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大연합 논의에서 JP의 역할
정치권에서 활발히 거론되고 있는 보수 大연합 논의에서 자민련 金鍾泌(김종필) 총재는 상당한 무게를 갖는다. 金총재가 배제된 保守連帶(보수연대)는 성사되기 힘든 시기이며, 현재 노출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움직임도 요약하면 「JP에 대한 求愛(구애)」에 다름 아니다.
시각을 넓히면 이에는 金泳三(김영삼) 前 대통령과 다른 전직 대통령들, 朴槿惠(박근혜) 의원, 나아가 鄭夢準(정몽준) 의원 등 보수적 색채의 모든 인물들을 포함할 수 있겠지만, 역시 그 축은 「元祖 保守」로 일컬어지고 忠淸圈이라는 지역적 기반을 갖고 있는 金鍾泌 총재일 것이다.
그 「汎보수파 大결집」의 실현 형태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먼저 보수 이념을 매개로 연대한 뒤 주변에 떠도는 諸 세력들을 보수의 회오리 속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 될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같은 보수 大결집의 목표는 민주당 盧武鉉(노무현) 후보에 맞서기 위한 대항세력의 구축에 있으며, 보수파가 大결집하는 것만이 金大中(김대중) 정권의 연장과 「左派세력」의 집권을 막을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에 金鍾泌 총재를 둘러싸고 몇 가지 눈에 띄게 달라진 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한나라당 李會昌(이회창) 후보에 대한 金총재의 적대감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李元鐘(이원종) 충북지사 탈당 사건 이후 金총재는 李會昌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李會昌씨가 대통령이 못 되도록 하는 데 두 발 벗고 앞장서겠다』고 분개해 왔다. 金총재는 또 여러 언론 인터뷰와 연설에서 李총재를 「狹量(협량)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그런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평가해 왔다.
한나라당의 金총재에 대한 태도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중진·소장파 할 것 없이 金 총재를 찾아가 깍듯이 인사를 하면서 친근감을 표시하고, 『우리 黨 총재로 와 주십시오』라며 공개적으로 말하는 일은, 아무리 농담 인사라고 하더라도 불과 몇 주 전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辛卿植(신경식) 의원은 金총재에게 『총재로 와 달라』는 의원들의 말을 받아, 『그게 우리 黨의 黨論입니다』고까지 했는데, 충북 출신인 辛의원은 李元鐘 충북지사의 탈당을 기획한 장본인으로 정치권에 알려져 있다. 金총재는 이 광경이 벌어졌던 4월8일 자민련의 한 의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급하긴 급했군』
급하게 된 것은 한나라당만이 아니라 金총재 자신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盧武鉉 바람」은, 그 돌풍의 징후조차 예보되기 이전부터 「保革(보혁)구도」로의 정계개편론을 펴왔던 金총재 자신마저 예상 못 했던 일이었다.
金총재는 4월12일 한나라당 徐淸源 의원을 만나 『保革구도는 필연』이라고 했다. 그 전 기자간담회에서는 『보수와 혁신이 서로 갈라서 대결하고 상호견제, 交互(교호)하는 것은 하나의 역사적 合법칙성이다』면서 『 保革구도로의 정계개편을 거부하는 것은 역사의 법칙을 어기는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이 말 뒤에 金총재는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이 역사적 법칙을 잘 생각해 행동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中道」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보수와 혁신 양쪽에 다리를 걸치고 눈치를 보는 정치인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에 별 異見이 없었다. 이 말은 특히 李會昌 후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받아들였다.
『盧武鉉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
金총재로서는 이제 더 이상 지엽적 정치이해 타산이 아닌, 좀더 原論的인 방향을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그의 한 측근의원은 말했다. 그것은 현실이 이렇게 된 이상, 올해 大選에서는 이념과 노선을 중심으로 한 保革대결만이 「급진세력의 국가장악」을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며, 그 자신은 이 대결구도 속에서 보수의 울타리(중심이 아니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金총재의 결심은 한나라당 崔秉烈(최병렬) 후보와 徐淸源(서청원) 의원 등과의 잇단 회동에서 나타났다.
민주당 大選후보 경선에서 치열한 이념공방을 벌여오던 李仁濟(이인제)와 盧武鉉의 대결이 盧武鉉의 승리로 사실상 끝나가던 시점, 金총재는 그의 한 측근인사에게 『盧武鉉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측근인사는 『盧武鉉에 대한 JP의 인식은, DJ(金大中 대통령)와의 결별과 같은 선상이다. 정치적 이해타산이라기보다는 본질적으로 이념투쟁의 결과』라고 부연했다.
이제 남은 것은 金총재가 이번 大選에서 「어디로」 가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정한 길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의 큰 變數가 남아 있다.
첫째는 한나라당의 黨內 大選후보 競選구도이다. 일단 李會昌·崔秉烈의 「保守후보群」 對 李富榮(이부영)의 「진보파」 간의 대결양상을 보이는 한나라당의 競選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또 李會昌 對 崔秉烈 두 사람의 「保守 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가 문제이다.
