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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오봉 ‘주말 나들이’

‘네 자신을 알라’ 그리스 국가 부도, 남의 일이 아니다

이오봉  월간조선 객원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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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발을 디딘 서양 고대 문명의 중심지인 그리스 아테네, 저 멀리 언덕위에 우뚝 세워진 아크로폴리스를 올려다보며 가다가 , 2층 시티투어 버스에서 내려다 본 아테네의 중심지의 상가들은 오래전에 문을 닫은 듯 한산했다. 간판도 없는 낡은 건물의 문과 벽에는 온갖 낙서와 그라피티들로 지저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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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479년 페르시아人들이 파괴한 옛 신전 자리에 수호신인 아테나 여신에게 바친 도리아式 신전인 파르테논 신전을 찾아가는 동서양에서 찾아 온 관광객들. 사계절 내내 그들의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오스만 터키로 부터 독립한 1822년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나 국가부도를 선언한 그리스는 독립한지 190년이나 된 지금까지 빚을 지고 갚지 못하는 살아가는 국가다.
최근 여섯 번째 국가부도 위기를 맞고 있는 그리스는 2011년 당시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7.1%였다. 청년 실업률은 65%에 달했다.

그리스는 2008년부터 국가예산은 바닥나고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약속된 연금을 지불 할 수 없게 됐다.
심각한 재정 적자를 은폐한 채 연금 제도를 유지하면서 공적자금과 임금을 줄이려는 정부개혁은 노조 등의 반대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그리스는 국가신용 등급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국가부도(Default, 채무 불이행)를 내고 말았다.

2010년 금융위기 충격으로 침체 상태에 빠졌던 그리스 경제는 두 차례에 걸쳐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등으로 부터 2400억 유로(약 320조 6000억 원)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그리스 정부는 세금을 인상하고, 지출은 줄이기로 이들 트로이카 국제채권단과 약속을 했다.
오는 2015년까지 공무원 등 공공부문 인력 15만 명을 감원하는 조건으로 국제채권단으로 부터 분기별 구제금융을 28억 유로와 유로안전기구(ESM)로 부터 72억 유로를 추가로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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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경제 침체로 활기를 잃은 아테네 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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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틴 양식의 교회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가 올려다 보이는 아테네 중심지의 한 시장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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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 본 아테나 여신의 아버지인 제우스 신전. 파르테논 신전보다 훨씬 크다.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들은 46개이지만 제우스 신전의 기둥들은 104개,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 높이가 11m이지만 제우스 신전의 기둥의 높이는 17m다. 현재 남아 있는 기둥은 16개뿐이다. 기원전 515년경에 세워지기 시작하여 기원후 132년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에 의해 완공됐다. 650년이나 걸렸다.


그리스는 국가부도는 간신히 넘겼지만 27%에 이르는 실업률과 긴축재정으로 국민들은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다. 각종 연금은 최대 75%까지 삭감됐다.

그러나 최근 그리스 경제가 빠르게 회복기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그리스는 관광산업 강국이다.
국가 살림은 부도가 날 위기에 처해 있지만 그리스의 관광산업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리스가 관광산업으로 거둬들인 수입은 국내 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한다.
관광산업과 관련된 일자리도 전체 일자리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관광산업이 계속 호황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리스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호텔 부가세율을 13%에서 6.5%로 낮춰 투숙비 인하를 유도했다.

이집트와 모로코 등에 몰리던 관광객들이 올해 초 이 지역의 민주화 시위로 정정(政情)이 불안하자 그리스로 발길을 돌리는 반사 효과도 한 몫 했다.
올해 그리스에 입국한 관광객 수는 2,100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그리스의 관광 수입은 2012년 보다 15% 증가한 120억 유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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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아크로폴리스를 둘러보고 제우스 신전으로 내려가는 관광 상품 전문 상가 거리. 행인들도 별로 없는 거리에서 동정을 구하는 노파의 표정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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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채 상환을 위해 그리스 고고학위원회가 상업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허락을 한 1896년 첫 현대 올림픽경기를 치룬 아테네 올림피아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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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거리의 오토바이 행렬. 구제금융으로 경기 침체서 차츰 벗어나면서 자동차, 오토바이 등 교통량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금년 초 2013년 경상수지가 12억 4000만 유로로, 흑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13년 경상흑자는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0.7%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리스가 경상흑자를 기록한 것은 공식 집계가 시작한 1948년 이래 처음이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연합 의회(EC) 등은 2015년 그리스의 경제 성장률이 2.9% 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올해 플러스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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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로도 이름난 로데스 섬의 린도스 아크로폴리스. 그리스를 찾는 관광객들이 산토리니, 미코노스와 함께 빠트리지 않고 찾아가는 관광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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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지중해 해상무역의 중심지였던 로데스 섬. 城안의 관광 상품 전문상가는 언제나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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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1세기-2세기에 가장 번성을 했던 델로스 섬의 유적지를 둘러보려는 관광객들이 아테네 피레우스港에서 출발한 페리號에서 내려 길게 줄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구제금융 상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그리스는 아테네 중심지인 폴라카 지구의 문화부 빌딩과 1922년 터키와의 전쟁 당시 그리스 피난민들을 수용했던 건물 등을 정부민영화기금에 넘겼다.
정부민영화기금은 2010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으로 구성된 국제채권단으로 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국유재산 매각을 추진해 왔다.
유럽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 항구를 팔고, 국제공항, 가스공사, 철도공사 등 76조 원어치의 국가 기반시설을 팔아가면서 빚을 갚고 있다.
최근 그리스 고고학위원회까지도 유서 깊은 아탈로스 주랑(柱廊) 박물관과 근대 올림픽경기장을 일반 기업이 임차해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한때 그리스는 국제채권단으로 부터 에게海의 많은 섬들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으라는 독촉까지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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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로스 섬이 번창했던 시대 상주인구는 2만3천여 명에 이르렀다. 기원전 88년과 69년 로마의 침공이 있은 후 침체에 빠진 델로스 섬은 기원후 2세기-3세기에는 이미 몇 안 되는 주민들만이 살고 있었다.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고대 종교 의식도 사라졌다. 그 때부터 델로스 섬의 자유 무역항으로서 누렸던 富는 사라지고 도시는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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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항구에서 본 델로스 섬. 제일 높은 킨토스 산(113m) 서쪽 산중턱에 원형 극장과 저택의 유적들이 산재해 있다.
199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중해 연안의 최대 고대 유적지다. 수세기 동안 많은 델로스 유적들은 뜯겨져 건축재로 실려 나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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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 신이 태어났다는 ‘신성한 호수’를 지키고 있는 대리석 사자像. 10개가 있었으나 현재 5개만 남았다. 진품은 현지 델로스박물관에 진열돼 있다.


