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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바다이야기와 가상화폐의 묘한 인연(因緣)...법무부 “가상화폐 폐단, 바다이야기보다 10배 이상 충격”

노무현 정권 최대 의혹으로 비화됐던 바다이야기의 정체는?

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비트코인 기념주화.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골자로 한 법안 마련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SBS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현재 광풍(狂風)처럼 불고 있는 가상화폐의 폐단을 2000년대 중반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바다이야기’보다 10배 이상의 국가적 충격을 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바다이야기는 노무현 정부 당시 전국을 휩쓸었던 사행성 도박게임으로, 중독성이 강해 당시 100만 명 이상이 피해를 봤다.
       
법무부가 작성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법안 설명자료는 “1~2년 내 가상화폐 거품이 꺼질 경우 330만 명이 수십조 원의 피해를 볼 수 있고 이에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를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가상화폐 열풍을 ‘사기성 거품’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가상화폐 중개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 거래소를 전면 폐쇄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해 조만간 관련 부처와 논의할 예정이다.
     
“가상화폐는 제2의 바다이야기”
    
지난해부터 국내에 가상화폐 이상(異常) 현상이 나타나자 정부는 시장 흐름을 지켜본 후 직접 개입했다. 그러나 별다른 효과가 없게 되자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가상화폐는 제2의 바다이야기’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바다이야기’란 노무현 정부 때 전국을 휩쓸었던 사행성 도박게임이다. 2004년 당시 게임물 규제를 맡았던 영상물 등급위원회가 ‘18세 이용가’를 조건으로 허락한 성인용 도박게임이다. 고래가 뛰어 노는 푸른바다 이미지를 건물 바깥에 그려 넣은 ‘오락실’이 전국 방방곡곡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도 ‘바다이야기’, 저기도 ‘바다이야기’였다.
          
이 게임의 특징은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었다. 2005년 들어 재산을 탕진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자살하는 사람도 늘었다. 이용자의 승률을 조작해 막대한 이익을 남겨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2006년 정부가 뒤늦게 관련 규제 법안을 만들었지만 100만 명 이상의 피해자가 나온 뒤였다.
    
바다이야기 사건은 경품용 상품권을 게임할 때마다 바꾸도록 한 당시 문화관광부 고시 ‘제2004-14호’에서 시작됐다. 이 때문에 권력이 개입한 '비리' 아니냐는 의혹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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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 당시 문화관광부 고시 제2004-14호 발효 이후, 2년간 4000억원 규모였던 상품권 시장은 1년에 최대 63조원 시장으로 늘어났다. 바다이야기 사건은 경품용 상품권을 게임할 때마다 바꾸도록 한 문화관광부 고시 ‘제2004-14호’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권력형 비리' 아니냐는 의혹이 터져나왔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바다이야기 오락실을 운영하기도 했다(오른쪽).
  
“노무현 정권 실세가 개입됐다” vs “권력형 비리 없다”
 
이와 관련해 당시 정치권과 검찰 주변에서는 온갖 소문이 나돌았다. “노무현 정권 실세가 개입됐다” “‘권력’과 가까운 인사들이 바다이야기로 막대한 부(富)를 축적했다”는 식이었다.
       
결국 검찰이 나섰다. 2006년 8월부터 약 6개월간 ‘바다이야기’ 사건을 광범위하게 수사했다. 수사결과 45명을 구속기소하고, 108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총 153명을 형사 처벌했다. 여기에는 국회의원 보좌관, 상품권·게임업자, 문화관광부 공무원, 조직폭력배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사건이 불거질 당시의 초점이었던 ‘권력형 비리’는 검찰수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를 비롯해 ‘권력’과 가까운 인물들은 대부분 무혐의 처분됐다.
    
수사가 끝나고 시간이 흘러도 정치권과 언론, 검찰 주변에서는 바다이야기 관련 의혹이 계속 맴돌았다. 2009년 당시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바다이야기 오락실 조직은 지역별 조직과 이를 관리하는 총판 조직이 있었습니다. 지역별 조직을 책임지는 사람들 상당수가 노무현 정권 실세들과 관련되어 있다는 제보가 많았어요. 정화삼 형제와 노건평씨는 직접 오락실을 운영했다는 게 밝혀졌잖습니까? 한나라당은 바다이야기 사건의 핵심이 노무현 정권 실세라고 보고 있습니다.”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

민주당 출신 전직 국회의원은 K씨는 2009년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권에 바다이야기 사건을 국정조사하자고 요구했지만 노 정권과 열린우리당은 이를 거부했다”면서 “이후 검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의혹의 중심에 있던 노 정권 실세들에 대한 조사는 전혀 없었다”고 털어놨다.
노무현 정권 중반에 터진 ‘바다이야기’는 당시 수많은 서민에게 고통을 안겨줬다. 문재인 대통령도 바다이야기의 실상(實像)을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제2의 바다이야기’로 불리는 가상화폐 열풍을 조기(早期)에 차단하려 한 것도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이 아닐까.
 
글=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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