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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文 정부의 ‘외교 아마추어리즘’ 사례 3가지

‘UAE 의혹’ ‘위안부 재협상’ ‘사드 논란’...‘외교 아마추어리즘’의 원인은?

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1. UAE의혹...“아무 일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무함마드 왕세제(王世弟) 특사 자격으로 방한(訪韓)한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에게 “결혼했으니 뜨겁게 사랑하자”고 했다. 칼둔 청장이 문 대통령에게 “두 나라는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 가톨릭식 결혼을 했다”고 하자 이같이 말한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과 칼둔 청장의 분위기는 좋았다고 한다. 칼둔 청장은 문 대통령의 UAE 방문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칼둔 청장의 방한을 계기로 한-UAE 양국은 이명박 정부 때 체결된 군사 협력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 외교·국방 차관급이 참여하는 ‘2+2’ 대화도 시작하기로 했다. 칼둔 청장은 “군사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 관계를 증진하자”며 아크부대 등 기존 군사 협력 유지 의사를 밝혔고,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국방 채널을 통해 기존의 군사 협력을 유지·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특사 방문을 둘러싸고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을 풀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임 실장이 왜 UAE를 급히 갔고, 또 UAE 왕세제의 특사로 칼둔 청장이 왜 한국에 왔는지에 대한 배경 설명은 아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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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전(前)·전전(前前) 정부의 적폐청산을 위해 여러 카드를 고르다가 이명박 정부의 때 UAE와 체결한 군사협력을 택했고, 이를 수정하려다가 UAE 측의 강력한 반발을 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이날 문 대통령과 칼둔 청장의 ‘결혼했으니 뜨겁게 사랑하자’라는 얘기로 ‘UAE 의혹’은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됐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이명박 정부 적폐 청산거리로 삼았던 ‘UAE 카드’가 날아간 셈이다.
     
칼둔 청장의 ‘특사 답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일부 ‘성과’도 없지 않다. 그러나 ‘한-UAE’ 양국 간 맺은 협약을 수정하려다 상대국가의 반발을 샀다는 점에서 이는 외교상 ‘판단착오’ 또는 ‘실패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국제사회는 우리 정부를 대할 때 이번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2. 위안부 재협상...“그냥 그대로”
     
‘위안부 합의 재협상’ 문제는 어떤가. 정부는 2015년 체결한 ‘한일(韓日) 위안부 합의’를 인정할 수는 없지만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9일 발표했다.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합의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문제해결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간 공식 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어 일본 정부에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는 식이다.
     
그러면서 당초 일본 정부가 보상 차원에서 출연한 10억엔(약 108억원)을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미 일본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에 내놓은 돈 중 40억원 가량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지급됐고 현재 60억원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 돈의 처리방안과 재단의 존속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문 정부는 구체적인 전략이나 대안 없이 ‘위안부 재협상’을 거론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강력한 저항과 반발을 샀다. 일본 정부와 현지 언론은 상당히 강한 어조로 “한국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비판해왔다. 이런 분위기는 문재인 정부 내내 지속될 수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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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위안부 재협상’ 카드로 문재인 정부가 얻은 것은 거의 없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지원단체들조차 “합의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외교적 문제 등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할머니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설령 문재인 정부의 요구대로 일본이 재협상에 응한다하더라도 ‘2015년도 합의’ 이상의 결과를 얻어내기란 쉽지 않다. 일본 정부가 순순히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꿈’이고 ‘희망사항’일 뿐이다. 상대가 있는 국제관계에서 우리의 희망만 요구하는 것은 ‘착각’이다. 2015년도 합의가 완전히 잘못된 것도 아니다. 평소 위안부 피해자들이 요구해 온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 ‘일본 총리 명의의 사죄’ ‘일본 정부 예산으로 피해자 보상' 등이 이전 합의에 들어 있다. 이런 것들은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재협상‘을 거론하다 얻은 것 없이 서둘러 문제를 ‘봉합’한 것처럼 보인다.
      
 
3. 사드 논란...“북한이 미사일을 쏘대니 그냥 갈 수밖에”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꺼내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또 어떤가. 대선(大選) 당시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득보다 실이 더 큰 섣부른 결정”이라면서 “공론화가 필요하다. 차기 정부가 사드를 외교적 카드로 활용할 수 있게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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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이후 정권을 잡은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미루면서 ‘사드 배치 철회’ 쪽으로 가는듯한 모습을 일부 보였다. 그런데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결국 ‘사드’를 받아들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놓고 우왕좌왕하던 문재인 정부는 치밀한 국방·외교적 전략 없이 ‘북핵·미사일’이라는 현실적 요인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중국과 미국의 동시 반발을 샀다. 특히 미국 조야(朝野)에서는 “한국이 우리의 동맹 맞나. 한국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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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7일 오후 서울 태평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합동 브리핑을 열고 사드 추가배치와 관련해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외교 아마추어리즘’의 원인은?
      
앞서 언급한 UAE 의혹이나 위안부 재협상, 그리고 사드 배치 논란의 출발은 ‘국민이 주인이다’고 외쳐온 문재인 정부의 ‘포풀리즘적 발상’이다. ‘국민이 원한다’는 이유로 지금도 밀어붙이고 있는 ‘적폐청산’에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모두 끄집어내 ‘응징’ 수준의 강력 처벌을 가해야 국민들 속이 풀릴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은 국민도 있다.
      
외교(外交)란 별 개 아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이득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를 ‘국익(國益) 우선’이라고 한다. 초등학생도 다 안다.
        
문재인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은 외교뿐 아니다. 사회, 경제분야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 들려오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탈원전 문제점에 대한 ‘작은 목소리들’이 사례다.
   
글=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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