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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용원의 군사세계

보복운전하듯… 中전투기, 美정찰기 코앞서 급상승해 진로 막아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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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서해서 아찔한 충돌 위기]

- 中, 아무 교신도 없이 위협 비행
무장한 J-10 전투기 2대 중 1대… 美 EP-3 아래쪽서 전속력 추월

- 美, 항공모함 정찰 목적?
中선 "칭다오의 랴오닝호 엿봐"
미군은 "일상적인 임무였을 뿐"

- 美·中 전선 확대 양상
北제재·탈북자·무역까지 충돌… 한반도 군사 대치로 번질 우려

지난 23일 한반도 서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가 미국 정찰기를 막아선 상황은, 마치 고속도로에서 앞차를 추월한 뒤 바로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과 비슷했다. 국방부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해군 정찰기 EP-3는 이날 아침 중국 칭다오 남동쪽으로 80해리(148㎞)쯤 떨어진 공해상에서 정찰 비행을 하고 있었다. EP-3는 상대 함정과 전투기 등의 전파 신호를 수집해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때 갑자기 중국의 J-10 전투기 2대가 접근해왔다. 그중 한 대는 전속력으로 날아와 EP-3를 아래쪽에서 추월했다. 그러고는 속도를 늦추며 상승해 미 정찰기 전방 300피트(91m) 앞까지 접근했다. WSJ는 "EP-3 정찰기에 충돌 경고 시스템이 울렸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회피 기동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중 전투기, 교신 없이 위협 비행"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비행하는 중국 전투기가 전속력으로 돌진해 미국 정찰기를 앞에서 막아선 것은, 위협 비행으로 상대를 밀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날아오는 항공기 앞 91m까지 접근한 것은 사실상 충돌 직전으로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도 미국이나 일본 정찰기가 중국·북한 전투기의 위협 비행을 겪은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정찰기 아래에서 위쪽으로 근접 비행한 일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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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관리는 24일(현지 시각) "중국 J-10 전투기들은 무장하고 있었지만, 우리 정찰기는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었다"며 "우리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간에 어떤 교신도 없었다는 사실도 문제"라고 했다. 이어 "이런 위험한 비행은 평소답지 않을 뿐 아니라 (군사 충돌의) 오판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J-10은 중국이 2005년 이후 처음 실전 배치한 국산 전투기로, 가까이서 적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는 23㎜ 기관포 1문과 열 추적 공대공(空對空) 미사일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에도 분쟁 지역 등에서 종종 전투기로 '힘'을 과시해왔다. 지난 5월에는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상공에서 J-10 2대가 미 해군 소속 정찰기(P-3)를 상대로 180m 전방에서 위협 비행을 했고, 지난 2월에는 남중국해의 한 암초 상공에서 조기경보기가 미군 정찰기에 접근해 비행했다. 2001년엔 중국 하이난섬 인근 상공에서 미 해군 EP-3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해 중국 전투기는 추락하고, 미 정찰기는 하이난섬에 불시착한 적이 있다.

◇중국 항모 정찰하려 했나

이번 EP-3의 정찰과 관련, 미군은 "정찰기는 일상적 임무(routine mission)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군사 매체 신랑(新浪)군사망은 25일 "칭다오에 있는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엿보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미 해군의 대표적 전자 정보 수집기인 EP-3는 상대방의 전파·통신과 전투기, 함정, 미사일 등의 각종 전파 신호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다. 중국의 랴오닝함과 052D형 최신형 이지스함 등 신형 함정 정보는 물론, 평안북도 구성 인근 등 서해안 인근 지역에서 발사하는 북한 중장거리 미사일 정보도 수집할 수 있다. 정보 소식통은 "미국이 이제 북·중을 본격 겨냥해 민감한 지역까지 들어가 적극적인 정보 수집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중 갈등은 북한 문제부터 경제 문제까지 전선(戰線)이 길어지는 양상이다. 미국은 최근 북한과 거래한 혐의로 단둥은행을 제재하는 등 본격적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개인 제재)'에 시동을 걸었다. 또 탈북자 북송 문제를 놓고도 미 국무부는 이날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대립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탈북자는 난민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최근 열린 미·중 고위급 경제 대화는 양측의 신경전으로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도 하지 못하고 끝났고, 미국은 중국 철강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이번 정찰기·전투기 대치 사건도 북한 핵·미사일 해법을 놓고 미·중 사이가 계속 벌어지는 상황에서 미군이 한반도 인근 정찰을 강화하고, 중국은 이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이라며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자칫 군사 대치로 번질 수도 있다"고 했다.

입력 : 201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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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의 군사세계

bemil@chosun.com 미국 미주리대 저널리즘스쿨 연수 조선일보 편집국 정치부 군사담당 전문기자 차장 겸 비상근논설위원 조선일보 편집국 정치부 군사담당 전문기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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