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당 조직지도부 65과, 북한정권 친위조직 호위대원 선발 전담…기쁨조도 일부 선발
⊙ 6課는 약대상·측대상·호위대원·기술일꾼 선발, 5課는 독신여성·측대상만 선발
⊙ 19~23세의 젊은 여성인 측대상은 계란형의 얼굴, 눈꼬리까지 봐…김일성·김정일 수발까지 들어
⊙ 약대상, 당 지도부나 청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중앙 청사內 타자·컴퓨터·서기·교환수 업무
⊙ 6課는 약대상·측대상·호위대원·기술일꾼 선발, 5課는 독신여성·측대상만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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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대상, 당 지도부나 청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중앙 청사內 타자·컴퓨터·서기·교환수 업무
- 평양 노동당사 앞에서 진행 중인 노동당 창당기념 군사 퍼레이드. 노동당 조직지도부 65과는 북한 정권 친위대인 호위대원 선발을 전담한다.
2011년 한국 땅을 밟은 서민철(45)씨는 1996년 노동당 가입 후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신의주 시당(市黨) 5과(課)·6과에서 당 지도원으로 근무했다. 5·6과의 업무는 북한정권에서 특별임무를 수행하는 일꾼들을 선발하는 일이다. 이 부서의 상위조직은 중앙당 조직지도부 65과이다.
당 조직지도부 65과가 선발하는 특임요원들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친위대인 호위총국 호위대원을 비롯해 특각(특별별장) 및 초대소의 관리업무원, 김정일·김정은의 최측근을 위한 연회장의 봉사업무원(주방·청소원 등), 외국 대통령이 오면 묵는 대통령궁(호텔)의 관리요원 등이다. 생전(生前) 김정일(金正日)의 성적 노리개 역할을 했던 기쁨조도 일부 선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당 조직지도부 65과는 산하 세부 조직(도당·시당·군당·구역당의 5·6과)이 선발한 요원들을 교육, 관리하는 총괄부서이다.
서민철씨는 《月刊朝鮮》과 《북한개혁방송(대표 김승철)》의 탈북자 심층인터뷰에서 “과거에는 5과와 6과에 발탁되는 일 자체가 큰 영광이었는데 최근 들어 인기가 많이 낮아졌다”면서도 “호위대원 등 일부 요원들의 경우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씨를 통해 북한정권의 핵심 인력을 선발하는 기준과 절차를 알아봤다. 이 업무를 총괄하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65과와 하부 조직 5·6과의 특임요원 선발 실태를 정리했다.
중앙당 65課와 산하 기관당 5·6課의 조직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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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대원의 밀착경호 받고 있는 김정은. 근거리 경호모습은 김정일 시절에는 흔치 않았던 장면이다. |
중앙당 조직지도부 65과 예하에 12개 과가 있다. 12개 과는 노동당 산하 도당(道黨), 시당(市黨), 군당(郡黨), 구역당의 5과와 6과에서 선발한 사람들을 중앙당 차원에서 특별 관리한다. 예를 들어 5·6과가 선발한 사람들을 ‘장군님’ 접대부, 장군님 저택 화초관리원, 정부청사 타자수 등으로 보내는 일을 하는데 일의 중요도에 따라 김정일에게 직접 사진을 보이기도 했다. 이 업무는 지금의 김정은 체제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도당의 경우 ‘간부5과’에 부부장 1명과 부원 2명이 있고 시·군당 5과에는 부부장 1명과 지도부원 1명이 있다. 과거에는 간부5과가 과장제였지만 2002년 김정일 친필 지시문에 의해 반급(半級) 승격돼 부부장제로 바뀌었다.
2002년 무렵 5·6과 선발지도 요강이 유출된 적이 있었다. 누군가가 돈을 받고 요강 문건을 팔아넘긴 것이다. 그 일로 김정일 친필 지시문이 하달됐다. 주요 내용은 “지금 불순분자들이 5과, 6과 선발대상을 침투시켜 혁명의 수뇌부를 노린다. 해당 기관당 내에서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남한의 국정원이 5과, 6과 선발 대상자들을 미리 접근 포섭해 그들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청사 배치도, 연락체계 등이 흘러나가 간첩에게 노출되고 있다는 경고였다. 그래서 독립부서였던 조직부 간부5과와 6과를 비밀엄수를 위해 해산시키고 간부과를 부부장제로 승격시킨 후 일반 5과, 6과(과장제)를 통합했다.
