25일, 金聖恩(김성은)ㆍ李相薰(이상훈)ㆍ劉載興(유재흥) 前 국방장관, 鄭昇和(정승화) 前 육군참모총장 등 원로 장성 260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가보안법 개정 반대 및 국군포로 송환을 촉구하면서 「별들의 시위」를 벌인 것을 시작으로 이들 예비역 장교들의 시위와 시위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親北·좌익 세력 명단 공개 계획
지난 2월20일 재향군인회 회원 1000여명은 임진각 望拜壇(망배단) 앞에서 부시 美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고 韓美 동맹의 중요성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규탄하는 대규모 안보궐기대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에서 재향군인회 회원들은 안보 우선주의에 바탕을 두고 對北정책을 수립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對정부 메시지를 낭독했다.
지난 4월16일에는 베트남참전전우회, 대한민국특전동지회,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대한민국참전경찰전우회, 육해공군해병대 예비역대령연합회 등 8개 軍 관련 단체들이 전쟁기념관에서 금강산 관광 국민혈세 퍼주기 성토 및 반대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최근 미국 의회 조사국의 對北 전문가 래리 닉시(Larry A. Niksch)가 美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4억 달러는 군사력 증강에 쓰여졌고, 그 이외에도 4억 달러의 비밀자금이 現代 측에 의해 더 제공된 의혹이 있다』며 『이제 金大中 정부가 추진해 온 「對北 퍼주기」는 우리의 심장부를 겨누는 민족 반역자 金正日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어 주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3월7일 친북ㆍ좌경세력 명단 공개추진본부를 구성해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친북ㆍ좌경 세력과 국군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훼손하는 자들의 명단을 광복절인 오는 8월15일에 맞춰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金大中 대통령은 작년 8월23일 訪韓한 루옹 베트남 국가원수와의 頂上회담에서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본의 아니게 베트남 국민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1998년 12월 베트남 방문 때 胡志明(호지명) 묘역도 그런 심정에서 참배한 것』이라며 우리 국군의 베트남戰 參戰에 대한 사과의 뜻을 공식석상에서 밝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000년 11월17일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베트남戰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제주 4ㆍ3 사건 희생자 명예회복과 軍警 유가족의 명예
「제주 4ㆍ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이하 제주 4ㆍ3 위원회)」가 1948년 발생했던 제주 4ㆍ3 사건의 관련자 가운데 군인과 경찰, 그리고 그 가족을 살해한 무장 유격대원의 명예까지 사실상 회복시키려는 것에 대해 예비역들의 반발이 거세다.
순수한 의미의 제주 4ㆍ3 사건 희생자의 명예회복은 당연하지만 國基(국기)를 흔든 이들의 명예까지 회복시키는 것은 당시 진압에 나섰던 軍과 경찰에게 불명예를 가져다 줌은 물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현역군인들에게도 불명예란 것이 그 이유다.
작년 9월27일 제주 4ㆍ3 사건 특별법 위헌소송을 심리한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재판장 尹永哲)의 제주 4ㆍ3 사건에 대한 定義(정의)는 「남로당 제주도黨이 무장 유격대를 조직해 1948년 5월10일에 실시되는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제헌국회의원 선거 및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방해키 위해 그해 4월3일 새벽 2시를 기해 제주도內의 오름(기생화산)의 봉화를 신호로 일제히 제주도內 11개 경찰지서를 습격한 사건」이다.
재판부는 이어 「군경이 무장 유격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2만~최대 8만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됐다. 체포된 자들 중 재판을 받고 사형이 집행되거나,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 처형 또는 病死(병사)한 자가 약 2000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金大中 대통령은 1998년 11월23일 CNN 방송의 「Q&A 아시아」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시청자로부터 1948년에 발생한 제주 4ㆍ3 사건에 대해 질문을 받고 『제주 4ㆍ3 사건은 공산당의 폭동으로 일어났지만 억울한 양민들이 희생당한 경우가 많다』면서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진상을 조사해 누명을 벗겨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 4ㆍ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제주 4ㆍ3 특별법)」이 2000년 1월 제정된다.
