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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상흔 ‘재(嶺)너머 이야기’

종로구의 어느 치과에서 겪은 일

이상흔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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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갑자기 사랑니가 아파 종로 구청 부근의 한 주상복합 건물에 있는 어느 치과에 갔습니다. 원래 저의 회사가 있는 광화문 부근에 평판이 좋은 치과가 있어서 저는 거기에서 사랑니를 뽑으려고 예약을 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예약이 잡힌 날 갑자기 중요한 취재가 생겨서 저는 일단 주말을 이용해 이를 빨리 뽑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예약해 놓았던 평판 좋은 치과는 그 다음 주에 수술 날짜가 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종로 구청 부근에 있는 다른 치과에 갔던 것입니다. 이 치과는 평소 제가 타고 다니는 출근 버스에서 광고가 자주 나왔기 때문에 이름을 익히 알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저는 스케일링을 제외하고는 치과가 처음이었습니다. 당연히 이를 치료하거나 뽑은 경험이 없습니다. 제가 이 치과에 들어서자 먼저 엑스레이 촬영과 전체 치아를 확대 촬영(상세 촬영)을 했습니다. 그런 다음 한 젊은 여자 상담사가 저를 상담실로 안내하더니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님, 아픈 사랑니가 90도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사랑니를 뽑을 때 감염 우려가 있으니 일단 스케일링을 먼저 해야 합니다.”

저는 6개월 전에 스케일링을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여자 상담사는 “감염 예방을 위해 하는 게 좋습니다”라며 계속 스케일링을 할 것을 권했습니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면 자기 선택권이 극도로 제한됩니다. 특히 병원 쪽에서 권하는 것을 거부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저는 어차피 6개월 됐으면 한 번 더 할 때도 됐다는 심정으로 "그렇게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 여자 상담사는 “CT 촬영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랑니가 깊어서 수술 중 신경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신경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CT 촬영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미 다른 병원에서 사랑니 발치를 예약해 놓았다가 지금 부득이하게 여기 온 것”이라며 “그 병원에서는 CT 촬영은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여자 상담사는 “CT 촬영을 하지 않으면 신경 위치를 볼 수가 없어서 너무 위험해 수술 중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계속 CT 촬영을 권했습니다. 저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럼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우리 병원에서는 최신 수술법인 물방울 레이저로 잇몸을 절개 하는데, 추가 요금이 다소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처럼 사전에 물방울 레이저로 시술할 경우 추가 요금이 나온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이것은 사실상 손님에게 어느 수술 절개 방법을 선택하겠느냐고 묻는 것이 아니라  “우리 병원은 이런 장비로 시술을 하니 받아들이라”는 일방적인 통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리고 “레이저로 수술할 것인가, 칼로 수술할 것인가” 하는 수술 방법을 손님에게 선택하라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자기들 병원은 레이저 수술을 하는데 그럴 경우 추가 요금이 나온다는 것이 병원의 설명이었습니다.

설사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들 환자가 어떻게 알고 선택을 하겠습니까. 환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더 안전하고 부작용 없다는 레이저 절개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수술 할 때 레이저로 절개했는지 칼로 했는지는 환자가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나중에 수술을 마친 후 추가 요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기에 저는 “아니 미장원에서 머리 깎는데 가위를 쓰던 바리깡을 쓰던 그것은 미용사 맘이듯이 절개 기구가 다르다고 어떻게 가격이 달라지느냐”고 따졌습니다.

그러자 여자 상담원은 “그냥 칼로 절개하면 감염위험이 있지만, 물방울 레이저는 그런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며 “지금 손님의 잇몸이 붓지 않고, 깨끗하게 수술이 잘된 것은 물방울 레이저로 수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사랑니를 하나 뽑은 후 계산을 하는데 모두 18만원이 청구되었습니다. 저는 주변에서 사랑니 하나 뽑는 가격이 보통 3만원대에서 많게는 5~6만원이라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바가지를 쓴 기분이었습니다. "눈뜨고 당했다"는 표현은 이런 때 어울리는 말일 것입니다.

여기서 그쳤다면 제가 앞으로 그 병원에 가지 않으면 그만이고,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랑니 수술에 대한 설명을 마치자, 여자 상담사는  찍어놓은 치아의 상세 사진을 컴퓨터 화면에 서 보여주더니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손님 치아 중에 어금니는 현재 5개가 충치로 치료를 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확대해서 자세히 보면 충치가 먹은게 상당히 많아요. 썩은 부분을 파내고 충전하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치과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던 것은 그만큼 이가 튼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매년 받는 건강검진에서도 충치가 심해서 치료할 치아가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저는 “지난번 건강검진에서도 이를 잘 관리했다고 의사 선생님이 칭찬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 여자 상담사는 사진을 크게 확대하더니 어금니의 결 사이에 난 아주 작은 검은 점(바늘 끝 만한 점) 하나를 보여주었습니다.

“이게 바로 충치에요. 겉으로는 이렇게 조그만 점처럼 보이지만 속에는 치아가 완전히 다 썩은 상태입니다. 보세요. 주변이 누렇죠. 이것은 속이 썩었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그냥 두면 신경 쪽으로 계속 썩어들어가서 이를 뽑아야 합니다.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제가 “어떤 치료를 해야 하냐”고 묻자 여자 상담사는 “썩은 부분을 전부 긁어내고 다른 충전재로 때우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치아 하나당 견적을 25만원(정확한 기억은 안남) 정도 내놓았습니다. 저는  “그건 나중에 치료할 테니 일단 사랑니라 뽑아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 후 6~7개월이 지났습니다. 최근 그 때 일이 갑자기 생각나서 회사 부근에 있는 평판이 좋은 치과에 가서 제 이의 상태가 어떤지 진단을 받아 보았습니다. 혹시 진짜 어금니 5개가 속으로 전부 썪었으면 큰일이기 때문입니다.