5課가 선발하는 독신여성
매년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65과는 호위대원 선발과 관련해 도당에 지령을 내린다. 예를 들어 ‘함북도당에 5과 대상으로 ○○명을 선발하고 6과 대상으로 ○○명을 선발하라’고 지시한다. 지시를 받은 도당은 다시 산하 각 시·군별로 이유 불문하고 선발한다.
5과에서 선발하는 대상은 두 가지다. 첫째는 ‘독신여성’(결혼했지만 남편이 없는 여성)으로 30~42세 여성 중에 뽑는다. 가령 ‘봉사일꾼으로 일할 독신여성 6명을 선발하라’고 하면 하부조직에 할당량을 분할해 준다. 그러면 도급(道級) 공장이나 시급(市級) 공장 등에서 대상자를 뽑아낸다. 그렇게 모인 사람이 20명이라면 그중에 6명을 선발해 중앙에 명단을 올린다. 독신여성 선발의 경우 날짜에 관계없이 1년에 한 번 선발 지시가 떨어지는데 대체로 12명 정도 선발한다. 일단 지시가 떨어지면 8개월 안에 모든 절차를 끝내야 한다.
선발할 때는 대상자들의 건강상태는 물론 외모(피부색 등), 가족사에 대해 모두 확인한다. 기본적으로 키 162cm 이상이어야 하고 (몸무게 기준은 없지만) 건강상태가 양호해야 한다. 또 얼굴색이 하얀색에 가깝지만 너무 하얗거나 어두워도 안 되고 몸에 상처나 자국이 있어서도 안 된다. 독신여성 선발의 경우 이미 결혼했던 여성 중 남편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성경험 유무는 크게 보지 않는다. 다만 남편이 교화를 갔거나, 가정이 파탄 났거나(이혼 등), 불륜이 있거나, 남편이 없는 상태에서 동거남이 있는 경우는 안 된다. 가족관계도 조사를 하는데 해당 여성의 부모를 포함, 직계 4촌과 처남까지 확인한다. 그 밖에 죽은 남편의 직계도 확인한다.
일단 중앙당으로 명단이 보고되면 곧바로 교육에 들어간다. 약 2년 동안 교육을 받은 후에 배치되는데 중앙당 65과의 분할과가 이 업무를 담당한다. 여기서 독신여성들의 취미, 성격을 고려해 세 곳으로 배치시킨다. 첫 번째는 김일성·김정일 특각, 초대소의 관리일꾼으로 간다. 두 번째는 중앙당 귀빈실에서 일하게 되는데, 말하자면 김정일의 최측근들만을 위한 연회장의 봉사일꾼(주방일·청소 등)으로 가는 것이다. 세 번째는 외국 대통령이 오면 묵는 대통령궁에서 일한다. 직접 선발한 사람 중에 42세 때 뽑혀 52세에 제대한 여성이 있었는데 10년 동안 무슨 일을 했냐고 물어보니 다른 나라 대통령이 오면 묵는 대통령궁에서 피아노만 쳤다 했다고 한다.
5과든 6과든 일단 선발되면 기본 10여 년은 가족들과 연락조차 못하고 지낸다. 독신여성의 경우 자식이 있을 수 있는데, 선발되면 자식을 데려갈 수 없고 본인만 가야 한다. 이들 여성에 대한 대우는 괜찮은 편이다. 매년 국가 명절에 선물과 기념품을 받고 외국 손님들이 오면 보너스도 받는다. 보너스로 돈 대신에 값나가는 기념품을 받는다. 신발이며 옷가지, 고가(高價) 제품 등을 10년 동안 모으면 제대할 때쯤 상당한 양이 된다. 그렇게 받은 선물을 제대할 때 고스란히 들고 나와 시장에 팔아서 목돈을 마련한다.
선발된 독신여성의 가족들은 ‘5과 대상 가족’으로 분류된다. 이들 가족에게는 쌀도 공급해 주고 노동당 입당이나 학교, 직장문제도 당에서 돌봐 준다. 또 불법을 저질렀다고 해도 적당한 선에서 봐주며 병 치료도 우선적으로 보장해 준다.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절에도 이들은 형편이 괜찮았다.