하지만 국회는 명예회복의 대상이 되는 희생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정하지 않고 희생자 선정문제를 제주 4ㆍ3 위원회의 손에 넘겼다. 이렇게 해서 2000년 8월 탄생한 제주 4ㆍ3 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법무ㆍ국방ㆍ행정자치ㆍ보건복지ㆍ기획예산처 장관과 법제처장, 제주도지사 등 당연직 정부위원 여덟 명과 민간에서 위촉된 열두 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제주 4ㆍ3 특별법이 제정되자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와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헌변)」 등 민간단체들은 『제주 4ㆍ3 특별법 자체가 위헌 소지를 안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작년 9월27일 『제주 4ㆍ3 특별법이 아직 청구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却下(각하)했다.
그러나 憲裁는 제주 4ㆍ3 사건 특별법 위헌소송 판결문에서 제주 4ㆍ3 특별법상의 「희생자」 심의에서 제외되어야 할 대상으로 ▲首魁級(수괴급) 공산 무장병력 지휘관 또는 중간 간부 ▲제주 4ㆍ3 사건 발발의 책임이 있는 남로당 제주도黨의 핵심 간부 ▲무장 유격대와 협력하여 진압 군경 및 同人들의 가족, 제헌선거 관여자 등을 살해한 자 ▲경찰 등의 가옥과 경찰관서 등 공공시설에 대한 放火 등 폭동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자라고 명시했다.
위 4개항에 추가하여 제주 4·3 위원회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훼손하려고 하였던 자들을 명예회복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관 가운데 權誠(권성), 周善會(주선회) 재판관은 소수의견을 통해 「특별법」이 違憲(위헌)이라고까지 判示(판시)했다.
『순수한 희생자만 인정돼야』
제주 4·3 위원회는 처음부터 法上 「희생자」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는 문제에 부딪쳤다. 제주 4·3 사건 당시 죽은 사람은 무장폭동을 일으킨 남로당 등 좌익세력, 진압 군경, 주민 등 다양하다. 이들 중 어디까지를 희생자 또는 명예회복 대상자로 볼 것이냐가 문제였다.
제주 4·3 위원회는 희생자 기준 결정을 위해 일곱 명의 민간위원으로 제주 4·3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민간위원은 朴在承(박재승) 서울시 변호사협회장, 金三雄(김삼웅) 대한매일 주필, 徐仲錫(서중석) 성균관大 사학과 교수, 韓洸德(한광덕) 前 국방대학원 총장, 李璜雨(이황우) 동국大 경찰행정학과 교수, 林文喆(임문철) 제주 서문성당 주임신부, 朴昌彧(박창욱) 前 제주 4·3 사건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장이다. 제주 4·3 소위원회는 작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여섯 차례 진통 끝에 희생자 선정기준을 마련했다.
제주 4·3 소위원회는 특별법에 명시된 민족의 화해와 相生의 정신을 살린다며 제주 4·3 사건 발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남로당 제주도黨의 핵심간부」, 「군·경에 주도적 적극적으로 대항한 무장대의 수괴급 等」으로 명예회복 대상 제외자의 기준을 결정하며 「等」을 추가함으로써 헌법재판소의 기준을 반영할 여지를 남겼다.
이 과정에서 韓洸德ㆍ李璜雨 두 위원은 최소한 헌법재판소의 심의기준만은 준수돼야 한다며 심의대상에서 「공산 무장병력 중간 간부」, 「수괴급 아닌 군경 및 가족 살해범」, 「관공서 방화범」, 「폭동 적극 가담자」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표결에서 5대2로 지는 바람에 소수의견으로도 채택되지 않았다.
제주 4ㆍ3 특별법에 따라 2000년 6월부터 작년 5월까지 1~2차에 걸쳐 제주 4ㆍ3 사건 관련 희생자로 신고해 온 숫자는 총 1만4028명(사망자 1만715명, 행방불명자 3171명, 후유장애자 142명)이다.
