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鎔 碩 단국大 교수
韓民族 위에 「金日成 民族」이 있다
북한은 남북통일에 관해 언급할 때마다 「민족」을 앞세우고 강조한다. 북한은 통일의 기본 원칙으로 「전민족 대단결 10大 강령」, 「민족 대단결 5大 방침」, 「자주·평화·민족 통일 3大 원칙」 등 「민족」을 부각시킨다. 북한은 남한 적화를 위해 동족살상의 6·25 기습 남침을 자행해 놓고서도 그것을 「민족해방전쟁」이라고 부른다. 북한은 1970년 11월 5차 노동당 대회를 열고 적화통일 전략으로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혁명」을 공식채택하기도 하였다. 「汎민족대회」니 「全민족대회」니 하며 통일과 관련된 대회에도 「민족」이란 말은 빠지지 않는다. 적화통일 해외 전위대로서도 「조국통일 汎민족연합」, 「조국통일 汎민족청년학생연합」 등 「민족」을 반드시 끼워 넣는다.
이렇듯 북한의 「민족」 외침을 듣다 보면 북한은 韓民族의 전통을 이어받았고, 민족의 순수성을 보존하려는 민족세력으로 착각케 된다. 하지만 북한이 민족을 내세우는 까닭은 남한 주민들을 적화혁명의 대열로 꼬여내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한 것이다. 북한이 말하는 「민족」은 남한에서 생각하는 순수한 韓民族을 뜻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북한의 민족은 유산계급을 적으로 삼고 「민족 자주」를 앞세워 駐韓미군을 철수시킨 다음 남한을 적화하기 위한 속임수의 전술 용어에 불과하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처럼 공산당에는 민족보다 계급 투쟁이 앞선다.
북한은 1998년 수정된 헌법 서문에서 金日成을 「민족의 태양」이라고 명문화하였다. 한민족 위에는 金日成 민족이 있다는 뜻이고, 실제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金日成 민족」이란 단어를 거침없이 내뱉기도 한다. 또한 북한은 헌법 서문을 통해 죽은 金日成을 「영원한 주석으로 높이 모시며 金日成 동지의 사상과 업적을 옹호 고수하고 계승, 발전시켜 주체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여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적화혁명을 「끝까지 완성」하겠다는 헌법조항인 것이다.
햇볕정책 비판하면 反민족적?
1950년 북한은 6·25 기습 남침을 감행하여 남한 적화를 완성하려다 미군의 반격으로 미수에 그쳤다. 그후 북한은 주한 미군이 철수해야만 적화혁명을 「끝까지 완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주한미군 철수에 초점을 맞추었다. 걸핏하면 토해 내는 「민족」이란 단어는 바로 주한미군 철수를 「민족 자주」란 이름으로 정당화하기 위한 전술용어인 것이다.
5차 黨대회에서 채택한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혁명」이라는 것도 미군 철수와 적화목적으로 고안된 똑같은 속임수이다. 「민족해방」이란 남한을 美 제국주의 식민지배에서 해방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인민민주주의」란 남한內 被압박계급들이 혁명 주체로서 자본주의 체제를 전복시키고 無産계급에 의한 「인민정권」을 수립하는 계급혁명을 말한다.
이처럼 북한은 「민족」을 주한미군 철수와 자본주의 체제 전복을 정당화하기 위한 위장된 용어로 악용하며 남한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그런데도 남한에서는 「민족」이란 단어가 분별없이 그리고 경계심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어 불안하기 그지 없다. 무분별한 「민족」 용어 남용이 북한의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혁명」 전술에 놀아나는 것은 아닌지 지극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2001년 9월 林東源(임동원) 통일부 장관의 해임결의안이 국회에서 의결되자 민주당의 몇몇 의원들은 해임안 채택이 통일과 민족의 화해를 방해하고 「反민족적」 행위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의원을 지낸 趙洪奎(조홍규)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금강산 관광비로 지불하는 남북협력기금 900억원이 「민족의 제단 앞에 헌금」하는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2001년 8월 이른바 「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남한 측 통일연대 소속의 한 사람은 「全민족 대단결로 조국통일 이룩하자」는 글을 방명록에 남기기도 했다. 金日成 生家(만경대)를 방문한 또 다른 통일연대 소속원은 만경대 정신은 「민족정신을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밖에 金大中 정부의 對北 퍼주기, 끌려다니기, 비위맞추기 등을 비판하게 되면, 일부 햇볕정책 지지세력은 그것을 「反민족」, 「反통일」, 「수구세력」, 「극우보수」 등으로 몰아붙이기 일쑤다. 「反민족」 행위란 뜻이다.
