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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자 백승구입니다

부끄러운 자화상

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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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습니다.

기자랍시고 「사회정의 어쩌구, 진실추적 저쩌구」 하던 것이 한 순간에 날아간 듯합니다.

언론사주라는 분이 유력 대통령 후보를 찾아가 돈을 주고, 대선 전략에 관한 훈수까지 뒀고, 야당 후보에게도 찾아가 비슷한 행위를 했다고 하니...

어디 그 분뿐이겠습니까.

그래서 저도 할 말이 없습니다.

독자 앞에, 국민 앞에 석고대죄라도 해야겠습니다.

정말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의 대표 기업이자 세계적 기업인 그 회사의 핵심인사가 돈으로 대선후보, 검찰 관계자들을 「기름칠」한 것 자체도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그 회사는 『도청 자료가 근거 없는 조작된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백 번, 천 번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해도 시원찮은 마당에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놓으니 세계인들 앞에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李會昌, 金大中 등 자료에 언급된 유력 정치인들의 반성 없는 행위도 부끄럽습니다. 모두가 『그 회사, 언론사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국민들이 어디 바보입니까? 국가 원로로서, 또 대통령을 지낸 분으로서 지금 무엇이 두렵습니까?

 「기름칠」 당한 검찰도 그 회사가 무서워서 그 회사 관련된 사건을 그렇게 처리했습니까? 그래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까. 제발 힘 있는 사람에게 강하고, 힘 없는 사람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그런 검찰이 되어주세요.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도청행위 또한 부끄럽습니다. 다른 나라 정보기관은 國益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십니까?

국가기관이 이처럼 불법을 공공연하게 저지르는 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불법적으로 생산된 정보로 당시 청와대는 인사자료로 활용했다고 하니,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겁니까?

 전직 안기부 직원이 불법 도청테이프를 미끼로 그 회사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파렴치한 그 행위도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사법처리 여부를 떠나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반성하고 또 반성합시다.

그게 국민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며칠 동안 제 머리 속에 『내 탓이요』라는 말이 떠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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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6일 안기부 미림팀(도청팀)장 공모씨가 공개한 자술서 전문. 공씨는 이날 자택에서 자살을 기도했다.

<1.도청문건 보관유출 경위
본인 공운영은 중앙정보부 요원 공채로 합격, 임용된후 감찰실 등 여러부서를 거쳐 과거 안기부시절 대공 정책실 정보관으로 근무하던중 92년도 미림팀장으로 임명받고서 상부의 지시인 미림업무를 과학화시키라는 지시에 따라 일부 인원을 본인이 직접 선발하여 훈련교육 후 본격 도청업무를 시작한 바 있습니다. (과거에는 협조자를 통한 득문보고로 사실내용에 대해 의문시했던 점 때문에 구체적 내용파악을 위해서 취한 조치였던 것으로 판단) 그후 YS당선과 함께 팀 활동을 중지, 무보직상태로 몇개월간 본인 및 팀원을 방치함으로써 이에 격분한 나머지 본인이 나서 “갖은 고생을 다하고 성과도 인정할 때는 언제고 이렇게 미림요원을 푸대접할수 있느냐. 이런 식이라면 누가 비밀업무를 수행하겠느냐”고 항의끝에 본인은 팀장 직책에서 평직원의 직책에 재보직되어 억울한 심정을 갖고 근무하면서도 제 자신 천직으로 여긴만큼 성실히 주어진 책무에 대해 열심히 노력하던 중 94년도(YS집권시) 또다시 미림팀 재구성을 지시받고 내자신 “과거에 쓰라린 경험”이 있었기에 불복타가 설득당하고 팀을 재구성한 바 있습니다. 그때 본인은 “언젠가는 또다시 도태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앞선 나머지 이를 대비, 중요 내용은 은밀보관하기로 작심끝에 일부 중요 내용을 밀반출 임의보관하고 있던 터에 예상과 같이 DJ정권으로 바뀌면서 일방적 직권 면직된 바 있습니다.

이에 본인은 태연스런 자세를 보이려고 애를 썼으나 내심으로는 ”이렇게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도태시킬 경우 너도나도 마치 자기들에게 똥물이라도 튈까봐서, 아니면 나를 도태시킴으로써 나에 대한 불씨를 아예 없애 버리려는 분위기가 역겹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직에 대해 심한 배신감마저 갖게 만들었습니다.