제주 4ㆍ3 소위원회 韓洸德 위원은 『희생자 사실조사단이 신고인, 보증인, 참고인과 함께 현지 확인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고 직접 체험자가 아닌 까닭으로 조사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게 이루어질지 의문』이라고 했다. 韓위원은 『○○마을에 사는 아무개는 분명히 우익 인사를 죽인 좌익 인사인데 군경에게 억울하게 죽었다는 식으로 보증인을 설득해 희생자 신고를 하게 되면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명예회복 대상자의 심의기준도 없이 희생자 신고부터 서둘렀던 것은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희생자 신고접수가 완료된 이후에 사실조사 및 심의지침에 대한 토의에 착수함으로써 5ㆍ10 총선 저지를 위해 경찰관, 애국청년단원, 선거관리위원과 그 가족들을 살해하여 내란죄, 살인죄 등으로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사형수들까지도 희생자로 신고되는 것을 속수 무책으로 허용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14일 李漢東(이한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주 4ㆍ3 전체위원회에서도 제주 4ㆍ3 소위원회 案은 사실상 그대로 통과됐다. 李총리는 일부 위원들의 재검토 요청에 대해 『제주 4ㆍ3 소위원회의 결정을 관례에 따라 중시하자』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예비역 공군 소장인 朴鍾權(박종권) 성우회 안보평론위원은 『제주 4ㆍ3 사건 명예회복 대상자를 사실상 신고자 전원으로 한 것은, 親北 좌경화된 지하세력에게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고, 간접 침략을 우리 스스로 自招할 수도 있는 위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白善燁(백선엽), 劉載興, 金榮寬(김영관), 李相薰 장군 등 軍 원로들은 지난 3월4일 제주 4ㆍ3 위원회 위원장인 李漢東 총리를 만나 『제주 4ㆍ3사건 희생자 심사기준은 국가의 정통성과 삼권분립의 법치주의를 훼손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들은 『제주 4ㆍ3 사건과 관련해 유죄판결을 받은 자가 재심절차에 의해 무죄판결을 받지 않는 한 희생자가 될 수 없다』면서 『憲裁 기준을 적용, 선량한 희생자만 인정돼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제주 4ㆍ3 유족회 측은 『제주 4ㆍ3 특별법 정신과 화해와 용서 차원에서 신고자를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를 비롯한 총 18개 단체는 성명을 발표하고 『제주 4ㆍ3 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연대회의를 구성하고 신고된 희생자 중에서 만일 한 명의 탈락자라도 발생하면 제2의 제주 4ㆍ3 사건도 불사한다』고 말했다.
군인연금법 改正 파문
이같은 「명분」 못지않게 「실리」를 빼앗기는 데 대한 군인들의 불만은 더 크다. 2000년 12월에 개정, 2001년 1월부터 시행된 개정 군인연금법은 연금지급액 인하를 골자로 하는 내용이다. 자녀교육 등으로 한창 지출이 많은 45~60세에 퇴직하는 예비역들은 연금이 올라도 시원찮은데, 당초 약속을 어기고 줄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현재 군인연금은 20년 이상 근무한 군인이 전역 후 연금을 받는 조건으로 매월 급여에서 8.5%를 國庫에 납부하고 전역후 기여금 납부액과 국가 부담금 등을 합하여 조성된다.
정부는 법 개정 이유를 연금 재정의 고갈과 공무원 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한 관계자는 『새 군인연금법에 대한 불만은 제도인식의 부족 때문』이라면서 『군인연금액 인상도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5년마다 조정하기로 하는 등 보완규정이 마련돼 있어 시행을 해 보지도 않고 개정하라는 예비역들의 입장은 성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행 군인연금법은 군인들에게 전역 즉시 연금을 받게 하는 등 50세가 돼야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여타 연금수령자들보다 오히려 군인들을 더 대우해 주고 있다』면서 『향후 받게 될 연금액수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예비역들이 월드컵과 선거를 앞두고 군인연금법 再개정을 들고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주장은 군인연금과 여타 연금이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간과한 결과라는 게 예비역들의 반응이다. 재향군인회 측은 軍 복무의 특성상 「생계보장과 국가의 보상」 측면이 강조된 군인연금을 「老後 보장」 성격의 일반 연금과 동일하게 해석한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비역들의 시국선언문
주요 개정 내용을 보자. 「연금 산출기준」은 전역할 때의 月 급여에서 전역 前 3년 평균 月 급여로, 「연금액 인상기준」은 재직자 봉급인상률에서 소비자 물가변동률로, 「연금지급 정지대상」은 국가 및 지방단체의 출자기관 취업자에서 모든 근로소득자(일반 직장 및 자영업)로 확대됐다.