金大中 대통령은 2000년 10월 『지금은 통일 교육 시대가 아니라 민족교육 시대』라고 밝힘으로써 통일의 前 단계로서 민족의식 고취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對北강경 발언과 관련, 『7000만 민족을 전쟁의 위협 앞에 놓이게 해선 안 된다』고 경고함으로써 민족 생존을 강조했다.
세금을 많이 거두는 것도 통일을 위해서
심지어 세금을 많이 거두는 것이 통일을 위해서라는 주장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安正男 국세청장은 취임 직후 동작동 국립묘지를 방문하여 방명록에 「통일財源을 마련하겠다」고 적었고, 야당이 이 대목을 추궁하자 그는 『세금을 많이 거둬야 통일財源도 마련하는 것』이라고 당당히 응수하였다.
통일에 관한 한 민족이 기본이 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남한이 통일을 「꿈에도 소원」이라고 노래하는 연유도 핏줄을 나눈 같은 민족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東西獨, 베트남과 월맹, 南예멘과 北예멘, 오스트리아 등이 모두 통일을 이루게 된 것도 민족을 바탕으로 했다. 민족통일에 대한 염원 표출로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면서도 지금 남북한 통일에 있어서 「민족」보다 더 소중한 게 있음을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생활양식과 삶의 가치 체계로서 「자유 민주」이다. 아무리 민족이 소중하다고 해도 민족을 빈곤과 탄압으로 짓밟는 1人 우상화 체제로 통일해서는 절대 안 되기 때문이다.
민족이 중요하다고 해서 자유와 번영을 박탈당하느니 차라리 기다리는 편이 훨씬 낫다. 분단된 민족이 공산독재 체제로 통일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교훈은 베트남 공산화 통일을 통해 실증되었고, 통일은 반드시 자유민주 체제로 관철되어야만 한다는 사례는 東西獨 통일을 통해 확인되었다.
東西獨 분단과 통일 과정을 지켜본 독일의 20세기 知性 위르겐 하버마스 교수는 통일과 관련, 「민족」보다 「민주」가 더 소중한 것이라고 갈파했다. 그는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도 있다는 태도는 위험하다』며 통일지상주의를 거부하였다. 그는 『민주 시민이 민족공동체의 구성원인 種族(종족)보다 우선권을 지녀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민족」보다 「자유 민주」가 통일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만 사람들도 중국과의 통일 문제를 놓고 「민주」가 「민족」보다 우선함을 솔직히 피력한다. 한 대만인은 통일에 관해 대만인의 진솔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는 국제화 시대에 살고 있으며 우리와 같은 삶의 가치체계와 생활양식을 누리는 사람들과 함께 살기를 원한다』고 했다. 대만과 같은 자유 민주 생활을 영위하는 자유국가와 통일해야지 中國과 같은 공산당 독재국가와는 통일할 수 없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그는 『여기 대만인들은 지금 中國의 일부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일본이나 미국의 일부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실토하였다.
그런 데도 근년 남한에서는 집권층에서부터 일부 통일단체들에 이르기까지 생활양식과 삶의 가치체계로 「자유 민주」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일절 말이 없고, 「통일」과 「민족」만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통일 접근에서의 가치관 전도임이 분명하며 북한의 적화 속임수에 맞장구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北이 민족을 사랑한다면 행동으로 보여야
통일에 관한 한 자유시민이 양보하거나 탈취당해서는 안 될 대목이 있다. 그것은 「민주」이다. 남한의 민주 시민들은 「민족」도 소중하지만 「자유 민주」를 빼앗길 수 없다는 데서 「자주」와 「민족」을 앞세운 붉은 속임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북한이 입만 열면 「민족, 민족」 할 정도로 진정 민족을 그토록 소중히 여긴다면 구호로만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북한이 민족을 그토록 소중히 여긴다면 동족살생의 6·25 남침을 자행하지 말았어야 했고, 그후 이산가족 상봉과 자유왕래를 위해 기꺼이 나섰어야 했다. 북한은 울진·삼척 게릴라 침투를 통한 양민 학살, 아웅산 묘소 폭파 학살, 대한항공 KAL 858기 공중폭파 학살, 끊임없는 무장간첩 침투 등을 자행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 북한한테서 민족의 따뜻한 체온을 기대할 수는 없다.