그리스 국가부도의 역사는 기원전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BC 3000년부터 초기 기독교 시대까지 문명의 흔적이 잘 남아 있는 델로스 섬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폴론 神이 태어난 땅이다.
1,699개의 섬이 있는 에게海 키클라데스 제도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델로스 섬은 당시 종교, 정치 분야와 자유무역항으로 경제 중심지였다.
조세와 관세가 없던 델로스 섬에 지중해 전역의 성주, 은행가, 상인들이 모여들어 상점과 창고, 신전과 집회장, 훌륭한 주거지를 건설했다.
남북 5km, 동서 1.3km에 지나지 않는 바위투성이의 작은 섬, 델로스 섬에서는 BC 1000년 경 부터 아폴론 신앙을 확립하고 해마다 이오니아人들이 신에게 바치는 제의를 거행했다.
당시 델로스 섬은 맹주인 아테네에 종속되었지만 정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굳건한 그리스의 중심지였다.
델로스 섬은 기원전 478년에 맺은 델로스 동맹(Delos League)의 회의소와 공탁금 보관소가 있었다.
27년간 (BC 431-404)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스파르타가 주축인 펠로폰네소스 동맹과 아테네가 주축인 델로스 동맹간 벌린 그리스 내전에서 델로스 동맹의 맹주인 아테네가 패하고 스파르타가 승리를 한다.
이 때 전쟁에 필요한 돈을 빌려간 델로스 동맹의 13개 도시국가로 부터 원금의 80%를 떼이는 바람에 델로스 동맹의 자금을 보관했던 델로스의 신전은 파산을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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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 멀리 그리스 고대 유적지인 델로스 섬이 보인다.
에게海의 낙원이라 불리 우는 미코노스 섬은 서울의 6분의 1크기로 인구는 6,000여명.
라임워시라는 하얀 생석회를 칠한 동네 곳곳에 자리 잡은 365개의 작은 그리스 정교회 성당들과 카도밀리 언덕 위의 풍차들이 첫눈에 뛴다.
미코노스 섬은 영화 ‘맘마미야’의 배경으로 등장한 섬이며, 1986년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곳에서 쓰기 시작하여 이듬해 봄, 로마에서 탈고를 한 첫 번째 베스트셀러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를 탄생시킨 곳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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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로데스 성터에서 만난 소년의 눈빛.


그리스가 왜 이처럼 기원전 4세기 때 부터 오늘 날까지 습관처럼 국가 재정 파탄으로 국가부도를 겪는 것일까?
19C 초 오스만 터키로 부터 지배를 받았던 그리스人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 곧 애국이라며 너도 나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많은 그리스人들은 국가에 선뜻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이 같은 탈세와 부정부패의 만연 그리고 정치인들의 인기영합 정책 남발, 지방자치 단체의 방만한 운영과 비대한 정부 조직은 재정 적자를 부채질했다.
과다한 복지정책이나 2004년 100억 유로(약 15조 원)나 들여서 치른 제28회 아테네올림픽 등 무리한 재정지출은 오늘날 그리스의 국가부도를 초래한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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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의 관문인 피레우스港. 지중해의 섬 휴양지나 고대 유적지를 찾아가는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페리號나 크루즈船을 타고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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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문화를 대변하는 야외 박물관인 파르테논 신전. 이 같은 선조들이 남긴 고귀한 그리스의 문화유산들은 눈앞에 닥친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지난 1997년 IMF로 부터 구제금융을 받고 2년 만에 위기를 기회로 바꿨던 우리.
그러나 지난해 퇴직 공무원들에게 지급된 공무원 연금 9조 4천억 원, 이중 국민의 세금으로 메운 금액은 2조 원 나 됐다. 공무원 연금 지급액의 5분의1이다.
고령화로 인한 복지예산이 늘어나고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적자 분까지 채워주다 보면 국가의 재정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그 後를 생각하면 그리스의 국가부도(國家不渡)는 남의 일이 아니다.

입력 : 201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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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봉 ‘주말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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