퇴직이후 참담한 심정으로 몇 개월 소일타가 생계가 걱정되던 중 친지로부터 “ 당신은 사회적, 인적 자산이 있는데다 요즘 신설 유선통신사들로 인해 기존 통신사(KT)를 상대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하니 가입자 유치 대리점을 시작해보라”는 권유를 받고서 검토끝에 퇴직금과 가옥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아 장사를 시작하던중 본인의 이력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같이 직권 면직당한 A로부터 재미교포 박모가 삼성그룹 핵심인사는 물론이고 박지원 당시 문공장관 등과도 돈독한 관계인데 동 박씨가 마침 삼성측에 사업을 협조받을 일이 있으니 본인이 보관중인 문건중 삼성과 관련이 있는 문건 몇 건만 잠시 활용했다가 되돌려받으면 A 자신도 복직에 도움이 될 것이고 나(본인) 또한 영업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고민타가 삼성그룹 자체 약점이 될 수 있는 사안만을 제시할 경우 공개될 수도 없을 것같은 단순한 판단을 내린 끝에 본인, A, 박씨 등과 접촉, 박에게 전달한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최근 느닷없이 A로부터 “징그러운 박 그 XX 아들놈이라면서 집까지 찾아와 만나자고 해서 상대도 안하고 보냈더니 그놈이 ”아버지가 찾아가면 잘 대접해 줄 것이라고 해서 왔는데 이렇게 문전박대 할 수가 있느냐. 가만 안 있겠다“고 떠들고 갔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제 자신 또 다시 문제가 야기되는구나 생각하면서 걱정 하던중 또다시 A로부터 ”MBC 기자라면서 만나자해서 또 쫓아 버린적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박이 또다시 문제를 촉발시키려는 의도를 감지하고 있던터에 최근 문제가 일파만파 발전되는 것을 보고 제 자신 박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서 조심스럽게 관망하여 왔던 것입니다.

2.본인의 사업에 대해

본인의 사업이란 솔직히 조그만 구멍가게 수준임에도 완전 확대해석 과대평가되어 보도되고 있어 당혹감을 감출 수 없어 밝히고자 합니다.

본인의 사업은 처음부터 통신가입자 유치 영업으로 3년여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가 잠시 현상유지한 바 있으나 현재 국내경기 악화로 평균 월수 1800여만원 수준으로서 직원 봉급, 사무실 임대료 등을 지출하고 나면 매월 몇백만원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고 다시 영업에 박차를 가할 양으로 부채(사채) 3억 퇴직금(복직과 함께 지급받은 명예퇴직금)으로 사무실을 분에 넘치게 얻어 능력이 있어 보이는 친지 한분을 영입 공동대표로서 영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아 모든 것을 청산하고 작은 규모의 오피스텔을 얻어 재기해볼 생각이었습니다.

광고사업 역시 4개 매체중 3개가 몇년간 광고주가 없어 방치, 임대료만 지출하고 있는 등 문제 투성일뿐인데 너무 과장보도되고 있어 황당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3.지난 대선시 이회창 지원 관련

지난 94년도 대선당시 저자신 공직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열심히 소임을 다했으나 DJ가 당선되면 저 자신 또다시 엄청난 불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은밀히 선을 대어 지원한 바 있음을 솔직히 시인합니다.

이는 분명 본인 자신을 위해 했을 뿐이며 어떠한 의혹도 없습니다. 진실임을 확실히 밝힙니다.

이후 지난 대선때에도 역시 순수 민간차원에서 지원한바 있음을 솔직히 신인합니다.

4.사회전반에 대한 충언

본인은 상술한 내용에 대해 한치의 허위도 없다고 생각하면서 본인이 과거 남들이 접해보지 못한 다년간의 소위 불법 비밀도청 업무를 수행한 경험에서 얻은 느낀바 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본인은 가정형편으로 최종학력 야간상고를 졸업한 무지한 인간에 불과하지만 저로서는 업무 수행상 남들이 느껴보지 못한 엄청난 충격과 함께 세상만사가 이렇게 되어가고 또 이렇게 해서 살아가는구나 하는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한마디로 제가 경험할 때까지의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외면상과는 달리 이면에는 서로간 이해대립에 따라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아첨, 중상모략, 질투 이루 말할 수 없는 혼돈의 연속이었습니다.

물론 그중에서는 양심적이고 정도를 걷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결국 이런분들 또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나라가 발전되어 가고 국민의식 역시 성숙됨으로써 나라가 발전되는구나 하는 긍정적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제 작은 소견이지만 이제부터라도 과거사에 대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세상으로 바뀌어 가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제 자신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것을 낱낱이 폭로함으로써 사회가 다시금 제자리를 찾고 과거를 청산하는데 있어 다소나마 역할을 하고도 싶었지만 이제 모든 것을 주검까지 갖고 가겠습니다.

염려했던 분들 안도하시겠지만 나라의 안정을 위해서 참을 뿐입니다.

저에 대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매도 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양심에 손을 얹고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그동안 저를 취재했던 기자분들 수고하셨습니다.

본인은 이 이상 할 말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기자분들 역시 진심으로 자신이 과연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이 나라를 위함인지 깊이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에 대해 과장.왜곡 보도함으로써 하찮지만 나의 인격.사생활 전반에 걸쳐 참담하게 만든 분들, 그렇게 특종은 중요하고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한낱 흥미위주 소설감으로밖에 취급하지 않는다면 한 인생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더 이상 왜곡보도 하지 마십시요. 이것만으로 끝냅시다.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출처:연합뉴스

입력 : 2005.07.26

조회 : 3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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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백승구입니다

eagleb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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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독자 (2007-10-25)

    닉슨의 불법도청사건이 큰 이슈가 되었듯이 이제야 우리나라도 한단계 이문제를 공론화하고 권력에 의한 불법도청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때가 된것입니다.너무 자조하시지는 마시길.권언,정경유착은 정말로 뗄수 없는 관계이므로 이를 차단하지 말고 건강한 관계로 만들어 나가야 할듯,(제도적으로).양심이 살아있는 기자님을 보게 되서 오히려 기분이 좋습니다.

20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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