북한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했던 독일인 의사 노베르트 폴러첸 박사가 규정했듯이 북한은 「지상의 지옥」임이 분명하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말대로 북한 정권은 「惡의 軸」임을 부인할 수 없다. 韓民族의 지옥이요, 惡의 정권이다.
북한 정권은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조차 성분별로 분류하여 수십만 명을 수용소에 가두고 병들어 죽게 하며 냉혹히 공개처형까지 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수백만 명의 동포들을 굶겨 죽이고 있다. 북한 정권은 개혁 개방에 나서게 되면 주민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데도 金正日 1人 우상체제만을 위해 개방을 거부하고 있는 反민족적 정권이다. 이런 정권에서 민족애의 발현을 기대할 수는 없다.
지금도 독일인들은 아돌프 히틀러를 증오하고 있다. 히틀러는 게르만 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우면서 「제3제국」 건설을 위해 독일인들의 자유와 민권을 유린하였고 전쟁으로 몰고 갔으며,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자초하였다. 마치 金日成이 「민족해방」이란 야욕 아래 6·25 남침을 자행한 것과 같았다.
지금까지 독일인들은 민족의 불행을 빚어 낸 히틀러를 증오하고 배척한다. 그가 죽은 지 60년이 가깝도록 독일인들은 그의 잔당을 색출하여 처벌하는 일을 중단치 않고 있다. 히틀러에 대한 독일인들의 혐오와 분노는 「민족」을 내세운 독재자의 狂氣(광기)가 얼마나 동족에게 고통과 불행을 가져왔는지를 증언한다.
같은 맥락에서 북한이 표방하는 「민족」 또한 순수 민족애에 바탕한 것이 아니고, 단지 1人 우상체제와 계급투쟁 그리고 남한 적화를 위한 것으로서 狂氣 서린 속임수의 전술용어임이 명백하다. 한국은 더 이상 거기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 진심으로 민족을 사랑하는 한국 사람이라면 「민족의 태양」이라는 金日成과 그의 아들 金正日의 비위만을 맞추려 해서는 안 되고 2200만 북한 동포의 인권과 민주화부터 생각해야 한다. 당장 북한을 향해 「민족」보다는 「민주」가 더 절실함을 외쳐야 한다.●
북한은 남북통일에 관해 언급할 때마다 「민족」을 앞세우고 강조한다. 북한은 통일의 기본 원칙으로 「전민족 대단결 10大 강령」, 「민족 대단결 5大 방침」, 「자주·평화·민족 통일 3大 원칙」 등 「민족」을 부각시킨다. 북한은 남한 적화를 위해 동족살상의 6·25 기습 남침을 자행해 놓고서도 그것을 「민족해방전쟁」이라고 부른다. 북한은 1970년 11월 5차 노동당 대회를 열고 적화통일 전략으로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혁명」을 공식채택하기도 하였다. 「汎민족대회」니 「全민족대회」니 하며 통일과 관련된 대회에도 「민족」이란 말은 빠지지 않는다. 적화통일 해외 전위대로서도 「조국통일 汎민족연합」, 「조국통일 汎민족청년학생연합」 등 「민족」을 반드시 끼워 넣는다.
이렇듯 북한의 「민족」 외침을 듣다 보면 북한은 韓民族의 전통을 이어받았고, 민족의 순수성을 보존하려는 민족세력으로 착각케 된다. 하지만 북한이 민족을 내세우는 까닭은 남한 주민들을 적화혁명의 대열로 꼬여내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한 것이다. 북한이 말하는 「민족」은 남한에서 생각하는 순수한 韓民族을 뜻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북한의 민족은 유산계급을 적으로 삼고 「민족 자주」를 앞세워 駐韓미군을 철수시킨 다음 남한을 적화하기 위한 속임수의 전술 용어에 불과하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처럼 공산당에는 민족보다 계급 투쟁이 앞선다.
북한은 1998년 수정된 헌법 서문에서 金日成을 「민족의 태양」이라고 명문화하였다. 한민족 위에는 金日成 민족이 있다는 뜻이고, 실제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金日成 민족」이란 단어를 거침없이 내뱉기도 한다. 또한 북한은 헌법 서문을 통해 죽은 金日成을 「영원한 주석으로 높이 모시며 金日成 동지의 사상과 업적을 옹호 고수하고 계승, 발전시켜 주체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여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적화혁명을 「끝까지 완성」하겠다는 헌법조항인 것이다.