재향군인회는 작년 3월22일 개정된 군인연금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재향군인회 산하 예비역 관련 단체 대표 1200여 명은 지난 3월5일 군인연금법이 4월 정기국회에서 개정 이전으로 원상회복되지 않을 경우, 정부를 불신임할 것을 결의했다.
한 예비역 단체 간부는 『金大中 대통령의 구체적인 조치가 없을 경우, 600만 명의 재향군인회 회원들, 6000여 명의 장성들과 10만 명의 영관급 장교ㆍ부사관들이 군복을 입고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역 대령 연합회 徐貞甲(서정갑) 회장은 『轉役(전역) 군인들의 처우는 우리들의 뒤를 따라오는 현역군인들의 士氣(사기)와 직결되기 때문에 국가 安保와 軍 人材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朴成翼(박성익) 예비역 육군 소장은 『군인연금 再개정 문제뿐만 아니라, 제주 4ㆍ3 사건 처리 등은 金大中 대통령이 軍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동시에 軍 통수권자로서의 자격이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9일 서울 송파구 재향군인회관에서는 「미국의 對北정책과 對테러戰이 韓半島에 미치는 影響(영향)」이란 주제로 대한민국헌정회 주최 안보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柳致松(유치송) 헌정회장을 비롯 600여 명의 헌정회와 예비역 장교ㆍ부사관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 池萬元(지만원) 소장이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張坰淳(장경순) 前 국회부의장, 蔡命新(채명신) 前 주월사령관, 丁來赫(정래혁) 前 국회의장, 咸明洙(함명수) 前 해군참모총장, 金昌圭(김창규) 前 공군참모총장, 金聖恩 前 국방장관, 張東雲(장동운) 前 6ㆍ25참전소대장회의 회장, 李大鎔(이대용) 前 주월 공사 등 「호국 7인 위원회」 명의로 공동 발의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문건은 『現 정부는 북한에는 5조원이나 되는 軍資金(군자금)을 대주면서 남한에는 안보의식과 안보시스템을 통째로 허물었다』면서 『제주 4ㆍ3 사건, 여수ㆍ순천 반란사건, 수많은 反정부 데모사건, 좌익분자들에 의해 자행된 국가전복 사건들은 민주화운동으로 둔갑시키고, 정작 국가의 부름을 받고 나가 싸운 정부군을 박대하고 멸시한다. 그 어느 나라가 국가의 부름을 받고 나가 싸운 정부군을 용병이요, 살인마라고 공격하는가』며 정부의 안이한 對北觀과 군인 홀대 정책을 비판했다.
선언문은 『지금은 분명 비상시기』라고 규정하고 『과거에는 우리가 공권력이 되어 자유를 지켰다. 그러나 지금은 그 공권력이 우리의 자유를 빼앗아 金正日에 바치려 한다』면서 『이 나라의 건전한 보수들이 나서 두 눈을 부릅뜨고 現 정부와 金正日의 「내통질」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강산 관광은 사기 행각
이날 참석자들은 ▲金正日 정권을 反인륜적 惡의 세력으로 규정한다 ▲남침을 노리는 金正日 정권을 분명한 主敵(주적)으로 再확인한다 ▲現 정부의 對北정책과 「느슨한 연방제 통일」 행각을 공산화 통일 전략으로 의심한다 ▲2000년 6월, 訪北시 金正日과의 車中 密談(차중 밀담) 내용을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상호 군축 없는 평화선언을 베트남式 통일을 획책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규정한다 ▲금강산 사업을, 「金正日에게 南侵用(남침용) 軍資金(군자금)을 대주기 위한 사기 행각」으로 규정한다 ▲反美ㆍ反日 감정의 확산을 赤化 책동으로 간주한다 ▲한총련ㆍ민노총ㆍ전교조를 불법 용공 세력으로 규정한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세력을 남침통로 개통세력으로 규정한다 ▲6ㆍ25 전란으로부터 이 땅과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미국과 한국軍을 양민학살 집단으로 罵倒(매도)하는 세력을 親北ㆍ容共세력으로 규정한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참전하여 국위를 선양하고 한강의 기적을 있게 한 32만 파월장병을 傭兵(용병)과 살인집단으로 매도하는 무리를 親北ㆍ容共세력으로 규정한다는 등 정부의 對北 인식 再考를 촉구하는 11개항의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