성경험 여부까지 검사하는 19~23세의 ‘측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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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70회 생일이었던 2012년 2월 16일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군복 차림으로 참석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 장성택의 군복은 호위총국 복장으로 알려졌다. |
측대상의 경우 선발기준을 정리해 둔 별도의 모집요강이 있다. 100쪽 분량의 선발요강에는 키, 얼굴색, 출신성분 등의 특별기준이 있다. 측대상의 경우 키 162cm 이상 되는 여성으로 얼굴은 계란형이어야 하고 눈꼬리가 올라가지 않고 가지런해야 한다. 얼굴색이 너무 희면 안 되고 몸에 상처가 있어도 안 된다. 이마에서 눈 사이 치수도 정해져 있다. 기본적으로 요강 내용을 모두 암기하고 있어야 하겠지만, 많이 하다 보면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 감이 생긴다.
선발대상의 출신성분을 조사할 때는 직계가족은 8촌까지, 외촌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삼촌들까지 조사한다. 과거에는 반드시 아버지가 당원이어야만 측대상으로 선발될 자격이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반동도 아니고 간첩도 아닌데 입당을 안 했다고 떨어뜨리는 것이 너무하다는 얘기가 있어서 2002년 8월 당원이 아닌 아버지의 자녀라도 선발할 수 있다는 지시가 내려왔다.
측대상 선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바로 성경험 유무이다. 측대상 후보들은 도(道) 단위 병원에서 피검사 등 각종 질병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본인뿐 아니라 가족병력도 모두 조사한다.
측대상 후보들이 도 단위 병원에 가면 원장과 초급 당비서가 동행해 검진과로 간다. 검진과에서는 4~5명이 검사를 맡는다. 도 병원에서 검사가 끝나면 북한 내 최고 진료기관인 봉화진료소가 다시 정밀검사를 한다. 봉화진료소는 측대상 후보들을 나체 상태로 검사한다. 몸에 있는 상처와 성경험 여부도 검사한다. 처녀막이 파열됐는지를 검사하는데, 운동을 많이 해서 자연적으로 파열된 것은 문제 삼지 않지만 성경험으로 인해 파열된 것은 불합격처리 한다. 성경험 유무 검사에 걸려 탈락하는 여성들이 많은 편이다.
사람을 선발하는 작업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 막판에 가서 탈락하면 난감할 때가 많다. 한번은 성경험 여부를 검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부부장에게 물어본 일이 있었다. 부부장은 “전국 단위로 5과를 통해 선발된 여성들이 평양에 모인다. 한마디로 북조선에서 가장 예쁜 여자들이다. 그런데 연애나 성경험이 있으면 외로움 때문에 그곳 생활을 견디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불륜이나 임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만일 고위급 청사 안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그것 자체가 (김정일) 장군님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에 성경험 유무를 철저히 검사한다”고 말했다.
국가가 나서 결혼시키는 측대상 여성들
측대상으로 선발된 여성은 중앙당 65과에서 3년 동안 교육을 받고 난 후 현장에 배치된다. 최종 배치를 받을 때에는 이들 여성의 사진을 김정일에게 직접 보여주고 확인 서명을 받았다.
측대상이 배치되는 곳은 다양하다. 5과 측대상으로 뽑혀 평양으로 올라간 한 여성의 말에 따르면, 3년 동안 교육받은 후 김일성(金日成) 저택 화초관리원로 배치됐다고 한다. 저택 화초관리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수령님의 저택에 있는 화초를 가꾸는 일”이라고 했다. 이 여성의 경우, 생전 김일성이 별명을 지어 줬는데 몽실몽실하게 생겼다고 해서 김일성이 ‘우리 몽실이’라고 직접 불렀다고 한다. 그 여자의 집에 간 적이 있는데 김일성의 저택 사진이 벽에 걸려 있었다. 김일성이 저택 정원에서 겉옷을 벗고 내의(內衣) 바람으로 이 여자와 같이 안고 찍은 사진과 정원을 가꾸는 사진 등이 있었다. 이 밖에 식당근무, 저택관리, 잠자리관리 등 잡다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
측대상은 나이 30세가 되면 제대를 시킨다. 이들 중에는 국가 주선으로 결혼을 한 후 봉사일꾼으로 근무하는 사람도 있다. 국가에 의해 결혼을 하지 않으면 도당, 시당 차원에서 결혼을 성사시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측대상 여성이 나이가 차 제대될 때가 되었다고 하면, 중앙당 65과가 나서 보위부 5과나 무력부 5과, 보안성 5과 등에 있는 총각들과 결혼시켜 준다. 결혼한 후에는 그 사람의 직무 또는 기술력에 따라 업무를 계속 부여하기도 한다.
