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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1. 김태완 ‘Stand Up Daddy’

일본의 신문사가 망하지 않는 것은 왜?

기자 중심의 독단적 기사생산과 벨류 선정으로 살아남을 수 없어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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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을 전하는 일본 주요 신문들.
 
전 세계 신문산업이 기로에 서 있다. 한때 신문의 잉크는 활기찬 도시의 냄새였고, 문명이란 근대화의 기호였다. 그러나 더는 종이의 촉감과 잉크의 후각은 도시인의 감성을 자극하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미 미국의 많은 신문사가 문을 닫았다. 가까운 나라 일본이나 한국 역시 고전하고 있다. 뉴미디어의 등장과 경기침체, 젊은 독자층 감소가 신문산업을 불황으로 내몬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나마 아직 일본은, 한국처럼, 잉크냄새를 그리워하는 ‘충성 독자’들이 아침신문을 기다린다. 이들은, 철학자 헤겔처럼, 아침 기도를 신문 읽기로 대신하는 이들이다. 마이니치 출신 언론인 ‘사사키 토시나오’ 씨는 《2011년 신문·텔레비전 소멸》이란 책을 펴냈었다. 2011년부터 6년이 지났는데 아직 종이신문은 소멸하지 않고 있다.
 
일본 신문산업의 미래에 대해, 일본 블로그 매체인 《블로거스(BLOGOS)》가 작년 마이니치 신문의 디지털전략 담당자인 오가와 카즈 이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오가와 이사는 일본 신문이 버티는 힘을 ‘충성 독자’와 가가호호(家家戶戶) 배달망, 구독료 ‘현금수혈’ 덕분이라고 했다. 그의 말이다.
 
“(일본 신문엔) 두꺼운 핵심 팬층이 있고 부자(父子) 3대에 걸쳐 신문을 받아보는 이도 많다. 좀 더 쿨 하게 말하면 ‘배달 망을 통해 판다’는 일본신문의 비즈니스 모델 덕분이다. 이 모델이 낳은 ‘은혜’가 계속 되리라 생각한다.

일본신문이 티격태격 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것은 매달 구독료가 현금으로 들어오는 것이 크다. 이른바 독자로부터 ‘수혈’ 때문이다. 현금 흐름이 이뤄지고 있으니 한꺼번에 망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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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 신문의 디지털전략 담당자인 오가와 카즈 이사.
 
진짜 ‘디지털 퍼스트’ 신문이란?
 
그렇다면 마이니치는 어떤 전략으로 신문산업 위기를 극복하려 할까. 오가와의 설명이다.

“일본 인구 1억 명의 시장만으론 끝이 보이고 있다. 마이니치는 해외 파트너지(誌)와 접목, 해외시장을 개척하려 한다. 지난 4월부터 《월 스트리트 저널》과 손잡고 ‘디지털 마이니치’ 독자에게 추가 요금 없이 신문을 볼 수 있게 한다. 실제 독자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디지털 마이니치는 월 구독료가 4000엔. 기존 신문 구독자는 가족 5명까지 디지털 마이니치를 무료 이용할 수 있다.《월 스트리트 저널》는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으나 번역된 기사를 제공하진 않는다.

오가와는 “마이니치 독자라면 무료로 디지털 판을 볼 수 있으나 그 외의 경우(독자가 아니면)라면 돈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구독하지 않은 이들에게 ‘마이니치 저널리즘’을 받아들여, 독자로 만드는 것을 (위기타개의) ‘도전적 대처’라고 생각하고 있다.”
 
각 신문마다 디지털화를 서두르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종이독자만 ‘내 새끼’로 끼고돌지 않고, 인터넷 무료독자의 기호까지 고려하는 추세다. 이미 ‘기자 중심의 독단적 기사생산과 벨류 선정, 대량 부수와 광고주 중심 신문수익 구조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면 종이신문의 발행 시각을 무시하고 인터넷으로 특종을 낼 수 있을까. 이 문제는 매우 민감하고 미묘하다. 종이신문 수익을 포기하는 문제와 닿아 있다. 신문 기자 대부분은 여전히 종이신문에 실려야 ‘진짜 특종’이라 생각한다. 오가와 이사의 말이다.
 
“미국 기자는 전혀 다르더라. 얼마 전 뉴욕의 《월 스트리트 저널》에 갔는데, 큰 모니터를 통해 기사평가나 독자반응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자신이 쓴 기사가 1면 톱으로 되어도 반응이 없으면 수치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있더라.”
 
SNS가 정답, 악플도 받아들여야
 
일본 기자들도 소셜미디어 활용에 적극적이다. 물론 몇몇 신문사는 기자들의 트위터 사용을 금하고 있다고 한다. ‘입사 5년째까지 트위터를 못한다’는 룰도 있다. 그러나 마이니치는 그런 ‘결박’은 없단다.

마이니치는 기자들이 페이스 북, 트위터와 제휴했고 인스타 그램, 바인(Vine)도 하고 있다. “NHK의 조사에 따르면 20대에서 신문을 손에 들고 있는 사람은 몇 %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젊은 사람과 (SNS와) 연결돼 (소통하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다.
 
사실 SNS와 같은 소셜 미디어는 리스크가 많다. 때론 악플과 싸워야 한다. 남의 시각과 관점, 지나친 비판에 신경쓰다보면 자기 일에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댓글로 인터넷이 불바다가 되곤 한다. 오가와의 말이다.
 
“타오름은 있지만, (기자가 SNS를) 하는 편이 좋다. 공격하는 이가 있지만 (나를) 지키는 팔로우도 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부분이다. 굴곡은 있으나 우리들의 일이란, 사람을 자유롭게 비판, 공격하는 데 있다. ‘나만 싫다’는 것은 용납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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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문산업의 위기를 진단한 기사.
 
 
디지털 신문의 핵심은 '독자 퍼스트'
 
문제는 신문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인터넷 기사 유료화가 자리잡아 가는 추세라고 한다. 일본경제신문의 경우 일정 건수는 무료, 그 이상은 유료를 받는 ‘계량형 유료화’(pay-wall) 전략을 취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기사의 일부는 무료이지만, 상세한 내용을 보고자 할 경우 유료가 된다.

오가와는 “어쨌든 지금 노도처럼 무료로 기사가 흐르고 있는 형태에서 유료 과금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일본의 경우 온라인 광고 단가가 낮은데다 종이판매 저하와 광고하락 분을 메우기에는 디지털 광고만으로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에서 돈을 내는 것은 젊은 세대일수록 저항감이 크다. 종이신문의 독자라고 하면, 으레 고령자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마이니치의 디지털판 유료 독자는 종이 신문과 같이 50대 이상의 사람이 많다. 왜 그럴까.
 
“종이에 쓴 기사의 스타일 그대로 인터넷에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스타일은 어디까지나 종이 신문에 익숙한 세대에게나 맞다. 디지털로 젊은 사람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젊은 층에 맞는 스타일’로 써야 한다.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았지만 장래는 이때를 목표로 디지털 콘텐츠로 가야 한다. 《뉴욕 타임스》 CEO의 말처럼 모두가 종일 스마트 폰을 보고 있다. ‘여기 있는 곳이 없다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스마트 폰으로 존재감을 보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단순히 디지털로 빨리 기사를 보내거나 모바일용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 기사라면 어디에 독자가 있고, 누군가 원할 것이라는 것을 (독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찾아, 그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독자 퍼스트’의 궁극적 모습이라 생각한다.”


입력 : 20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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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Stand Up Daddy’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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