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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WS
  1. 이상흔 ‘재(嶺)너머 이야기’

지난 기사 다시보기(3)-미국의 무서운 술 문화

이상흔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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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제가 쓴 기사는 2004년 9월호 월간조선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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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르포] 술집 巡禮로 확인한 美國의 무서운 술 문화
 
주정 부릴 자유, 술 취해 걸어갈 자유를 안 준다. 술 마실 자질이 있는 사람에게만 술을 판다
 
● 술 마시고 차를 몰고 돌아가는 美國 사람들, 그 이면에는 엄격한 자기절제가 있다
● 술집은 동내 사랑방 구실, 모금운동 통해 어려운 사람 돕기도
● 주로 맥주 한두 병, 양주 한두 잔 - 자기 酒量에 따라 술 마셔
● 주류판매 면허 얻으려면 세금 체납과 前科 없어야
● 노인들이 오는 술집, 흑인이 오는 술집, 젊은이가 오는 술집…. 바에는 저마다 개성이 있다
李相欣 月刊朝鮮 기자 (hanal@chosun.com) 
7년 만에 들른 누나의 술집
 지난 7월18일 오후 6시. 서울의 집을 나선 지 거의 하루 만에 미국 오하이오州 콜럼버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누나와 두 조카가 마중 나와 있었다. 7년 만의 가족 상봉이었다.
 
  1997년 나는 어학연수차 미국의 누나 집에 1년간 머물렀다. 그때 조카딸 애미는 열 살, 조카 존은 아홉 살이었다. 그 사이에 존은 키가 190cm 가까이 되는 거구로 자라 있었고, 애미는 예쁜 숙녀가 되어 있었다.
 
  현재 44세인 누나는 1984년 미국인과 결혼한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누나는 지금 콜럼버스에서 「바(Bar·술집)」를 두 개 운영하고 있다. 콜럼버스市 동쪽 외곽의 작은 도시인 레놀스버그에 바가 하나 있고, 또 다른 바는 콜럼버스市 북쪽 지역에 있다.
 
  미국에 머무는 11일 동안 미국인들과 어울려 술 마실 기회를 자주 가졌다. 미국 사람들의 「술 文化」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누나의 바 외에 10여 개의 다른 바도 돌아보았다.
 
  콜럼버스 공항을 빠져나온 누나는 곧바로 레놀스버그에 있는 누나의 바를 향해 차를 몰았다.
 
  7년 전에 나를 마중 나왔을 때도 누나는 집보다 바에 먼저 들렀다. 누나는 레놀스버그에 있는 바를 「동쪽 바」, 콜럼버스 북쪽에 있는 바를 「북쪽 바」라고 불렀다.
 
  레놀스버그는 인구가 3만 명 정도 되는 도시다. 이곳에는 주로 백인 중ㆍ상류층들이 몰려산다.
 
  오하이오의 州都인 콜럼버스市의 인구는 2002년 기준으로 72만 명 정도로, 통상 콜럼버스라고 하면 인근의 레놀스버그·더블린·가하나·웨스터빌·워팅턴 등 인구 1만~3만 명 정도 되는 10여 개의 도시를 포함해서 지칭한다.
 
  콜럼버스 시내 쪽에는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백인들은 주로 교외의 群小 도시에 집단 거주지를 형성하고 있다. 레놀스버그는 인구의 85% 가량이 백인이다.
 
  7년 만에 다시 찾은 누나의 바는 변한 것이 거의 없었다. 마치 어제 이곳을 마지막 들렀던 것처럼 7년 전의 그 냄새와 분위기가 그대로였다.
 
  바에는 「아트」라는 흑인 노인이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몇 안 되는 흑인 단골 손님 중 한 명이다. 아트와 그가 가끔 데리고 오는 30代의 젊은 흑인 여자는 내가 누나의 「동쪽 바」에서 본 유일한 흑인 손님이다.
 
 
  「흑인 바」, 「백인 바」
 
  술집들은 「백인 바」, 「흑인 바」가 엄격히 구분돼 있다. 法이 아니라, 관습上 구분이 된다. 흑인들이 출입하면 「백인 바」를 이용하는 백인들은 곧바로 술집을 옮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허리가 구부정하고 자그마한 이 흑인 노인은 누나의 바에 제일 먼저 찾아오는 손님이다. 아트는 오전 11시에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바에 들어선다. 종업원은 아트가 주문하지 않아도 양주 「J&B」 한 잔을 건네준다.
 