측대상으로 일하다가 잘못을 저질러 지방으로 내려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흔히 기계설비를 맡고 있다가 사고를 냈거나 부정한 관계를 저지르는 등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을 때 지방으로 쫓겨난다. 이들이 지방으로 내려올 때는 중앙에서 관련 문건도 같이 내려온다. 그럴 경우 특별 교양대상으로 관리된다. 물론 교화소 등에 집어넣지는 않고 적당히 감시를 붙여 혁명작업을 다시 한다.
만기 근무를 한 후 지방으로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근무성적에 따라 좋은 보직을 받기도 한다. 2002년 무렵 인민무력부를 거쳐 당 5과로 넘어간 여성이 있었는데 만기가 돼 내가 맡고 있던 구역에 내려왔다. 그때 같이 내려온 지시문을 보니까 ‘당 선전일꾼으로 배치하라’는 것이었다. 도당이나 시당 내에는 12~13개의 과가 있는데 그중에서 생활지도과는 노른자위이다. 선전일꾼은 생활지도과 소속인데 중앙당에서 이 여성을 선전일꾼으로 배치하라는 것은 이 여자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5·6과의 지시사항은 당 지도지침의 첫 번째 사업이다. 5·6과 사업에 반대하거나 책임지지 못했을 경우에는 자신의 미래를 장담하지 못한다.
시집5과, 호위대원과 결혼 목적으로 6과가 선발하는 측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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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방북한 원자바오 당시 중국 총리를 환영하고 있는 북한 여성군인. 노동당 산하 도당, 시당, 군당 5과는 외국 대통령이 묵는 호텔에 근무하는 여성을 별도로 선발한다. |
약대상을 선발할 때도 기준이 있는데 키 160cm 이상, 중학교 졸업 여성으로 얼굴은 계란형이고 역시 몸에 상처가 없어야 한다. 눈꼬리가 절대로 올라가서는 안 되지만 측대상보다는 기준이 엄격하지 않다. 해마다 한 개 구역에 4~5명 정도 할당이 떨어지는데 한 개 도 전체로는 약 20명 정도 선발한다. 이들은 중학교 졸업 직전에 선발되는데 선정 후에는 곧바로 관리(교육)에 들어간다.
해마다 당 5과 선발담당 요원이 후보 학생들을 뽑기 위해 해당 학교를 방문한다. 선발담당자가 학교에 가면 교장·부교장(비서)이 이들을 수행한다. 이들은 각 반을 돌아다니며 “구역당에서 사람을 선발하러 왔다. 여기에 응하라”고 하면 전체 학생이 일어난다. 학생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며 눈에 들어오는 학생이 있으면 앞뒤 자태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괜찮다 싶으면 10명이든 20명이든 일단 찍어 놓는다.
후보군으로 선발한 학생들을 구역당으로 다시 부른다. 구역당에서는 초보적인 검사를 한다. 선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출신성분이다. 만약 어떤 여성이 선발조건을 100% 갖추었더라도 가족 중에 보위, 당, 안전 일꾼이 없다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절반은 출신성분에서 탈락한다.
신원조회는 당 조직부 간부3과가 맡고 있다. A후보의 큰아버지 현 사업실태 요해, 사촌 ○○ 당원 현 사업실태 등 대상자의 친인척까지 정밀검사를 한다. 선발인원과 관련해 중앙에서 5명을 뽑으라고 지시가 내려와도 10명 정도를 뽑아 여유 있게 올려 보낸다. 도당에서 중앙당으로 올라간 후에도 탈락자가 생기기 때문이다.
19세에 약대상으로 선발되면 26~27세가 될 때 제대를 한다. 약대상은 중앙청사 업무성원으로 일하기 때문에 김정일 일가(一家)나 권력층의 깊은 비밀을 아는 경우는 많지 않다.
