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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화약고' 다시 불 붙나?

이스라엘, 자국(自國) 전투기 격추에 격분, 시리아 내 이란군 시설에 공습 감행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이스라엘 정부 보안요원들이 10일(현지시각) 자국 전투기가 추락한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軍)이 10일(현지시각) 시리아를 겨냥해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11일 이스라엘 현지 언론과 영국 BBC 보도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자국 전투기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시리아·이란군 시설을 향해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고 한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 위치한 이란 목표물 4곳을 포함해 12곳을 공격해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시리아에 대한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36년 만에 최대 공습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 공군의 토메르 바르 장군도 “1982년 레바논 전쟁 이후 시리아에 대한 가장 심각한 공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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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공격은 이날 새벽 시리아가 자국 전투기를 격추시킨 뒤 몇 시간 만에 나온 즉각적인 보복 조치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자국 영공에 무인정찰기를 날려보낸 것을 문제 삼으며 시리아 내 이란군 시설물을 파괴하는 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F-16기가 시리아군의 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 이에 격분한 이스라엘군은 그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지목하고 시리아 공습을 감행한 것이다. F-16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2명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으나 이 중 1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텔아비브 군 본부로 수뇌부를 소집해 비상회의를 열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번 사안을 논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이란은 이스라엘 파괴라는 목표를 위해 시리아 영토를 이용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가 새로운 대치 국면으로 이어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래 이스라엘·이란·시리아가 연루된 이번 격전은 지난 7년간의 내전 중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이스라엘이 시리아 및 헤즈볼라(레바논 무장 정파) 내 이란의 세력 확장을 우려해 수시로 시리아 영토에서 군 시설이나 시아파 세력을 공습한 적은 있으나, 자국 전투기가 격추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같은 날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와 대치 중인 터키군의 헬기가 격추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쿠르드 공격에 투입된 터키군 헬기가 격추돼 2명이 숨지는 등 이날에만 터키군 11명이 사망하면서 터키는 지난 3주간의 작전 이래 하루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시리아 사태는 각국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슬람국가(IS) 섬멸을 위한 미국 중심의 동맹군이 반(反)이스라엘 성향의 시리아 정부군과 맞서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은 친(親)시리아 성향을 띠고 있다. 거기에 쿠르드 반군 점령 지역과 국경을 마주한 터키가 러시아·이란과 한 배를 타는 등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지난 며칠간 상대방을 향한 대리전을 격화하면서 내전 양상이 심각해진 데다 이스라엘까지 본격 참여하게 돼 시리아 전쟁의 파장이 중동 전체로 번지는 양상이 됐다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시리아 사태가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단순한 레드라인을 넘어서 훨씬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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