  아트는 양주 한 잔을 앞에 놓고 한 시간 가량 TV를 멍하니 지켜보다가 돌아간다. 오후 3시쯤에 다시 바에 나와 같은 술을 시켜 놓고 또 한 시간 가량 있다가 돌아간다. 저녁 늦게 다시 바에 오는 것으로 그의 하루 일과는 끝이 난다.
 
  80세가 넘은 아트는 前職 공무원으로 정부기관에서 비행기 조종사로 일했다. 그의 할머니는 부잣집에 태어나 고등교육을 받은 백인이었으나,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흑인과 결혼한 진보적인 여성이었다고 한다. 아트가 「백인 바」를 찾는 데는 그런 사연이 있다.
 
  부시 정부가 들어선 후 미국의 많은 IT(정보기술) 관련 회사가 도산을 하거나, 인도 등 외국으로 진출하는 바람에 IT업계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직업을 많이 잃었다. IT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부시 대통령을 몹시 싫어한다.
 
  누나의 바에 자주 오는 찰리와 니츠라는 40代 중반의 두 남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다. 이들은 부시 대통령을 「지독하게」 싫어했다. 장사를 하거나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부시 대통령을 지지한다. 공화당의 정책이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좀더 유리하기 때문이란다.
 
  누나도 부시를 지지하고 있었다. 오하이오州는 현재 부시와 케리의 지지율이 막상막하인 곳이다. 부시의 공화당과 케리의 민주당은 오하이오州 선거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을 싫어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찰리는 우리 돈으로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다. 그는 거의 매일 누나의 바에 와서 약간 멍청한 표정으로 심각하게 TV를 지켜보다가 가곤 했다.
 
  그가 즐겨 마시는 술은 「버드와이저」. 바에 오는 손님 대부분이 버드와이저 같은 맥주를 주로 마셨다. 여자들은 「밀러라이트」나 「버드라이트」 같은 한 도수 낮은 맥주를 주로 마셨다. 많이 마셔야 두세 병이다.
 
  누나의 바에서 버드와이저 한 병은 2달러50센트(약 3000원)에 판매된다.
 
  누나는 『이곳 동쪽 바에 오는 손님들이 대부분 엘리트이고 부자들이기 때문에 다른 바보다 50센트 정도 더 비싸게 받는다』고 했다. 정신적으로 백인인, 흑인 노인 아트가 매일 와서 마시는 「J&B」는 한 잔에 4달러다.
 
 
  엄격한 주류판매 면허 취득
 
  레놀스버그 바(동쪽 바)에는 변호사, 회계사, 무역업 종사자, 디자이너 등 연봉이 높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주로 온다. 손님의 대부분이 부부나 연인 혹은 아들과 아버지처럼 가족 단위로 술집을 찾는다.
 
  바에 오는 손님의 수준과 손님 수는 술집이 위치한 장소에 의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바의 고유 분위기와 운영 방식의 차이는 그 다음 문제다.
 
  누나가 운영하는 「북쪽 바」는 레놀스버그의 「동쪽 바」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북쪽 바에 들어서자 빠르고 강렬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북쪽 바는 시종 시끌벅적해 「동쪽 바」에서 느끼던 차분함과는 대조적이었다.
 
  「북쪽 바」 지역은 백인촌에서 흑인촌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백인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서, 누나 바의 백인 손님이 많이 줄었다. 「북쪽 바」에 오는 백인 손님들은 「동쪽 바」와는 달리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북쪽 바」를 찾았을 때 한쪽 구석에 흑인 청년 하나가 술을 마시고 있었다. 백인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며 섞여서 술을 마시고 있었으나, 이 흑인은 혼자 한 시간 가량 TV만 지켜보다 나갔다.
 
  누나의 얘기다.
 
  『백인들과 흑인들은 같이 술을 잘 마시지 않아. 우리 바는 백인 바인데 백인들이 이 동네를 자꾸 떠나 손님이 갈수록 줄고 있어 걱정이야』
 
  미국의 술집은 가운데 바텐더가 움직이는 공간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빙 둘러앉아 술을 마시는 구조다. 바 내부에는 당구대, 다트 게임기, 기타 스크린 터치(화면을 손가락으로 찍는) 오락기 등이 설치되어 있다.
 
  미국에 온 다음날인 7월19일 저녁, 누나와 레놀스버그 일대의 「바 호핑(Bar Hopping)」을 했다. 바 호핑은 이 술집 저 술집을 돌아다니며 술을 마시는 것을 말한다.
 