검사를 마친 의사 선생님은 “검은 점이 충치는 맞지만, 아직은 치료할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모 병원에 가니까 어금니 속이 다 상해서 긁어내고 충전해야 할 정도라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가”하고 물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 의사 선생님의 진단이 틀리지 않았다면, 종로 구청 부근의 주상복합 건물에 있는 그 치과에서는 멀쩡한 사람 이를 5개나 다 긁어내고 이물질로 충전하라고 권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것도 의사가 아닌 여자 상담원이 손님을 상대로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저는 그 병원에서 의사는 사랑니를 뺄 때 처음 봤습니다. 정상적인 치과라면 치료할 치아가 있든 없든 그 모든 것을 의사가 직접 설명을 한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CT를 찍어야 한다든가,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든가 하는 결정도 의사가 내릴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갔던 종로 구청 부근 주상복합 건물에 있던 이 병원은 이 여자 상담사가 환자와 상담하면서 그런 결정을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나중에 치과에 근무하는 사람을 통해 알아 보니 치과에서 전문 여자 상담사를 두고, 이런식의 일종의 호객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무슨 술집의 삐끼들도 아니고, 멀쩡한 사람의 이를 5개나 전부 파내고 충전을 하라고 했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치과에 사랑니 치료를 받으러 간 것인데, 그 치과에서는 저의 허락도 없이 전체 치아를 확대 촬영한 후 그 것을 가지고 호객 행위를 하는데 사용했습니다.  한마디로 생사람 잡는 치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행히 저는 치료를 권하는 그 여자 상담원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그 여자 상담원의 말을 믿고 당장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이를 파내고 소위 땜빵 치료를 받은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겁니다.

아무리 경쟁이 치열하고,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 있는 멀쩡한 치과에서 어떻게 이런 후진적인 의료 행위가 벌어질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어느 치과에 가든지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라고 이 글을 씁니다. 

이 치과 이름이 궁금한 분은 저에게 개별적으로 이메일을 보내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입력 : 201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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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흔 ‘재(嶺)너머 이야기’

hanal@chosun.com
댓글달기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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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규 (2012-02-24)

    이 기사에 나오는 치과 이름이 아마도 궁 플란트 일 겁니다.
    나도 여기서 같은 방법의 상담과 치료를 받았으니까.

    치료전에는 의사 구경도 하지 못하고 젊은 아가씨 상담사가 무슨 약장사처름 일사천리로 설명하고 치료비 흥정도 하고...

    문제가 많은 치과라고 생각 합니다.

  • 김규용 (2011-09-26)

    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완전이 당하셧읍니다그려 !! 대단한 치과 이구만요 !! 이왕이면 그 치과이름도 넣어주시지요 !! 야 정말 막강하다는 기자분을 등을 쳐서 간을 뽑아드신 치과 !! 정말 존경스럽읍니다 !!

    몸에 문제가 생기는것은 옥수수 를 끌인 물로 ( 2 주정도 계속 ) 가글을 하면 많이 좋아진다합니다 !! 저도 어느분의 블로그에서 보고 실천하고잇읍니다 !!

    종로구 에 있는치과에 갈때에는 정말 조심해야겟구만요 자랑스런 치과 !!

  • 조정태 (2011-05-18)

    이기자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는 6월10일에 임플란트 치아 5개를 심을 예정입니다. 그 동안 이빨 치료때문에 고생한걸 생각하면 이기자님의 심정을 이해 할것 같습니다. 오늘 따온 솔방울(솔방울이 클려면 2주정도 더있어야 될것으로 생각됨)로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효과가 있으면 다시한번 의견을 올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조정태 (2011-05-18)

    또한 예방차원에서도 이 솔방울 물을 위의 방법으로 가글하다가 뱉어내는데 하루 3회 정도를 반복하여야한다. 입 냄새가 나는 사람도 깜짝 놀랄 정도로 효과를 본다하니 올 봄, 큰 돈이나 노력없이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비법들을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조정태 (2011-05-18)

    요즘 뜨는 치아 건강 팁
    5~6월 새순으로 올라오는 새파란 솔방울 15~20개를 깨끗이 씻은 다음 솥에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부어 끓인 후 솔방울은 건져내고 국물만 따라 놓는다. 이것을 처음에는 강한 불로 끓이다가 약한불로 다려내면 우유와 비슷한 색깔의 액기스가 된다. 이가아프거나(흔들림), 잇몸이 붓거나, 잇몸에서 피가나거나 할 때 이렇게 달인 솔방울 물을 입에 넣고 2분정도 머금고 밷어내고를 3번 반복한다. 즉석에서의 효과는 물론 몇 년간 재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상태가 많이 나뿐 치과질환은 자주 반복하며 기간을 늘려가야 한다.

  • 김광태 (2011-05-03)

    왜 치과나 성형외과에 실장이 있는지.... 간호사만 있어도 충분한데...
    이런 의사들 좀 솎아내야... 다수의 의사들이 욕 안 들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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