다만 누가 후보가 되든 한나라당이 도입키로 한 집단지도체제는 앞으로 金총재와의 연대에 연결고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집단지도체제 內에서는 黨內 논의구조상 어느 한 사람의 政見이 黨論을 좌지우지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각제적 요소를 黨 강령과 정책에 도입하는 데 좀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變數는 민주당 大選후보 競選 이후 分派(분파)가능성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李仁濟 후보가 경선 후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할지와 직결된 문제이다. 李仁濟 후보는 盧武鉉 후보와의 이념공방 과정에서 그동안 숨겨져 있던 실체가 드러났으며, 자신이 保守임을 국민에게 확인시켰다.
한 때 李仁濟가 大選후보가 되는 민주당과의 連帶 내지 合黨까지도 검토했던 金총재는, 그 과정은 어렵겠지만 李후보를 汎보수연대의 틀 속에 끌어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金총재는 최근 사석에서 『李仁濟 의원이 盧武鉉의 이념문제를 대담하게 제기하는 것을 보고 李의원을 再평가하게 되었다. 李의원이 이기적인 계산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 盧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를 느낀 때문이 아니겠는가』고 말했다고 한다.
5월 초, JP의 선택과 역할 선명해질 것
朴槿惠 의원이 추진중인 新黨(신당)은 현재의 국면에서 판단할 때 현실적 정치세력으로는 미미한 「미니 정당」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朴의원에 대한 지지도는 한나라당을 탈당(2월28일)하던 시점의 20% 대에서는 다소 떨어졌지만 아직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15%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그가 金鍾泌 총재와는 인척관계(사촌처제)이자 朴正熙 前 대통령의 장녀라는 점 때문에 그는 우리나라 보수층의 정신적 고향과 연결되어 있다.
朴의원의 新黨은 4월 말을 전후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은 민주당의 競選이 종료되고, 한나라당의 후보구도가 가닥을 잡아가는 시점이다. 이번 大選을 통해 자신의 정치인생의 大尾(대미)를 마무리하겠다는 金총재의 선택과 역할이 좀더 선명하게 국민 앞에 노출되는 시점도 4월 말~5월 초가 될 것이다. 입만 열면 늘 『조국의 앞날이 걱정돼 잠을 이룰 수 없다』며, 『하루종일 大地를 달군 태양이 서녘하늘을 벌겋게 물들이며 지듯이 그렇게 모든 것을 불태우고 정치인생을 마감하겠다』던 이 老政客(노정객)의 결의가 어떻게 현실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 활발히 거론되고 있는 보수 大연합 논의에서 자민련 金鍾泌(김종필) 총재는 상당한 무게를 갖는다. 金총재가 배제된 保守連帶(보수연대)는 성사되기 힘든 시기이며, 현재 노출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움직임도 요약하면 「JP에 대한 求愛(구애)」에 다름 아니다.
시각을 넓히면 이에는 金泳三(김영삼) 前 대통령과 다른 전직 대통령들, 朴槿惠(박근혜) 의원, 나아가 鄭夢準(정몽준) 의원 등 보수적 색채의 모든 인물들을 포함할 수 있겠지만, 역시 그 축은 「元祖 保守」로 일컬어지고 忠淸圈이라는 지역적 기반을 갖고 있는 金鍾泌 총재일 것이다.
그 「汎보수파 大결집」의 실현 형태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먼저 보수 이념을 매개로 연대한 뒤 주변에 떠도는 諸 세력들을 보수의 회오리 속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 될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같은 보수 大결집의 목표는 민주당 盧武鉉(노무현) 후보에 맞서기 위한 대항세력의 구축에 있으며, 보수파가 大결집하는 것만이 金大中(김대중) 정권의 연장과 「左派세력」의 집권을 막을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에 金鍾泌 총재를 둘러싸고 몇 가지 눈에 띄게 달라진 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한나라당 李會昌(이회창) 후보에 대한 金총재의 적대감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李元鐘(이원종) 충북지사 탈당 사건 이후 金총재는 李會昌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李會昌씨가 대통령이 못 되도록 하는 데 두 발 벗고 앞장서겠다』고 분개해 왔다. 金총재는 또 여러 언론 인터뷰와 연설에서 李총재를 「狹量(협량)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그런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평가해 왔다.
한나라당의 金총재에 대한 태도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중진·소장파 할 것 없이 金 총재를 찾아가 깍듯이 인사를 하면서 친근감을 표시하고, 『우리 黨 총재로 와 주십시오』라며 공개적으로 말하는 일은, 아무리 농담 인사라고 하더라도 불과 몇 주 전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辛卿植(신경식) 의원은 金총재에게 『총재로 와 달라』는 의원들의 말을 받아, 『그게 우리 黨의 黨論입니다』고까지 했는데, 충북 출신인 辛의원은 李元鐘 충북지사의 탈당을 기획한 장본인으로 정치권에 알려져 있다. 金총재는 이 광경이 벌어졌던 4월8일 자민련의 한 의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급하긴 급했군』
급하게 된 것은 한나라당만이 아니라 金총재 자신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盧武鉉 바람」은, 그 돌풍의 징후조차 예보되기 이전부터 「保革(보혁)구도」로의 정계개편론을 펴왔던 金총재 자신마저 예상 못 했던 일이었다.