  미국 대부분의 州에서는 만 21세 미만의 청소년은 술을 마실 수 없다. 1920년대 시행됐던 금주법이 청소년들에게는 아직 살아 있는 것이다. 미국 청소년들은 21세가 되는 생일날 이를 기념해 친구들과 어울려 「바 호핑」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이 21세 된 아이들을 데리고 술집을 찾아와서 축하해 주고, 술집 주인은 21세를 축하하는 술을 한잔 내기도 한다.
 
  미국 정부는 종종 암행 단속을 실시한다. 21세가 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술을 파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다. 술집 종업원이 실수로 21세 미만 청소년에게 술을 팔았을 경우,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단속반이 들이닥쳐 현장을 포착한다.
 
  오하이오州에서는 21세 미만 청소년에게 술을 판 종업원은 1000달러 정도의 벌금을 내야 하고, 해당 술집은 벌금과 함께 곧바로 영업이 취소된다. 주류판매 면허는 취득하기가 무척 까다롭다. 주류판매 면허를 취득하려는 사람은 체납된 세금이 하나도 없어야 하고, 감옥에 갔다 온 전과가 있어서도 안 된다고 한다.
 
  21세 미만 청소년들이 바에 들어오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누나는 이들을 입장시키지 않는다. 누나는 『만약 18세까지 술을 마실 수 있게 한다면 미국의 모든 바가 지금보다 두 배쯤 매출이 뛰어오를 것』이라고 했다.
 
 
  각양각색의 바
 
  첫 번째 「바 호핑」은 흑인들만 가는 바였다. 이 바는 흑인과 결혼한 한국인 여자가 운영하고 있었다. 「흑인 바」는 주로 흑인들이 좋아하는 랩 음악을 틀어 놓는다.
 
  흑인들은 백인들보다 더 비싼 술을 마시고, 주로 밤늦게 나와서 술을 마시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흑인 바 대부분은 밤 12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대목이다.
 
  미국 대부분의 술집과 음식점은 새벽 2시30분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새벽 2시15분쯤 되면 바는 영업 종료를 알리는 신나는 「엔딩 음악」을 틀기 시작한다.
 
  바마다 장사가 잘 되는 요일과 잘 안 되는 요일이 뚜렷하다.
 
  이런 현상은 「어느 바에는 무슨 요일에 가야 재미있다」는 생각이 손님들 사이에 퍼져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바마다 장사가 잘 되는 요일은 더 잘 되고, 안 되는 요일은 더 안 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흑인 바」는 이런 요일별 특징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어느 바에 손님이 있는지 없는지는 바 앞에 서 있는 자동차 수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밤 10시 이후 다른 바의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어도, 흑인 바 앞에는 차량들이 가득찬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영업 종료시간 10분 전인 새벽 2시20분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도 흑인 바의 주차장에는 차량이 가득 차 있다.
 
  다음 「바 호핑」은 레놀스버그에서 가장 술값이 싸다는 바였다.
 
  이 바는 버드와이저 한 병을 여자에게 1달러75센트, 남자에게는 2달러에 팔았다. 안에 들어서자 머리에 수건을 칭칭 동여맨 몇 명의 오토바이族들이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 바의 주인이 오토바이狂이어서 오토바이를 타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바텐더들
 
  누나가 그곳에 들어서자 안에 있던 10여 명의 손님 중 절반 정도가 누나에게 인사를 했다. 어느 바를 들어가도 누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나도 손님들의 이름을 부르며 친근함을 표시했다.
 
  누나는 거의 술을 못 마신다. 그런데도 술집을 잘 운영하는 걸 보면 신기하다.
 
  레놀스버그에서 지난 8년간 주인이 한 번도 바뀌지 않은 바는 누나의 「동쪽 바」가 唯一(유일)하다고 한다. 누나가 그만큼 술집관리·손님관리를 잘했다는 얘기다.
 
  길 건너편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주로 노인들이 찾는 술집이다. 안에 들어서자 빈 자리가 없었다.
 
  이날 근무 中인 여자 바텐더 한 명이 「쇼걸」 출신이라고 한다. 그녀가 옛날에 클럽에서 춤출 때 알고 지내던 많은 손님들이 이 바를 찾는다고 한다.
 
  바텐더는 바의 매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누나는 「북쪽 바」에 여섯 명, 「동쪽 바」에 네 명의 바텐더를 고용하고 있다.
 