6과도 19~23세 처녀들을 대상으로 측대상을 선발한다. 이들은 총각 호위대원이나 일반 근무요원과 결혼시키기 위해 뽑는다. 흔히 북한사회에서 말하는 ‘시집5과’라는 말은 결혼을 목적으로 6과가 선발하는 측대상을 의미한다. 호위대원 역시 중학교를 졸업할 때 선발하는데, 이들이 29세나 30세가 되면 장가를 보내줘야 한다. 그 대상이 6과가 선발하는 측대상인 것이다.
측대상은 직계7촌과 외가(外家) 직계까지 조사한다. 키는 160cm 이상이어야 하고 남산진료소 또는 봉화진료소에서 성경험 유무 검사를 한다. 이렇게 선발된 측대상은 22~23세 때 호위대원과 결혼한다. 호위대원의 경우 29~30세가 돼야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사실 북한에서는 6과가 선발하는 측대상을 종군위안부라고 부른다. 싫든 좋든 무조건 결혼해야 하기 때문에 종군위안부와 다를 게 없다고 하는 것이다. 가슴 아픈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6과는 약대상, 측대상, 호위대원, 기술일꾼 선발 등 모두를 담당하는 반면 5과는 독신여성과 측대상만 선발한다.
가장 까다롭게 선발하는 ‘장군님’ 친위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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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쁨조는 노동당 사상이론부 또는 문화선전선동부가 선발을 맡고 있지만 조직지도부 65과도 일부 뽑는 것으로 알려졌다. |
호위대원은 중학교를 졸업한 18~19세 남자 학생들 중 키 162cm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성적도 좋고 출신성분도 괜찮은 학생을 선발한다. 호위대원 후보들은 직계 9촌, 외가로는 삼촌까지 신원조회를 하는 등 출신에 대해 가장 까다롭게 조사를 받는다.
한 해 동안 도 단위에서 60~70명의 호위대원을 선발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북한 전체적으로 보면 580명 이상을 선발하는데 매년 제대하는 사람들을 감안해서 인원을 조절한다. 대체로 중학교 5학년쯤 되면 8~9월쯤 6과 지도원들이 학교를 돌며 선별한다. 선별한 아이들은 다음해 4월 중앙으로 올라간다.
호위대원이 되려면 일단 출신성분, 즉 토대가 좋아야 한다. 질병이 없어야 하고 피부색을 특별히 보는 것은 아니지만 신체에 상처가 없어야 한다. 눈꼬리가 올라가지 않아야 하고 관자놀이가 돌출되어서도 안 된다. 일단 첫인상을 보았을 때 남자답고 튼튼하게 잘생겨야 한다. 그 다음으로 학업실력을 보는데 성적이 우등이어야 한다. 과거에는 실력을 보지 않았다. 그런데 선발해 놓고 보니까 숫자 계산도 못하는 대원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2000년부터는 성적도 조건에 포함됐다.
마지막에 보는 것이 바로 성경험 유무이다. 모든 조건에 100% 충족되더라도 성경험이 있으면 탈락이다. 호위대원 후보들을 신체검사할 때면 중앙당 조직부 65과 과장이 나와 옷을 모두 벗긴 상태에서 검사한다. 65과 과장은 성기만 보고서도 성경험 여부를 알아챈다. 요새 북한 아이들은 중학교 4학년만 되면 연애를 한다. 5학년 남학생들 중에 성 경험자가 없다고 장담할 수가 없다. 평소 알고 지내던 행정과 부부장 아들이 호위대원 후보로 최종 심사까지 갔는데 성경험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무조건 합격해야 한다는 생각에 중앙당 65과 과장의 눈을 속여 합격했다. 아무튼 북한에서는 성경험 유무를 깐깐하게 따진다.
2000년 무렵 이런 일도 있었다. 호위대원 선발이 완료되면 호송되기 전 특정 여관에 모두 모아 놓고 예비소집 기간을 둬 가족도 못 만나게 한다. 그런데 그중 한 학생이 송풍구로 몰래 빠져나가 사랑하던 여자를 만나 성관계를 가졌다. 이 일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중앙당 65과가 실시한 재검진에서 들통이 났다. 재검진에서 그 학생이 임질 판정을 받았는데 도당이 발칵 뒤집혔다. 분명히 집체(集體) 여관에 들어가기 전까지 질병이 없었는데 그 후 이런 성병에 걸린 사실을 놓고 학생을 추궁한 끝에 몰래 여자 친구를 만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 일로 선발 및 관리의 책임을 물어 도당 책임비서와 조직비서 모두가 좌천됐다. 그만큼 호위대원 선발은 엄격하게 이뤄진다. 호위대원 후보들이 신체검사 받을 때나 체력훈련 할 때, 중앙당의 판정을 받을 때 책임비서나 조직비서가 신경을 쓰는 것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다.