햇볕정책 비판하면 反민족적?
1950년 북한은 6·25 기습 남침을 감행하여 남한 적화를 완성하려다 미군의 반격으로 미수에 그쳤다. 그후 북한은 주한 미군이 철수해야만 적화혁명을 「끝까지 완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주한미군 철수에 초점을 맞추었다. 걸핏하면 토해 내는 「민족」이란 단어는 바로 주한미군 철수를 「민족 자주」란 이름으로 정당화하기 위한 전술용어인 것이다.
5차 黨대회에서 채택한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혁명」이라는 것도 미군 철수와 적화목적으로 고안된 똑같은 속임수이다. 「민족해방」이란 남한을 美 제국주의 식민지배에서 해방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인민민주주의」란 남한內 被압박계급들이 혁명 주체로서 자본주의 체제를 전복시키고 無産계급에 의한 「인민정권」을 수립하는 계급혁명을 말한다.
이처럼 북한은 「민족」을 주한미군 철수와 자본주의 체제 전복을 정당화하기 위한 위장된 용어로 악용하며 남한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그런데도 남한에서는 「민족」이란 단어가 분별없이 그리고 경계심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어 불안하기 그지 없다. 무분별한 「민족」 용어 남용이 북한의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혁명」 전술에 놀아나는 것은 아닌지 지극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2001년 9월 林東源(임동원) 통일부 장관의 해임결의안이 국회에서 의결되자 민주당의 몇몇 의원들은 해임안 채택이 통일과 민족의 화해를 방해하고 「反민족적」 행위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의원을 지낸 趙洪奎(조홍규)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금강산 관광비로 지불하는 남북협력기금 900억원이 「민족의 제단 앞에 헌금」하는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2001년 8월 이른바 「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남한 측 통일연대 소속의 한 사람은 「全민족 대단결로 조국통일 이룩하자」는 글을 방명록에 남기기도 했다. 金日成 生家(만경대)를 방문한 또 다른 통일연대 소속원은 만경대 정신은 「민족정신을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밖에 金大中 정부의 對北 퍼주기, 끌려다니기, 비위맞추기 등을 비판하게 되면, 일부 햇볕정책 지지세력은 그것을 「反민족」, 「反통일」, 「수구세력」, 「극우보수」 등으로 몰아붙이기 일쑤다. 「反민족」 행위란 뜻이다.
金大中 대통령은 2000년 10월 『지금은 통일 교육 시대가 아니라 민족교육 시대』라고 밝힘으로써 통일의 前 단계로서 민족의식 고취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對北강경 발언과 관련, 『7000만 민족을 전쟁의 위협 앞에 놓이게 해선 안 된다』고 경고함으로써 민족 생존을 강조했다.
세금을 많이 거두는 것도 통일을 위해서
심지어 세금을 많이 거두는 것이 통일을 위해서라는 주장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安正男 국세청장은 취임 직후 동작동 국립묘지를 방문하여 방명록에 「통일財源을 마련하겠다」고 적었고, 야당이 이 대목을 추궁하자 그는 『세금을 많이 거둬야 통일財源도 마련하는 것』이라고 당당히 응수하였다.
통일에 관한 한 민족이 기본이 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남한이 통일을 「꿈에도 소원」이라고 노래하는 연유도 핏줄을 나눈 같은 민족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東西獨, 베트남과 월맹, 南예멘과 北예멘, 오스트리아 등이 모두 통일을 이루게 된 것도 민족을 바탕으로 했다. 민족통일에 대한 염원 표출로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면서도 지금 남북한 통일에 있어서 「민족」보다 더 소중한 게 있음을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생활양식과 삶의 가치 체계로서 「자유 민주」이다. 아무리 민족이 소중하다고 해도 민족을 빈곤과 탄압으로 짓밟는 1人 우상화 체제로 통일해서는 절대 안 되기 때문이다.
민족이 중요하다고 해서 자유와 번영을 박탈당하느니 차라리 기다리는 편이 훨씬 낫다. 분단된 민족이 공산독재 체제로 통일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교훈은 베트남 공산화 통일을 통해 실증되었고, 통일은 반드시 자유민주 체제로 관철되어야만 한다는 사례는 東西獨 통일을 통해 확인되었다.