  「동쪽 바」에서는 크리시라는 39세 된 여자 바텐더가 최고 인기다. 쾌활한 크리시가 손님들과 말상대를 잘 해주기 때문이다. 「동쪽 바」에는 누나가 8년 前 가게를 인수할 때부터 일을 하던 랜디라는 40代 바텐더 한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명은 모두 여자다.
 
  반면에 「북쪽 바」는 오전에 근무하는 44세 여자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다섯 명 모두 남자가 바텐더를 하고 있다.
 
  누나는 『우리 바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다른 곳보다 팁과 월급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한번 일을 시작한 종업원은 그만두지 않는다』며 『「동쪽 바」의 랜디는 대학 졸업 후 13년째 일하고 있다』고 했다.
 
  바텐더들은 대략 시간당 5~6달러를 고정급여로 받는다. 식당에서 서비스하는 종업원들은 시간당 2~3달러 線에서 임금이 책정된다고 한다. 主 수입은 손님들이 주는 팁이다.
 
  미국의 팁은 음식값의 15% 정도다. 누나의 술집에 오는 손님들은 대개 30% 정도의 팁을 내놓는다.
 
  바텐더들의 하루 근무 시간은 평균 4시간 정도다. 이들의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은 20시간 정도다. 임금은 매주 지불되는 週給制(주급제) 방식이다.
 
  누나는 『바에서 인기가 좋은 크리스는 하루 200~250달러 이상의 팁을 가져간다』고 귀띔했다. 이 바텐더들은 다른 직업 없이 바 한 곳에서만 일을 하고 있다.
 
 
  엄격한 음주 제한
 
  高3인 조카딸 애미는 누나의 바에서 주당 200달러를 받으며 요리를 하고 있다. 누나와 교대로 주방을 보기 때문에 누나에게는 큰 힘이 된다. 애미는 점심시간에 주문이 4~5개 한꺼번에 밀려 들어도 순서대로 척척 요리를 잘 해 냈다.
 
  애미는 17세이기 때문에 부엌에서 요리 아르바이트는 가능하지만, 바에서 술을 팔 수는 없다. 바에서 알코올이 든 병을 만져서도 안 된다. 누나가 집에서 갑자기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다고 해서 애미에게 『맥주 몇 병을 가져오라』고 심부름을 시켜서도 안 된다. 애미는 술을 만지거나 운반할 수 없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이다.
 
  성인이라고 해서 술에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서 걸어가도 안 되고, 술을 마시면서 걸어도 안 된다. 야외에서 술 마시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캠퍼스內에서 술을 파는 것도 불법이다.
 
  술을 파는 사람이 주의해야 할 것이 많다. 손님이 달라고 한다고 해서 양주를 병째로 팔아서는 안 된다. 맥주의 경우 두 병 이상 한 번에 팔면 불법이다. 개봉한 술을 차에 싣고 운전을 하면 안 된다. 이 모든 것 중에 한 가지라도 어기면 영업허가 취소나 엄청난 벌금이 기다린다.
 
  이렇게 철저한 음주제한法 때문에 콜럼버스에서 「나이트 클럽」은 통 영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술을 마시지 않고 맨 정신에 춤추고 싶은 젊은이들이 몇이나 되겠나?
 
  레놀스버그에는 10~20代들이 들어갈 수 있는 「젊은이 바」가 몇 군데 있다. 이런 바에 입장할 때는 입구에서 21세 미만자에게는 손목에 흰색 식별 테이프를 감아 준다. 손목에 식별 테이프를 감은 사람은 술을 마실 수 없다.
 
  특이한 술집으로 「스트립쇼 바」, 「나체쇼 바」가 있다. 여자들이 완전한 나체로 춤추는 나체쇼 바는 술 판매가 금지되어 있고, 대신 입장료를 30달러 정도 받는다고 한다. 술을 사 들고 들어가는 것은 괜찮다.
 
 
  술주정뱅이 바
 
 
 
  지난 7월20일, 누나와 2차 바 호핑에 나섰다.
 
  첫 번째 간 술집에는 손님이 북적거렸다. 누나는 『이 집은 술을 어디서 한잔씩 마시고 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일종의 술주정뱅이 바』라고 말했다. 우리로 치자면 2차나 3차쯤 가는 사람들이 오는 것이다. 별로 오래 있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다음에 간 술집은 지역의 소방대원 4명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누나는 『이곳은 손님이 맥주를 주로 마시기 때문에 큰 이윤을 내지 못한다. 바는 양주 손님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누나는 레놀스버그에서 「장사가 가장 잘 되는 집」으로 안내했다. 누나 바와 가까워 경쟁적인 관계다.
 
