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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측에 3만 원 냈다고 계좌 조회한 경찰... 촛불집회 후원자는?

"경찰이 민간인 2만 명 '사찰'한 거 아닌가요"... 경찰 "회원 여부 확인 목적, 수사 대상 삼은 것 아냐"

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지난해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 사진=조선DB
 
"그동안 좌파 세력은 어땠습니까. 민간인 1명 사찰했다고 그 난리를 쳤는데 이번에는 경찰이 민간인 2만 명을 '사찰'한 거 아닌가요. 계좌 조회당한 사람 중 한 명이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하면 여기에 동참할 사람이 주변에 많아요."
    
경찰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에 후원금을 낸 시민 2만여 명을 대상으로 금융계좌를 조회한 사실이 드러나자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한 40대 시민의 반응이다.
  
수사기관 등이 금용조회를 할 경우 6개월 후 해당 금융사(金融社)가 당사자에게 고지하도록 돼 있는데 최근 후원자들이 통지서를 받고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통상 특정 단체가 자체 회원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후원금을 받을 경우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탄기국은 그런 절차를 밟지 않아 ‘정의로운시민행동’이라는 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 등 4명은 지난해 11월 25억5000만 원을 불법 모금하고, 이 중 일부를 창당 자금 등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사당국이 ‘2만여 명’을 대거 금융조회한 사실은 태극기 집회 자체를 불법집회로 간주한 꼴이 된다. 10만 원씩 두 차례 기부를 했다는 권모씨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다는 말만 해도 '적폐'로 낙인찍히는 세상인데 탄기국 기부 명단에 내 이름이 올라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안하다"고 밝혔다.
   
또 기부금 5만 원을 냈다는 김모씨는 "불법 모금을 조사하려면 돈 모은 사람들 통장만 조사하면 되는데 왜 돈을 낸 사람들 정보까지 조회하느냐"며 "3만 원, 5만 원 기부한 사람들 개인 정보까지 뒤지는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소액 기부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시민들까지 수사 대상으로 삼은 것은 ‘과잉 수사’ 논란이 일 수 있다.
        
이에 경찰은 “후원자들이 탄기국 회원인지 일반 시민인지 확인하기 위해 인적사항을 파악한 것은 맞지만 단체 회원인지 파악하려는 목적일 뿐 수사 대상으로 시민들을 조사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찬성한 ‘촛불 집회’ 측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물론 고발 사례도 없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던 모 대학 교수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세상 실감 나는 세상”이라며 “보복의 정치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 일하는 또 다른 참석자인 김모씨는 “박근혜 정부 때 경찰청장에 올라 정권이 바뀌어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현 경찰 수장(首長)을 비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글=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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