정신무장, 체력단련, 실무실력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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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대원은 최고 권력층이 현지지도를 할 때도 수행한다. 2009년 김정일이 대동강타일공장을 현지지도할 당시 한 호위대원이 우산으로 햇볕을 가려주고 있다. |
교육은 정규 호위대원으로 선발돼 평양으로 가는 날까지 약 1년 동안 계속되는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간 단위의 교육시간표에 따라 진행된다. 구역당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재무장사업(정신무장), 체력단련, 실무실력 쌓기 등이다. 재무장사업은 중앙당 선전부가 진행하는 것으로 하루에 두 시간씩 실시한다. 체력단련의 경우, 중앙당의 최종판정에 합격할 수 있는 지표가 있기 때문에 과목마다 별도의 훈련을 한다. 군대처럼 장거리 달리기를 하거나 몇 kg짜리 배낭을 메고 행군하는 등 체력훈련도 1시간30분씩 실시한다. 실무실력 쌓기는 수학, 물리, 화학 등 중학교 일반과목을 공부하는 것으로, 매일 1시간40분씩 근로단체 교육부에서 진행한다. 수업이 끝나면 총화사업을 한다. 총화사업은 일종의 예절교육이다. 지각하지 말라, 당 조직에 들어가면 도덕을 잘 지켜라, 간부들에게 인사를 똑바로 하라, 몸에 상처 생기지 않게 조심하라 등이다.
이와 함께 학부형을 대상으로 담화사업도 이뤄진다. 학부형들에게 집에서 가정교육을 잘 시키고 학생이 병을 앓지 않도록 건강관리를 잘 하도록 당부한다. 그 밖에 담배도 못 피우게 하며 외출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한다. 집 밖에서는 당이, 집 안에서는 부모가 교육하게끔 하는 것이다.
7개월 가량 교육이 진행되면 중앙당의 최종검사 및 평가를 별도로 준비한다. 사실 7개월 이상 시·군(市郡) 단위의 구역당에서 호위대원 교육을 받을 때는 도당, 중앙당까지 통과한 상태라고 봐야 한다.
중앙당 최종검사는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되는데, 중앙당 65과 과장이 직접 시·군 단위까지 내려가 체력검사와 비뇨기과(성경험 유무) 검사를 1차로 실시한다. 바쁠 때는 도당으로 호위대원 후보들을 불러 평가를 할 때가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물다. 과거 호위대원 교육생들이 도당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사고가 나면 1년 가까이 호위대원을 교육시킨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곧바로 사람을 보충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중앙당 65과 과장이 지역까지 내려가 1차 평가를 하고, 그 다음 중앙당 65과 부부장이 현장에 내려가 2차 평가를 한다.
중앙당 65과 과장은 평양에 있는 남산병원 의료진과 함께 의료기구를 갖고 현장에 내려가 신체검진(질병 및 성경험 유무 검사 등)을 주도한다. 체력검진은 20kg짜리 배낭을 메고 8km를 행군한다. 이때 부모를 비롯해 구역당 책임비서까지 나와 응원한다. 강도 높은 신체훈련을 통해 정신상태까지 본다는 의미가 더 크다.
특별대우 받는 호위대원 합격생
중앙당 65과 부부장이 최종선발 사업을 진행하는데 토대(출신성분), 성적, 체력, 외모 등 모든 항목들에 대해 중앙당 차원의 승인이 떨어지면 곧바로 부모교양 사업을 실시한다. 부모교양 사업이란 호위대원 가족으로서 긍지를 가지라는 것과 자식들이 정식 호위대원이 되기 위해 집을 떠날 때까지 특별히 관리하라는 것 등이다.
최종 합격한 호위대원들은 평양으로 가기 한 달 전부터 집단생활에 들어간다. 도별로 호위대원을 별도 장소에 집결시켜 외부와의 접촉을 원천 차단한다. 경호원까지 붙는데 평양으로 출발하는 그날까지 호위대원 합격생들은 김정일(김정은) 예비 호위대원으로서 특별관리를 받는다.