  그 다음 술집은 우리나라처럼 화면을 보면서 노래를 하는 시설(노래방)이 갖추어져 있었다. 바에 걸린 대형 TV 중 두 대는 노래 가사가 나오고, 나머지 두 대의 TV는 메이저리그 중계를 틀어 놓았다.
 
  여자 DJ가 사람들에게서 신청곡을 받아 곡을 틀어 주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앞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면 같이 춤을 추기도 하고, 중간중간 재미있는 말로 술집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한 사람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면 술을 마시던 몇 사람들이 나와서 노래하는 사람 뒤에서 같이 어울려 춤을 추었다.
 
  70세가 족히 넘어 보이고, 걸음도 잘 못 걷는 할머니들이 열심히 춤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DJ는 신청곡을 신청한 사람이 없으면, 자기가 직접 노래를 불러서 바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술집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경찰관
 
  7월21일, 낮에 누나 친구가 운영하는 콜럼버스 북쪽에 있는 바를 찾아갔다. 한국인인 누나의 친구는 미국인과 결혼해서 미국에 건너왔다.
 
  누나 친구의 바가 있는 곳은 韓人들이 많이 몰려 사는 지역이다. 누나 친구는 바를 시작한 지 이제 1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한쪽에 춤출 수 있는 공간을 널찍하게 만들어 놓아서 토요일ㆍ일요일에 젊은이들이 많이 춤추러 오고 있다.
 
  젊은이들이 많이 오는 술집은 문 앞에서 신분증 검사하는 사람을 따로 고용한다.
 
  문 앞에서 신분증을 검사하고 바의 질서를 잡는 사람을 「바운서(bounser·경비원)」라고 한다. 바에서 싸움이 벌어지면 말리는 역할을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경찰관들이 일과 후 「바운서」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한다는 사실이었다. 바운서들의 임금은 시간당 25달러다.
 
  7월22일, 콜럼버스 북쪽에 오토바이族만 오는 유명한 바를 찾았다. 수백 대의 오토바이가 쇼핑몰 주차장을 꽉 메운 게 장관이었다.
 
  경찰관 두 명이 질서를 유지시키고 있었다. 59세인 줄리안과 이야기를 했다. 줄리안은 근무시간이 끝나는 오후 6시30분부터 이곳에서 일을 한다.
 
  ─소속은 어디인가.
 
  『콜럼버스市 소속 오토바이 기동순찰대다』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가.
 
  『바에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싸움이 나지 않게 질서를 유지시키는 일을 맡고 있다』
 
  ─왜 이런 일을 하는가.
 
  『가족들을 위해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이 일을 하고 싶다』
 
  ─술을 마시고 오토바이를 타고 집에 가는데 괜찮나.
 
  『그것은 우리가 상관하지 않는다. 술 마시고 가는 사람은 교통순찰대가 알아서 한다. 우리의 임무는 여기서 싸움이 나지 않게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일과 시간에는 음주단속을 할 텐데, 어떤 경우가 음주 단속의 대상이 되는가.
 
  『제대로 길을 가는 차량은 잡지 않는다. 지그재그로 운전을 하거나, 과속을 하거나, 방향지시燈을 켜지 않거나, 안전벨트를 매지 않거나, 신호위반을 했을 경우 차량을 세운다. 세운 차량 운전자가 음주운전했을 경우 테스트를 실시한다』
 
  ─음주 테스트는 어떻게 실시하나.
 
  『먼저 바닥에 선을 一字로 그어 놓고 그 선을 따라 왕복으로 걷게 한다. 그 다음 손가락을 자기의 코에 몇 번 갖다 대게 한다. 이 밖에 몇 가지 테스트를 해서 통과하면 보내준다』
 
  ─재미있는 방식이다. 그렇게 해서 음주운전으로 판명되면 어떻게 되나.
 
  『본부로 데려가서 정밀측정을 한다. 여기서 허용치를 초과한 음주운전으로 판명되면 처벌받는다』
 
  ─도로를 봉쇄해서 무작위로 단속하는 경우도 있나.
 
  『명절이나 새해가 되면 경찰의 집중단속 구간이 있다. 도로를 전면 봉쇄하는 것이 아니고, 차량 왕래가 많은 도로에 경찰이 집중배치되어 순찰을 강화한다. 집중단속은 사전에 방송을 통해 알린다』
 
 
  자기 절제를 하며 술 마시는 미국인
 
  누나의 바에 오는 사람은 대부분 자동차를 끌고 온다. 돌아갈 때는 음주운전이 불가피하다.
 
