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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

전 정권에서 평창올림픽 위해 땀 흘린 인사들 주목 못 받아

문재인 대통령, MB 3년 만에 만나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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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당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앉은 자리가 뚝 떨어져 있다. 사진=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하 MB)이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다. 설왕설래가 많았으나 “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를 이뤄낸 지구촌 축제가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참석을 결정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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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일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남아공 더반으로 서울공항에서 출발하고 있다. 손으로 평창올림픽 유치 엠블럼을 만지고 있다.
MB는 88서울올림픽 때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1978년부터 80년까지 서울시 수연연맹을 맡았고 이후 대한수영연맹 회장, 아시아 수영연맹 회장, 국제수영연맹(FINA)에서 집행위원, 대한체육회 이사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스포츠에 깊이 관여한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이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스포츠에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기업이 체육계의 후원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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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 2018년 동계올림픽 실사단을 만나려고 강원도 평창을 방문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2011년 2월 15일 강광배(오른쪽) 봅슬레이 국가대표 감독과 함께 봅슬레이를 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옆에 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IOC위원)에게 “같이 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으나 이 회장은 웃으며 사양했다. 왼쪽부터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이건희 회장, 두 사람 건너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MB에게 각별한 관심과 예우를 보여주진 않았다.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MB는 외국 정상급 인사가 아니어서 일반인 출입구를 이용해 입장했다. 그래서 외국 정상들을 영접하기 위한 입구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과 조우할 수 없었고 악수를 나눌 수도 없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10일 “문 대통령이 리셉션장에서 전직 대통령과 유가족에게 배정된 테이블로 찾아가 MB에게 인사를 건넸다”며 “문 대통령이 일어나 그 테이블로 가서 김현철, 김홍걸씨 등 전직 대통령 가족과 악수를 했다. 리셉션장의 테이블 중 문 대통령이 유일하게 찾아간 곳이 그곳”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악수를 나눈 것은 2015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 조문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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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7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500일 앞두고 서울 여의도에서 ‘G-500 이제는 평창이다’ 행사를 열었다. 사진은 축하 불꽃을 쏘아 올리는 모습. 이날 행사에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황영철 국회 평창동계특위 위원장, 홍보대사 김연아, 리우올림픽 여자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오혜리 등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며 “감동적인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MB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리셉션을 지켜봤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평창 유치에 함께 땀 흘리며 미지근했던 국민 역량을 한데 모으려 앞장섰던 전직 국무총리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들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예컨대 강원도 출신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과 ‘평창스페셜 뮤직&아트 페스티벌 명예위원장’을 지낸 한승수 전 총리가 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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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IOC 과테말라 총회에 참석,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호소하고 있는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 초대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의 이름 역시 현 정권이나 언론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사실상 김 전 지사가 도지사에 당선된 1998년부터 시작됐다. 그는 2003년 프라하 IOC 총회와 2007년 과테말라 총회에서 올림픽 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아 평창의 도전을 지휘했었다. 그는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 준비위원장을 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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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직후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기업인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 벌써 4년이 다 되어 간다. 사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기반을 닦은 것은 이건희 회장과 삼성그룹 덕분에 가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각) '주식회사 대한민국, 돈과 정치가 이상한 올림픽을 만들다'는 기사에서 "대기업과 정치계를 심판하기 위한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한국이 첫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다"며  "한국 기업이 평창 동계올림픽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기업이 평창 경기 후원에 대해 오해를 받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으며 기업 입장에서 올림픽을 (적극) 후원하는 게 위험한 문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입력 : 201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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