東西獨 분단과 통일 과정을 지켜본 독일의 20세기 知性 위르겐 하버마스 교수는 통일과 관련, 「민족」보다 「민주」가 더 소중한 것이라고 갈파했다. 그는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도 있다는 태도는 위험하다』며 통일지상주의를 거부하였다. 그는 『민주 시민이 민족공동체의 구성원인 種族(종족)보다 우선권을 지녀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민족」보다 「자유 민주」가 통일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만 사람들도 중국과의 통일 문제를 놓고 「민주」가 「민족」보다 우선함을 솔직히 피력한다. 한 대만인은 통일에 관해 대만인의 진솔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는 국제화 시대에 살고 있으며 우리와 같은 삶의 가치체계와 생활양식을 누리는 사람들과 함께 살기를 원한다』고 했다. 대만과 같은 자유 민주 생활을 영위하는 자유국가와 통일해야지 中國과 같은 공산당 독재국가와는 통일할 수 없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그는 『여기 대만인들은 지금 中國의 일부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일본이나 미국의 일부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실토하였다.
그런 데도 근년 남한에서는 집권층에서부터 일부 통일단체들에 이르기까지 생활양식과 삶의 가치체계로 「자유 민주」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일절 말이 없고, 「통일」과 「민족」만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통일 접근에서의 가치관 전도임이 분명하며 북한의 적화 속임수에 맞장구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北이 민족을 사랑한다면 행동으로 보여야
통일에 관한 한 자유시민이 양보하거나 탈취당해서는 안 될 대목이 있다. 그것은 「민주」이다. 남한의 민주 시민들은 「민족」도 소중하지만 「자유 민주」를 빼앗길 수 없다는 데서 「자주」와 「민족」을 앞세운 붉은 속임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북한이 입만 열면 「민족, 민족」 할 정도로 진정 민족을 그토록 소중히 여긴다면 구호로만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북한이 민족을 그토록 소중히 여긴다면 동족살생의 6·25 남침을 자행하지 말았어야 했고, 그후 이산가족 상봉과 자유왕래를 위해 기꺼이 나섰어야 했다. 북한은 울진·삼척 게릴라 침투를 통한 양민 학살, 아웅산 묘소 폭파 학살, 대한항공 KAL 858기 공중폭파 학살, 끊임없는 무장간첩 침투 등을 자행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 북한한테서 민족의 따뜻한 체온을 기대할 수는 없다.
북한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했던 독일인 의사 노베르트 폴러첸 박사가 규정했듯이 북한은 「지상의 지옥」임이 분명하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말대로 북한 정권은 「惡의 軸」임을 부인할 수 없다. 韓民族의 지옥이요, 惡의 정권이다.
북한 정권은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조차 성분별로 분류하여 수십만 명을 수용소에 가두고 병들어 죽게 하며 냉혹히 공개처형까지 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수백만 명의 동포들을 굶겨 죽이고 있다. 북한 정권은 개혁 개방에 나서게 되면 주민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데도 金正日 1人 우상체제만을 위해 개방을 거부하고 있는 反민족적 정권이다. 이런 정권에서 민족애의 발현을 기대할 수는 없다.
지금도 독일인들은 아돌프 히틀러를 증오하고 있다. 히틀러는 게르만 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우면서 「제3제국」 건설을 위해 독일인들의 자유와 민권을 유린하였고 전쟁으로 몰고 갔으며,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자초하였다. 마치 金日成이 「민족해방」이란 야욕 아래 6·25 남침을 자행한 것과 같았다.
지금까지 독일인들은 민족의 불행을 빚어 낸 히틀러를 증오하고 배척한다. 그가 죽은 지 60년이 가깝도록 독일인들은 그의 잔당을 색출하여 처벌하는 일을 중단치 않고 있다. 히틀러에 대한 독일인들의 혐오와 분노는 「민족」을 내세운 독재자의 狂氣(광기)가 얼마나 동족에게 고통과 불행을 가져왔는지를 증언한다.
같은 맥락에서 북한이 표방하는 「민족」 또한 순수 민족애에 바탕한 것이 아니고, 단지 1人 우상체제와 계급투쟁 그리고 남한 적화를 위한 것으로서 狂氣 서린 속임수의 전술용어임이 명백하다. 한국은 더 이상 거기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 진심으로 민족을 사랑하는 한국 사람이라면 「민족의 태양」이라는 金日成과 그의 아들 金正日의 비위만을 맞추려 해서는 안 되고 2200만 북한 동포의 인권과 민주화부터 생각해야 한다. 당장 북한을 향해 「민족」보다는 「민주」가 더 절실함을 외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