  바에 온 손님들에게 『당신은 지금 술을 마셨는데 운전해도 괜찮냐』고 물어봤다. 대답은 비슷했다.
 
  『내가 나의 주량을 잘 안다. 그 이상은 절대 마시지 않는다』
 
  이해가 잘 가지 않아 되물었다.
 
  ─당신이 모르는 사이 음주 기준치를 초과했을 수 있지 않나.
 
  『경찰이 기준을 삼는 혈중 알코올 농도 허용 수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절대로 운전에 지장 줄 정도로 마시지 않는다』
 
  누나는 『바에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집이 가깝고, 자기 酒量만큼 마시고 집에 가기 때문에 8년 동안 바를 하면서 음주운전으로 문제가 된 손님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했다.
 
  미국 경찰의 단속 기준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다. 우리나라는 0.05%다. 음주운전자는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州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처음 적발될 경우 6∼12개월 면허정지와 약 400달러의 벌금을 물고, 매년 1000달러의 보험금을 3년 동안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재차 음주운전에 걸리면 1차의 2∼3배 벌칙이 가해진다. 영주권자라 해도 두 번 이상 적발될 경우 바로 추방의 대상이 된다.
 
 
  지역의 사랑방
 
  미국 바에는 독특한 문화가 몇 가지 있다. 누나는 바의 단골 손님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한다. 버스를 대절해 인근 도시인 신시네티 등으로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러 가거나, 손님들의 각종 스포츠 취미 활동을 후원한다.
 
  바에 오는 손님들은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모여, 골프클럽·볼링클럽 등 각종 스포츠 클럽을 만들어 활동한다. 누나는 이 클럽 회원들이 경기에 나가는 날 회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티셔츠를 준비하는 등 후원을 한다.
 
  작년에는 누나 바의 골프클럽이 콜럼버스의 한 골프대회에서 일등을 해서 트로피를 해당 골프장에 걸어 놓았다고 한다. 술집이 단순히 술 마시는 곳이 아니라 동내 사람들의 사랑방 겸 회원제 클럽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기부금 모금 행사」이다. 누나 바는 다음달 암투병 중인 주디라는 50代 여자 손님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모금 행사를 개회할 예정이다.
 
  행사날 손님들이 기부할 물건을 하나씩 가지고 온다. 손님들이 가지고 오는 물건은 당일 바 안에서 경매에 부친다. 보통 다섯 시간 정도 경매를 하면 5000~6000달러 가량의 기부금이 모인다고 한다.
 
  작년의 어떤 바에서 자기 목장에 있는 소를 경매에 부쳐 800달러에 낙찰이 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기부금 행사가 있는 날에는 밴드가 와서 공짜로 연주를 해 준다. 밴드는 음악으로 기부를 하는 것이다. 바 주인은 이날 손님들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작년 누나의 바는 오하이오 주립大에 다니는 사격 선수를 위해 기부행사를 가져 2000달러를 모았다. 이 선수의 꿈은 올림픽 출전인데 돈이 없어 훈련을 못하는 처지가 알려졌다.
 
  연봉이 1억이 넘는 부자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바에서 청소를 하는 사람이든, 서로 어울려 술을 마셨다. 술은 대개 버드와이저 한두 병, 양주 한두 잔이었다. 바에 들어오면 서로 어깨를 부닥치며 친구가 되었다. 자기 주량을 자기가 통제하면서 적절하게 술을 즐기는 미국인들, 自律 속에 숨어 있는 철저한 책임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음주에 관한 오하이오州의 규정

● 21세 미만자는 술을 마시면 안 된다.
●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 걸어가면 안 된다.
● 술을 마시면서 걸어가면 안 된다.
● 야외에서 술을 마시면 안 된다.
● 대학 캠퍼스內에서 술을 팔 수 없다.
● 술집에서 양주를 병째로 팔아서는 안 된다.
● 술집에서 맥주를 2병 이상 한꺼번에 팔아서는 안 된다.
● 개봉한 술병을 차에 실어서는 안 된다.
● 술 취한 사람은 바에서 쫓아낼 수 있다.
● 술 주정을 한 前歷이 있는 사람은 술집에서 출입금지시킬 수 있다.
● 술 취한 사람에게 술을 팔지 않는다.

입력 : 201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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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흔 ‘재(嶺)너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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