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1. 김정현 ‘정조준’

가속의 시대...천천히 그리고 낙관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

3년에 걸쳐 완성된 토머스 프리드먼의 일곱 번째 책 ≪늦어서 고마워≫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스크랩
토머스 프리드먼 /사진= 장련성
  
저널리스트이자《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일곱 번째 책을 냈다. 책의 제목은 “늦어서 고마워(Thank You for Being Late)”이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책을 통해 "세상을 천천히 그리고 낙관적으로 살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뭘까.
 
 프리드먼은 베스트셀러 '제조기'다. 1989년 출간된 그의 첫 저서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 이후 ‘세상은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와 같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그의 펜 끝을 거쳐 탄생했다. 그의 저서는 많은 독자들에게 삶의 지침서가 되고 있다. 이번 책은 장경덕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이 번역했다. 책 앞부분에 실린 장 논설위원과 토머스 프리드먼의 대담이 흥미로워 일부를 소개한다.
 
장경덕(이하 장): 이 책을 쓰는데 얼마나 걸렸나요?
 
토머스 프리드먼(이하 프리드먼): 3년 걸렸습니다. 사실 나는 책을 쓰지 않습니다. 책을 발견하지요. 그 일은 직관으로 시작됩니다. 마치 큰 화강암으로 조각상을 만들 때처럼, 조금씩 쪼아내면 손이 나오고 팔꿈치가 나오고 무릎이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더 깎아내면서 각 부분을 연결하지요. 그러기까지 한동안 시간이 걸립니다. 책을 쓰는 과정을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먼저 열한 달 동안 내가 무엇에 관해 쓰는지 알아내려고 노력하면서 씁니다. 일단 그걸 알아내고 나면 열두 번째 달에 완전히 다시 씁니다. 그렇게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일직선으로 관통하는 논리로 이야기를 할 수 있지요. 지금까지 모든 책을 그렇게 썼습니다.  이 책은 너무나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기술과 공동체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인지 모든 걸 알아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사실 나는 상당히 아날로그적인 사람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기술 혁명에 관한 책을 썼네요. 

장: 당신은 ‘영어를 영어로 옮기는’ 저널리스트입니다. 책을 쓸 때 무엇이 가장 어려웠나요?

프리드먼: 이 정도 두께의 책을 쓰면 온갖 기술적인 문제에 부딪히지요. 책을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을 인터뷰했습니다. 기후학자, 과학기술자, 교육자도 만났지요. 가장 어려운 건 내가 그들의 말을 정확히 인용했는지 일일이 본인에게 확인하는 일입니다. 내가 아무리 정확하게 받아 적더라도 당초 그들의 말이 부정확했거나 기억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요. 가능한 그런 일을 피하려고 애씁니다. 그러자면 그들이 자신의 말을 인용한 뿐을 꼼꼼히 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 책은 누군가의 잘못을 캐려는 탐사보도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취재원의 생각이 가장 잘 표현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책을 쓸 때 어깨를 다쳐 두 달 동안 타이핑을 잘 못 했습니다. 6주 동안은 전혀 자판을 칠 수 없었어요. 사실 어깨가 너무 아파 인터뷰 상대에게 내 노트북 컴퓨터를 넘겨주고 직접 타이핑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무엇도 나를 멈추게 할 수는 없었어요.

장: 지금 같은 가속의 시대에는 태풍의 눈 속에서 춤을 춰야 한다고 했지요? 태풍의 눈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그런 안전지대를 만들 수 있을까요?

프리드먼: 가속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지배 구조는 무엇일까요? 오늘날 미국의 중앙정부는 마비돼 있습니다. 지나치게 당파적인 정치 탓이지요. 그런 정부는 신뢰가 없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정부는 오직 신뢰의 속도로만 움직일 수 있지요. 개별 가족은 가속적인 변화에 맞서기에는 너무 약합니다. 나는 가속의 시대에 사람들에게 안정감과 추진력을 줄 수 있는 태풍의 눈은 건강한 지역 공동체라고 주장합니다. 이 공동체는 사람들 가까이서 충분한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서로 연결돼 있고 보호받고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기반이 되지요.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인 한국에서는 중앙정부가 가장 높은 신뢰를 받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연방 정부보다는 주 정부를, 주 정부보다는 지방정부를 더 신뢰합니다. 미국에서는 역사적으로 지역 공동체들이 지배 구조의 핵심에 있었습니다. 18세기 정치철학자 에드먼드 버크가 ‘작은 집단들’이라고 부른 공동체가 그것이지요. 
 
 
 토머스 프리드먼은 "멈추어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지금이 종교개혁 이후 가장 큰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지점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세 가지(기술, 세계화, 기후변화)가 변곡점에 가속을 더하고 있는데 현 상황에 따른 적합한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LRN의 최고 경영자이며 프리드먼의 친구인 도브 사이먼은 이렇게 주장했다고 한다.
 “당신이 어떤 기계의 정지 버튼을 누르면 기계는 멈춰 섭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정지 버튼을 누르면 무언가를 시작합니다. 당신은 멈춰 서서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하고, 당신의 전제를 다시 생각하기 시작하며, 무엇이 가능한지 다시 구상하기 시작하고, 무엇보다 당신이 가장 깊이 간직하고 있는 믿음을 다시 연결하기 시작합니다. 일단 그 일을 하고 나면 더 나은 길을 재구상하기 시작할 수 있지요.”

 프리드먼은 그의 일상이 가속도의 회오리바람에서 벗어난 시점을 2015년 초로 기억하고 있다. 그는 예상치 못 한 곳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주로 워싱턴 D.C의 ≪뉴욕타임스≫ 사무실 근처에서 아침 먹을 시간에 정기적으로 친구들을 만나 공직자나 분석가, 외교관 등을 인터뷰했다. 혼자 아침을 먹으며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침 시간 워싱턴 D.C 의 도로와 지하철 교통 사정은 예측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약속한 취재원이 10~20분 늦게 도착하기도 했고 그들은 예외 없이 허둥지둥 도착해 자리에 앉으며 사과의 말을 건넸다고 한다.
 프리드먼이 깨달음을 얻은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는 취재원이 늦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몇 분 동안 그냥 앉아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내고 즐거워하는 자신을 보며 오히려 약속 시간을 못 맞춘 취재원에게 “늦게 와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프리드먼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기계적이고 이성적인 숫자 기반의 사고가 현대 인류의 지적 발전을 방해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계가 하지 못하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 공감, 소통 능력의 필요성을 예시를 통해 철저하게 분석했다. 그의 저서처럼 이성적 사고보다 창의적 사고에 주목하고 있는 인문학 서적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저서가 특별한 이유는 발품 들여 쓴 흔적이 여러 곳에서 묻어나기 때문다. 7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두툼한 책은 대부분 프리드먼이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거나 취재를 통해 얻은 이야기로 채워졌다.
 프리드먼은 치밀한 논리로 독자를 이끌어가기 보다 직접 겪은 이야기들을 담백하게 전달한다. 책을 읽는 사람들의 사고가 물줄기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돕는 역할만 한다. 분명 배운 대로 했는데, 옳은 방법으로 했는데 실패가 반복되는 이들에게, 특히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그의 책을 추천하고 싶다.    

글=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7.08.09

조회 : 297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김정현 ‘정조준’

AJ@chosun.com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1709

지난호
별책부록
정기구독
전자북
  • 월간조선 전자북 서비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