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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세진 ‘별별이슈’

한나라당 지도부 출신 4인이 말하는 “야당, 이렇게 투쟁해야”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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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야당 자유한국당의 야성(野性)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반대할 때는 반대하고 문제를 풀어야 할 때는 푸는 야당 본색(本色)을 빨리 드러내야 한다는 당내외 여론이 거세다. 홍준표 대표를 제외한 자유한국당 지도부 중 야당 국회의원 생활을 한 사람은 거의 없다.
최고위원 중 3선 이철우 의원, 재선 김태흠 의원은 여당의원만을 지냈고 전직 의원인 이종혁, 이재영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한나라당)이 야당 당시 자민련 소속이었다. 홍문표 사무총장 정도가 17대 국회에서 야당의원 생활을 했다.  전반적으로 대여(對與) 투쟁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시절 10년간(1998~2008) 야당 지도부로 투쟁해왔던 전직 의원 4인으로부터 야당 투쟁의 방향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패배 책임 추궁과 계파갈등은 금물
 
1998년부터 한나라당 총재비서실장과 당 사무총장을 역임한 신경식 전 헌정회장은 “(대선) 패배 후 당내 계파갈등이 생긴다면 그건 바로 당이 망하는 지름길이라며 “지도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전 헌정회장의 얘기다.
“당시(대선 패배 후) 한나라당이 가장 잘 했던 것은 당내 갈등이 거의 없이 하나로 뭉쳤다는 겁니다. 이회창 총재가 정치적으로는 신인이고 정치적으로 경력이 월등한 사람이 많았지만 다들 이회창 총재를 중심으로 뭉쳤기 때문에 강력한 투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패배의 원인을 이회창 총재 개인에게서 찾거나 계파별로 서로 책임을 추궁하는 분위기가 있을 법도 한데 없었어요. 이왕 패배한 거 야당으로 잘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나이많은 사람들이 소리지르며 장외투쟁을 하고 집회에서 여당 주요 인사 사진에 불을 지르는 등 상당히 과격한 투쟁도 많았거든요. 사실 여당 체질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하기 쉬운 일은 아닌데 그땐 다들 한마음 한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스스로 선출한 대표를 다른 마음 없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대표와 당 지도부가 어떤 일을 하든 당을 살리고 잘 되게 하자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최소한 당내에서 지도부 발목잡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당이 한마음 한뜻으로 추진력을 가져야 여당과 상대할 수 있습니다.”
 
과거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자유한국당은 지난 야당 10년사를 면밀히 연구하고 참고해야 할 것이라며 “여당이 원내 과반수가 안 되는 여소야대라는 상황도 비슷한 만큼 과거사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의 얘기다.
“당시 한나라당은 야당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민자당 3당합당으로 들어온 통일민주당 출신 소수를 제외하면 거의 다 공화당, 민정당 출신이었고 15대 총선(1996)에서 국회에 대거 입성한 정치신인들도 상당수가 기득권 출신이라 여당에서 야당으로 급격하게 변신하기가 어려웠어요. 1년만에 정권을 잃으니 정신을 못 차렸죠. 정권이 교체된 게 헌정사상 처음이고 여당이 야당이 된 사례가 없어서 정권뺏긴 야당은 어떻게 해야 잘 하는건지 참고할 만한 역사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일부는 야당(현재 여당)투쟁사를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1998년 한나라당과 비슷한 상황이니 당시 한나라당이 어떻게 투쟁을 했고 국민의 지지를 얻었는지, 각 선거에서 어떻게 민심을 잡았는지 등을 사례별로 연구하고 참고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성공할 수 있고 향후 다시 민심을 잡아 정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박 전 의장은 이렇게 덧붙였다. “한나라당이 다시 정권을 잡고 새누리당으로 9년간 여당생활을 하다보니 야당시절을 많이 잊은 것 같습니다. 공천물갈이로 사람도 많이 바뀌었죠. 그래서 힘든 야당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그때를 정확하게 정리해놓은 자료도 부족한 편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과거사를 제대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일입니다. 시대가 달라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역사를 기억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어요.”
 
절박함은 재집권의 원동력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인 김용갑 전 의원(3선)은 이렇게 설명했다. “야당 당시 나를 비롯한 정통보수세력과 남경필, 원희룡 등 소장파들간에 당의 정체성을 놓고 의견이 대립하는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소장파들은 공천에서도 나 같은 사람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고요. 물론 나도 보수세력의 대표성을 띠고있다보니 절대 굴하지 않았습니다. 여당이라면 굳이 대립하지 않았을텐데 야당이다보니 다들 반드시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절박함과 노력이 다시 정권을 되찾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요.”
그는 “당시 소장파와 보수세력의 갈등이 꽤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갈등까지는 가지 않고 건설적인 논의가 있었는데 그런 경험이 성공하는 야당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 첫 5년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지만 두번째 대선패배 후 이른바 2기 야당생활에서는 다들 지치고 갈등하는 경우가 더러 생기기도 하는데, 이를 제대로 극복해나가는 것이 재집권의 필수요건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얼마나 힘든지 모를 것
 
야당 10년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다 2010년 한나라당 대표로 취임했던 안상수 현 창원시장은 “(자유한국당은) 여당으로 지낸 세월동안 이른바물갈이가 이뤄져 투쟁력이 떨어졌다며 “지금의 자유한국당은 야당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투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얘기다.
“야당시절 총선(16,17) 공천때는 경쟁력을 중심으로 비교적 공정한 공천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정권을 잡고 난 후 총선(18~20)에서는 적폐청산이니 구악척결이라는 명분으로 당권을 잡은 계파의 계파공천이 심각했고, 투쟁력과 경쟁력이 강한 인물들이 상당히 떨어져 나갔습니다. 이제 쭉 여당생활만 했던 사람들을 데리고 투쟁해야 하는데 걱정이죠. 대선 당시엔 후보경선에 출마하겠다고 결심도 했었습니다.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나가려고 했었죠. 왜 그런 생각을 했냐면 나는 정말로 야당(생활)을 하기가 싫었어요. 그게 얼마나 힘든 길인지 지금 당에 있는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이회창-박근혜 리더십 참고할 만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전 한나라당 한 다선(多選) 전직 의원의 얘기다.
“야당 시절 한나라당은 이회창, 박근혜라는 구심점이 있었습니다. 물론 과거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같은 제왕적 리더십과는 수준이 다를 수도 있었겠지만 포스트 3김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회창 리더십은 상당히 효과적이었어요. 이회창 총재는 (16) 대선에서 실패했지만 명실상부한 당의 1인자였습니다. 계파별로 이합집산하는 구 야권(現 민주당 계열)과 달리 쭉 여당을 해왔던 한나라당은 당 총재가 누구건 그를 중심으로 모이는, 다소 공직사회 같은 조직이었거든요. 그래서 이회창 후보는 2002년 대선 전까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1인자였습니다. 이회창 총재가 대선 재수에서 실패한 이후 그 리더십을 이어받은 사람은 박근혜 대표죠.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선거의여왕이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했습니다자유한국당 한 고위당직자는 “박근혜라는 이름은 우리에겐 아픈 상처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강력한 야당을 이끌어왔고 정권재창출에 기여했다는 업적은 절대로 폄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출신 의원들은 이밖에도 저격수를 키워라 친박세력을 정리해라 등의 조언도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사무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물론 당이 친박이라는 굴레는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당 지지층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심과 호의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어서 어느쪽도 선택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자유한국당은 강력한 야당으로 거듭나 보수세력의 지지를 얻고 향후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을까. 아직 산적한 과제가 많다.
 

입력 :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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