호위대원 합격생들의 연령대는 군 복무를 위해 입대(入隊)하는 학생들이나 인민무력부가 별도로 선발하는 학생들과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의무복무 군 입대자나 인민무력부 선발 대상자들은 고향을 떠날 때 군복을 입고 열차에 오른다. 하지만 호위대원 합격생들은 학생복을 입고 떠난다. 고향을 떠날 때 안전부 요원들의 호위를 받는데, 기차역까지 가는 환송식은 지역 단위에서 큰 행사에 해당한다. 호위대원 합격생은 중앙에서 내려온 차량을 타고 이동한다. 그 차에 타는 순간 평양에 입성한 셈이다. 기본 엄호를 수행하는 중앙당 65과 성원들, 지도원들, 중앙당 부원들, 호위정복 군인들이 경호를 담당해 부모는 물론 도당 책임비서들도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한다. 그렇게 평양으로 간 합격생들의 옷가지는 부모들에게 소포로 전달된다.
그 외 당 6과는 기술일꾼도 선발하는데, 한 해 1개 도에 하달되는 선발인원은 10명 미만으로 각 구역 군당에서 대략 2~3명을 뽑는다. 기술일꾼으로 가장 많이 선발되는 직군은 의사, 가공업자, 배 기관장, 용접공, 냉동기 전문수리공으로 주로 30~42세 남자를 선발해 중앙당 65과로 보낸다. 키는 160cm 이상이어야 하고 1급 이상의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기술일꾼 선발은 다른 직종에 비해 까다롭지 않다. 신체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이 충족되면 대체로 선발된다. 가족관계는 직계 5촌까지 확인한다.
뇌물 주며 측대상에서 빼달라고 청탁 하기도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당 5·6과가 주도하는 선발작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대체로 호위대원 선발에 대해서는 인기가 높다. 어차피 남자들은 학교 졸업 후 군대를 가야 하는데 호위대원이 되면 적어도 굶지는 않을 뿐만 아니라 입당도 하고 제대 후 직장도 보장받을 수 있다.
이와 달리 약대상이나 측대상, 독신여성 대상자들은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다. 고난의 행군 전까지는 5과, 6과에 의해 선발되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외부와 차단된 채로 부모와 떨어져 10년 이상 살아야 하고, 대우가 좋다고 해도 자유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측대상으로 선발됐다가 훗날 후회하는 여자들을 많이 봤다.
요새 부모들 중에도 “왜 내 자식이 그런 곳에 가야 하나”며 대놓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 자식을 후보에서 빼 달라고 뇌물을 주는 경우도 있다.
특임요원을 뽑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중앙당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는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시·군 구역당의 경우 5과나 6과 부부장, 지도원만 자리를 내놓으면 좋겠지만 구역당 책임비서, 조직비서까지 모두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이 일을 하다 보면 3~4년 주기로 뽑을만한 아이들이 많을 때와 없을 때가 반복된다. 2000년에는 정말 뽑을 만한 사람이 없어서 철도봉사소에 가서 데려온 적도 있었다. 간혹 세부 집행단위(구역당)에서 선발인원을 못 맞출 때가 있는데 이 경우 도당이나 시당이 도와주기도 한다. 도 예술국장, 시 예술국장이 뽑은 젊은 여성들을 빌려준 적도 있다.
과거에 비해 인식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5·6과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학부형들 중에는 자기 자식을 선발해 줘서 고맙다며 선물을 주며 인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했던 5과 부부장의 집에는 5장(이불장·양복장·장식장·찬장·신발장) 6기(TV수상기·녹음기·재봉기·선풍기·냉동기·세탁기)가 모두 있다. 모두 뇌물 또는 선물로 받은 것이다.
일명 ‘기쁨조’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상이론부나 문화선전선동부에서 선발한다. 평소 알고 지냈던 A씨의 경우, 금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예술전문학교에서 일하고 있던 와중에 중앙당 문화선전선동부에 발탁되어 보천보악단으로 갔다. 기쁨조 선발에는 출신성분 외에 그 사람의 외모, 학력, 기량 등을 본다. 기쁨조들은 노동당 마크가 새겨진 증명서를 갖고 다니는데 증명서에는 당 중앙위원회 지도원이라고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