金총재는 4월12일 한나라당 徐淸源 의원을 만나 『保革구도는 필연』이라고 했다. 그 전 기자간담회에서는 『보수와 혁신이 서로 갈라서 대결하고 상호견제, 交互(교호)하는 것은 하나의 역사적 合법칙성이다』면서 『 保革구도로의 정계개편을 거부하는 것은 역사의 법칙을 어기는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이 말 뒤에 金총재는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이 역사적 법칙을 잘 생각해 행동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中道」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보수와 혁신 양쪽에 다리를 걸치고 눈치를 보는 정치인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에 별 異見이 없었다. 이 말은 특히 李會昌 후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받아들였다.
『盧武鉉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
金총재로서는 이제 더 이상 지엽적 정치이해 타산이 아닌, 좀더 原論的인 방향을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그의 한 측근의원은 말했다. 그것은 현실이 이렇게 된 이상, 올해 大選에서는 이념과 노선을 중심으로 한 保革대결만이 「급진세력의 국가장악」을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며, 그 자신은 이 대결구도 속에서 보수의 울타리(중심이 아니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金총재의 결심은 한나라당 崔秉烈(최병렬) 후보와 徐淸源(서청원) 의원 등과의 잇단 회동에서 나타났다.
민주당 大選후보 경선에서 치열한 이념공방을 벌여오던 李仁濟(이인제)와 盧武鉉의 대결이 盧武鉉의 승리로 사실상 끝나가던 시점, 金총재는 그의 한 측근인사에게 『盧武鉉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측근인사는 『盧武鉉에 대한 JP의 인식은, DJ(金大中 대통령)와의 결별과 같은 선상이다. 정치적 이해타산이라기보다는 본질적으로 이념투쟁의 결과』라고 부연했다.
이제 남은 것은 金총재가 이번 大選에서 「어디로」 가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정한 길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의 큰 變數가 남아 있다.
첫째는 한나라당의 黨內 大選후보 競選구도이다. 일단 李會昌·崔秉烈의 「保守후보群」 對 李富榮(이부영)의 「진보파」 간의 대결양상을 보이는 한나라당의 競選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또 李會昌 對 崔秉烈 두 사람의 「保守 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가 문제이다.
다만 누가 후보가 되든 한나라당이 도입키로 한 집단지도체제는 앞으로 金총재와의 연대에 연결고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집단지도체제 內에서는 黨內 논의구조상 어느 한 사람의 政見이 黨論을 좌지우지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각제적 요소를 黨 강령과 정책에 도입하는 데 좀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變數는 민주당 大選후보 競選 이후 分派(분파)가능성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李仁濟 후보가 경선 후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할지와 직결된 문제이다. 李仁濟 후보는 盧武鉉 후보와의 이념공방 과정에서 그동안 숨겨져 있던 실체가 드러났으며, 자신이 保守임을 국민에게 확인시켰다.
한 때 李仁濟가 大選후보가 되는 민주당과의 連帶 내지 合黨까지도 검토했던 金총재는, 그 과정은 어렵겠지만 李후보를 汎보수연대의 틀 속에 끌어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金총재는 최근 사석에서 『李仁濟 의원이 盧武鉉의 이념문제를 대담하게 제기하는 것을 보고 李의원을 再평가하게 되었다. 李의원이 이기적인 계산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 盧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를 느낀 때문이 아니겠는가』고 말했다고 한다.
5월 초, JP의 선택과 역할 선명해질 것
朴槿惠 의원이 추진중인 新黨(신당)은 현재의 국면에서 판단할 때 현실적 정치세력으로는 미미한 「미니 정당」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朴의원에 대한 지지도는 한나라당을 탈당(2월28일)하던 시점의 20% 대에서는 다소 떨어졌지만 아직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15%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그가 金鍾泌 총재와는 인척관계(사촌처제)이자 朴正熙 前 대통령의 장녀라는 점 때문에 그는 우리나라 보수층의 정신적 고향과 연결되어 있다.
朴의원의 新黨은 4월 말을 전후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은 민주당의 競選이 종료되고, 한나라당의 후보구도가 가닥을 잡아가는 시점이다. 이번 大選을 통해 자신의 정치인생의 大尾(대미)를 마무리하겠다는 金총재의 선택과 역할이 좀더 선명하게 국민 앞에 노출되는 시점도 4월 말~5월 초가 될 것이다. 입만 열면 늘 『조국의 앞날이 걱정돼 잠을 이룰 수 없다』며, 『하루종일 大地를 달군 태양이 서녘하늘을 벌겋게 물들이며 지듯이 그렇게 모든 것을 불태우고 정치인생을 마감하겠다』던 이 老政客(노정객)의 결의가 어떻게 현실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